화엄경-장산스님

[스크랩] 광명각품(光明覺品)

수선님 2018. 7. 1. 12:52
제목 없음

▣ 광명각품(光明覺品) ▣

⊙ 합론

처음은 이 품의 품명을 해석함이니, 여래께서 족륜(足輪)의 아래에서 광명을 놓으시니 시방세계를 모두 비춤이라. 법륜 허공계에 이름을 인하여 무진을 밝히사, 신심 있는 자로 하여금 마음경계가 커서 무진하고 걸림이 없어서 법계, 허공계로 더불어 같은 줄을 요달케 함이라.

부처님이 보광명전에서 십신을 설하신 것은 범부의 마음으로 계합하신 바 불과(佛果)를 믿어 이룸을 밝힌 것이니 부처님의 안이비설 등과 명호가 두루함을 말씀하신 것이다.

☞ 해설

부처님께서 방편삼매에 들어가서 십주문(十住門)에 들으시고 한량없는 보광명을 놓으시어 중생들로 하여금 보현보살의 원력의 바다를 이루게 합니다. 부처님이 신통력을 얻어서 중생은 광명을 얻게 됨이니 이것은 무량한 복과 공덕입니다. 부처님께서 광명을 놓아서 중생을 구제하신다 하니 이는 불원력(佛願力)입니다.

1. 부처님이 두 발바닥으로 백억 광명을 놓아 삼천대천세계를 비추셨다

경문 그 때 부처님께서 두 발바닥느오 백억 광명을 놓아 이 삼천대천 세계를 비추었다. 그러자 백억 남염부제(南閻浮提: 염부제란 염라대왕이 살고 있는 세계)와 동불파제(東弗婆提)와 백억 서구야니(西瞿耶尼)와 백억 북울단월(北鬱單越)과 백억 대해와 백억 윤위산(輪圍山)이 나타났다. 또한 백억 보살 수생(受生)과 백억 보살 출가와 백억 여래의 정각을 이룸과 백억 여래의 법륜을 굴림과 백억 여래의 열반에 드심이 나타났다.

2. 여러 천상이 나타나다

백억 수미산왕과 백억 사천왕중천(四天王衆天)과 백억 삼십삼천과 백억 야마천과 백억 도솔천과 백억 화락천과 백억 타화자재천과 백억 범중천과 백억 광음천과 백억 변정천과 백억 광과천(廣果天)과 백억 색구경천(色究竟天)을 비추니 그 가운데 있는 것들이 다 분명하게 나타나다.

⊙ 합론

발 아래에서 광명을 놓는다는 것은 믿음의 네 가지 뜻이 있음이니, 첫째는 아래로부터 위로 비춤을 믿는 것이 최초의 연고라, 둘째는 빛을 발 아래에서 몸으로부터 주처를 얻음이라. 삼천대천 세계라는 것은 구사론에 사대주(四大洲)의 일월과 범세(梵世)의 각 일천이 일소천 세계요, 소천의 천배가 중천이요, 중천의 천배가 대천이라. 여기에서 말하는 염부제란 담부(膽部)라 한다. 담부란 구사론에 말하기를, 아뇩달지(阿뇩達池) 안에 나무가 있는데 이름이 담부니 그 나무로써 담부라 이름한 것이다.

제(提)란 여기 이름으로 주(州)라는 뜻이다.

동불파제(東弗婆提)란 여기 말로 하면 승신(勝身)이니 몸이 다른 주에 있는 사람보다도 더 수승하다 하여 승(勝: 동부다니)이라 하는 것이다. 서구야니(西瞿耶尼)는 여기 말로 하면 우화니 우화(牛貨)란 소 값으로 모든 것을 치른다 하여 우화라 한다. 북울단월(北鬱單越)은 여기 말로 하면 승생(勝生)이니 승생이란 정한 수명이 천세요, 의식이 자연히 이루어 진다고 한다.

3. 세존께서 사자좌에 앉으셨다

경문 그 낱낱의 염부제 가운데 다 여래가 화장장엄 연화장 세계에 앉으시사 십(十) 불찰 미진수의 보살들이 함께 둘러싸고 있었으며 다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시방에 각각 한 큰 보살이 있고 그 보살들이 낱낱 각각 열 붗찰 미진수의 모든 보살들과 함께 부처님이 계신 곳에 나아가니 그 보살이 이르되 문수사리 보살 등이며 좇아 온 바의 국토는 금색세계이며 본래 섬기던 부처님은 이르되 부동지 여래 등이었다.

4. 문수사리보살이 게송으로 설하시다

경문 그 때 온갖 곳에서 문수사리 보살이 각각 부처님 계신 곳에서 동시에 소리를 내어 이 게송을 말하였다.

부처님은 자재하십니다.

세상을 뛰어넘어 의지함이 없으시사

온갖 공덕을 갖추사

모든 세상을 제도하시는 도다.

광명이 두루 청정하여

번뇌를 다 씻어 제하사

움직이지 않은 채

여래의 지혜로다.

중생과 국토가

일체가 다 적멸하니

의지함도 없고 분별함도 없으면

능히 부처님 도량에 나다.

♧ 풀리지 않는 운명

어느날 한 남자가 부채를 들고 길을 가는데 한 관상쟁이가 그 남자를 보고 당신은 저 여자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를 보니 다름 아닌 콩밭을 매는 여자인지라 '아니 내가 왜 저런 여자와 결혼을 해야 하나, 나는 공부도 많이 하였으며 우리 집안은 저 여자 집안과는 비교도 될 수 없거늘', 생각한 그는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에이 재수 없어' 라고 하며 그 여자한테 가서 죽으라고 욕을 하며 칼을 던졌고, 그 여인은 얼굴에 칼을 맞고 피를 흘렸습니다.

그 남자는 칼을 던지고 도망쳤습니다. 그 여인은 그 후 치료를 받고 살아났을 뿐만 아니라 집안에 경사가 생겼습니다. 그녀의 집안은 대대로 세도가였는데 정치권의 정치 싸움에 말려 그만 귀양살이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임금이 그 여인의 아버지를 다시 부른 것입니다. 그녀의 집안은 이제 다시 옛날처럼 세도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 여인은 혼기가 차서 시집을 가야 하는데 마땅한 신랑감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중매가 들어왔습니다.

그 집안도 꽤 세도가였으나 이제는 몰락하는 집안입니다. 그러나 그 집이 원래 지체가 낮은 집은 아니기 때문에 잘 만 하면 그런 집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중매를 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색시가 얼굴에 큰 흉터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 집안하고 결혼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신랑 집에서는 색시의 얼굴을 말할 처지가 못되므로 아무 상관없었습니다. 그런 명문 집안과 결혼을 하는 것만도 감지덕지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들은 결혼을 하였습니다. 첫날 신랑은 신부를 보면서 안타까워 했습니다. "아! 당신 참 아름답소. 그 얼굴에 상처만 없었더라면 당신은 이 나라 안에서 제일가는 미인일 것이요."

신부는 그래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신랑은 다시 말했습니다. "여보 어찌하다가 그리 되었소. 칼자국 같은데, 누가 그리 했소?" 하고 아내가 된 신부를 위로하느라 여러 가지로 말을 하였습니다.

신부는 마음 속으로 이런 생각, '내가 얼굴에 상처만 없었더라면 어찌 당신과 같은 집안과, 그리고 당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과 결혼했겠느냐' 는 반감 같은 것도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운명인 것을 어찌하겠는가 하고 결혼을 했으니 미우나 고우나 내 남편이다 하면서 이제는 신랑을 신뢰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래도 남자에게 당한 분노와 수치심은 결코 잊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신부가 신랑에게 "아버지가 정변으로 귀양살이를 하다가 이제 아버지가 다시 임금님의 부름을 받고 서울에 올라 왔습니다. 시골에서 아버지를 모시고 살 때 콩밭에서 김을 매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한 남자가 제 얼굴에 칼을 던졌습니다." 라고 하는 말을 듣고는 신랑은 기절할 뻔하였습니다.

잠시 후 신부는 눈물을 흘리면서 말을 이었습니다. 그 후 치료를 받아 다행히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런데 저 같은 여자를 아내로 받아 주시니 고맙습니다. "

신랑은 아내의 흐르는 눈물을 보면서 한없이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또한 인연이 끈질긴 것을 보면서 식은땀이 났습니다. 인과응보를 절감하면서 아내에게 무슨 말을 할까 생각하였습니다.

♧ 말은 씨가 된다

나는 시골에서 살았습니다. 당시 시골은 참으로 사람이 사람 구실을 하고 사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그야말로 여느 도회지 못 지 아니할 뿐더러 어떤 면에서는 더 좋기도 합니다. 그런데 시골에서 살 때 항상 마음속으로 남에게 말할 때 나는 시골에서 살지 않겠다고 하면서 항상 도시로 갈 꿈을 꾸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어릴 적에 두 번씩이나 가출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이제는 산 속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나 자신도 내가 스님이 되리라곤 정말로 꿈에도 생각을 못했습니다. 무엇이 나를 마치 끌고 가듯이 갑자기 절로 나를 이끌어 놓았습니다. 그것은 인연이었습니다. 나의 인생행로를 보면 모두 드러납니다. 하나도 나의 설계대로 그렇게 움직여지는 것이 아니라 항상 조금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어릴 적에 나의 절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는 참으로 공부와는 담을 쌓은 친구인데 그는 항상 말하기를 "나는 사장이 될 거야, 그리고 우리 어머니를 호강 시켜 드릴 거야." 하더니 그 후 그는 실제로 사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항상 "나는 돈을 벌면 땅을 살 거야" 라고 하더니, 옛날의 땅 없던 설움을 씻기라도 하듯이 땅을 사는 데 정신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말은 씨가 됩니다. 어떤 사람은 입버릇처럼 "죽고싶다, 죽고싶다" 라고 합니다. 그런 사람은 언젠가는 사고가 나고 맙니다. 옛 어른들이 항상 말씀을 하시길 말은 씨가 되니 말조심 하라고 합니다.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가 하면 사람의 마음에는 기억하는 기억 장치 같은 것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한 기억 장치 녹음이 풀리게 되면 옛날 자신이 녹음을 해두었던 것이 재생되는 셈입니다. 그러므로 항상 말을 할 때는 조심을 해야 합니다. 이것은 인과법칙의 하나입니다. 내가 무엇이 될 것이라고 하는 마음을 먹을 것 같으면 그 사람은 그 마음을 먹은 대로 실천에 옮기게 됩니다.

화엄경백일법문(華嚴經百日法門) -장산 저- 불광출판부 1999

출처 : 대불법회
글쓴이 : 장산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