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응당 나가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마음이 능히 몸을 부리니, 역시 나가 있어서 능히 마음을 부릴 것이기 때문이다. |
비유하건대 국왕이 장수를 부리고, 장수는 병사를 부리는 것과 같다. 이처럼 응당 나가 있어서 마음을 부리고, 마음이 있어 몸을 부리게 되는 것이니, 5욕의 즐거움을 느끼기 위한 까닭이다. |
또한 제각기 나의 마음이 있는 까닭에 실제로 나가 있는 줄 안다. 만일 몸에 대해 마음이 뒤바뀌어 나로 착각하는 것이라면 무슨 까닭에 남의 몸에 대하여는 나라는 소견을 일으키지 않는가? 이러한 모습으로 인하여 제각기 나가 있는 줄 안다. |
[답] 만일 마음이 몸을 부리고 나가 있어 마음을 부린다면, 응당 다시 나를 부리는 이가 있어야 할 것이다. 만일 다시 나를 부리는 자가 있다면 이는 무궁한 허물이 될 것이다.7) |
또한 나를 부리는 자가 다시 있다면 두 개체의 정신이 있을 것이요, 만일 다시 나가 없고 나가 마음을 부릴 뿐이라면 또한 마음만이 몸을 부려야 할 것이다.
만일 그대가 마음을 정신에 속한다고 한다면, 마음을 제하면 정신은 아무것도 모를 것이다. 만일 아는 바가 없다면 어떻게 능히 마음을 부리겠는가? 만일 정신에 앎의 모습이 있다면 어찌 마음을 필요로 하겠는가? |
7) 몸을 부리는 내가 있고 다시 그 나를 부리는 나가 있다면, 바로 이 나를 부리는 제 삼의 나가 있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끝없이 주재자로서의 나가 필요하게 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
[745 / 2071] 쪽 |
이런 까닭에
마음만이 의식의 모습이어서 스스로 능히 몸을 부리는 것이요, 정신을 기다리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마치 불의 성질이란 능히 물건을 태우는 것이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 것과 같다. |
[문] 불에는 비록 태우는 힘이 있기는 하나 사람이 아니면 쓰지 못한다. 마음에 비록 의식의 모습이 있으나 정신(영혼)이 아니면 부리지 못할 것이다. |
[답] 모든 법은 모습이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 이 정신(영혼)은 모습이 없기 때문에 없는 것이다.
그대가 비록 숨의 출입이나 고․낙 등을 느끼는 것으로 정신(영혼)의 모습이라 여기려 하나 이는 옳지 못하다. |
그것은 왜냐하면, 호흡의 출입 등은 몸의 모습이요, 고와 낙을 느끼는 것은 마음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찌 몸과 마음의 모습을 정신(영혼)의 모습이라 하겠는가? |
또한 때로는 불 스스로가 능히 태워서 사람을 기다리지 않거늘 다만 이름을 불이기 위하여 사람이 태운다고 말한다는 것이니, 그대의 논리는 틀렸다.
왜냐하면 정신이 곧 사람이니, 사람으로 사람을 비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
또한 그대가 말하기를 “나라는 마음이 저마다 있으므로 실제로 나가 있는 줄로 안다. 다만 몸과 마음이 뒤바뀌었기 때문에 나라고 계교한다고 한다면 어째서 남의 몸에 대하여 나라는 소견을 일으키지 않는가?” 한다.
하지만 그대는 나 있음과 나 없음의 이치도 알지 못한 채 “어째서 남의 몸에 대하여는 나라는 소견을 일으키지 않는가?”라며 묻는구나.
내 몸이나 남의 몸이 모두가 나로부터 있는 것이나 나라는 것은 역시 얻을 수 없다.
물질적 모습인지 혹은 비물질적 모습인지, 항상한지 혹은 무상한지, 끝이 있는지 혹은 끝이 없는지, 가는 자가 있는지 혹은 가는 자가 없는지, 아는 자가 있는지 혹은 아는 자가 없는지, 짓는 자가 있는지 혹은 짓는 자가 없는지, 자재로운 자인지 혹은 자재치 못한 자인지 등 이렇듯 갖가지에서 나란 모습을 얻을 수 없으니, 앞의 「아문품(我聞品)」에서 말한 바와 같다. |
이 같은 갖가지 인연으로 모든 법이 화합의 인연으로 생겨난 것이어서 나라고 이름 지을 만한 실제의 법이 없다고 관찰하니, 이것을 법념처(法念處)라 한다. |
[746 / 2071]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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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도론 241. ★ 법념처(법수관)-모든 것은 화합으로 생겨난 것이라, 실체(我)가 없다. 마음뿐이지 영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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