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구경(聖求經)은 석존이 걸었던 구도의 길이 내용이며, 중부경전 26권입니다.
석존이 구도의 여러 과정을 거쳐 진리를 깨달은 뒤 , 이것을 미혹에 덮여 있는 대중들에게
설할 것인가, 설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문제를 두고 고뇌하는 장면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1. 랑마카의 초암(草庵)에서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날 세존께서는 사밧티(사위성) 외곽에 있는 제타 숲의 아나타핀디카 동산(祇園)에 머물고계셨다.
그때 세존은 아침 일찍 의발을 갖추시고 사밧티로 탁발하러 가셨다.
그런데 그때 많은 제자들이 장로 아난다가 있는 곳으로 와서 이와 같이 말했다.
"벗 아난다여! 우리들은 세존에게 직접 법을 듣고자 왔소. 우리들이 세존에게 직접 법을 들을 수 있는 것은 행복한 일이오."
"그렇다면 장로들이여! 바라문이 사는 랑마카의 초암으로 가도록 하오. 틀림없이 직접 설법을 들을 수 있을 것이오."
"벗이여! 그렇게 하겠소"
라고 비구들은 장로 아난다에게 답했다.
그때 세존께서는 사밧티에서 탁발공양을 끝내고 돌아오셨다. 그리고는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우리는 공양이 끝났으니 풋바라마의 미가라마투(東園鹿母) 강당에 올라가서 쉬도록하자."
"스승이시여! 잘 알았습니다"
라고 장로 아난다는 세존께 대답했다. 이리하여 세존께서는 장로 아난다와 함께 풋바라마의 미가라마투 강당에 가시어 쉬셨다.
세존께서는 저녁 무렵 명상에서 일어나 장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우리 풋바코타카(東浴室) 강물에 가서 몸을 씻도록 하자."
세존께서는 아난다와 함께 목욕을 하고자 풋바코타카 강으로 가셨다.
목욕을 하고 강둑으로 올라와 옷 하나만을 걸치고 몸을 말리면서 아난다는 세존께 여쭈었다.
"스승이시여! 바라문 랑마카의 초암(草庵)이 근처에 있습니다. 스승이시여! 랑마카의 초암은 편안합니다. 그리고 랑마카의 초암에 있으면 마음이 청정해집니다. 스승이시여! 가능하다면 랑마카의 초암에 가서 쉬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침묵으로 동의하셨다. 그리고 세존은 바라문 랑마카의 초암으로 가셨다.
그때 많은 비구들이 설법을 듣고자 랑마카의 초암에 모여 있었다. 그래서 세존께서는 문밖에 서서 비구들의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계셨다. 세존께서는 이야기가 끝난 것을 아시고 헛기침을 하면서 빗장이 질린 문을 두드리셨다. 그러자 비구들은 세존께 문을 열어 드렸다.
그때 세존께서는 랑마카의 초암 안으로 들어오셔서 준비된 자리에 앉으시고는 제자들에게 일러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지금 무슨 이야기를 듣고자 여기에 모였는가? 또 무슨 이야기를 서로 하다가 중단했는가?"
비구들은 답했다.
"세존이시여! 바로 세존께서 설하신 법(法)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중단했습니다. 때마침 세존께서 도착하셨기 때문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그것은 훌륭한 일이다. 그대들이 훌륭한 남성으로서 성실했던 생활을 버리고 출가자가 되어 법을 듣고자 모여 있는 것은 참으로 훌륭한 일이다. 비구들이여! 모여 있을 때는 두가지 말만 해야 한다. 그 두 가지란 법(法)에 대한 이야기를하거나 성스러운 침묵을 지키는 것이다."
2. 성스러운 구함과 성스럽지 못한 구함
비구들이여! '구함'에는 두 가지가 있다. 즉 '성스러운 구함'과 '성스럽지 못한 구함'이다.
비구들이여! 성스럽지 못한 구함이란 무엇인가?
여기에 한 남성이 있어 스스로 태어나는 존재이면서 태어나는 것을 갈구하고, 늙는 존재이면서 늙는 것을 갈구하고, 병든 존재이면서 병든 것을 갈구하고, 죽는 존재이면서 죽는 것을 갈구하고, 번뇌로운 존재이면서 번뇌로운 것을 갈구하고, 스스로 더러운 존재이면서 더러운 것을 갈구하고 있다.
비구들이여! 어떤 것이 태어나는 존재인가?
이른바 자식과 아내가 태어나는 존재이고, 노비가 태어나는 존재이고, 산양과 양이 태어나는 존재이며, 코끼리나 소, 말, 암말이 태어나는 존재이고, 금과 은이 태어나는 존재이니라. 비구들이여! 태어나는 존재는 실로 이런 것을 의지처로 하는 존재이고, 이것에 얽매이고 도취되고 집착하여 스스로 태어나는 것을 갈구하고 있다.
비구들이여! 어떤 것이 늙는 존재인가? 이른바 자식과 아내가 늙는 존재이고, 노비가 늙는 존재이고, 산양과 양이 늙는 존재이고, 닭과 돼지가 늙는 존재이고, 코끼리와 소, 말, 암말이 늙는 존재이고, 금과 은이 늙는 존재이니라.
비구들이여! 늙는 존재는 실로 이것을 의지처로 하는 존재이고, 이것에 얽매이고 도취되고 집착하여, 스스로 늙는 존재이면서 늙는 것을 갈구하고 있다.
비구들이여! 어떤 것이 병든 존재인가? 이른바 자식과 아내가 병든 존재이고, 노비가 병든 존재이고, 산양과 양이 병든 존재이고, 닭과 돼지가 병든 존재이고, 코끼리와 소, 말, 암말이 병든 존재이니라. 비구들이여! 병든 존재는 실로 이것을 의지처로 삼는 존재이고, 이것에 얽매이고 도취되고 집착하여, 스스로 병든 존재이면서 병든 것을 갈구하고 있다.
비구들이여! 어떤 것이 죽는 존재인가? 이른바 자식과 아내가 죽는 존재이고, 노비가 죽는 존재이고, 산양과 양이 죽는 존재이고, 닭과 되지가 죽는 존재이다. 비구들이여! 죽는 존재는 실로 이것을 의지처로 삼는 존재이고, 이것에 얽매이고 도취되고 집착하여, 스스로 죽는 존재이면서 죽는 것을 갈구하고 있다.
비구들이여! 어떤 것이 번뇌로운 존재인가? 이른바 자식과 아내가 번뇌로운 존재이고, 노비가 번뇌로운 존재이고, 산양과 양이 번뇌로운 존재이고, 닭과 돼지가 번뇌로운 존재이고, 코끼리와 소, 말, 암말이 번뇌로운 존재이다. 비구들이여! 번뇌로운 존재는 실로 이것을 의지처로 삼는 존재이고, 이것에 얽매이고 도취되고 집착하여, 스스로 번뇌로운 존재이면서 번뇌로움을 갈구하고 있다.
비구들이여! 어떤 것이 더러운 존재인가?
이른바 자식과 아내가 더러운 존재이고, 노비가 더러운 존재이고, 산양과 양이 더러운 존재이고, 닭과 돼지가 더러운 존재이고, 코끼리와 소, 말이 더러운 존재이고, 금과 은이 더러운 존재이니라. 비구들이여! 더러운 존재는 실로 이것을 의지처로 삼는 존재이고, 이것에 얽매이고 도취되고 집착하여, 스스로 더러운 존재이면서 더러운 것을 갈구하느니라.
비구들이여! 바로 이러한 것들이 '성스럽지 못한 구함'이니라.
비구들이여! '성스러운 구함'이란 무엇인가?
비구들이여! 여기에 한 남자가 있어, 스스로 태어나는 존재이면서 태어남의 허물을 알아 태어나지 않고 더없이 완전한 안락(열반)을 구하고, 스스로 늙는 존재이면서 늙음의 허물을 알아 늙지 않고, 더없이 완전한 안락을 구하고, 스스로 병든 존재이면서 병듦의 허물을 알아 병들지 않고, 스스로 더없이 완전한 안락을 구하고, 스스로 번뇌로운 존재이면서 번뇌로움의 허물을 알아, 번뇌롭지 않은 더없이 완전한 안락을 구하고, 스스로 더러운 존재이면서 더러움의 허물을 알아 더럽지 않은, 더없이 완전한 안락함을 구하고 있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바로 '성스러운 구함'이니라.
비구들이여! 실로 나 역시 깨달음을 얻지 못했던 시절에는 스스로 태어나는 존재이면서 태어남을 갈구했고, 늙는 존재이면서 늙음을 갈구했고 병든 존재이면서 병든 존재를 갈구했고, 죽는 존재이면서 죽음을 갈구했고, 번뇌로운 존재이면서 번뇌로운 것을 갈구했고, 더러운 존재이면서 더러운 것을 갈구했느니라. 비구들이여! 그때 내게 이와같은 생각이 일어났었다.
'어떻게 해서 나는 스스로 태어나는 존재이면서 태어나는 것을 갈구하고, 늙는 존재이면서 늙는 것을 갈구하고, 죽는 존재이면서 죽는 것을 갈구하고, 번뇌로운 존재이면서 번뇌로운 것을 갈구하고, 스스로 더러운 존재이면서 더러운 것을 갈구하는 것일까?
나는 스스로 태어나는 존재이면서 태어나는 허물을 알아, 태어나지 않고 더없이 완전한 안락을 구하리라. 스스로 늙는 존재이면서 늙음의 허물을 알아, 늙지 않고 더없이 완전한 안락을 구하리라, 스스로 병든 존재 이면서 병듦의 허물을 알아, 병들지 않고 더없이 완전한 안락을 구하리라, 스스로 죽는 존재이면서 죽음의 허물을 알아, 죽지 않고 더없이 완전한 안락을 구하리라, 스스로 번뇌로운 존재이면서 번뇌로움의 허물을 알아, 번뇌롭지 않고 더없이 완전한 안락을 구하리라, 스스로 더러운 존재이면서 더러움의 허물을 알아, 더럽지 않고 더없이 완전한 안락을 구하리다'라고. 비구들이여! 이렇게 생각했던 나는 그때는 아직 꽃다운 청년으로서 머 리는 검었고, 행복이 가득 넘치는 청춘이었다. 그런 청년 시절에 부모는 눈물로 뒤범벅이 되어 만류했지만 나는 끝내 머리와 턱수염을 깎고, 가사를 입고 집을 나와 출가하였다.
3. 스승 알라라 카라마를 찾아서
출가자가 된 나는 어떻게 해서라도 선(善)함을 구하고, 더 없이 수승한 적정(寂靜)의 길을 구하고자 알라라 카라마를 찾아가서 이렇게 말했다.
"그대 알라라 카라마여! 나는 당신의 가르침(법)과 율을 청정하게 행하고자 생각하오."
비구들이여! 이렇게 말하자 알라라 카라마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그대여! 이곳에서 머물도록 하오. 이곳에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은 이 가르침에 대해 자신의스승과 동일한 경지를 명확히 알고 체득하고 진실을 얻을 것이오."
비구들이여! 나는 곧바로 그 가르침을 닦아 얻었느니라. 그때 나는 단지 입으로만 '나는 알았다' '나는 체득했다'라고 말할 뿐이었는데 이제는 자타(自他)가 인정하는 상태가 되었다.
비구들이여! 그런데 그때 나에게는 이와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알라라 카라마는 이 법을 단지 믿음만으로 '스스로 명확히 알고 체득하고 진실을 얻었다'고말하는 것이 아니다. 분명히 알라라 카라마는 이 가르침을 알고 체득한 경지에 도달했다"라고. 그래서 비구들이여! 나는 알라라 카라마가 있는 곳으로 가서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대 알라라 카라마여! 어느 정도의 법을 스스로 명확히 알고 체득하고 진실을 얻었기에 나에게 말하는 것인가?"
비구들이여! 이렇게 말하자 알라라 카라마는 '어떤 것도 그곳에 존재하지 않음을 깨달은 선정(禪定)의 경지(無所有處)'를 일러주었다.
비구들이여! 그때 나에게는 이와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알라라 카라마에게만 믿음(信)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도 믿음이 있다. 알라라 카라마에게만 정진(精進)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도 정진이 있다. 알라라 카라마에게만 생각(念)이있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도 생각이 있다. 알라라 카라마에게만 정(定)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도 정(定)이 있다. 알라라 카라마에게만 지혜(智慧)가 있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도 지혜가 있다. 자! 그러면 나도 알라라 카라마가 스스로 명확히 알고 체득하고 진실을 얻었다고 말하는 그 법을 체득하도록 정진하자' 라고.
비구들이여! 그리하여 나는 곧바로 그 법을 명확히 알고 체득하고 진실을 얻게 되었다.
비구들이여! 그때 나는 알라라 카라마의 거처로 가서 그에게 말했느니라.
"그대 카라마여! 당신은 이 법의 경지를 어느 정도 스스로 명확히 알고 체득하고 진실을 얻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대여! 나는 이 정도 경지의 법을 스스로 명확히 알고 체득하고 진실을 얻었다."
카라마는 말했다.
"그대여! 존자와 함께 같은 구도의 길을 수행할 수 있는 우리들은 행복하도다. 그대여! 참으로 행복하도다. 이렇게 내가 스스로 명확히 알아 체득하고 진실을 얻었다고 말한 그 법을, 당신도 스스로 명확히 알아 체득하고 진실을 얻었다. 당신이 스스로 명확하게 알아서 체득하고 진실을 얻었다고 말하는 그 법을 나도 스스로 명확하게 알아서 체득하고 진실을 얻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내가 알고 있는 경지의 법을 당신도 알고 있고, 또 당신이 알고 있는 경지의 법을 나도 알고 있다. 이처럼 내가 좋아하듯 이 당신도 마찬가지이다. 당신이 좋아하는 것처럼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지금이야말로 오라, 그대여! 우리 두 사람이 힘을 모아 모여 있는 이 대중들을 통솔하도록 하자."
비구들이여! 이렇게 알라라 카라마는 나의 스승이면서도 제자인 나를, 스승과 동일한 위치로 인정할 뿐만 아니라 나에게 최대의 예우로 공양을 올렸느니라.
그러나 비구들이여! 그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선정의 경지, 무소유처를 떠나는(厭離) 경지로 인도되지 못하고, 욕심을 떠나는 경지로 인도되지 못 하고, 욕망을 멸하는 경지로 인도되지 못하고, 적정(寂靜)의 경지로 인도되지 못하고, 깨달음으로 인도되지 못하고, 정각(正覺)으로 인도되지 못하고, 열반으로 인도되지 못한다'라고.
비구들이여! 거기서 나는 그 법을 존중하지 않고 그 법에 만족하지 않고 떠났다.
4. 스승 우다카 라마풋타를 찾아서
비구들이여! 출가자가 된 나는 어떻게 해서라도 선(善)함을 구하고, 더 없이 수승한 적정의 길을 구하고자 우다카 라마풋타의 처소를 찾아가서 이렇게 말했다.
"그대 우다카 라마풋타여! 나는 당신의 법과 율에서 청정하게 정진하고 싶소."
비구들이여! 내가 이렇게 말했을 때 우다카 라마풋타는 나에게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대여! 이곳에서 머무시오. 이곳에 머물면 지혜 있는 사람은 곧바로 자신의 스승이 얻은 것과 동일한 경지를 스스로 명확하게 알아서 체득하고 진실을 얻게 될 것이오."
비구들이여! 나는 곧바로 그 가르침을 닦아서 단지 입으로만 지혜에 대해 '나는 안다' '나는체득했다'라고 말할 뿐이었는데 이제는 자타(自他)가 인정하는 상태가 되었다.
비구들이여! 그때 나는 이와 같이 생각했다.
'라마는 단지 이 가르침에 대해 믿는 것만으로 스스로 명확히 알고 체득하고 진실을 얻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확실히 라마는 이 가르침을 알고, 체득한 경지에 도달했다'라고.
그리하여 비구들이여, 나는 우다카 라마풋타의 처소에 가서 이렇게 말 했다.
"그대 라마여! 당신은 어느 정도로 이 가르침을 스스로 명확하게 알고 체득하였고, 진실을 얻었기에 나에게 말하는가?"
비구들이여! 내가 이렇게 묻자 우다카 라마풋타는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깨달은 선정의 경지'를 초월하여 '생각(想)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라고 깨달은 선정의 경지(非想非非想處)'를 말해 주었다. 비구들이여! 그때 나는 이와 같이 생각했다.
'라마에게만 믿음(信)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도 믿음이 있다. 라마에게만 정진(精進)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도 정진이 있다. 라마에게만 생각(念)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도 생각이 있다. 라마에게만 선정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도 선정이 있다.
라마에게만 지혜가 있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도 지혜가 있다. 그러면 나도 스스로 명확하게 알아서 체득하고 진실을 얻었다고 하는 그 가르침을 얻도록 노력하자'라고.
비구들이여! 그리하여 나는 곧바로 그 가르침을 명확하게 알고 체득하고 진실을 얻게 되었다.
그때 나는 우다카 라마풋타의 처소에 가서 그에게 이렇게 말했느니라.
"그대 라마여! 당신은 이 법을 어느 정도 스스로 명확하게 알아 체득하고 진실을 얻었다고 말했는가?"
"그대여! 나는 이 정도로 그 법을 스스로 명확하게 알고 체득하고 진실을 얻어서 말한 것이었다."
"그대 라마여! 나도 또한 이 정도로 그 법을 스스로 명확하게 알아 체득하고 진실을 얻었다."
그러자 라마는 말했다.
"그대여! 존자와 함께 같은 구도의 길을 수행할 수 있는 우리들은 행복하오. 그대여! 참으로 행복하오. 이렇게 라마가 스스로 명확하게 알아 체득하고 진실을 얻어서 말했던 그 가르침을, 당신도 스스로 명확하게 알아 체득하고 진실을 얻었다.
당신이 스스로 명확하게 알아 체득하고 진실을 얻은 그 법을 라마도 스스로 알았던 것이다. 이처럼 당신은 마침내 라마와 동등하게 되었고 라마도 당신과 동등하다. 지금이야말로 오라, 그대여! 그리하여 여기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나와 함께 통솔하도록 하오."
비구들이여! 이렇게 우다카 라마풋타는 나와 함께 청정하게 수행하는 도반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나를 스승의 위치와 동등하게 했고, 나를 매우 존경하면서 공양했다. 비구들이여! 그때 나는 이와 같이 생각했다.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깨달은 선정의 경지를 초월하여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라고 깨달은 선정의 경지(非想非非想)에만 머물면, 싫어서 떠나는 경지로 인도되지 못하고, 욕심을 떠나는 경지로 인도되지 못하고, 욕망을 떠나는 경지로 인도되지 못하고, 적정의 경지로 인도되지 못하고, 깨달음으로 인도되지 못하고, 열반으로 인도되지 못한다'라고.
그리하여 비구들이여! 나는 그 가르침을 존중하지 않고, 그 가르침에 만족하지 않고 떠났던 것이다.
5. 해탈(解脫)
비구들이여! 이렇게 나는 선한 것을 구하고 더없이 수승한 적정의 길을 얻고자 마가다 국을 차례로 유행하다가 우루벨라의 세나 마을로 들어갔다. 그곳은 울창한 숲과 맑은 강물, 아름다운 강변이 있는 곳으로서 주변은 소를 기르기에 좋아 보였느니라.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곳은 참으로 평화롭다. 울창한 숲, 맑은 강물, 아름다운 강변이 있고, 주변은 소를 기르기에 알맞고 게다가 이곳은 정진을 구하는 양가의 아들들(善男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정진할 만한 땅이다'라고.
비구들이여! 이곳에서 나는 스스로 태어나는 존재이면서 태어남의 허물을 알아, 태어나지 않는 더없이 완전한 안락함(열반)을 얻었고, 스스로 늙는 존재이면서 늙음의 허물을 알아, 늙지 않는 위없는 완전한 안락함을 얻었고, 스스로 병든 존재이면서 병듦의 허물을 알아, 병들지 않는 더없는 완전한 안락함을 얻었느니라.
또 스스로 죽는 존재이면서 죽음의 허물을 알아, 죽지 않는 더없는 완전한 안락함을 얻었고, 스스로 더러운 존재이면서 더러움의 허물을 알아, 더럽지 않는 더없는 완전한 안락함을 얻었느니라.
또 나에게는 "내 마음의 해탈은 부동(不動)하다. 이것이 최후의 태어남 이라. 이제는 다시 태어 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해탈지견을 얻었느니라.
6. 설법에 대한 망설임 - 범천의 간청
비구들이여! 내가 깨달음을 얻었을 때 이런 생각이 떠올랐느니라.
'내가 체득한 법은 깊고 묘하여 보기 어렵고 깨닫기 어려우며, 적정하고 수승하여 일반적인 사고의 영역을 초월한 것으로 현자만이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세간의 사람들은 집착하는 것을 좋아하고 집착에 물들고 집착을 즐겨 한다. 이런 사람들은, 이것은 저것에 의지하고, 저것은 이것에 의지하고 있다는 연기의 도리를 관찰하기 어렵다.
또 모든 형성작용을 멈추고, 모든 집착을 버리며, 망집(갈애)을 소멸하고, 욕심을 떠나고 멸진하여 완전한 안락함을 얻을 수 있다는 도리를 보지 못한다. 따라서 설사 내가 법을 설할지라도 사람들은 나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에게는 피로만 더하고 근심만 더할 뿐이다'라고.
비구들이여! 이런 망설임만으로 끝나지 않고 지금까지 들려준 바 없는 게송을 읊었느니라.
애써 노력하여 깨달아 얻은 것을
지금 어떻게 설할 수 있으리
욕심과 화냄에 패배한 사람들이
이 법을 깨닫는 것은 쉽지 않으리
이것은 세상의 흐름을 바꾸고 미묘하며
심원하고 어렵고 세심한 것이 므로 탐욕에 물들고
어리석음에 가려 있는 사람들은 볼 수 없으리.
비구들이여! 내가 이렇게 고찰했을 때 나 자신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여 설법할 것을 포기하였다.
비구들이여! 그때 세간의 주인인 범천은 나의 심중(心中)을 알아차리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아! 이 세상은 멸망하리. 아! 이 세상은 소멸하리. 실로 여래(完成者), 존경받을 만한 사람(應供), 바르게 깨달은 사람(正等覺者)의 마음이 어쩔수 없다는 마음으로 기울어져, 설법하지않겠다는 생각을 하시다니'라고.
비구들이여! 이렇게 생각한 범천은 힘센 장사가 팔을 굽혔다 펼 만한 짧은 순간에 범천계에서 모습을 감추고, 내 앞에 홀연히 나타났다. 비구들이여! 그때 범천은 옷을 한쪽 어깨에 걸치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나에게 합장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이시여! 세존께서는 법을 설하소서. 행복한 사람(善逝)은 법을 설 하소서. 천성적으로 더러움에 물들지 않은 사람들은, 법을 듣지 못하여 퇴보하고 있사옵니다. 그러나 듣는다면 법을 깨달을 것이옵니다."
비구들이여! 범천은 이렇게 말하고 거듭 다음과 같은 시구를 읊조렸다.
마침내 마가다국에는 더러움에
물든 이들에 의해 부정한 법이 출현하였네
이 감로(不死)의 문을 여소서
때묻지 않은 분에 의해 깨달은 법을 설하소서
마치 산봉우리의 바위에 서서
두루 사람들을 살피듯
현명한 분이여!
법으로 이루어진 높은 누각에 서서
두루 살피시는 분이여!
근심을 떠나셨기에
근심에 가리고, 태어남과 늙음에 얽매여 있는
모든 사람들을 관찰하소서,
영웅이여!
전쟁에서 승리하신 분이여!
대상(隊商)의 주인이시여! 빚(負債)없는 분이여!
온 세상을 거니소서
세존이시여! 법을 설하소서
깨달음에 이른 이들도 나타날 것이오.
그때 비구들이여! 내가 범천의 간청을 알고 살아 있는 존재들에 대한 연민으로, 깨달은 이의 눈으로 세상을 두루 관찰하였다.
비구들이여! 나는 깨달은 이의 눈으로 세상을 관찰하면서 더러움에 적게 물든 사람, 더러움에 많이 물든 사람, 감관이 예민한 사람, 감관이 둔한 사람, 성품이 선한 사람, 성품이 약한 사람, 교화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내세의 죄과에 대한 두려움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보았느니라.
이것은 마치 파아란 연꽃이 피는 연못, 빨간 연꽃이 피는 연못, 하얀 연꽃이 피는 연못에서, 어떤 연꽃은 물 속에 나서 자라지만, 어떤 연꽃은 수면으로 나오지 못하고 물 속에서 지며, 어떤 연꽃은 물 속에 나서 물 위에까지 나오기는 하지만 물에 젖어 버리고, 또 어떤 연꽃은 물 속에 나서 수면 위로 쑥 자라올라 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것과도 같다.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나는 깨달은 눈으로 세상을 두루 관찰하면서 더러움에 적게 물든 사람, 더러움에 많이 물든 사람, 감관이 예민한 사람, 감관이 둔한 사람, 성품이 착한 사람, 성품이 악한 사람, 교화되기 쉬운 사람, 교화되기 어려운 사람, 또 어떤 사람들은 내세와 죄과에 대한 두려움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비구들이여! 나는 범천에게 시구로써 대답하였다.
범천이여!
귀가 있는 이들에게 감로의 문은 열렸다.
삿된 마음을 버려라
범천이여!
나는 사람들을 해치려는 생각으로
깊고 깊은 법을 사람들에게
설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다.
비구들이여! 그때 범천은 '실로 나로 인해 세존께서 법을 설하시려 하신다'는 생각을 하고는, 나에게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돌아 예(禮)를 표하고 그곳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7. 최초로 법을 설해 줄 사람을 찾다
비구들이여! 그때 나에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최초로 누구에게 법을 설해야만 할까? 누가 이 법을 곧바로 이해할까?"라고.
비구들이여! 그러자 나에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바로 이 알라라 카라마는 현자이고 총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며, 오랜동안 때가 없는 천성을 지닌 사람이다. 나는 알라라 카라마에게 최초로 법을 설하리다. 그는 이 법을 곧 바로 이해할 것이다'라고.
비구들이여! 그때 어떤 신이 내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알라라 카라마는 이레 전에 죽었습니다."
나에게도 또한 '알라라 카라마는 이레 전에 죽었다'는 지혜와 식견이 생겼다.
비구들이여! 그때 내게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실로 알라라 카라마는 천성이 훌륭한 사람이었다. 만약 그가 이 법을b들었다면 곧바로 이해했을 텐데'라고.
비구들이여! 그때 나에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최초로 누구에게 법을 설해야만 할까? 누가 이 법을 곧바로 이해할까?'라고.
비구들이여! 그때 내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바로 우다카 라마풋타는 현자이고 총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고, 오랜동안 때가 없는 천성을 지닌 사람이다. 나는 우다카 라마풋타에게 최초로 법을 설하리라. 그는 이 법을 곧바로 이해할 것이다'라고.
비구들이여! 그때 어떤 신이 내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스승이시여! 우다카 라마풋타는 간밤에 죽었습니다."
나에게도 역시 '우다카 라마풋타는 간밤에 죽었다'는 지혜와 식견이 생겼다.
비구들이여! 그때 나에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실로 우다카 라마풋타는 천성이 훌륭한 사람이었다. 만약 그가 이 법을 들었다면 곧바로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비구들이여! 그때 나에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최초로 누구에게 법을 설해야만 할까? 누가 이 법을 곧바로 이해 할 수 있을까?'라고.
비구들이여! 그때 나에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정진에 전념하던 시절 다섯 명의 비구들은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나는 다섯 명의 비구들에게 최초의 법을 설하리라.'
비구들이여! 그때 나에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 다섯 명의 비구들은 어디에 머물고 있을까?'
비구들이여! 나는 청정하고 초인적인 눈으로, 그들이 바라나시(베나레스)에 있는 이시파타나의 사슴동산(鹿野苑)에 머물고 있음을 보았느니라.
비구들이여! 그리하여 나는 우루벨라에 머물다가 바라나시를 향해 걷기 시작하였다.
비구들이여! 아지비카 교도(邪命外道) 우파카는 가야와 보리수 사이의 거리를 걷고 있는 나를 보고서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여! 참으로 당신의 모든 감관은 청정하고 피부색은 맑고 청결합니다. 그대여! 당신은 무엇을 목적으로 출가하였습니까? 또 당신의 스승은 누구이고, 누구의 가르침을 신행(信行)하고 있습니까?"
비구들이여! 이러한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아지비카 교도 우파카에게 시구로 대답하였다.
나는 모두를 극복한 사람
일체를 아는 사람이라네
일체의 모든 것에 물들지 아니하였네
일체를 버리고, 망집을 소멸하여 해탈하였도다
스스로 깨달았다면
누구를 스승으로 정하리오
나에게 스승은 존재하지 아니하고
나와 비슷한 사람도 알지 못하리
신들을 포함한 이 세상에서
나와 동등한 이는 존재하지 아니하리
나만이 이 세상에서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네
나는 위없는 스승(無上師)
나는 오직 한 사람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라네
나는 청량(淸凉)하고 완전한 안락을 얻었다오
나는 법의 바퀴를 굴리고자
카시(베나레스) 마을로 간다네
눈 먼 어두운 세상에
감로(不死)의 북을 울리고자.
그러자 우파카는 말했다.
"그대여! 당신이 스스로 인정한다면, 당신이 한량없는 승자임을 무엇
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까?"
나는 시구로 대답하였다.
번뇌를 소멸함에 도달한 사람들은
나와 동등한 승자들이라네
나에게 나쁜 법은 극복되었다.
그러므로 우파카여! 나는 승자이니라.
비구들이여! 내가 이렇게 말했을 때 우파카는 "그대여! 그럴지도 모르겠군" 하고 말하고는 아리송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옆길로 가 버렸느니라.
8. 최초의 설법 - 초전법륜
비구들이여! 나는 차례로 유행하여 바라나시 이시파타나의 사슴동산(鹿野苑)에 있는 다섯 명의비구들에게로 다가갔다. 비구들이여! 다섯 명의 비구들은 멀리서 오는 나를 보고 서로 말하였다.
"그대들이여! 저기 수행자(沙門) 고타마가 온다. 사치스러운 나머지 애써 노력할 것은 포기하고 안락함에 빠졌던 사람이다. 그러니 우리들은 그에게 인사도 하지말고 일어나 맞이하지도 말자, 또 그의 의발을 받아 주지도 말자, 그러나 그가 원한다면, 자리는 마련하여 앉도록 해주자" 라고.
비구들이여! 내가 점점 그들에게로 가까이 갈수록 다섯 명의 비구들은 자신들이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였다. 어떤 이는 나를 맞이하여 의발을 받았고 어떤 이는 자리를 마련하였고, 또 어떤이는 발씻을 물을 준비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나의 이름을 부르거나, '그대여'라고 부르면서 말을 걸어왔다.
이와 같이 말을 걸어왔을 때, 나는 다섯 명의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비구들이여! 여래에게 이름이나 '그대'라고 부르지 말라. 여래는 존경받을 만한 사람, 바르게 깨달은 사람이다.
비구들이여! 귀를 기울여라. 불사(不死)를 얻을 수 있으리. 나는 교화 하리다. 나는 법을 설할것이다. 가르침대로 행한다면 머지않아 양가의 아들들은 집을 나와 출가한 그 목적, 저 위없는 청정한 수행의 완성을 현세에서 스스로 명확하게 알고 체득하여 진실을 달성하게 될 것이다."
비구들이여! 내가 이렇게 말했을 때, 다섯 명의 비구들은 나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대 고타마여! 당신은 사실 그 위의(威儀)와 실천, 그 고행으로는 인간의 습성을 초월한 가장 신성하고 수승한 지혜와 견식에 도달하지 못했소. 그러므로 그대는 지금쯤 사치스러워 애써 노력하는 것을 포기하고 안일함에 빠져 있을 텐데, 어떻게 인간의 습성을 초월한 가장 신성하고 수승한 지혜와 견식에 도달할 수 있겠는가?"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그들이 말했을 때, 나는 다섯 명의 비구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비구들이여! 여래는 사치스럽지 않다. 여래는 수행을 포기하지도 않았고 태만함에 빠지지도 않았다.
비구들이여! 여래는 존경받을 만한 사람, 바르게 깨달은 사람이다. 비구들이여! 귀를 기울여라. 불사를 얻을 것이니라.
나는 교화하리. 나는 법을 설할 것이다. 가르침대로 실천한다면 머지않아, 양가의 아들들은 집을 나와 출가한 그 목적, 위없이 청정한 수행을 현세에서 스스로 명확하게 알고 체득하여 진실을 달성하게 될 것이다."
비구들이여! 거듭 다섯 명의 비구들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대 고타마여! 당신은 사실 그 위의(威儀)와 실천, 그 고행으로는 인간의 습성을 초월한 가장 신성하고 수승한 지혜와 견식에 도달하지 못했소. 그러므로 당신은 지금쯤 사치스러워 애써 노력하는 것을 버리고 안일함에 젖어 있을 텐데, 어떻게 인간의 습성을 초월한 가장 신성하고 특별한 지혜와 견식에 도달할 수 있겠는가?"
비구들이여! 그들이 이렇게 말했을 때, 거듭 나는 다섯 명의 비구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비구들이여! 여래는 사치스러운 사람이 아니다. 애써 노력하는 것을 포기했거나 안일함에 빠진 사람도 아니다. 비구들이여! 여래는 존경받을 만한 사람, 바르게 깨달은 사람이다.
비구들이여! 귀를 기울여라. 불사를 얻을 것이다. 나는 교화하리. 나는 법을 설하리다. 가르침대로 실행한다면 머지않아 양가의 아들들은 집을 나와 출가한 그 목적, 더없이 청정한 수행의 완성을 현세에서 스스로 밝혀 알고, 체득하고 이룰 것이다"라고.
비구들이여! 이렇게 하여 나는 다섯 명의 비구들을 이해시키고 교화 시킬 수 있었다.
비구들이여! 두 명의 비구들에게 내가 교화하고 있을 때, 나머지 세 명의 비구는 탁발하러 갔다. 세 명의 비구가 탁발해 온 음식으로 우리 여섯 사람은 생활했다.
비구들이여! 내가 세 명의 비구들에게 교화하고 있을때, 다른 두 명의 비구는 탁발하러 갔다. 두 명의 비구들이 탁발해온 음식으로 우리 여섯 사람은 생활했다.
그리고 비구들이여! 다섯 명의 비구들은 이렇게 교화되고 가르침을 받아, 스스로 태어나는 존재이면서 태어남의 허물을 알아, 태어나지 않는 더 없이 완전한 안락함을 얻었고, 스스로 늙는 존재이면서 늙음의 허물을 알아, 늙지 않는 더없이 완전한 안락함을 얻었고, 스스로 병든 존재이면서 병듦의 허물을 알아, 병들지 않는 더없이 완전한 안락함을 얻었느니라.
또 스스로 죽는 존재이면서 죽음의 허물을 알아, 죽지 않는 더없이 완전한 안락함을 얻었고, 스스로 번뇌로운 존재이면서 번뇌로움의 허물을 알아, 번뇌롭지 않은 더 없이 완전한 안락함을 얻었고, 스스로 더러운 존재이면서 더러움의 허물을 알아, 더럽지 않은 더없이 완전한 안락함을 얻었느니라.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지혜와 식견이 생겼느니라.
"우리들의 해탈은 움직이지 않는다. 이것이 마지막 태어남이다. 또다시 태어나지 않으리다"라고.
9. 오욕(五慾)과 아홉 단계의 선정(禪定)
비구들이여! 이러한 욕망의 대상은 다섯 가지(色,聲,香,味,觸)이다.
다섯 가지란 무엇인가? 눈으로 식별하여 좋아하고 사랑하고 희망하고, 사랑할 만한 모습을 하고, 애욕을 불러일으키고, 정을 느끼게 하는 색깔(色)과, 귀 로써 식별하여 좋아하고 사랑하고 희망하고, 사랑할 만한 모습을 하고, 애욕을 불러일으키고 정을 느끼게 하는 음성(聲), 코로 식별하여 좋아하고 사랑하고 희망하고, 사랑할 만한 모습을 하고, 애욕을 불러일으키고 정을 느끼게 하는 향기(香), 혀로 식별하여 좋아하고 사랑하고 희망하고, 사랑할 만한 모습을 하고, 애욕을 불러일으키고, 정을 느끼게 하는 맛(味), 몸으로 식별하여 좋아하고 사랑하고 희망하고, 사랑할 만한 모습을 하고, 애욕을 불러일으키고, 정을 느끼게 하는 느낌(觸)이 있다.
비구들이여! 실로 이러한 다섯 가지가 욕망의 대상이다.
비구들이여! 어떤 수행자나 바라문을 막론하고 이러한 다섯 가지 욕망에 얽매이고 취해 있고 탐착하며, 허물을 보지 못하고 벗어나는 지혜도 없이 즐겨 누리는 이들은, 불행과 재앙을 만나고 악마의 포로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
비구들이여! 예컨대 사슴이 덫에 걸릴 때 불행과 재앙을 당하고, 사냥꾼에게 사로잡힌 채 달아나지 못한다. 그와 같이 비구들이여! 어떤 수행자나 바라문이라도 이러한 다섯 가지 욕망에 얽매이고 취하고 탐착하며, 허물을 보지 못하고 벗어나는 지혜도 없이 즐겨 누리는 사람들은, 이렇게 불행과 재앙을 만나고 악마에게 사로잡히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다시 비구들이여! 어떤 수행자나 바라문들이라도 이러한 다섯 가지 욕망에 계박되지 않고 취하지 않고 탐착하지 않으며, 허물을 보고 벗어나는 지혜를 얻어 즐겨 누리는 이들은, 이렇게 불행이나 재앙을 만나지도 않고 악마의 포로가 되지도 않는다.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사슴이 덫에 걸리지 않았을 때에는 불행이나 재앙을 당하지도 않고, 사냥꾼이 오더라도 생포되지 않고 달아날 수 있는 것처럼.
그와 같이 비구들이여! 어떤 수행자나 바라문들이라도 그러한 다섯 가지 욕망에 계박되지 않고 취하지 않고 탐착하지 않으며, 허물을 보고 벗어나는 지혜를 얻어 즐겨 누리는 이들은, 이렇게 불행이나 재앙을 만나지 않고 악마의 포로가 되지도 않는다.
비구들이여! 비유컨대 마치 사슴이 마음놓고 들이나 숲, 산을 거닐고 앉고 누울 수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비구들이여! 그것은 사냥꾼이 추격해 오지 않기 때문이다.
또 그렇게 비구들이여! 비구들은 모든 욕망을 떠나고 악(惡)을 떠나고, 거친 사유와 미세한 사려(思慮)를 떠나고 기쁨과 안락함의 경지, 초선(제1 단계의 禪定)에 도달하여 노닐게 된다.
비구들이여! 이 비구는 '악마를 눈멀게 하고 악마의 눈을 흔적도 없이 끊어, 악마의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비구들이여! 비구는 거친 사유, 미세한 사려를 청정히 하고 마음에 때를 여윈 상태가 되어 거친 사유도, 미세한 사려도 없게 되고, 정신 통일에서 얻은 기쁨과 안락함의 경지, 제2선(第二禪)에 도달하여 노닐게 된다.
비구들이여! 이 비구는 '악마를 눈멀게 하고 악마의 눈을 흔적도 없이 끊고, 악마에게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비구들이여! 비구는 기쁨을 떠나 마음을 평정하고 바른 생각을 가지고, 명확하게 마음을 집중하여 몸에서 즐거움을 느낌으로써 성자들이 '마음을 평정하고, 생각을 바로 하여 즐겁게 노닐고 있다'고 하는, 제3선 (第三禪)에 도달하여 노닐고 있다.
비구들이여! 이 비구는 '악마를 눈멀게 하고 악마의 눈을 흔적도 없이 끊어, 악마에게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비구들이여! 비구는 즐거움도 괴로움도 단절하고 이전에 느꼈던 기쁨과 근심도 소멸함으로써,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고 마음의 평정함을 지니도록 생각을 바르게 하는 청정한 경지, 제4선(第四禪)에 도달하여 노닐고 있다.
비구들이여! 이 비구는 '악마를 눈멀게 하고 악마의 눈을 흔적도 없이 끊어, 악마에게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비구들이여! 비구는 모든 관념을 소멸하고 또한 모든 관념을 작용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허공은 끝이 없다고 깨달은 선정의 경지(虛空無邊處)'에 도달하였다.
비구들이여! 이 비구는 '악마를 눈멀게 하고 악마의 눈을 흔적도 없이 끊어, 악마에게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비구들이여! 비구는 '허공은 끝이 없다고 깨달은 선정의 경지'를 초월하여, '인식작용은 무변하다고 깨달은 선정의 경지(識無邊處)'에 도달하여 노닐고 있다.
비구들이여! 이 비구는 '악마를 눈멀게 하고 악마의 눈을 흔적도 없이 끊어, 악마에게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비구들이여! 비구는 '인식작용은 무변하다고 깨달은 선정의 경지를 두루 초월하여,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선정의 경지(無所有處)'에 도달하여 노닐고 있다.
비구들이여! 이 비구는 '악마를 눈멀게 하고 악마의 눈을 흔적도 없이끊어, 악마에게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비구들이여! 비구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선정의 경지'를 두루 초월하여, '생각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선정의 경지(非想非非想處)'에 도달하여 노닐고 있다.
비구들이여! 이 비구는 '악마의 눈을 멀게 하고 악마의 눈을 흔적도 없이 끊어, 악마에게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비구들이여! 비구는 '생각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라고 깨달은 선정의 경지'를 두루 초월하여, '마음의 작용이 모두 끊어진 선정의 경지(想受滅)'에 도달하여 노닐 뿐 아니라, 지혜 로써 모든 것을 보고 번뇌를 소멸한다.
비구들이여! 이 비구는 '악마를 눈멀게 하고 악마의 눈을 흔적도 없이 끊어, 악마에게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 사람, 이 세간에서 집착을 건너 해탈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안심하고 다니며 서 있고 누울 수 있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비구들이여! 악마에게 쫓기지 않는 곳에 머물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설하셨다. 그들 비구들은 환희하고, 세존께서 설하신 바를 찬탄하였다.
수보리님의 블로그 http://blog.daum.net/haha723/14000406 에서 복사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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