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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이란 말은 주로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과 함께 4구로 이루어지며, 선종의 특색과 그 가르침을 적절히 표현하는 말이라 하겠다. 선(禪)은 부처님께서 깨달은 진수로서 ‘경전이나 언어문자 밖에 별도로 전해 준 진리’라는 뜻이기도 하므로 선의 특징을 잘 나타낸 말이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말은 경전이나 교학보다는 선이 더 ‘진수’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교학을 배척하고 선을 옹립하기 위한 사상 투쟁적 성격을 가진 술어라고 하겠다. 이 말은 선종의 종취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말이긴 하지만, 부처님이 하신 말이 아니라 중국 선불교에서 창안한 말이다. 달마 대사가 주창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당ㆍ송..

선의 세계 2024.11.03

[김호귀의 공곡집과 선문답] 제44칙 판치생모(板齒生毛)

달마가 보여준 ‘마음의 침묵’​“판치생모”라 답한 조주 뜻엔9년 간 면벽 좌선으로 이빨에 이끼 난 ‘달마’ 위대함 담겨있어​승이 조주에게 물었다.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은 무엇입니까.”조주가 말했다. “앞 이빨에 터럭이 난 것이다.”​‘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 무엇인가[如何是祖師西來意]’라는 말은 가장 보편적인 공안으로 전승되어 왔다. 조사는 물론 중국 선종의 초조인 보리달마를 가리킨다. 중국을 기준으로 볼 경우에 달마의 출신국 인도는 서방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마가 중국에 도래한 근본적인 의의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불교가 내세우고 있는 궁극적인 의미를 질문하는 것이다. ‘조사서래의’에 대한 최초의 문답은 탄연(坦然)과 회양(懷讓), 두 사람이 숭악혜안(嵩嶽慧安) 국사를 방문하여 질문한 것에..

선의 세계 2024.11.03

금강경 독송으로 삶의 지혜를 얻다 / 정천구

나의 삶 나의 불교 - 금강경 독송으로 삶의 지혜를 얻다불교 입문내가 태어나서 자란 시대는 전반적으로 향학열이 높았다. 그때 유행한 노래 중 하나가 “젊은이는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룩하기가 어려우니 짧은 시간이라도 가볍게 보내지 말라(少年은 易老하고 學難成하니 一寸光陰이 不可輕이라)”는 내용이었다. 나의 부모님도 열성적이셨다. 6 · 25 때 서울에서 낙향하여 시골에 사시던 부모님은 중학교부터는 나를 서울로 유학(?) 보내셨다. 나도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여 열심히 공부했다. ​나는 학창 시절에 불교를 접하게 되었다. 부모님을 따라 가끔 절에 갔지만, 의식적으로 종교를 불교로 선택한 건 체신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불교학생회가 생겨 거기 가입하고 나서다. 한번은 모임에 동국대학교 대학원생이 초청 강사로 나..

불교관련 2024.11.03

[논단] 자비 없는 불교는 없다 / 방영준

1. 시작하는 글​이 글의 첫 출발을 ‘자비 없는 불교는 없다’라는 선언으로 시작한다. 자비 없는 불교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비행의 첫 출발은 ‘범천의 설법 요청’에 그대로 표현되고 있다. 붓다는 자신이 증득한 법이 ‘세상의 흐름에 거스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입멸하고자 하였다. 이에 놀란 범천은 이 세상에는 번뇌에 적게 물들고 지혜로운 사람도 있다고 하면서 전법을 간절히 요청한다. 깊은 고뇌 끝에 붓다는 “불사의 문은 열렸다. 귀 있는 자들은 어서 들으라.”고 선언한 후 옛 수행 친구가 있는 머나먼 바라나시로 첫 전법 여행을 떠난다. 이렇게 불교는 중생 구제의 자비심에서 출발하게 된 것이다.​자비는 바로 붓다가 깨달은 연기법의 실천이다. 이 글의 목적은 자비를 현대의 윤리 이론에 접목해 자비 ..

불교관련 2024.11.03

무위진인(無位眞人)과 무위진인(無爲眞人)

무위진인(無位眞人)과 무위진인(無爲眞人) 백제의 미소(관음상)‘무위진인(無位眞人)’은 무의도인(無依道人)과 같은 말이다.‘무위진인(無位眞人)’과 ‘무의도인(無依道人)’ 모두 임제(臨濟義玄, ?~867) 선사의 에 나오는 말로서 어떤 틀에도 구속되지 않고 모든 범주를 초월한 자유인, 해탈을 이룬 사람, 깨달음을 얻은 참사람, 세상 잡사에 물들지 않고 구애 받지 않은 자유인을 일컫는다. 그리고 무위진인(無爲眞人)은 원래 도가(道家)에 이르는 말로서 격의불교(格義佛敎) 당시 불교에서 차입해 사용하기도 했고, 근래에 원불교 측에서 자주 사용하는 것 같다. 두 단어가 발음도 비슷하고 개념도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르므로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간단히 말해서, 무위(無位)는 ‘지위 없음’이고, 무위(無爲)는 ‘함이 없..

지혜의 공간 2024.11.03

“눈 밝은 소는 허수아비를사람으로 착각하지 않는다” / 성파스님

조계종 원로의원 성파 스님 특별법문​대부분 사람 시비가리며 고통죽었다고 생각하면 시비 없어첫 마음 지키는 게 바로 정각내안의 행복 누구도 못 뺏어진리 깨달으면 보배 얻는 것​​산승은 통도사 서운암에 살고 있습니다. 내방객들이 절에 오면 제가 오래 살았다고 하여 법문을 해달라고 합니다. 그러면 그분들에게 ‘나에게 들으려하지 말고 직접 보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제가 가장 하기 싫은 것이 법문이고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일입니다. 그래서 법문은 될 수 있는 대로 안하고 대신 일을 하려고 합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니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나이에 비해 건강하다며 비결을 묻는다면 저는 비결이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말할 겁니다. 왜 건강에 매달려야 합니까? 저는 일하기 바쁜 사람입니다. 그리하..

선지식 2024.11.03

高峰和尙禪要 해설

高峰和尙禪要​海印叢林講院 高峰和尙禪要序고봉화상선요서​參禪은 雖以不立文字하며 不假修證으로 爲宗이나 然이나 旣可叅則참선은 수이불립문자하며 불가수증으로 위종이나 연이나 기가참칙필 有要하니 要者는 何오 如ㅣ 網之有綱하여 衣之有領하야 使人一擧而유요하니 요자는 하오 여ㅣ망지유강하여 의지유령하야 사인일거이徑得其直遂者ㅣ 是也라 萬目이 非不網也나 遣綱擧目이면 網必不張경득기직수자ㅣ 시야라 만목이 비불망야나 견강거목이면 망필부장이요이요 萬縷ㅣ 非不衣也이 捨領擧縷면 衣必不振이니라 永嘉ㅣ 云호대 摘만루ㅣ 비불의야이 사령거루면 의필부진이니라 영가ㅣ 운호대 적葉尋枝는 我不能이라하니 枝與葉은 非要요 根本이라사 固要也어늘 學者엽심지는 아불능이라하니 지여엽은 비요요 근본이라사 고요야어늘 학자ㅣㅣ 復昧其根本이로다 鵝湖ㅣ 云호대 要在當人能..

선요(禪要) 2024.11.03

인과대로 살 뿐 / 혜암 성관스님

인과대로 살 뿐 / 혜암 성관 스님 혜암 성관(慧菴 性觀, 1920~2001)​​오계는 살생하지 말고, 도둑질을 하지 말고, 사음하지 말고, 거짓말 하지 말고,술을 먹지 말라는 것입니다.산 목심을 죽이게 되면 무슨 죄를 받느냐?다 말할 수 없지만 간략히 말해서 남의 목숨을 죽이면 내 명이 짧아집니다.살생을 많이 한 사람들은 단명보(短命報)를 받아 오래 못 살고 병이 많아서고통을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병도 없고 오래 사는 분들은 지난 날 복을 많이 지은 분들이요.이유 없이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나 내 한테 오는 일은 하나도 없다고 그래요.좋은 일도 나쁜 일도 콩 심으면 콩이 나고 밭 심으면 팥이 나는 것같이,그림자가 따르는 것같이, 메아리가 울리는 것처럼,이 세상은 감출 수가 없잖아요.우리가 살아가면서 보..

선지식 2024.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