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심경 275 /운문문언 선사 /말에 떨어졌구나
雲門이 問僧호대 光明寂照遍河沙가 豈不是張拙相公語리오 僧云 是니다 師云 話墮也로다
운문 선사가 어떤 스님에게 물었다.
“‘광명이 고요히 비추어 온 우주에 두루하다.’라는 말이 어찌 장졸 상공의 말이 아니겠는가.”
그 스님이 “그렇습니다.”라고 하였다.
운문 선사가 말하였다.
“말에 떨어 졌도다.”
해설 ; 운문문언(雲門文偃,864-949) 선사는 절강성 가흥현(嘉興縣) 사람으로 속성은 장(張)씨이다. 17세에 출가하여 교학과 계율에 깊은 지견을 얻었다. 그러나 교학 등이 ‘궁극적인 자신의 본분을 밝히지 못함’을 탄식하고 곧바로 선(禪)의 길로 나아가서, 설봉의존(雪峰義存,822-908) 선사의 문하에서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후 스님은 지금의 광동성 유원현(乳源縣) 북쪽의 운문산 광태선원(光泰禪院)에서 운문종(雲門宗)을 개창하여 크게 종풍을 떨쳤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법어로는 저 유명한 언구인 ‘매일 매일이 좋은 날[日日是好日]’로 유명하다. 그러나 운문 선사는 스스로의 가풍을 평가하여 ‘높고 험준하고, 물살이 빨라서 고기들이 머물지 못한다.’라고 하였다. 선가 5종 중에서 훌륭한 선승들이 많이 배출하였다.
불교는 말이 대단히 많은 종교다. 그래서 말을 따라가다 보면 헛걸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말을 따라갈 수도, 따라가지 않을 수도 없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다. 직지에 인용한 선사의 지도는 말에 떨어지지 말라는 뜻이다. 운문 선사의 법어가 뒷날 간화선의 화두로 사용되는 내용이 많은데 “말에 떨어지지 말라.”는 이 법문을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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