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율 (戒律)

[스크랩] 신심명(信心銘) - 감지승찬(鑑智僧璨)

수선님 2018. 10. 7. 11:51

至道無難 唯嫌揀擇 但莫憎愛 洞然明白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다. 오직 간택을 꺼릴 뿐.

증오와 애욕만 없으면 훤칠하게 드러난다.

 

毫釐有差 天地懸隔 欲得現前 莫存順逆

털끝만치라도 차이가 생기면 하늘과 땅만큼 큰 차이가 생기니

도를 현전에서 터득하고자 하거든 순경이나 역경을 두어서는 안 된다.

 

違順相爭 是爲心病 不識玄旨 徒勞念靜

어기고 따르면서 서로 다투면 이것이 마음의 병이 되어

현묘한 뜻도 모르고 공연히 번뇌만 그치려 한다.

 

圓同太虛 無欠無餘 良有取捨 所以不如

태허처럼 원만하여 모자람도 없고 남음도 없거늘

취하고 버림으로 말미암아 여여하지 못한다.

 

莫逐有緣 勿住空忍 一種平懷 泯然自盡

세간의 인연도 따르지 말고 제법개공의 도리에도 머물지 말라.

한결같이 마음을 평등하게 지니면 연(緣)과 공(空)이 저절로 없어진다.

 

止動歸止 止更彌動 唯滯兩邊 寧知一種

움직임을 그치고 고요하고자 하면 고요가 다시 더욱 크게 움직여

움직임과 고요의 양변에 막히게 되니 어찌 한결같을 수 있겠는가.

 

一種不通 兩處失功 遣有沒有 從空背空

한결같음으로 일관하지 않으면 움직임과 고요함의 공덕을 잃게 되니

유(有)를 부정하면 유(有)에 빠지고 공(空)을 따르면 공(空)을 등지게 된다.

 

多言多慮 轉不相應 絶言絶慮 無處不通

말이 많고 생각이 많으면 더욱더 (진리에) 상응치 못하니

말을 끊고 생각을 끊으면 통하지 못할 곳이 없다.

 

歸根得旨 隨照失宗 須臾返照 勝却前空

근본을 향하면 종지를 얻고 현상을 따르면 종지를 잃으니

잠시라도 돌이켜 비추어 보면 위의 공(空)보다 뛰어나게 된다.

 

前空轉變 皆由妄見 不用求眞 唯須息見

위의 공(空)이 전변(轉變)하는 것은 모두 망견 때문이니

참됨도 구하려 말고 오직 망견을 쉬어야 한다.

 

二見不住 愼莫追尋 才有是非 紛然失心

분별하는 견해에 머물지 말고 삼가 좇지도 말라.

잠깐이라도 시비를 내면 어지러이 본마음을 잃게 된다.

 

二由一有 一亦莫守 一心不生 萬法無咎 無咎無法 不生不心

허물과 법의 둘은 한 마음에서 생기게 되니 그 하나마저도 지키지 말라.

한 마음 내지 않으면 만법에 허물이 없다.

허물이 없고 법도 없으면 허물도 나지 않고 마음도 없다.

 

能隨境滅 境逐能沈 境由能境 能由能境

주관은 객관 따라 소멸하고 객관은 주관 따라 없어지니

객관은 주관으로 말미암아 객관이 되고 주관은 객관으로 말미암아 주관이 된다.

 

欲知兩段 元是一空 一空同兩 齊含萬象 不見精  寧有偏黨

양단을 알고자 하는가. 원래 동일한 공(空)이다.

동일한 공(空)은 둘 다 똑같아 삼라만상을 함께 다 포함하여

세밀하고 거칠음이 따로 없으니 어찌 치우침이 있겠는가.

 

大道體寬 無易無難 小見狐疑 轉急轉遲

대도는 본체가 넓어서 쉬움도 없고 어려움도 없지만

좁은 견해로 의심을 내니 서둘수록 더욱 더디어진다.

 

執之失度 必入邪路 放之自然 體無去住

대도에 집착하면 법도를 잃어 반드시 삿된 길에 빠지게 되고

대도마저도 놓아 버리면 자연스러워 본체에 가거나 머무름이 없다.

 

任性合道 逍遙絶惱 繫念乖眞 昏沈不好 不好勞神 何用疎親

자성에 맡기면 도(道)에 계합하고 소요하여 번뇌가 끊기고

망념에 얽매이면 진(眞)에 어긋나고 혼침하여 여의치 못하게 된다.

여의치 못하면 정신이 피곤하니 어찌 친(親)과 소(疎)를 알겠는가.

 

欲趣一乘 勿惡六塵 六塵不惡 還同正覺

일승에 나아가고자 하거든 육진을 멀리하지 말라.

육진을 멀리하지 않으면 그것이 정각(正覺)과 같다.

 

智者無爲 愚人自縛 法無異法 妄自愛著 將心用心 豈非大錯

지혜로운 이는 걸림이 없으나 어리석은 이는 스스로 얽매인다.

법은 다른 법이 없으나 망령되게 스스로 애착하여

마음을 가지고 마음을 알려고 하니 어찌 크게 그릇되지 않으랴.

 

迷生寂亂 悟無好惡 一切二邊 良由斟酌

미혹하면 고요함과 어지러움이 생기나 깨치면 좋음과 미움이 없다.

일체의 분별하는 견해는 자못 억지 짐작 때문이다.

 

夢幻虛華 何勞把捉 得失是非 一時放却

몽환(夢幻)과 허화(虛華)를 어찌 애써 잡으려 하는가.

득실과 시비를 일시에 놓아 버려라.

 

眼若不睡 諸夢自除 心若不異 萬法一如

만약 눈에 졸음이 없으면 모든 꿈 저절로 없어지고

만약 마음이 한결같으면 만법이 일여하게 된다.

 

一如體玄 兀爾忘緣 萬法齊觀 歸復自然

일여하게 본체가 현묘하면 올연히 반연을 잊고

만법이 그대로 현전하여 자연으로 돌아간다.

 

泯其所以 不可方比 止動無動 動止無止 兩旣不成 一何有爾

그 까닭을 없애고 나면 견주어 비할 바가 없다.

고요하면 움직여도 움직이지 않고 움직이면 고요해도 고요하지 않다.

고요와 움직임이 없으니 하나인들 어찌 있겠는가.

 

究竟窮極 不存軌則 契心平等 所作俱息

구경과 궁극은 일정한 법칙이 없고,

마음에 계합하여 평등하면 능과 소가 모두 없다.

 

狐疑盡淨 正信調直 一切不留 無可記憶

의심이 다하여 맑아지면 정신(正信)이 제대로 드러나고

일체에 머물지 않으면 집착할 바가 없다.

 

虛明自照 不勞心力 非思量處 識情難測.

텅 비도록 저절로 비추어지면 애써 마음 쓸 일 없다.

비사량처는 분별사식(分別思識)으로 헤아리지 못한다.

 

眞如法界 無他無自 要急相應 唯言不二

진여법계는 나와 남이 없으니

그것을 알려고 하나 그것은 불이(不二)의 도리일 뿐.

 

不二皆同 無不包容 十方智者 皆入此宗

불이(不二)는 모두 같아서 포용하지 않음이 없으니

시방의 지혜로운 이들은 모두 이 종지를 깨친다.

 

宗非促延 一念萬年 無在不在 十方目前

종지에는 길고 짧음이 없으니 한 생각이 곧 만년이요

있거나〔在〕 있지 않음〔不在〕이 없으니 시방이 바로 눈앞에 있다.

 

極小同大 忘絶境界 極大同小 不見邊表

지극히 작은 것은 큰 것과 같으니 상대적인 경계 모두 끊어지고

지극히 큰 것은 작은 것과 같으니 그 끝과 겉을 볼 수 없다.

 

有卽是無 無卽是有 若不如此 必不須守

유(有)가 곧 무(無)요 무(無)가 곧 유(有)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지킬 필요가 없다.

 

一卽一切 一切卽一 但能如是 何慮不畢

하나가 곧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이니

이와 같이 알면 어찌 지도(至道)를 마치지 못할까 걱정하랴.

 

信心不二 不二信心 言語道斷 非去來今

신심(信心)은 곧 불이(不二)이고 불이(不二)는 곧 신심(信心)이니

언어로 표현할 수가 없고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으로 잴 수도 없다.

 

 

 

신심명(信心銘) - 감지승찬(鑑智僧璨)


출처 : 무인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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