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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제 1장 설산에 사는 자

수선님 2017. 12. 10. 14:56
 

                                                   설산에 사는 자


153. 칠악 야차가 말했다.

“오늘은 보름, 포살 날이다. 눈부신 밤이 가까워졌다. 자, 세상에서도 뛰어난 스승 고타마를 만나러 가지.”


154. 설산 야차가 말했다.

“그의 마음은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해서 편히 안정되어 있을까. 그리고 좋아하는 것이나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그의 생각은 스스로를 자제할 수 있을까.”


155. 칠악 야차는 대답했다.

“그분의 마음은 모든 살아 있는 것에 대해서 편히 안정되어 있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이나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그분의 생각은 스스로를 잘 자제할 수 있다.”


156. 설산 야차가 말했다.

“그는 주지 않는 것은 가지려 하지 않을까. 그는 살아 있는 것을 죽이려 하지 않을까. 그는 게으르지 않을까. 그리고 그는 명상을 멈추고 있지 않을까.”


157. 칠악 야차는 대답했다.

“그분은 주지 않는 것은 가지려 하지 않는다. 그분은 산 것을 죽이려 하지 않는다. 그분은 게으르지 않다. 눈을 뜬 사람은 명상을 멈추지 않는다.”


158. 설산 야차가 말했다.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까. 거친 욕설을 하지 않을까. 이간질을 하지 않을까.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을까.”


159. 칠악 야차는 대답했다.

“그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분은 거친 욕설을 하지 않는다. 그분은 이간질을 하지 않는다. 그분은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160. 설산 야차가 말했다.

“그는 욕망의 쾌락에 빠지는 일은 없을까. 그의 마음은 혼탁하지 않을까. 마음의 방황에서 벗어났을까. 그리고 모든 사물을 똑똑히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을까.”


161. 칠악 야차가 대답했다.

“그분은 욕망의 쾌락에 빠지지 않는다. 그분의 마음은 혼탁하지 않다. 모든 방황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모든 사물을 명확히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다.”


162, 설산 야차가 말했다.

“그는 밝은 지혜를 갖추고 있을까. 그의 행동은 순수할까. 그는 온갖 번뇌의 때를 소멸해 버렸을까. 그는 이제 또다시 태어나는 일은 없을까.”


163. 칠악 야차는 대답했다.

“그분은 밝은 지혜를 갖추었다. 그분의 행동은 순수하다. 그분은 온갖 번뇌의 때를 소멸해 버렸다. 그리고 그분은 이제 다시는 세상에 태어나는 일이 없다.”


163 - 1. 설산 야차가 말했다.

“성인의 마음은 행동과 말에 잘 나타나 있다. 밝은 지혜와 맑은 수행을 갖추고 있는 그를 그대가 찬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163 - 2. 성인의 마음은 행동과 말에 잘 나타나 있다. 밝은 지혜와 맑은 수행을 갖추고 있는 그를 그대로 따라 기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164. 칠악 야차가 말했다.

“성인의 마음은 행동과 말에 잘 나타나 있다. 자, 그럼 우리는 밝은 지혜와 맑은 수행을 갖추고 있는 고타마를 만나러 가자.”


165. 설산 야차가 말했다.

“그 성인의 정강이는 영양과 같이 여위고 가늘다. 그분은 지혜롭고, 많이 먹지 않으며, 탐욕스럽지 않고, 숲속에서 조용히 사색하고 있다. 자, 우리는 고타마를 만나러가자.


166. 욕망을 돌아보는 일 없이 마치 사자처럼, 코끼리처럼 홀로 가는 그에게 우리는 물어 보자. 죽음의 멍에에서 벗어나는 길을.”


167. 두 야차가 함께 말했다.

“열어 보이는 분, 풀어서 밝히는 분, 모든 사물의 궁극에 이르고 원망과 두려움을 초월하여 눈을 뜬 고타마께 우리는 물어 보자.”


168. 설산 야차가 물었다.

“세상은 무엇으로 인해 생겨났습니까. 무엇으로 인해 사랑하게 됩니까. 세상 사람들은 무엇에 집착하고 있으며, 또 무엇에 괴로워하고 있습니까?”


169. 스승은 대답하셨다.

“설산에 사는 자여, 여섯 가지 것으로 인해 세상은 생겨났고, 여섯 가지 것으로 인해 사랑하게 되고, 사람들은 여섯 가지 것에 집착하고 있으며, 또 그 여섯 가지 것에 괴로워하고 있다.”


170. “세상 사람들이 괴로워한다는 그 집착이란 무엇입니까. 거기에서 벗어나는 길을 말씀해 주십시오. 어떻게 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171. “세상에는 다섯 가지 욕망의 대상이 있고 의지의 대상은 그 여섯 번째이다. 그런 것에 대한 탐욕에서 벗어난다면 곧 괴로움에서 벗어나리라.


172. 이와 같이, 세상에서 벗어나는 길을 그대들에게 사실대로 밝혔다. 이 일을 나는 그대들에게 말했다. 이렇게 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173. “이 세상에서 어떤 사람이 거센 흐름을 건널 수 있겠습니까. 이 세상에서 어떤 사람이 큰 바다를 건널 수 있겠습니까. 의지할 것도, 붙잡을 것도 없는 깊은 바다에 들어가면 어떤 사람이 가라앉지 않습니까?”


174. “항상 계율을 몸에 지니고 지혜가 있고 마음을 한곳에 모아 안으로 살피고 염원이 있는 사람, 그런 사람만이 건너기 어려운 거센 흐름을 능히 건널 수 있다.


175. 관능의 욕망에서 떠나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고 쾌락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만이 깊은 바다에 가라앉지 않을 수 있다.”


176. 설산 야차는 자기 동료들에게 말했다.

“지혜가 깊고 심오한 뜻을 깨닫고 아무것도 갖지 않고 육체의 욕망에 집착하지 않으며 모든 구속에서 벗어나 천상의 길을 가는 저 위대한 선인을 보라.


177. 명성이 높고 심오한 뜻을 깨닫고 지혜를 가르쳐 조고 욕망의 집착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알고 거룩한 길을 가는 저 위대한 선인을 보라.


178. 오늘 우리는 눈부신 태양을 보고, 아름다운 새벽을 만나 상쾌한 기분으로 새날을 맞이했다. 거센 흐름을 건너 번뇌의 때가 묻지 않은, 깨달은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다.


179. 여기 1천이나 되는 야차의 무리들은 초능력이 있고 명성도 가지고 있지만, 우리들은 모두 당신께 귀의합니다. 당신은 우리들의 더없는 스승이기 때문입니다.


180. 우리들은 마을에서 마을로, 산에서 산으로 돌아다니겠습니다. 깨달은 분과 진리의 위대함에 예배드리면서.”

출처 : 불종사
글쓴이 : 현진스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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