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다왕문경

[스크랩] 5. 업의 존재에 대한 증명에 따라

수선님 2018. 10. 21. 12:58

5. 업의 존재에 대한 증명에 따라


왕은 물었다. 

[대왕]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대들(佛子)은 `지옥불은 자연불(自然火)보다도 훨씬 더 강열하다. 자연불 속에 던져진 조약돌은 하루 동안 태워도 녹지 않지만, 큰 집채 만한 바위도 지옥불 속에 들어가면 순식간에 녹아 버린다'고 말합니다.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습니다. 또, 한편 그대들은 `지옥에 태어난 생명체(有情)는 수십만년 동안 지옥불 속에서 타더라도 녹아 없어지는 일이 없다'고 말합니다. 나는 그런 말도 믿지 않습니다. 

장로는 대답했다. 

[존자] 대왕이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암상어와 암악어와 암거북과 암공작과 암비둘기들은 단단한 돌이나 자갈이나 모래를 먹습니까. 

[대왕] 존자여, 그렇습니다. 

[존자] 그렇다면, 그 돌이나 자갈이나 모래는 뱃속에 들어가면 녹아 버립니까. 

[대왕] 그렇습니다. 녹아 버립니다. 

[존자] 그렇다면, 뱃속에 든 그들의 태아(胎兒)도 녹습니까. 

[대왕] 그렇지 않습니다. 

[존자] 어째서 녹지 않습니까. 

[대왕] 존자여, 업의 제약(制約)에 의하여 녹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존자]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지옥에 태어나는 생명체는 수천년 동안 지옥(의 불)속에 있어도 숙업의 제약에 의하여 녹지 않습니다. 지옥에 있는 생명체는 거기서 태어나 거기서 성장하고 또 거기서 죽습니다. 대왕이여,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그는 악업(惡業)이 소멸될 때까지는 죽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대왕] 다시 한번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존자] 대왕이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암사자와 암호랑이와 암표범과 암캐들은 단단한 뼈나 고기를 먹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들은 그런 것을 먹습니다. 

[존자] 그렇다면, 그런 것은 뱃속에 들어가면 녹아버립니까. 

[대왕] 그렇습니다. 녹아버립니다. 

[존자] 그들의 뱃속에 든 태아도 녹습니까. 

[대왕] 그렇지 않습니다. 

[존자] 어째서 녹지 않습니까. 

[대왕] 존자여, 숙업(宿業)의 제약에 의하여 녹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존자]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지옥에 태어난 생명체는 수천년 동안 거기 있어도 숙업의 제약에 의하여 녹지 않습니다. 


[대왕] 또 한번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존자] 대왕이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요나카 인의 부녀자와 크샤트리야의 부녀자와 바라문의 부녀자와 궁성의 부녀자들은 단단한 과자와 고기를 먹습니까. 

[대왕] 그렇습니다. 그들은 단단한 것을 먹습니다. 

[존자] 단단한 것들이 뱃속에 들어 있을 때 녹지 않습니까. 

[대왕] 아닙니다. 녹습니다. 

[존자] 그러면, 그들의 뱃속에 든 어린애도 녹습니까. 

[대왕] 그렇지 않습니다. 

[존자] 어째서 녹지 않습니까. 

[대왕] 존자여, 숙업의 제약에 의하여 녹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존자]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지옥에 있는 생명체는 수천년동안 태우더라도 숙업의 제약 때문에 녹지 않습니다. 만일, 지옥에 태어나면 그들은 거기서 성장하고 거기서 죽습니다. 대왕이여, 그래서 세존께서는 `그는 악업이 소멸되지 않는 한 죽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대왕]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출처 : 붓다의 옛길
글쓴이 : 실론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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