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념처경》의 팔리pali어 원제목은 '마하사티팟타나 숫탄타Mabasati-pattana-suttanta'이다.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올바른 생각으로 대상을 관찰하는 법을 가르치는 경전'이라는 뜻이다.
한역(漢譯)으로된 《대념처경》은 중아함(中阿含)에 속해 있고, 《남전대장경(南傳大藏經)》의 제7권 장아함부(長阿含部)에 번역되어 있다. 이 경은 중생들이 근심이나 걱정, 슬픔, 노쇠를 없애고 올바른 도리를 터득하여 열반의 안락한 세계에 머물도록 하는 가르침이다. 특히 이 경전은 미얀마(구 미얀마), 태국 등 남방 불교권에서 매우 소중히 여겨 승려들이 아침 저녁으로 염송하며 명상수행의 근본 경전으로 받들고 있다.
《대념처경》은 안반수의를 비롯하여 불교의 다섯 가지 기초 수행법인 오정심관을 닦은 다음, 그보다 더 나아가기 위한 수행 방법을 담고 있다. 또한 우리의 마음을 깨끗이 하여 근심을 없애고 올바른 법을 얻어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유일한 명상법에 대한 가르침이 담긴 경전이다. 모든 정신적·물질적 대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여 그 실상을 깨닫게 하는 명상법으로 역시 붓다에 의해서 개척된 것이다.
이 경전은 호흡이나 몸의 구성에서부터 정신작용에 이르기까지, 그 실상을 꿰뚫어보는 힘이 올바른 명상에서 비롯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에 있어서 대상이 되는 모든 것은 명상의 대상이 되며, 그 대상과 하나가 됨으로써 참모습을 제대로 알고 그에 집착하지 않게 되어 절대 안온한 열반의 세계에 안주 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몸, 감수작용, 상념, 일체의 대상 등 사념처에 대한 명상으로부터 시작하여 탐욕, 노여움, 수면, 어리석음과 걱정, 의혹이라는 다섯가지 번뇌인 오개(五蓋), 우리를 형성하고 있는 정신과 물질의 다섯 가지 요소인 오온(五蘊), 눈, 귀, 코, 혀, 피부, 의식이라는 여섯 가지 감각기능인 내외육처(內外六處), 선악을 구별하는 지혜인 염법(念法)의 힘, 선악의 진실을 가리는 택법(擇法)의 힘, 게으르지 않게 수행하는 정진(精進)의 힘, 마음에 선함을 얻어 기뻐하는 희(喜)의 힘, 그릇됨을 없애고 올바른 것을 행하는 식(息)의 힘, 잘못된 것을 과감히 버리고 다시는 그에 집착하지 않는 사(捨)의 힘, 정신통일로 망상을 일으키지 않는 정(定)의 힘 등 일곱 가지 깨달음인 칠각지(七覺支)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은 고(苦)와 그 원인인 집(集), 그 원인을 없앤 멸(滅), 멸에 도달하는 여덟 가지 길인 도(道)등 사제(四諦)에 대해 명상하여 이들을 사실 그대로 직관함으로써 잘못된 생각 등으로 인한 고뇌를 없애는 길을 가르치고 있다.
이 중 첫째인 몸에 대한 가르침을 보면, 들숨과 날숨, 몸의 여러 곳에 대한 직관을 통해 정신집중이 이루어지면 드디어 올바른 견해를 얻어 몸에 대한 잘못된 생각으로 인해 생긴 고뇌를 멸하게 된다고 되어 있다. 이처럼 사물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여 깊은 선정에 들면 그 사물의 실상을 알게 되어 구경지(究竟智)에 이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른바 지(止)와 관(觀)이 동시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정(定)과 혜(慧)가 모두 닦아진다.
흔히 우리는 화두(話頭)라는 공안(公案)을 이용하여 선을 통해 정과 혜의 경지를 닦으려고 하지만, 이 경은 이러한 방편을 통하지 않고 직관으로 깨달음에 이르는 방법을 소개한다. 따라서 계(戒)와 정과 혜를 분리하지 않고 동일시하고 있다.
붓다의 명상은 이와 같이 어떤 방편을 통해서 사물의 실상을 하는 깨달음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고요히 일체의 법이 되어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바로 알아내는 것이다. 바로 현법(現法)에서 구경지를 얻는 가르침이 담겨 있다. 붓다가 6년 고행을 포기하고 나이란자나강 기슭에서 깊은 명상에 들어 모든 것이 있게 되거나 없게 되는 참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알아내고자 했을 때, 이 경전에서 설법한 명상을 실행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경전은 깨달음에 이르게 된 명상인 동시에 깨달음 그 자체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