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관

[스크랩] 중아함경 : 육도 윤회 & 자비희사

수선님 2018. 11. 11. 11:59

존자 사리자가 말하였다.

  "타연이여, 내가 이제 그대에게 물으리니, 그대는 아는 대로 대답하라. 범지 타연이여, 너의 생각은 어떠한가? 지옥과 축생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대답하였다.

  "축생이 낫습니다."

 

  "타연이여, 축생과 아귀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아귀가 낫습니다."

 

  "타연이여, 아귀와 사람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사람이 낫습니다."

 

  "타연이여, 사람과 사왕천(四王天)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사천왕이 났습니다."

 

  "타연이여, 사왕천과 삼십삼천(三十三天)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삼십삼천이 낫습니다."

 

  "타연이여, 삼십삼천과 염마천(焰摩天)6)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염마천이 낫습니다."

 

  "타연이여, 염마천과 도솔타천(兜率天)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도솔타천이 낫습니다."

 

  "타연이여, 도솔타천과 화락천(化樂天)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화락천이 낫습니다."

 

  "타연이여, 화락천과 타화락천(他化樂天)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타화락천이 낫습니다."

 

  "타연이여, 타화락천과 범천(梵天)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범천이 제일 좋습니다. 범천이 가장 좋습니다."

 

  존자 사리자가 말했다.

  "타연이여, 세존(世尊) 지견(智見) 여래(如來) 무소착(無所着) 등정각(等正覺)께서 4범실(梵室)7)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6) 고려대장경에는 험마천(摩天)으로 되어 있다. 송 원 명 3본(本)에 의거하여 염마천(焰摩天)으로 수정하였다.

7) 4무량심(無量心), 즉 자(慈) 비(悲) 희(喜) 사(捨) 네 가지를 일컫는 말로서 이 네 가지를 잘 닦아 익히면 능히 대범천(大梵天)의 과보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족성남과 족성녀가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혀서 욕심을 끊고 욕념(欲念)을 버리게 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범천에 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타연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마음이 자애[慈]와 함께하여 한 방위[方]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이와 같이 2 3 4방과 4유 상하의 일체에 두루한다. 마음은 자애와 함께하므로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랑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도록 성취하여 노닌다.

 

이와 같이 불쌍히 여김[悲]과 기뻐함[喜]도 또한 그러하며, 마음은 평정[捨]과 함께하므로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다.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도록 성취하여 노닌다. 이것이 이른바 세존 지견 여래 무소착 등정각께서 설하신 4범실이라는 것이다. 또 족성남과 족성녀가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혀서 욕심을 끊고 욕념을 버리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범천에 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이에 존자 사리자는 타연을 교화하고, 그를 위해 범천의 법을 설하여 마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사리자가 왕사성에서 나와 미처 죽림가란다원에 이르기도 전에, 범지 타연은 사범실을 닦아 익혀 욕심을 끊고 욕념을 버리고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범천에 태어났다.

 

   이 때 세존께서는 무량한 대중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그들을 위해 설법하고 계셨다. 세존께서 멀리서 존자 사리자가 오는 것을 보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리자 비구는 총명한 슬기[聰慧] 빠른 슬기[速慧] 민첩한 슬기[捷 慧] 예리한 슬기[利慧] 넓은 슬기[廣慧] 깊은 슬기[深慧] 도(道)로 나아가는 슬기[出要慧] 밝게 통달한 슬기[明達慧] 변재의 슬기[辯才慧]가 있다. 사리자는 진실한 슬기를 성취했다. 사리자 비구는 범지 타연을 교화하고, 그를 위해 범천의 법을 설명해주고 오는 중이다. 만일 다시 범천법보다 더 윗단계의 법으로 교화했더라면 법다운 법을 속히 깨닫게 했을 것이다."

 

  이에 존자 사리자는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여, 너는 어찌하여 범지 타연에게 범천보다 더 윗단계의 법을 가르

  치지 않았느냐? 만일 더 윗단계의 법으로 교화했더라면, 그는 더 빨리 법다운 법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사리자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모든 범지들은 오랫동안 범천에 집착하고 범천을 좋아하며, 범천을 구경(究竟)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들은 범천을 존경하며 실로 범천이 있다고 하면서 '우리 범천'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세존이시여, 제가 그렇게 대응해 주었나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사리자와 한량없는 대중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출처 : 무인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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