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가 열한 가지 법을 성취하면 반드시 성장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열한 가지 법이란 어떤 것인가? 이에 비구가
- 계율을 성취하고,
- 삼매를 성취하며,
- 지혜를 성취하고,
- 해탈을 성취하며,
- 해탈지견을 성취하고,
- 모든 감각기관이 고요하며,
- 음식에 만족할 줄을 알고,
- 항상 공법(共法)을 닦으며,
- 또 그 방편을 알고,
- 그 뜻을 분별하며,
- 이양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이 비구가 이 열한 가지 법을 성취한다면, 그는 크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왜냐 하면 일체 모든 행에 바로 이 열한 가지 법이 있기 때문이니라."
이 때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무슨 까닭입니까? 진실로 거기서 벗어나는 것이 없는 열한 가지 법이 있습니까? 무엇이 그 열한 가지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른바 열한 가지란
- 아란야에서 살고,
- 걸식하며,
- 한 곳에 앉고,
- 하루 한 끼만 먹으며,
- 한 낮에 먹고,
- 집을 가려 걸식하지 않으며,
- 세 가지 법의만 입고,
- 나무 밑에 앉으며,
- 한적한 곳 한데에 앉고,
- 기운 누더기 옷을 입으며,
- 혹은 무덤 가에서 사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어떤 사람이 열한 가지 법을 성취하면 곧 이르는 곳이 있을 것이다'는 것이니라. 나는 거듭 너에게 말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11년 동안 이 법을 공부한다면, 그는 현재의 몸으로 아나함을 이룰 것이요, 몸을 바꾸면 곧 아라한을 이룰 것이다.
비구들아, 11년은 고사하고 9년, 8년, 7·6·5·4·3·2·1년 동안만이라도 이 법을 공부한다면 곧 아나함이나 혹은 아라한, 두 과위(果位)를 이룰 것이다. 또 1년은 고사하고 한 달 동안만 그 법을 수행하더라도 그 비구는 아나함이나 혹은 아라한의 두 과위를 이룰 것이다. 왜냐 하면 12인연 즉 태어남·늙음·병듦·죽음·근심·걱정·괴로움·번민이 모두 이 열한 가지 법 가운데서 나오기 때문이니라.
나는 이제 너희들에게 말하나니, 너희들은 가섭 비구 같은 사람이 되라. 만일 어떤 사람이 남들이 꺼리고 괴롭게 여기는 법을 수행한다면 그런 행에는 미치기 어렵다. 왜냐 하면 가섭 비구는 이 열한 가지 법을 성취하였기 때문이니라.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과거의 다살아갈(多薩阿竭)3)께서도 등정각을 이루고 이 열한 가지 법을 성취하셨느니라.
지금 가섭 비구는 일체 중생을 모두 가엾이 여긴다. 만일 과거의 여러 성문들을 공양하면 후생에서야 비로소 그 과보를 받겠지만 만일 가섭을 공양한다면 현재의 몸으로 곧 그 과보를 받을 것이다.
만일 내가 무상등정각(無上等正覺)을 이루지 못했더라면 훗날 분명 가섭으로 말미암아 등정각을 이루었을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 가섭 비구는 과거의 여러 성문들보다 뛰어나느니라. 그러므로 가섭 비구와 같은 이가 있다면 그는 곧 우두머리 보살이 될 것이다.
비구들아,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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