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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상좌불교 전통에서의 사마타(止) 위빠사나(觀) 수행-

수선님 2018. 12. 9. 12:19
 

-상좌불교 전통에서의 사마타(止) 위빠사나(觀) 수행-


                                                                  *일중 (一中) 스님


Ⅰ. 머리말


 빠알리(Pāli) 경장의 증지부(Aṅguttara-Nikāya)에는『질병 경(Roga sutta)』이 있다. 여기서 붓다는 인간의 정신건강에 대해 매우 놀라운 말씀을 하신다. 

 비구들이여, 신체적인 질병에서 1년, 2년, 3년, ... 10년, 20년, ..50년, 혹은 100년 동안 자유롭다고 인정하는 사람들은 볼 수 있다.


그러나 비구들이여, 아라한을 제외하곤, 단 한 순간이라도 정신적인 질병에서 자유롭다고 인정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찾아보기 어렵다.*1)


 그러니까 붓다는 아라한을 제외한 모든 인간을 무명과 번뇌, 속박들에 시달리는 환자로 보셨다. 21세기인 현재, 신체적인 질병(kāyika roga)은 다양한 약품이나 치료법으로 고칠 수 있지만, 정신적인 질병(cetasika roga)은 무엇으로 고칠 것인가? 정신적인 질병을 앓고 있는 이 인류에게 붓다가 내려주신 처방전은 무엇인가?


빠알리 경전들에 의하면, 그것은 바로 명상수행(meditation)이라는 약(medicine)이다.

불교수행(bhāvanā)은 정신적인 번뇌들을 제거함으로서 마음을 정화시키는 심리치료의 본질을 가진다. 이것이 바로 고집멸도 4성제의 원리이다.


그러면 붓다가 제시하신 실제적인 수행체계와 수행방법은 무엇인가?

어떤 수행법이 안팎으로 얽혀 있는 욕망으로부터 인간들을 자유롭게 할 것인가?

상응부 천신상응(devata -samyutta)의『얽힘(Jatā)경』에서 붓다는 다음과 같은 해답을

제시하신다. 


계에 굳게 서 있는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삼매)과 지혜를 닦는다.

열심히 정진하는 현명한 비구, 그는 이 (욕망의) 얽힘을 풀어낸다.

(Sīle patiṭṭhāya naro sapañño cittaṃ paññaṃ ca bhāvayaṃ.   

Ātāpi nipako bhikkhu so imaṃ vijataya jātaṃ).*2)

 상응부 경전에 나오는 이 게송은 상좌불교 전통의 대 주석가, 붓다고사(Buddhagosa)가『청정도론(Visuddhimagga)』의 맨 첫 장 첫머리에 인용했던 것으로,*3) 초기불교의 계정혜(戒定慧) 3학의 수행체계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계정혜 3학이라는 이 점진적 수행체계는『초전법륜경』*4)에서 중도(中道)라고 설파했던 8정도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럼 이 3학과 8정도의 최종적인 수행목표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해탈(vimutti), 혹은 아라한과의 성취이다.


본 논문은 상좌불교 전통(Theravāda tradition)의 빠알리(Pāli) 문헌들에 바탕을 둔 불교수행의 두 가지 접근방법, 즉 사마타(止)와 위빠사나(觀) 수행에 대해서 고찰해보고자 한다. 


Ⅱ. 빠알리(Pāli) 문헌들에 나타난 사마타(止) 위빠사나(觀) 수행


 사마타 위빠사나는 불교 수행의 전문 용어들이다.

빠알리(Pāli) 용어로 사마타(samatha)는 고요, 평온, 맑음을 의미하여

한문으로는 지(止)로 번역했다.


위빠사나(vipassanā)는 내관, 통찰을 의미하여 관(觀)이라고 번역했다. ‘고요와 통찰’이라는 이 두 용어는 수행결과로써 생긴 마음의 특별한 상태(state)와 작용(function)을 나타내거나, 또는 그러한 상태나 열반에 도달하기 위한 접근방법(approach)과 수단(means, vehicle)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서 사마타 수행(samatha bhāvanā)이 삼매(samādhi)를 개발하는 고요(마음집중) 수행법이라면, 위빠사나는 지혜(paññā)를 개발하는 통찰 수행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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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註1) AN Ⅱ, 143 : Dissanti bhikkhave sattā kāyikena rogena ekaṃ pi vassaṃ ārogyaṃ patijānamānā, dve pi vassāni ... tīni pi vassāni ... dasa pi ... vīsatiṃ pi ... paññāsam pi, ... vassasataṃ pi āogyaṃ patijānamānā. Te bhikkhave sattā dullabhā lokasmiṃ ye cetasikena rogena muhuttaṃ pi ārogyaṃ patijānanti aññatra khīnāsavehi. (여기서 ‘khīnāsavo'는 ‘번뇌를 다 끊어버린 자’ 라는 의미로 아라한(Arahant)의 다른 이름이다.)

*註2) SN Ⅰ, 13.*註3) Vism Ⅰ, 1, 710. 『청정도론(Visuddhimagga)』은 PTS본을 사용했다. *註4) SN Ⅴ, 420-424.


1. 빠알리 경전에서의 사마타 위빠사나 수행


 장부(Dīgha-Nikāya)의『다숫따라 경(Dasuttara sutta)』은 “수행해야만 할 두 가지 법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사마타와 위빠사나”*5)라고 대답한다.


상응부의 『고요 경(samatho sutta)』도 “비구들이여, 열반으로 이끄는 도(道, magga)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사마타와 위빠사나"*6)라고 대답한다.

이 인용문으로 볼 때, 사마타 위빠사나는 닦아야만 할 두 가지 수행방법이며 열반으로 가기 위한 수단방법이 된다. 사실 사마타 위빠사나라는 용어들은 초기경전에는 아주 드물게 사용된다.


그러나 수행의 출발점에서부터 시작하여 4선을 거쳐 최종의 완전한 해탈에 이르기까지,

수행의 전 과정에 대한 내용은 경전에 자주 언급된다.


붓다는 여기서 어느 부분이 사마타이고 어느 부분이 위빠사나인지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지만, 경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구분을 알 수 있다. 증지부(Aṅguttara-Nikāya)의 한 경전은 사마타 위빠사나 수행에 대해 비교적 정확하게 정의하고 있어 인용해보고자 한다.


 비구들이여, 명지(明智, vijjā)*7)를 얻는데 도움 되는 두 가지 조건(법)이 있다. 두 가지란 무엇인가? 사마타와 위빠사나다. 비구들이여, 사마타를 개발하면, 무슨 이익이 있는가? 마음(citta)이 개발된다. 마음이 개발되면 무슨 이익이 있는가? 탐욕(rāga)이 소멸된다.


 비구들이여, 위빠사나를 개발하면, 무슨 이익이 있는가? 지혜(paññā)가 개발된다.

지혜가 개발되면, 무슨 이익이 있는가? 무명(avijjā)이 소멸된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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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註5)DN Ⅲ, 273 : Katame dve dhammā bhāvetabbo? Samatho ca vipassanā ca.

*註6)SN Ⅳ, 360, 362 : Katamo ca bhikkhave asaṅkhatagāmi maggo? Samatho vipassanā ca. 여기서 아상카따(asaṅkhata)는 ‘조건 되지 않은 상태’ 라는 뜻으로 ‘열반(nibbāna)’을 가리킨다.  *註7)明知(vijjā)는 초기경전에서 보통 숙명통(宿命通), 천안통(天眼通), 누진통(漏盡通) 등의 三明(tevijjā)을 말한다. 앞의 둘은 사마타 수행의 결과이고, 누진통은 사마타를 바탕으로 한 위빠사나 수행의 결과로 본다. *註8)AN Ⅰ, 61 : Dve me bhikkhave dhammā vijjābhāgiyā. Katame dve? Samatho ca vipassana ca. Samatho ca bhikkhave bhāvito kaṃ atthaṃ anubhoti? cittaṃ bhāvīyati. Cittaṃ bhāvitaṃ kaṃ atthaṃ anubhoti? Yo rāgo so pahīyati. Vipassanā bhikkhave bhāvitā kaṃ atthaṃ anubhoti? Paññā bhāvīyati. Pañña bhāvitā kaṃ atthaṃ anubhoti? Yā avijjā sā pahīyati.


 위 인용문으로 볼 때, 사마타와 위빠사나는 두 가지 다른 목적과 결과를 가지는,

두 가지 다른 수행 방법임이 분명하다.


사마타는 삼매(samādhi)나 선정(jhāna)을 내포하는 마음(citta)을 개발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사마타 수행은 모든 탐욕(rāga)*9)을 제거하지만, 무명(avijjā)은 제거하지 못한다고 한다.


왜 그런가?

사마타 수행은 마음에 드러나는 번뇌의 단계(pariyuṭṭhāna)만을 다룰 뿐,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잠재 번뇌(anusaya)는 건드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잠재 번뇌(anusaya)와 근본 무명(avijjā)은 오직 위빠사나 수행을 통해 다루어질 수 있다.


지혜(paññā)만이 무명(avijjā)에 대한 대책이고, 지혜만이 이 잠재 번뇌를 근원적 차원에서 뿌리 뽑을 수 있다.*10)  그러므로 사마타 수행만으로는 완전한 해탈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 초기불교와 상좌불교 전통의 이론이다.


최상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이 함께 실천되어져야만 한다.

이것이 왜 위빠사나 수행이 강하게 강조되고 있으며, 왜 위빠사나 수행이 사마타나 사마디(삼매)에 기반을 두고 수행되어져야만 하는가의 이유이다.   


2. 빠알리 주석서에서의 사마타 위빠사나 수행

 상좌불교 전통의 가장 권위 있는 주석서인『청정도론』은 삼매(samādhi)를 ‘선한 마음의 일념집중(kusalacittekaggatā)'*11)라고 정의한다.


이 주석서는 삼매(사마디), 즉 근접삼매(upacāra-samādhi)나 몰입삼매(appanā-samādhi)를 개발하기 위하여 40여 가지의 사마타 수행주제(kammaṭṭhāna)를 제시한다.*12)


주석서에 의하면, 이 사마타 수행을 통해서 얻어지는 이익과 결실은 색계 4선(4 rūpa jhānas)과 무색계 4선(4 arūpa jhānas)이라는 높은 선정의 단계들과 5신통으로 알려진 특별한 앎(abhiññā)을 얻는 것이다.*13)


위빠사나 수행은 몸과 마음의 현상(명색, nāma-rūpa), 혹은 4념처나 5온을 관찰함으로서, 존재의 본질이 무상·고·무아(anicca dukkha anattā)라고 있는 그대로를 알아가는(yathābhūta-ñāṇa) 통찰 수행이다.


이 위빠사나 수행을 통해서, 수행자가 10가지 위빠사나 지혜(vipassanā-ñāṇa)를 계발한다면, 그는 이전에 완성시켰던 계청정(戒淸淨)과 심청정(心淸淨)을 기반으로 5 가지의 혜청정(慧淸淨)을 점차로 완성시킨다.


수행자는 이렇게 위빠사나 수행을 통해서 계정혜 3학의 완성이라 할 수 있는 7청정(satta-visuddhi)을 성취한다.


성인의 네 단계를 차례로 얻음으로서 완전한 해탈에 이르는 것이 바로 위빠사나 수행의 이익과 결실이다.*14)


초기경전에 비해서 주석서는 이 주제들을 보다 더 체계적이며 심도 있게 설명하고 있다.  


Ⅲ. 사마타(止) 위빠사나(觀) 수행의 차이점과 상호관계


1.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의 차이점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의 개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 두 수행간의 특징과 차이점을

비교하여 도표로 만들었다. 이 구분은 경전과 주석서 그리고 현대의 학자나 수행지도자들의 저술들을 참고하면서15) 정리한 것이다.


적요

사마타(止)

 수행위빠사나(觀)

 수행어원의 의미

  마음집중, 고요, 평온

  통찰, 내관, 지혜관찰

 대상

  단일한 대상 (하나)

  찰라마다 변하는 대상 (다수)

 수행 주제

  40여 가지의 수행주제(kammaṭṭhāna)들

  신수심법 4념처(satipaṭṭhāna) 혹은 5온

 수행 목적

  삼매(samādhi), 선정(jhāna) 개발

  무상·고·무아를 아는 지혜(paññā) 개발

 수행 방법

  한 대상에 마음을 집중, 고정시키는 방법

  수시로 변하는 대상을 관찰하는 방법

 주요 수행도구

  사띠(알아차림), 사마디(마음집중)

  사띠, 사마디, 삼빠자나(분명한 앎)

 다른 번뇌의 단계

  마음에 드러나는 번뇌(pariyuṭṭhāna)

  심층에 잠재된 번뇌(anusaya)

 중간과정의 결과

  5개(五蓋) 제거, 근접삼매,

   10 통찰지혜의 점진적 개발,

 후반과정의 결과

 몰입삼매 (색계 4선과 무색계 4선)

  열반, 10족쇄 소멸, 성인

4과위 성취

 얻어지는 청

  심청정(心淸淨) 

  혜청정(慧淸淨 5 가지)

 최종 결실

  5신통(신족 타심 천이 숙명 천안)

   (누진통) 해탈, 아라한

                                           

 위 도표로 볼 때,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은 각각 그 고유한 목적과 역할이 있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그러나 이 두 수행법은 완전히 분리되거나 별개로 독립된 것은 아니다.

그럼 이 두 가지 수행법이 어떻게 연결되고 관련되는지 살펴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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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註9) 탐욕(rāga)은 감각적인 탐욕(kāmarāga), 색계에 대한 탐욕(rūparāga), 무색계에 대한 탐욕(arūparāga)이 있다. *註10)Bhikkhu Bodhi, The Noble Eight-fold Path (Kandy, BPS, 1994), p.104.  *註11)Vism Ⅲ, 84. *註12)Vism Ⅲ-Ⅺ, 89-313. 40가지 수행주제는 10까시나, 10부정관, 10수념, 4범주, 4무색정, (음식에 대한) 1인식, (4대에 대한) 1분석 등이다.

 Bhikkhu Bodhi, A Comprehensive Manual of Abhidhamma (Abhidhammatthasangaha) (Kandy, BPS, 1993), pp.329-366 ; 대림스님·각묵스님, 『아비담마 길라잡이』(초기불전연구원, 2002), pp.727-831 참조.  


*註13)Vism Ⅲ-ⅩⅢ.

*註14)Vism ⅩⅣ-ⅩⅩⅢ.

*註15)Paravahera Vajiranana, Buddhist meditation in Theory and Practice (Kuala Lumpur, PBMS, 1975). Rupert Gethin, Bhikkhu namoli, The Path of Purification (Visuddhimagga), (Kandy, BPS, 1991). U Janka Saydaw, Vipassana Meditation : The Path to Enlightenment (Dehiwala, Systematic Print ltd, 1985). U Pandita Sayadaw, on the Path to Freedom, (Selangor, Buddhist Wisdom Centre, 1995). Ledi Sayadaw, Manual of Mindfulness of Breathing (Ānāpāna-Dīpanī), (Kandy, BPS, 1999) ; The Maual of Insight (Vipassanā-Dīpanī), (Kandy, BPS). Bhikkhu Bodhi, A Comprehensive Manual of Abhidhamma, (Abhidhammattha Sangaha), (Kandy, BPS, 1993). Nyanatiloka, Buddhist Dictionary, (Kandy, BPS, 1988).


2.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의 상호관계


 상응부의『삼매 경(Samādhi sutta)』은 말하길, “비구들이여, 마음집중(삼매)을 닦아라. 마음이 집중되어 있는(samāhito) 비구는 있는 그대로를(yathābhūtaṃ) 안다(pajānāti).”*16)고 했다. 있는 그대로서의 본질을 알고 보는 것(如實知見, yathābhūta-ñāṇadassana)이 바로 통찰, 위빠사나이다. 삼매(마음집중)는 이런 통찰을 위해서 필수적이다.*17)번뇌로 물든 마음은 육체적 정신적인 현상들의 본질을 정확하게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삼매(samādhi)는 통찰(vipassanā)이 일어나기 위한 바탕이자 전제조건이 된다. 만약 사마타 수행의 진정한 목적과 의의가 있다면, 그것은 위빠사나 수행을 돕는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증지부에는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의 상호관계를 보여주는 아주 좋은 경전이 있다. 아난다 장로(Ananda Thera)가 설한 이 경전은 아라한의 성취에 대한 네 가지 경로(범주)를 설명한다. 본 논문에서는 세 가지만 인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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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註16)SN Ⅲ, 13, Ⅳ, 80 : Samādhiṃ bhikkhave, bhāvetha. samāhito, bhikkhave, bhikkhu yathābhūtaṃ pajānāti. *註17) U Ko Lay, Manual of Vipassana Meditation, (Iagtpuri, Vipassana Research Institute, 2002). p.55.


 벗이여, 여기에 어떤 비구가 사마타(止)를 먼저 닦은 후 위빠사나(觀)를 수행한다 (bhikkhu samatha -pubbangamaṃ vipassanaṃ bhāveti). 사마타를 먼저 닦은 후 위빠사나를 수행하면, 도(道, maggo)가 생긴다. 그는 그 도를 따르고 수행하며 많이 익힌다.

그 도를 따르고 수행하며 많이 익히면, 족쇄(足鎖, saṃyojana)들이 끊어지고 잠재 번뇌(anusaya)들이 소멸된다.


 다시 벗이여, 어떤 비구가 위빠사나(觀)를 먼저 닦은 후 사마타(止)를 수행한다 (bhikkhu vipassana- pubbamgamaṃ samathaṃ bhāveti). ......


 다시 벗이여, 어떤 비구가 사마타와 위빠사나(止觀)를 쌍으로 함께 수행(雙修)한다 (bhikkhu samatha vipassanaṃ yuganandhaṃ bhāveti). ......*18)

 이 인용문은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이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을 먼저 닦아야 하는가의 순서와 상관없이, 이 두 가지 수행은 함께 수행하고 개발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중요함으로 드러난다.


수행자가 凡人(puthujana puggala)에서 聖人(ariya puggala)이 되는 과정은, 바로 계를 바탕으로 한 이 두 가지 수행법을 닦아가는 과정이다.때로는 사마타를 먼저 닦고, 때로는 위빠사나를 먼저 닦을 수 있다.


그리고 때로는 사마타와 위빠사나를 함께 쌍으로 닦을 수도 있는데, 이것을 흔히 지관겸수(止觀兼修), 지관쌍수(止觀雙修, samathavipassanā-yuganandha)라고 한다. 증지부의 주석서는 이 지관쌍수의 방법이 초선에서 8정까지 오르면서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수행자가 선정 상태(入定)에서는 사마타를 닦고, 선정에서 나온 상태(出定)에서는 위빠사나를 닦는다. 그러면 선정 상태에서는 왜 위빠사나를 닦을 수 없는가? 왜냐하면 본 선정 상태에서는 상카라(sankhāras, 조건지어진 것들)를 경험하거나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이다.*19)


그러므로 위빠사나 수행은 색계 4선이나 무색계 4선인 몰입 삼매(appanā samādhi) 단계에서는 닦을 수 없고, 선정(jhāna)에서 나온 후에 닦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이 문제는 아주 중요한 주제이므로 나중에 독립된 논문으로 다룰 예정이다.


 상좌불교 전통에서 이 사마타 위빠사나 수행에 근거를 둔 수행자(혹은 아라한)는 지행자(止行者)와 관행자(觀行者) 두 부류가 있다. 지행자(samatha-yānika)는 먼저 사마타 수행으로 근접삼매나 몰입삼매의 8가지 선정 중에서 하나를 얻고, 거기에서 나온 뒤 출세간의 도에 이를 때가지 그 선정을 통찰을 개발하는 바탕으로 사용한다.

관행자(vipassanā-yānika)는 찰라 삼매(khaṇika-samādhi)를 의지하여 위빠사나 수행으로 바로 들어가며, 이 수행을 통해 성인의 도에 이르는 수행자이다.*20)


관행자는 처음부터 (사마타 수행을 전제하지 않고) 오로지 위빠사나 수행만을 하기 때문에, 순관행자(純觀行者, suddhavipassanā-yānika) 또는 건관행자(乾觀行者,sukkhavipassakā)라고도 한다.


여기서 관행자, 순관행자라 할지라도 계정혜 3학의 수행원리를 적용시키는데 문제는 없다.

왜냐하면 수행방법으로서의 사마타는 없었을지라도, 위빠사나(통찰)에 요구되는 찰라 삼매가 전제되었기 때문이다.오늘날 미얀마의 상좌불교 수행전통을 보면, 지행자 범주를 따르는 계통과 관행자 범주를 따르는 계통이 함께 계속 전승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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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註18) AN Ⅱ, 157 ; Patis vol Ⅱ, 92-93 : Idha āvuso bhikkhu samathapubbangamaṃ vipassanaṃ bhāveti. Tassa samathapubbangamaṃ vipassanaṃ bhāvayato maggo sañjāyati. So taṃ maggaṃ āsevati bhāveti bahulīkaroti. Tassa taṃ maggaṃ āsevato bhāvayato bahulīkaroto saṃyojanāni pahīyati anusayā vyantihonti. Puna ca paraṃ āvuso bhikkhu vipassanapubbamgamaṃ samathaṃ bhāveti. Tassa ...... Puna ca paraṃ āvuso bhikkhu samathavipassanaṃ yuganandhaṃ bhāveti. Tassa ......

*註19) AN-a Ⅲ, 143. U Pandita Sayadaw, on the Path to Freedom, p.161 ; Ven. Pa Auk Sayadaw, Knowing and Seeing, (Buddha Dhamma Education Association, p.212.) 이 책은 인터넷 홈페이지(www.buddhanet.net)에서 본 것이다.

*註20) Henepola Gunaratna, The Path of Serenity and Insight, (Delhi, Motilal Banardass Publishers, 1994) pp.146-147. 김재성, 「순관에 대하여」,『불교학 연구 제 4호』(불교학 연구회, 2003), p.272.


Ⅳ. 맺는 말


 사마타 위빠사나 수행법은 빠알리 문헌들에서 제시했던 계정혜 3학의 수행체계에서 정과 혜를 개발하는 수행 방법이다. 이런 수행의 이론적인 기반아래, 매일 매일의 우리 일상에서 우리가 이 수행법을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가에 대해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40여 가지의 사마타 수행 주제 중에서 들숨날숨을 관찰하는 호흡관(ānāpānasati)과 자비, 자애를 개발시키는 慈觀, 慈愛觀(mettā bhāvanā) 수행은 마음집중을 개발하는데 아주 좋다. 이 두 가지는 4선과 3선의 도달이 가능한 수행주제들이고, 설령 선정에 도달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위빠사나 수행을 돕는 일정한 수준의 마음 집중과 고요, 청정이 개발된다.


그렇기에 이 둘 중 하나를 준비수행으로 닦은 뒤, 위빠사나를 닦는다면 효과적일 것이다. 위빠사나 수행으로는 『대념처경(Mahāsatipaṭṭhāna sutta)』에서 설했던 신수심법 4념처가 있다.


4념처는 우리의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현상들을 다 통칭하는데, 일상 속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현상들이 다 위빠사나의 수행대상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말할 때는 ‘말한다’고, 걸을 때는 ‘걷는다’고 알아차려야 한다.

느낌이나 감각이 있으면 그 느낌과 감각을 분명하게 알아차리고 또한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도 분명히 알아차려야 한다. 그리고 마음에 번뇌나 장애들이 있으면, 그것들의 일어남과 사라짐을 분명하게 알아차려야 한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간에 바로 지금 여기에서, 자신의 심신 현상들을 있는 그대로 바르고 정확하게 알아차려가는 것이 바로 위빠사나 수행이다.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바르게 알아차리지 못하면, 그 순간은 바로 무지(moha)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상카라(行, sankhāra)와 업(業, karma)과 고(苦, dukkha)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했다. 그것들은 변화될 수 있는 것이다. 열심히 수행한다면, 그것들은 사라지게 되어있다. 이것이 바로 제행무상(諸行無常, sabbe sankhārā aniccā)의 원리이다.


『대반열반경(Mahāparinibbāna sutta)』에 의하면, 열반에 들기 직전 붓다가 비구들에게 내린 마지막 유훈도 바로 이것이다.


“비구들이여, 지금 그대들에게 선언하노라. 상카라(行)는 사라지는 법이다. 열심히 정진하라”*21)고 하셨다. ‘열심히 정진하라’는 붓다의 메시지는 바로 '수행을 하라'는 의미이다.

수행(bhāvanā, meditation), 즉 상좌불교 전통에서의 사마타 위빠사나 수행은 붓다의 전 가르침에서 키워드(key word)라 할 수 있으며, 또한 장부의 『대념처경』에서 설했던 것처럼 열반으로 가는 '유일한 길(ekāyano maggo)'*22)이기도 하다.  



출처 : 명상스쿨
글쓴이 : 선 암 ♬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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