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편의 명구

[스크랩] 고정된 것은 없다

수선님 2018. 12. 23. 12:50

고정된 것은 없다


미묘한 응대가 정해진 방법이 없으니

어떤 조짐이나 자취를 남겨두지 않는다.


妙應無方  不留朕蹟

묘용무방    불유짐적


- 임제록

 

 

   임제 스님이 제자들을 제접하여 가르치는 데 그 수단과 방법이 무궁무진하여 일정한 방법에 얽매이지 않음을 표현한 말이다. 때로는 할로써, 대로는 방으로써, 대로는 자상한 말씀으로, 또는 침묵으로 근기와 수준과 성격과 소질에 다라 법을 쓰고 눈을 뜨게 하는데, 그 수단과 방법이 무궁무진하여 옆에 있는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참으로 신묘불가측이다. 변화무쌍하다. 선의 도 한 가지 특징이 변화다. 일정하고 가지런하고 고정되고 판에 박은 것들은 딱 질색이다.


   이것인가 하면 저것이고, 저것인가 하면 그것이다. 남쪽인가 하면 북쪽이고, 북쪽인가 하면 서쪽이다. 물인가 하면 나무이고, 흙인가 하면 불이다. 도저히 어느 하나를 잡고 매달려 있을 수 없다. 상식과 고정관념은 아예 이 집에는 키우지 않는다.


   그래서 미루어 짐작하여 조짐을 엿보려고 해도 안 된다. 흘려둔 자취에 눈을 돌려도 이미 십만 팔천 리다. 그러므로 임제 스님은 없다. 실은 없다는 말도 틀리지만.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② [소를 타고 소를 찾는구나]

출처 : 염화실
글쓴이 : 너럭바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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