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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19권 |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
26. 사의단품 ② |
[ 9 ] ② |
세존께서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 |
"너는 지금 사리불(舍利弗)의 사리(舍利)를 받아 가지고 오너라." |
아난이 대답하였다. |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
그 때 아난은 곧 사리를 받아 세존의 손에 올렸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사리를 손에 들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지금 여기에 있는 이것이 사리불의 사리이다. 그는 지혜롭고 총명하였고, 뛰어난 재주와 지혜도 있었으며, 그밖에 여러 가지 지혜가 있었다. 그의 지혜는 이루 다할 수도 없었고, 또한 한정지어 말할 수도 없었다. 그에게는 신속하고 민첩한 지혜, 경편(輕便)한 지혜, 영리한 기미의 지혜, 매우 깊은 지혜, 자세히 살피는 지혜를 다 갖추고 있었다.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을 알며, 한가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였으며, 용맹스런 뜻이 있었고 하는 일이 어지럽지 않았으며, 겁내거나 나약한 마음이 없었고 모든 일에 인내하였으며, 나쁜 법을 없앴고 성품이 부드러워 다투기를 좋아하지 않았으며, 항상 정진(精進)하였고 삼매(三昧)를 행하며 지혜를 익히고 해탈을 생각하였으며, 해탈지견(解脫知見)의 몸을 수행하였었다. |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비유하면 마치 가지가 없는 큰 나무와 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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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졌구나. 그렇다. 비구들아, 지금 여래는 큰 나무인데 사리불 비구가 멸도(滅度 : 涅槃)하고 나니 큰 나무에 가지가 없어진 것과 같구나. |
만일 사리불이 있었으면 그가 노니는 지방은 큰 행운을 만나게 되었을 것이니, 그들이 말하기를 '사리불께서 우리 지방에 계신다'고 하였을 것이다. 왜냐 하면 사리불 비구는 외도(外道)나 그밖에 이교도(異敎徒)들과 변론(辯論)하여 항복 받지 못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니라." |
이 때 대목건련은 사리불이 멸도하였다는 말을 듣고 곧 신통[神足]으로 세존의 처소에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있었다. |
그 때 대목건련이 세존께 아뢰었다. |
"사리불 비구는 이제 이미 멸도하였습니다. 저도 지금 세존께 하직인사를 하고 멸도에 들고자 하옵니다." |
세존께서는 잠자코 아무 대답도 하시지 않으셨다. 목건련은 이와 같이 두 번 세 번 세존께 아뢰었다. |
"저도 멸도에 들려고 하옵니다." |
그런데도 세존께서 역시 잠자코 아무 대답도 하시지 않으셨다. |
그 때 목련은 세존께서 아무 대답도 없이 잠자코 계시는 것을 보고 곧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물러나 떠났다. |
그는 정사(精舍)에 돌아와 가사와 발우를 챙겨두고 라열성(羅閱城 : 王舍城)을 떠나 자신의 출생지인 고향으로 갔다. 그 때 많은 비구들도 존자 목련의 뒤를 따라갔다. 목련은 많은 비구들과 함께 마수(摩瘦)라는 마을로 가서 노닐면서 교화하다가 몸에 중한 병이 들었다. |
이 때 목련은 몸소 맨 땅에 자리를 펴고 앉아 첫 번째 선정에 들었다. 첫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두 번째 선정에 들어갔고, 두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세 번째 선정에 들어갔으며, 세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네 번째 선정에 들어갔다. 다시 네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공처(空處)에 들어갔고, 공처에서 일어나 식처(識處)에 들어갔으며, 식처에서 일어나서 불용처(不用處)에 들어갔고, 불용처에서 일어나서 유상무상처(有想無想處)에 들어갔다. 다시 유상무상처에서 일어나 화광삼매(火光三昧)에 들어갔고, 화광삼매에서 일어나서 수광삼매(水光三昧)에 들어갔으며, 수광삼매에서 일어나 멸진정(滅盡定)에 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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갔다. |
또 멸진정에서 일어나서 수광삼매에 들어갔고, 수광삼매에서 일어나서 화광삼매에 들어갔으며, 화광삼매에서 일어나 유상무상정(有想無想定)에 들어갔다. |
다시 유상무상정에서 일어나서 불용처에 들어갔고, 불용처에서 일어나 식처·공처·네 번째 선정·세 번째 선정·두 번째 선정·첫 번째 선정에 들어갔으며, 첫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공중에 날아올라가 허공에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고 거닐기도 하였다. |
몸 위에서는 불을 내기도 하고 몸 아래에서 물을 내기도 하였으며, 혹은 몸 아래에서 불을 내기도 하고 몸 위에서 물을 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열 여덟 가지 신통 변화를 나타내었다. |
그 때 존자 대목건련이 다시 내려와서 자리에 나아가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시 첫 번째 선정에 들었다. |
첫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두 번째 선정에 들어갔고, 두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세 번째 선정에 들어갔으며, 세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네 번째 선정에 들어갔다. |
다시 네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공처에 들어갔고, 공처에서 일어나서 식처에 들어갔으며, 식처에서 일어나 불용처에 들어갔고, 불용처에서 일어나서 유상무상처에 들어갔으며, 유상무상처에서 일어나 화광삼매에 들어갔다. |
다시 화광삼매에서 일어나 수광삼매에 들어갔고 수광삼매에서 일어나 멸진정에 들어갔으며, 멸진정에서 일어나 도로 수광·화광·유상무상처·불용처·식처·공처·네 번째 선정·세 번째 선정·두 번째 선정·첫 번째 선정에 들어갔다. |
다시 첫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두 번째 선정에 들어갔고 두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세 번째 선정에 들어갔으며, 세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네 번째 선정에 들어갔고, 네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조금 있다가 멸도(滅度)에 들어갔다. |
그 때 마하 목건련이 멸도에 들어가자 때맞추어 온 땅덩이가 크게 진동(震動)하였고, 모든 하늘들은 각각 저마다 아래로 내려와서 대목건련을 뵙고 가지고 온 것을 공양하였다. 혹은 갖가지 향(香)과 꽃으로 공양하는 이도 있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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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공중(空中)에서 창기들이 풍악을 연주하였으며 거문고를 타고 노래하고 춤추면서 존자 목건련을 공양하였다. |
그 때 존자 대목건련이 이미 멸도하자 나라타(那羅陀)라는 마을에서 1유순(由旬) 이내에는 모든 하늘 사람들이 그 안에 가득 차 있었다. 그 때 또 많은 비구들은 특별히 갖가지 향과 꽃을 존자 목건련의 시체 위에 뿌렸다. |
그 때 세존께서는 5백 비구를 거느리시고 라열성에서 걸식하시면서 인간 세상을 유람하며 교화하시다가 차츰 나라타라는 마을로 가시어 5백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 때 사리불과 목건련이 멸도에 드신 지 오래되지 않았다. |
그 때 세존께서는 한데에 앉아서 물끄러미 모든 비구들을 관찰하셨다. 물끄러미 모든 비구들을 관찰하시고 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나는 지금 이 대중들을 관찰해보았는데 왠지 텅 빈 것 같구나. 왜냐 하면 이 대중들 가운데에는 사리불과 목건련 비구가 없기 때문이다. 만일 사리불과 목건련이 나가 노니는 중이라면 그곳은 아마도 쓸쓸하지 않을 것이요, '사리불과 목건련이 지금 여기 계신다'는 소문이 퍼질 것이다. 왜냐 하면 사리불과 목건련은 충분히 저 외도(外道)들을 항복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모든 부처님께서 하시는 일은 참으로 기이하고 특별하구나. 지혜와 신통,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제자가 반열반에 들었지만, 나 여래는 아무 근심도 없다. 과거의 항하강 모래알처럼 많은 여래에게도 또한 이러한 지혜와 신통이 있는 제자들이 있었고, 미래의 여러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셔도 지혜와 신통, 이 두 가지를 갖춘 제자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세간에는 두 가지 보시의 업(業)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재물(財物)의 보시와 법(法)의 보시를 말하는 것이니라.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일 재물의 보시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마땅히 사리불과 목건련 비구에게서 구해야 할 것이고, 만일 법의 보시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마땅히 나에게 와서 그것을 구해야 한다. 왜냐 하면 지금 나 여래에게는 재물의 보시가 없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오늘 사리불과 목건련 비구의 사리(舍利)에 공양하여라." |
그 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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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과 목건련의 사리에 어떻게 공양해야 합니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마땅히 갖가지 향과 꽃을 모아 네거리 길에다 네 개의 절[寺]과 탑[偸婆]을 세워라. 그 까닭은 만일 누가 절을 세우려고 하면 그는 네 가지 탑을 꼭 세워야 하겠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전륜성왕(轉輪聖王)의 탑을 꼭 세워야 하고, 번뇌가 다 없어진[漏盡] 아라한(阿羅漢)의 탑을 세워야 하며, 벽지불(辟支佛)의 탑을 세워야 하고, 여래의 탑을 세워야 하느니라." |
그 때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
"어떤 인연(因緣)으로 여래를 위해 탑을 꼭 세워야 하며, 또 어떤 인연으로 벽지불과 번뇌가 다 없어진 아라한과 전륜성왕을 위해 탑을 세워야 한다고 하십니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너는 지금 마땅히 알아야 한다. 전륜성왕은 스스로 열 가지 선행(善行)과 열 가지 공덕(功德)을 닦고, 또 다른 사람을 시켜서 열 가지 착한 공덕을 닦게 한다. 어떤 것이 그 열 가지인가? 자기 자신이 살생(殺生)하지 않고 또 다른 사람을 시켜서 살생하게 하지 않으며, 자기 자신도 도둑질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시켜 도둑질하게 하지 않으며, 자기 자신이 음행(淫行)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시켜서 음행하지 않게 하며, 자기 자신이 거짓말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시켜 거짓말을 하게 하지 않는다. |
또 자기 자신이 비단처럼 부드러운 말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시켜서 비단처럼 부드러운 말을 하게 하지 않으며, 자기 자신이 질투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시켜서 질투하게 하지 않으며, 자기 자신이 소송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시켜서 소송하게 하지 않으며, 자기 자신의 뜻도 바르고 다른 사람을 시켜서 다른 사람의 뜻도 어지럽게 하지 않으며, 자기 자신도 바른 소견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시켜서 바른 소견을 행하게 한다. |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전륜성왕은 이런 열 가지 공덕이 있기 때문에 탑을 세워야 하느니라." |
그 때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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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슨 인연으로 여래의 제자를 위해 탑을 세워야 하나이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번뇌가 다 없어진 아라한은 다시는 후생에서 몸을 받지 않고 깨끗하기는 마치 순금(純金)과 같으며, 3독(毒 : 貪·瞋·癡)과 5사(使 : 貪·瞋·癡·慢·疑)가 영원히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인연으로 여래의 제자를 위해 마땅히 탑[偸婆]을 세워야 하느니라." |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무슨 인연으로 벽지불을 위해 탑을 세워야 합니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벽지불은 스승이 없이 스스로 깨달아 모든 번뇌[結使]를 없애고 다시는 태(胎)를 받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탑을 세워야 하느니라." |
이 때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
"다시 무슨 인연으로 여래를 위해 반드시 탑을 세워야 합니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아난아, 여래는 열 가지 힘[十力]이 있고 네 가지 두려움이 없으며[四無所畏], 항복하지 않는 이를 항복 받고 건너지 못한 이를 건네주며, 도를 얻지 못한 이는 도를 얻게 해주고 반열반하지 못한 이는 반열반하게 해주며, 여러 사람들이 보고는 모두 기뻐한다. 그러므로 아난아, 여래를 위해 마땅히 탑을 세워야 하느니라." |
그 때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1)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존자 바가리(婆迦梨)2)는 중한 병(病)에 걸려 대소변(大小便) 위에 |
1)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47권 1,265번째 소경인 「발가리경(跋迦梨經)」이 있다. |
2) 팔리어로는 Vakkalin라고 한다. 또는 발가리(跋迦利)라고도 하며, 번역하여 착수피의(着樹皮衣)라고 한다. 사위성(舍衛城) 사람으로 바라문(婆羅門) 종족 출신이며, 부처님의 제자 중 신해(信解)가 제일인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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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 있으면서 마음 속으로 칼로 자살을 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일어나 앉을 기운조차 없었다. 존자 바가리가 그 시자(侍者)에게 말하였다. |
"너는 지금 칼을 가지고 오너라. 내가 자살을 하려고 한다. 왜냐 하면 지금 석가문(釋迦文) 부처님의 제자들 중에서 신해탈(信解脫)을 얻은 사람으로 나보다 뛰어난 사람은 없지만, 그러나 나는 지금도 오히려 번뇌가 남아 있어 마음이 해탈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래의 제자들로서 고뇌를 당할 때에는 또한 칼로 자살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 이 목숨으로는 도저히 이 언덕에서 저 언덕으로 건너갈 수가 없다." |
그 때 바가리 제자는 출가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금세(今世)와 후세(後世)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였고, 이 언덕에서 저 언덕으로 건너가는 것도 알지 못하였으며, 또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는 것도 알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곧 칼을 가져다 주었다. |
이 때 바가리는 손에 칼을 잡고 나서 견고한 믿음으로써 칼로 자신을 찔렀다. 이 때 바가리는 칼로 자신을 찌르고 나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
'나는 석가문 부처님의 제자 중에서 하는 일이 법답지 않으며, 나쁜 이익만 얻고 좋은 이익은 얻지 못하였다. 그리고 여래의 법 속에서 증명을 받지 못한 채 목숨을 마치는 것이다.' |
그 때 존자 바가리는 곧 5성음(盛陰)을 생각하였다. |
'이것은 색(色)이다, 이것은 색의 발생[色習]이다, 이것은 색의 사라짐[色滅盡]이다, 이것은 통(痛 : 受)·상(想)·행(行)·식(識)이다, 이것은 통·상·행·식의 발생[習 : 集]이다, 이것은 통·상·행·식의 사람짐이다.' |
그는 이 5성음을 깊이 생각하고 '생겨난 모든 법은 어느 것이나 다 사라지고 마는 법이다'라고 알았다. |
그런 이치를 알고 나서 곧 번뇌가 있어 마음이 해탈(解脫)하게 되었다. 그 때 존자 바가리는 무여열반(無餘涅槃) 세계에서 반열반(般涅槃)하였다. |
그 때 세존께서는 천이(天耳)로 존자 바가리가 칼을 구해 자살하였다는 말을 들으시고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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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위성에 살고 있는 모든 비구들을 모두 한곳에 모이게 하라. 내가 분부할 것이 있다." |
그 때 존자 아난은 세존의 분부를 받고, 곧 모든 비구들을 보집강당(普集講堂)에 모았다. 그리고 그는 돌아가 세존께 아뢰었다. |
"지금 비구들이 이미 한곳에 모두 모였습니다." |
이 때 세존께서는 비구승(比丘僧)들을 거느리고 앞뒤로 둘러싸인 채 바가리 비구가 살고 있는 정사(精舍)로 가셨다. 마침 그 때 폐마(弊魔) 파순(波旬)은 존자 바가리의 신식(神識)이 어디 있는가를 알려고 하였다. |
'사람에게 있는가,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에 있는가? 하늘·용(龍)·귀신(鬼神)·건답화(乾沓和 : 乾達婆)·아수륜(阿須輪 : 阿修羅)·가류라(迦留羅 : 迦樓羅)·마휴륵(摩休勒 : 摩候羅迦)·열차(閱叉 : 夜叉)에 있는가? 지금 이 신식은 결코 존재하는 곳이 있는가, 있다면 어디서 놀고 있는가?' |
동(東)·서(西)·남(南)·북(北)·사유(四維)·상(上)·하(下)를 두루 찾아보았으나 신식이 있는 곳은 알 수가 없었다. 이 때 마(魔) 파순은 몸만 매우 고달프고 신식이 있는 곳은 알아내지 못하였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승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그 정사로 갔다. 그 때 세존께서는 마왕(魔王) 파순이 신식이 있는 곳을 알려고 하는 것을 보시고,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너희들은 이 정사 안에서 어떤 큰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느냐? 또는 어떤 괴상한 빛을 보았느냐?" |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미 보았습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그것은 폐마 파순이 바가리의 신식이 있는 곳을 알아내려고 하는 것이다." |
그 때 존자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바가리의 신식이 어디 있는가를 말씀하여 주소서."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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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리 비구의 신식은 영원히 집착하는 데가 없어졌다. 그 족성자(族姓子)는 이미 열반에 들었으므로 그렇게 유지해 갈 것이다." |
그 때 존자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
"저 바가리 비구는 언제 이러한 네 가지 진리[四諦]를 깨달았습니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오늘 그 진리를 깨달았다." |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그 비구는 병을 앓고 있은 지 이미 오래 되었습니다. 그는 본래 범인(凡人)이었습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그렇다, 아난아. 네 말과 같다. 다만 그 비구는 괴로움을 꺼려한 지 이미 오래되었다. 그래서 석가문 부처님의 여러 제자들 중에서 신해탈(信解脫)을 얻은 이로서는 이 사람이 제일이다. 그러나 아직 번뇌가 남아 있어서 심해탈(心解脫)을 얻지 못하였으므로 그는 '나는 이제 칼을 구해 자살한다'고 하였던 것이다. |
그 비구가 자살하려고 할 때에 곧 여래의 공덕을 생각하였고 목숨을 버리던 날에는 5성음(盛陰)을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곧 이렇게 말하였다. |
'이것은 색(色)이다, 이것은 색의 발생[色習]이다, 이것은 색의 사라짐[色滅盡]이다.' |
그 때 그 비구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자 모든 존재의 살생 요인이 되는 법이 아주 다 사라져 없어졌다. 그래서 그 비구는 이미 반열반한 것이니라." |
그 때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네 가지 의단법(意斷法)과 |
네 가지 어둠[闇]과 늙음의 법과 |
아이(阿夷)와 법의 본말(本末)과 |
사리(舍利)와 바가리(婆迦梨)에 대해 설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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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등취사제품(等趣四諦品) |
[ 1 ]3)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비구들아, 내가 항상 설명하는 법은 이른바 네 가지 진리[四諦]이다. 그러므로 무수한 방편(方便)으로써 이 법을 관찰하고 그 뜻을 분별하여 사람들을 위해 널리 연설하였다. |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괴로움의 진리[苦諦]이니, 무수한 방편으로써 이 법을 관찰하고 그 뜻을 분별하여 사람들을 위해 널리 설명하였다. |
또 무수한 방편으로 그 발생[集]·사라짐[盡]·사라지는 길[道]의 진리를 설명하고 그 법을 관찰하고 그 뜻을 분별하여 사람들을 위해 널리 연설하였다. |
너희 비구들은 마땅히 사리불 비구를 친근히 하고 받들어 섬기고 공양해야 하느니라. 그 까닭은 저 사리불 비구는 무수한 방편으로써 이 네 가지 진리를 설명하였고 사람들을 위해 널리 연설하였기 때문이다. |
사리불 비구가 중생들과 사부대중들을 위해 그 뜻을 분별하였고 사람들을 위해 널리 연설할 때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이 온갖 번뇌가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느니라. |
또 너희 비구들은 마땅히 사리불과 목건련 비구를 친근히 하고 받들어 섬기고 공양해야 한다. 왜냐 하면 사리불 비구는 중생들의 부모요, 낳은 뒤에 길러서 자라게 한 것은 목건련 비구이기 때문이다. 그 까닭은 사리불 비구는 사람들을 위해 법을 설명하여 네 가지 진리를 반드시 성취시키고, 목건련 비구는 사람들을 위해 설법하여 최상의 진리[第一義]를 반드시 성취시키고 번 |
3)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중아함경』 제7권 31번째 소경인 「분별성제경(分別聖諦經)」이 있고, 이역경(異譯經)으로는 후한(後漢) 시대 안세고(安世高)가 한역한 『불설사제경(佛說四諦經)』이 있다. |
[496 / 1393] 쪽 |
뇌가 없는 행[無漏行]을 성취시켜주었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사리불과 목건련 비구를 친근히 하여야 하느니라." |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고요한 방으로 들어가셨다. |
세존께서 떠나신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아 사리불이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
"만일 네 가지 진리를 깨달은 이가 있으면 그 사람은 좋은 이익을 얻을 것입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말하자면 괴로움의 진리[苦諦]이니, 무수한 방편으로 그 이치를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
어떤 것을 괴로움의 진리라고 하는가? 태어나는 괴로움·늙는 괴로움·질병의 괴로움·죽음의 괴로움·근심하고 슬퍼하고 번민하는 괴로움·미워하는 이와 만나는 괴로움·사랑하는 이와 헤어지는 괴로움·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괴로움 등을 이르는 말이니, 통틀어 말하면 5성음(盛陰)의 괴로움입니다. 이것을 괴로움의 진리라고 말합니다. |
어떤 것이 괴로움의 원인의 진리인가? 말하자면 애욕(愛欲)의 결박이 바로 그것입니다. 어떤 것이 괴로움이 사라지는 진리인가? 말하자면 괴로움이 사라지는 진리란 애욕의 결박이 아주 없어져 남음이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이것을 괴로움이 사라짐의 진리라고 합니다. |
어떤 것이 괴로움이 사라지게 하는 길의 진리인가? 현성(賢聖)의 8품도(品道)를 이르는 것이니, 즉 바른 소견[正見]·바른 다스림[正治]·바른 말[正語]·바른 방편[正方便]·바른 생활[正命]·바른 업[正業]·바른 생각[正念]·바른 선정[正定]이 그것입니다. 이것을 괴로움이 사라지게 하는 길의 진리라고 하는 것입니다. 중생으로서 좋은 이익[善利]을 얻는 것은 이 네 가지 진리를 듣기 때문입니다." |
그 때 존자 사리불이 이 법을 말하였을 때에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은 이 법을 듣고 온갖 번뇌[塵垢]가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
그래서 '우리들도 좋은 이익을 얻었습니다. 세존께서 우리들을 위해 법을 설명하시어 복의 땅[福地]에 편안하게 살게 하였습니다'라고 말하였다. |
그러므로 사부대중들아, 너희들은 방편을 구해 이 네 가지 진리를 행하도록 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497 / 1393] 쪽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2 ]4)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많은 비구들이 사위성(舍衛城)으로 들어가다가 많은 비구들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
'우리들이 걸식(乞食)하기에는 아직 때가 이르다. 우리들은 저 외도(外道) 이학(異學)들의 마을로 가서 함께 이치를 논해보리라.' |
이 때 많은 비구들은 곧 외도들의 마을로 가서 서로 문안인사를 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이학들이 도인(道人)에게 물었다. |
"사문 구담(瞿曇)은 그의 모든 제자들을 위해 이런 법을 설한다. |
'너희 비구들은 모두 꼭 이 법을 배워 분명하게 다 알아야 한다. 분명하게 깨달아 알고는 마땅히 받들어 행해야 한다.' |
우리들도 모든 제자들을 위해 이런 법을 설한다. |
'너희들은 다 꼭 이 법을 배워 분명하게 깨달아 알아야 한다. 분명하게 깨달아 알고 나서는 꼭 받들어 행해야 한다.' |
그렇다면 사문 구담과 우리들과는 무엇이 다르며 무슨 더하고 덜한 것이 있는가? 그도 법을 설하였고 우리도 법을 설하였으며 그도 가르쳤고 우리도 가르쳤다." |
그 때 많은 비구들은 이 말을 듣고 나서는 또한 옳다고 말하지도 않고 그르다고 말하지도 않으며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
그 때 많은 비구들은 서로들 말하였다. |
'우리들은 지금 이 이치를 가지고 세존께 가서 여쭈어보자.' |
그 때 많은 비구들이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걸식을 마치고 나서는 가사와 발우를 챙겨두고 니사단(尼師檀)을 오른 어깨에 걸치고 세존의 처소를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는 한쪽에 앉았다. 그 때 많 |
4)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중아함경』 제26권 103번째 소경인 「사자후경(獅子吼經)」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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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비구들은 그 사실을 자세하게 세존께 아뢰었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만일 저 외도들이 이렇게 묻거든 너희들은 마땅히 이런 말로 그들에게 대답하라. |
'구경(究竟)은 하나인가, 구경은 여럿인가?' |
혹 저 범지(梵志)들로서 평등(平等)하게 말하는 사람이라면 '구경은 하나이고 여럿이 아니다'라고 그렇게 대답할 것이다. 만일 그렇게 말하거든 '그 구경은 욕심이 있는 이의 구경인가, 욕심이 없는 이의 구경인가?' 하고 다시 물어보아라. 그러면 그들은 '구경이란 욕심이 없는 사람의 구경이다' 하고 대답할 것이다. |
그렇게 말하거든 또 너희들은 '어떠냐? 그 구경은 성내는 사람의 구경인가, 성내지 않는 사람의 구경인가?' 하고 물어라. 그러면 그들은 '이른바 저 구경은 성내지 않는 사람의 구경이요, 성내는 사람의 구경이 아니다'라고 할 것이다. 그렇게 말하거든 또 너희들은 '어떠냐? 그것은 어리석은 사람의 구경인가, 어리석지 않은 사람의 구경인가?' 하고 물어라. 그러면 그들은 '저 구경은 어리석지 않은 사람의 구경이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
그렇게 말하거든 또 너희들은 '어떠냐? 그 구경은 애욕이 있는 사람의 구경인가, 애욕이 없는 사람의 구경인가?' 하고 물어라. 그러면 그들은 '구경이란 애욕이 없는 사람의 구경이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게 말하거든 또 너희들은 '어떠냐? 저 구경은 집착이 있는 사람의 구경인가, 집착이 없는 사람의 구경인가?' 하고 물어라. 그러면 그들은 '저 구경은 집착이 없는 사람의 구경이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
그렇게 말하거든 또 너희들은 '어떠냐? 그 구경은 지혜로운 사람의 구경인가, 지혜롭지 않은 사람의 구경인가?' 하고 물어라. 그러면 그들은 '그것은 지혜로운 사람의 구경이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게 말하거든 또 너희들은 '그 구경은 성내는 사람의 구경인가, 성내지 않는 사람의 구경인가?' 하고 물어라. 그러면 그들은 '저 구경은 성내지 않는 사람의 구경이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
비구들아, 이런 두 가지 소견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소견인가? 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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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있다[有]는 소견이고, 다른 하나는 없다[無]는 소견이다. 모든 사문 바라문들로서 이 두 가지 소견의 본말(本末)을 알지 못하면, 그는 곧 탐욕의 마음이 있고 성내는 마음이 있으며, 어리석은 마음이 있고 애욕의 마음이 있으며, 집착하는 마음이 있게 될 것이니, 그는 곧 무지(無知)한 사람이다. |
만일 그에게 성내는 마음이 있어서 법다운 행(行)과 서로 호응하지 못하면, 그는 태어남·늙음·병듦·죽음·근심·걱정·괴로움·번뇌를 벗어나지 못하고 온갖 고달픔을 겪으면서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
모든 사문 바라문으로서 그것을 사실 그대로 알면 그는 곧 어리석음과 성내는 마음이 없고 항상 법다운 행과 서로 호응하여 남·늙음·병듦·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괴로움의 근본을 이와 같이 설명하였다. |
비구들아, 여기 묘(妙)한 법이 있으니, 그 이름을 평등한 법이라고 한다. 평등한 법을 행하지 않는 모든 사람은 곧 다섯 가지 소견에 떨어질 것이다. |
나는 지금 네 가지 집착[受]5)에 대하여 설명하리라. 어떤 것이 그 네 가지 취함인가? 이른바 탐욕에 대한 집착[欲受]·소견에 대한 집착[見受]·계율에 대한 집착[戒受]·나라는 것에 대한 집착[我受]이니, 이것을 네 가지 집착이라고 한다. |
어떤 사문 바라문은 '탐욕에 대한 집착'이라는 이름을 안다. 그러나 그는 탐욕에 대한 집착이라는 이름은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로 호응하지는 않는다. |
비록 그는 모든 집착의 이름을 알기는 하지만 먼저 탐욕에 대한 집착이라는 이름만 알고 소견에 대한 집착·계율에 대한 집착·나라는 것에 대한 집착이라는 이름은 알지 못한다. 왜냐 하면 그 사문 바라문은 다른 세 가지 집착의 이름을 분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
그러므로 어떤 사문 바라문은 그 모든 집착을 다 분별하긴 하지만, 그는 다만 탐욕에 대한 집착과 소견에 대한 집착만 분별하고 계율에 대한 집착과 나라는 것에 대한 집착은 분별하지 못한다. 왜냐 하면 그 사문 바라문은 다른 두 가지 집착은 분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니라. |
5) 수(受)를 느낌이라고 대부분 알고 있으나, 구역(舊譯)에서는 취(取)를 수(受)로 번역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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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떤 사문 바라문은 모든 집착을 분별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갖추지 못한 것이 있다. 그는 다만 탐욕에 대한 집착·소견에 대한 집착·계율에 대한 집착만 분별하고 나라는 것에 대한 집착은 분별하지 못한다. 왜냐 하면 그 사문 바라문은 나라는 것에 대한 집착은 분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니라. |
그러므로 또 어떤 사문 바라문은 모든 집착을 다 분별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갖추지 못한 것이 있다. 그것은 이른바 네 가지 집착이다. |
어떤 뜻이 있고 또 어떻게 분별해야 하는가? 이른바 네 가지 집착은 애욕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이다. 이와 같이 비구들아, 이 묘한 법을 꼭 분별해야 하느니라. |
만일 이 모든 집착을 행하지 않으면 그것은 평등이라고 말할 수 없다. 왜냐 하면 모든 법의 이치는 깨닫기 어렵고 알기 어려우니, 그런 법답지 않은 이치는 삼야삼불(三耶三佛 : 正等覺)의 말씀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여래는 능히 모든 집착을 다 분별하고 모든 집착을 분별하므로 말미암아 곧 법(法)과 서로 호응하게 된다. 즉 탐욕에 대한 집착·소견에 대한 집착·계율에 대한 집착·나라고 하는 것에 대한 집착을 다 분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래는 모든 집착을 분별하고 법과 서로 호응하여 조금도 어긋남이 없느니라. |
이 네 가지 집착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생기는가? 이 네 가지 집착은 애욕으로 말미암아 생기고 애욕으로 말미암아 자라나서 결국 이 집착을 성취하게 된다. 만일 이 집착을 항복 받으면 곧 다른 모든 집착을 일으킬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집착을 일으키지 않으면 곧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요, 두려워하지 않으면 곧 열반에 들어, 나고 죽음은 이미 끝나고 범행(梵行)은 이미 이루었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다시는 후생에서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게 될 것이다. |
그러므로 비구들아, 이 묘한 법을 사실 그대로 알면 모든 법다운 행의 근본을 원만하게 갖출 것이다. 왜냐 하면 이 법은 극히 미묘하기 때문이요, 모든 부처님의 말씀으로서 모든 행에 있어서 빠짐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여기 첫째 사문·둘째 사문·셋째 사문·넷째 사문이 있지만, 그 어떤 사문도 이것보다 더 훌륭한 것이 없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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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이 사자처럼 외치셨다. 그러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3 ]6)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아나빈저(阿那邠邸) 장자가 세존의 처소를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 장자에게 물으셨다. |
"어떠냐? 장자야. 너는 속가(俗家)에서 늘 보시(布施)를 하고 있느냐?" |
장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
"저의 집에서는 늘 보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시하는 음식이 거칠고 맛이 없어서 평상시와 다릅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만약 보시를 할 때에는 그것이 좋거나 추하거나 많거나 적거나 상관없이 보시하는 일에 마음을 쓰지 않고 서원(誓願)을 세우지도 않으며, 또 믿는 마음이 없으면, 그 행(行)으로 인한 과보(果報)로써 태어나는 곳마다 좋은 음식을 얻지 못하고 마음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지 못할 것이다. 또 좋은 의복을 입는 즐거움도 없고 좋은 토지를 가지는 즐거움도 없을 것이다. 마음도 또한 다섯 가지 즐거움을 누리지 못할 것이요, 비록 하인[從僕]과 남녀의 종[奴婢]이 있다 하더라도 그들은 명(命)을 받들지 않을 것이다. 왜냐 하면 보시에 정성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런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
만일 장자(長者)가 보시할 때에 그것이 좋거나 추하거나 많거나 적거나 상관없이 마땅히 정성껏 마음을 쓰고 차별[增損]을 두지 않으며, 후세의 다리[橋梁]가 되겠다고 발원하면, 그는 태어나는 곳마다 음식이 저절로 생기고, |
6) 이 소경과 비슷한 내용의 경으로는 『중아함경』 제39권 155번째 소경인 「수달다경(須達哆經)」이 있고, 이역경(異譯經)으로는 송(宋) 시대 법천(法天)이 한역한 『불설장자시보경(佛說長者施報經)』과 실역(失譯) 『불설삼귀오계자심염리공덕경(佛說三歸五戒慈心厭離功德經)』과 소제(蕭齊) 시대 구나비지(求那毗地)가 한역한 『불설수달경(佛說須達經)』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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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가지 재물[七財]7)도 두루 갖추어지며 마음은 다섯 가지 즐거움 속에서 항상 즐거울 것이요, 만일 남녀 종들과 하인들이 있으면 그들은 항상 명령을 잘 받들 것이다. 왜냐 하면 그 사람은 보시를 할 때에 늘 기뻐하는 마음을 내었기 때문이니라. |
장자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과거(過去) 구원겁(久遠劫) 이전에 비마라(毗摩羅)라는 범지(梵志)가 있었다. 그는 재물도 넉넉했고 보배도 진주·호박·자거·마노·수정·유리 등 아주 많아 그런 것으로 보시하기를 좋아하였었다. 그는 보시할 때에 8만 4천 개의 은(銀)발우에는 금(金)가루를 가득 담고, 8만 4천 개의 금발우에는 은가루를 가득 담아 보시하곤 하였다. |
또 8만 4천 개의 금·은 대야를 보시하였고, 또 금·은으로 뿔을 싼 8만 4천 마리 소를 보시하였다. 또 8만 4천 명 미녀[玉女]를 의복을 입혀 보시하였고, 털과 비단으로 짜고 수를 놓은 천으로 덮은 8만 4천 벌의 침구를 보시하였으며, 8만 4천 벌의 의상(衣裳)을 보시하였고, 다시 금과 은으로 얽어 장식한 8만 4천 마리 큰 코끼리를 보시하였으며, 또 금과 은으로 만든 안장과 굴레를 씌운 8만 4천 마리 말을 보시하였고, 또 8만 4천 대의 수레를 보시하였으며, 8만 4천 채의 집을 보시하였다. 또 옛 성문에서 보시하되 음식을 요구하면 음식을 주고 의복을 요구하면 의복을 주어 의복·음식·평상·침구·의약 등을 모두 주었느니라. |
장자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저 비마라가 비록 그런 보시를 하였지만, 그것은 집 한 칸을 지어 초제승(招提僧 : 客僧)에게 보시하는 것만 못하다. 이 복은 헤아릴 수 없이 많기 때문이니라. 또 그가 그렇게 보시하고 집을 지어 초제승들에게 보시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부처님과 법과 승가의 삼보(三寶)에 귀의하는 것만 못하다. 이 복은 헤아릴 수 없이 많기 때문이니라. 또 비록 그가 그렇게 보시하고 또 집을 지으며, 세 분에게 귀의하는 복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5계(戒)를 받들어 가지는 것만은 못하느니라. |
7) 7성재(聖財)를 말하며, 또는 7덕재(德財)·7법재(法財)라고 쓰기도 한다. 세간을 초월한 사람이 지니는 일곱 가지 재보를 말하는 것으로, 즉 첫째 신재(信財), 둘째 계재(戒財), 셋째 참재(慚財), 넷째 괴재(愧財), 다섯째 문재(聞財), 여섯째 시재(施財), 일곱째 혜재(慧財)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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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그 사람이 그렇게 보시하고 집을 지으며 삼보에 귀의하고 5계를 받은 복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잠깐 동안 중생들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것만은 못하다. 이 복(福)의 공덕은 헤아릴 수 없이 많기 때문이니라. |
또 설령 그 사람이 그렇게 보시하고 집을 지으며 삼보(三寶)에 귀의하고 5계를 받들어 가지며 잠깐 동안이나마 중생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긴 복을 지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잠깐 동안이나마 이 세상은 좋아할 만한 것이 못 된다고 생각하는 것만 못하다. 이 복의 공덕은 헤아릴 수 없이 많기 때문이니라. |
그리고 그가 지은 공덕을 나는 다 증명한다. 집을 지은 복도 나는 알고, 삼보에 귀의한 복과 5계를 받은 복과 잠깐 동안이나마 중생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긴 복과 잠깐이나마 이 세상은 좋아할 만한 것이 못 된다고 생각한 복을 나는 다 안다. |
그 때 그와 같이 큰 보시를 행한 그 바라문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다른 사람일거라는 생각을 하지 말라. 왜냐 하면 그 때 그렇게 시주한 사람은 바로 나이기 때문이니라. |
장자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나는 과거 구원겁(久遠劫)부터 공덕을 지을 때에는 믿는 마음을 끊지 않았고 애착하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았었다. 그러므로 장자야, 만일 보시하려고 할 때에는 그것이 많거나 적거나 좋거나 추하거나 간에 즐겁게 보시하고 애착하는 마음을 내지 말 것이며 직접 보시하고 남을 시키지 말며, 서원을 세워 과보(果報)를 구하고 그 뒤에 복 받기를 구하면, 장자는 틀림없이 무궁(無窮)한 복을 받을 것이다. 장자야,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장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4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해가 처음 뜰 때에는 사람들이 모두 들에 나가 농사를 짓고 온갖 새들은 구슬프게 울며 어린아이들은 애달프게 울어댄다.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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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이것은 비유이다. 마땅히 그 뜻을 이해해야 하느니라. |
그 뜻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해가 처음 뜨는 때라는 것은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는 것을 비유한 것이고, 사람들이 모두 들에 나가서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시주[檀越]가 수시로 의복·음식·평상·침구·의약 등을 공급해주는 것을 비유한 것이며, 온갖 새가 구슬프게 운다는 것은 덕망(德望)이 높은 법사(法師)가 사부대중들을 위해 미묘한 법을 연설하는 것을 비유한 것이요, 어린아이가 애달프게 울어댄다는 것은 폐마(弊魔) 파순(波旬)을 비유한 것이니라. |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해가 처음 뜰 때처럼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면 어두움을 없애어 밝게 비추지 않는 곳이 없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5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미륵보살이 세존께서 계시는 곳을 찾아가서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미륵보살이 세존께 아뢰었다. |
"보살 마하살(摩訶薩)은 몇 가지 법을 성취해야 단바라밀(檀波羅蜜 : 布施波羅蜜)을 행하고 6바라밀을 원만하게 갖추어 위없는 바른 도[無上正眞道]를 빠르게 성취하게 되나이까?" |
부처님께서 미륵(彌勒)에게 말씀하셨다. |
"보살 마하살이 네 가지 법의 근본을 성취하면, 6바라밀을 두루 갖추고 위없는 바른 도를 빨리 성취할 것이다. |
어떤 것이 그 네 가지 법인가? 보살이 보시할 때에는 부처님과 벽지불(辟支佛), 그리고 그 밑으로 범인(凡人)에 이르기까지 모두 평등하게 보아 사람을 분별하지 말고 항상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
'모든 중생들은 먹는 것으로 말미암아 살아가고 먹지 않으면 죽는다.' |
이것을 일러 '보살이 첫 번째 법을 성취하여 여섯 바라밀[六度]을 원만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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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갖춘다'고 하는 것이니라. |
또 보살이 만약 보시할 때에는 머리·눈·골수·뇌(腦)·나라·재물·아내·자식 등을 즐겁게 보시하여 애착하는 생각을 내지 말아야 한다. 마치 죽어가던 사람이 갑자기 다시 살아나면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하는 것처럼, 그 때 보살이 마음을 내어 기뻐하는 것도 그와 같이 하여 보시의 서원(誓願) 때문에 애착하는 생각을 내지 않아야 하느니라. |
또 미륵아, 보살이 보시할 때에는 그 공덕을 일체에 미치게 하고, 자기만의 위없는 바르고 참다운 도를 위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이것을 일러 '세 번째 법을 성취하여 6바라밀을 원만하게 갖춘다'고 하는 것이니라. |
또 미륵아, 보살 마하살이 보시할 때에는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
'모든 중생들 중에서 보살이 가장 우두머리가 된다. 보살은 6바라밀을 원만하게 갖추었고 모든 법의 근본을 다 안다. 왜냐 하면 그는 밥을 먹고는 모든 감각기관[根]이 고요하여 계(戒)를 생각하며, 성을 내지 않고 자애로운 마음을 수행하며 용맹하게 정진(精進)하여, 선법(善法)은 더욱 자라나게 하고 선하지 않은 법은 다 제거해 없애며, 항상 마음이 한결같아서 뜻이 어지럽지 않으며, 변재(辯才)를 원만하게 갖추어 법문(法門)에서 끝끝내 차례를 뛰어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모든 보시로 하여금 6바라밀을 원만하게 갖추고 단 바라밀을 성취하게 하여지이다.' |
만일 보살 마하살이 이 네 가지 법을 행하면 위없는 바르고 참다운 도를 빨리 성취하게 될 것이다. 그런 까닭에 미륵아, 만일 보살 마하살이 보시하려고 할 때에는 마땅히 이런 서원을 세워 모든 행을 원만하게 갖추도록 해야 한다. 미륵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미륵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6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여래는 비록 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나 네 가지 두려움[四無所畏]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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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는 이 네 가지 두려움이 없음을 얻어 곧 세상에 대한 집착이 없고 대중들 가운데서 사자처럼 외쳐 범륜(梵輪)을 굴리느니라. |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나는 지금 이미 이 법을 성취하였다. 가령 저 사문이나 바라문·마(魔)·마천(魔天)이나 날짐승과 길짐승들이 대중들 가운데에서 '내가 이 법을 성취하지 못하였다'고 말한다면 그 일은 옳지 않다. 그 가운데에서 두려운 것이 없음을 얻었으니, 이것을 일러 첫 번째 두려움 없음이라고 하느니라. |
가령 나는 오늘 모든 번뇌[漏]가 이미 다하여 다시는 중생들의 태(胎)를 받지 않을 것이다.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중생들이 대중들 가운데에서 '내가 번뇌를 다 끊지 못했다'라고 말한다면 그 일은 옳지 않다. 이것을 일러 두 번째 두려움 없음이라고 하느니라. |
나는 이제 이미 어리석고 어두운 법을 여의었다. 나를 다시 어리석고 어두운 법으로 돌리려고 해도 그것은 끝끝내 그렇게 될 수 없는 일이다. 만일 사문 바라문이나 마와 마천 중생들이 대중들 가운데에서 '내가 어리석고 어두운 법으로 돌아갈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그 일은 옳지 않다. 이것을 일러 세 번째 두려움 없음이라고 하느니라. |
모든 현성(賢聖)들의 번뇌를 벗어나게 하는 요긴한 법은 괴로움의 끝까지 완전히 벗어나게 한다. 나로 하여금 아무리 벗어나지 못하게 하려고 하여도 끝끝내 그렇게 될 수 없는 일이다. 만일 사문 바라문이나 마와 마천 중생들이 대중들 가운데에서 '내가 괴로움을 벗어나지 못하였다'라고 말한다면 그 일은 옳지 않다. 이것을 일러 여래의 네 번째 두려움 없음이라고 하느니라. |
비구들아, 이와 같이 여래는 네 가지 두려운 것이 없어서 대중들 가운데에서 사자처럼 외쳐 범륜(梵輪)을 굴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방편을 구해 네 가지 두려움이 없도록 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7 ]8) |
이와 같이 들었다. |
8)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31권 873번째 소경인 「사종조복경(四種調伏經)」이 있 |
[507 / 1393] 쪽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여기 네 사람이 있는데 총명(聰明)하고 용맹스러우며, 옛것을 통하고 현재에 밝아 법과 법을 다 성취하였다. 어떤 것이 그 네 사람인가? |
비구가 많이 들어 옛것을 통하고 현재에 밝으니 대중들 가운데에서 제일가는 것, 비구니(比丘尼)가 많이 들어 옛것에 통하고 현재에 밝으니 대중들 가운데에서 제일가는 것, 우바새(優婆塞)가 많이 들어 옛것에 통하고 현재에 밝으니 대중들 가운데에서 제일가는 것, 우바이(優婆夷)가 많이 들어 옛것에 통하고 현재에 밝으니 대중들 가운데에서 제일가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네 종류의 사람은 대중들 가운데에서 제일이라고 하는 것이니라." |
그 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말하였다. |
용맹스러워 두려울 것 없고 |
많이 들어 설법을 잘 하며 |
대중들 가운데에서 사자가 되어 |
겁내고 약한 법이 없느니라. |
비구는 계(戒)를 성취하였고 |
비구니들은 많이 들었고 |
우바새는 믿음이 있으며 |
우바사(優婆斯)도 그러하니라. |
대중들 가운데에서 제일이 되어 |
능히 대중과 화(和)하고 순(順)하며 |
이러한 이치를 알려고 하는 이 |
그런 사람은 처음 뜨는 해와 같다. |
[508 / 1393] 쪽 |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옛것에 통하고 현재에 밝아 법과 법을 다 성취하도록 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8 ]9)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네 종류의 금시조(金翅鳥)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종류인가? 알로 태어나는 금시조·태로 태어나는 금시조·습기로 태어나는 금시조·변화로 태어나는 금시조가 그것이다. 이것이 네 종류의 금시조이니라. |
비구들아, 이와 같이 네 종류의 용(龍)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종류인가? 태어나는 용·태로 태어나는 용·습기로 태어나는 용·변화로 태어나는 용이 있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네 종류의 용이라고 하느니라. |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저 알로 태어나는 금시조가 용을 잡아먹으려고 할 때에는 철차(鐵叉)나무 위에 올라가 제 몸을 바다에 던진다. 그 바다는 세로와 너비가 각각 28만 리(里)이고, 바다 밑에는 네 가지 용궁(龍宮)이 있어서 알로 태어나는 용·태로 태어나는 용·습기로 태어나는 용·변화로 태어나는 용이 있다. 그 때 알로 태어난 금시조는 큰 날개로 물을 한 번 쳐서 두 쪽으로 갈라서게 하여 알로 태어난 용을 잡아먹는다. 만일 어쩌다가 잘못 태로 태어난 용을 날개로 치면 금시조는 곧 죽고 만다. 그 때 금시조가 물을 쳐서 용을 잡아먹고는 물이 미쳐 합해지기도 전에 철차나무 위로 다시 올라가느니라. |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약 태로 태어난 금시조가 용을 잡아먹으려 할 때에는 철차나무 위에 날아 올라가서 제 몸을 바다에 던진다. 그런데 그 |
9)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장아함경』 제19권 30번째 소경인 「세기경(世記經)」 용조품(龍鳥品)이 있다. |
[509 / 1393] 쪽 |
바다는 세로와 너비가 각각 28만 리나 된다. 물을 쳐서 물을 가르고 날아 내려가서 태로 태어난 용이나 알로 태어난 용을 만나면 곧 잡아 입에 물고 바다 위로 나오지만 만일 습기로 태어난 용을 만나면 새 자신이 곧 죽고 마느니라. |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일 습으로 태어난 금시조가 용을 잡아먹으려고 할 때에는 철차나무 위에 올라가서 제 몸을 바다에 던진다. 그 새가 만일 알로 태어난 용이나 태로 태어난 용이나 습으로 태어난 용을 만나면 모두 잡아먹을 수 있지만, 가령 변화로 태어난 용을 만나면 새 자신이 곧 죽고 마느니라. |
비구들아, 만일 변화로 태어난 금시조가 용을 잡아먹으려 할 때에는 철차나무 위에 올라가 제 몸을 바다에 던진다. 그런데 그 바다는 세로와 너비가 각각 28만 리나 된다. 물을 쳐서 그 물을 가르고 날아 내려가 알로 태어난 용과 태로 태어난 용과 습으로 태어난 용과 변화로 태어난 용을 만나면 그것들을 다 잡아먹고 바닷물이 미쳐 합해지기도 전에 철차나무 위로 다시 날아 올라오느니라. |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일 그 용왕(龍王)으로 하여금 직접 부처님을 섬기게 하면 금시조는 그 용을 잡아먹지 못한다. 왜냐 하면 여래는 항상 4등심을 쓰므로 그 새가 용을 잡아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
어떤 것이 그 4등심(等心)인가? 여래는 항상 자애로운 마음을 쓰고, 항상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쓰며, 항상 기뻐하는 마음을 쓰고, 항상 보호하는 마음을 쓴다. |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여래가 항상 쓰는 4등심이라고 한다. 그것은 큰 근력(筋力)이 있고 큰 용맹(勇猛)이 있어서 막거나 무너뜨릴 수가 없다. 그런 까닭에 금시조는 용을 잡아먹지 못한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4등심을 써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9 ] |
이와 같이 들었다. |
[510 / 1393] 쪽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가령 선지식(善知識)이 보시할 때에 네 가지 공덕(功德)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때를 알아서 보시하고 때를 모르지 않는 것이며, 제 손으로 직접 보시하고 다른 사람을 시키지 않는 것이며, 항상 정결(淨潔)한 것만을 보시하고 정결하지 않은 것을 하지 않는 것이며, 미묘(微妙)한 것을 보시하고 더러운 것을 보시하지 않는 것이다. 선지식이 보시할 때에는 이런 네 가지 공덕이 있다. |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선남자(善男子)와 선여인(善女人)도 보시할 때에는 이 네 가지 공덕을 갖추어야 한다. 이 공덕을 갖추면 큰 복업(福業)을 얻고 감로(甘露)의 열반을 얻을 것이다. 그리고 그 복덕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어서 얼마만한 복업이 있다고 말할 수 없고, 허공으로도 다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이를 비유하면 마치 바닷물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어 한 섬이니 반 섬이니 한 홉이니 반 홉이니 하고 숫자로 헤아릴 수 없는 것처럼 그 복업도 낱낱이 말할 수 없느니라. |
이와 같이 선남자와 선여인이 지은 공덕은 헤아릴 수 없는 큰 복업을 얻고 감로의 열반을 얻어 얼마만한 복덕이라고 말할 수 없느니라. |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선남자와 선여인도 마땅히 이 네 가지 공덕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10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지금 네 종류의 사람이 있다. 그들은 공경할 만하고 귀하게 여길 만하며 세상의 복밭이 되는 분들이다. 어떤 것이 그 네 사람인가? 믿음을 가지는 사람·법을 받드는 사람·몸으로 증득한 사람·지혜가 밝은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
[511 / 1393] 쪽 |
어떤 이를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는가? 혹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이 가르치는 교훈을 받고는 독실하게 믿는 마음이 있어서, 마음으로 의심하지 않고 여래(如來)·지진(至眞)·등정각(等正覺)·명행성위(明行成爲)·세간해(世間解)·선서(善逝)·무상사(無上士)·도법어(道法御)·천인사(天人師)·불세존(佛世尊)에 대해 믿음을 가진다. 또 여래의 말씀을 믿고, 범지(梵志)의 말을 믿으며, 항상 다른 사람의 말을 믿어 자기의 지혜에 맡기지 않는다. 이것을 일러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느니라. |
저 어떤 이를 법을 받드는 사람이라고 하는가? 어떤 사람은 법에 대하여 잘 분별하여 다른 사람을 믿지 않고, 법에 대하여 잘 관찰한다. |
'존재하는 것인가, 없어지고 마는 것인가? 진실한 것인가, 허망한 것인가?' |
그는 곧 이렇게 생각한다. |
'이것은 바로 여래의 말씀이요, 이것은 곧 범지의 말이다.' |
그리하여 여래의 법인 줄을 알면 곧 받들어 가지고 외도의 말이면 멀리 여읜다. 이것을 일러 법을 받드는 사람이라고 하느니라. |
어떤 이를 몸으로 증득한 사람이라고 하는가? 어떤 사람은 자기 몸으로 증득하여 다른 사람을 믿지 않고, 여래의 말도 믿지 않으며, 모든 존자(尊者)가 말하여 가르치는 것도 믿지 않고, 자기 성품에 맡겨 즐겁게 논다. 이것을 일러 몸으로 증득한 사람이라고 하느니라. |
저 어떤 사람을 지혜가 밝은 사람이라고 하는가? 어떤 사람은 3결을 끊고 수다원의 물러나지 않는 법을 이룩하였다. 그에게는 이런 소견이 있다. |
'보시하는 이도 있고 받는 이도 있으며, 선악(善惡)의 과보(果報)도 있고 이 세상과 저 세상도 있으며, 아버지도 있고 어머니도 있으며, 아라한 등의 가르침을 받는 이도 있다.' |
그리하여 몸으로 믿고 증득하여 스스로 노닐면서 교화한다. 이것을 일러 지혜가 밝은 사람이라고 하느니라. |
그러므로 비구들아, 이러한 네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너희들은 마땅히 다른 세 사람은 버리고 몸으로 증득하는 법 닦기를 생각해야 하느니라.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출처 : 通達無我法者
글쓴이 : 통달무아법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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