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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함경 제20권 |
송 천축 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
537. 수성욕지경(手成浴池經)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
그 때 존자 대목건련(大目揵連)과 존자 아나율(阿那律)은 사위국 수성욕지(手成浴池)1) 가에 있었다. |
존자 사리불(舍利弗)은 존자 아나율의 처소로 찾아가 서로 문안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앉았다. 존자 사리불이 존자 아나율에게 말했다. |
신기합니다. 아나율이여, 큰 덕과 신통력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어떤 공덕을 닦아 익히고 또 닦아 익혔기에 그렇게 되실 수 있었습니까? |
존자 아나율이 존자 사리불에게 대답하였다. |
4념처(念處)를 닦아 익히고 또 닦아 익혀 이러한 큰 덕과 신통력을 성취한 것입니다. 어떤 것을 4념처(念處)라 하는가? 안의 몸[內身]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에서 부지런히 노력하여 바른 기억[正念]과 지혜[正知]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았습니다. 이와 같이 바깥의 몸[外身]·안팎의 몸[內外身]과, 안 의 느낌[內受]·바깥의 느낌[外受]·안팎의 느낌[內外受]과, 안의 마음[內心]·바깥의 마음[外心]·안팎의 마음[內外心]과, 안의 법[內法]·바깥의 법[外法]·안팎의 법[內外法]을 관찰하는 염처에 |
1) 팔리어로는 Sutanut re라고 하며, 사위성에 있는 한 하천의 이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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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부지런히 노력하여, 바른 기억과 바른 앎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았습니다. |
존자 사리불이시여, 이것을 4념처를 닦아 익히고 또 닦아 익혀 이러한 큰 덕과 신통력을 성취한 것이라 합니다. 존자 사리불이시여, 저는 4념처를 잘 닦아 익혔기 때문에, 조그마한 방편으로도 소천세계(小天世界)를 두루 관찰할 수 있습니다. 마치 눈 밝은 사람이 높은 누관(樓觀) 위에서 평지의 여러 가지 사물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제가 조그마한 방편으로 소천세계를 관찰할 수 있는 것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이와 같이 저는 4념처를 닦아 익히고 또 닦아 익혀 이 큰 덕과 신통력을 성취한 것입니다. |
그 때 두 정사(正士)는 서로 논의를 마치고 제각기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
538. 목련소문경(目連所問經)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존자 사리불·존자 대목건련·존자 아난·존자 아나율도 사위국에 있었다. |
그 때 존자 대목건련은 존자 아나율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서로 문안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존자 대목건련이 존자 아나율에게 물었다. |
어떠한 공덕을 닦아 익히고 또 닦아 익혔기에 그러한 큰 덕과 신통력을 성취하셨습니까? |
존자 아나율이 존자 대목건련에게 말했다. |
저는 4념처(念處)를 닦아 익히고 또 닦아 익혀 이러한 큰 덕과 신통력을 성취하였습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안의 몸[內身]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데에 마음을 매어두고 부지런히 노력하여, 바른 기억과 바른 앎으로 세간의 탐욕[貪]과 근심[憂]을 버렸습니다. 바깥의 몸[外身]과 안팎의 몸[內外身]과, 안의 느낌[內受]·바깥의 느낌[外受]·안팎의 느낌[內外受]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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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 마음[內心]·바깥의 마음[外心]· 안팎의 마음[內外心]과, 안의 법[內法]·바깥의 법[外法]·안팎의 법[內外法]을 관찰하는 데에 마음을 매어두고 부지런히 노력하여, 바른 기억과 바른 앎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버렸습니다. 이것을 4념처를 닦아 익히고 또 닦아 익혀, 이러한 큰 덕과 신통력을 성취한 것이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조그마한 방편으로도 수미산(須彌山)을 다 관찰할 수 있습니다. 마치 눈 밝은 사람이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 1천의 다라(多羅) 숲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제가 4념처를 닦아 익히고 또 닦아 익혀 이러한 큰 덕과 신통력을 성취함으로써 조그마한 방편으로도 1천 수미산을 다 볼 수 있는 것도 그와 같습니다. 이와 같이 존자 대목건련이여, 저는 4념처를 닦아 익히고 또 닦아 익혀 이 큰 덕과 신통력을 성취한 것입니다. |
그 때 두 정사(正士)는 서로 논의를 마치고 제각기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
539. 아난소문경(阿難所問經)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존자 사리불과 존자 대목건련·존자 아난·존자 아나율은 사위국 수성욕지 가에 있었다. |
그 때 존자 아난이 존자 아나율의 처소로 찾아가, 서로 문안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앉았다. 존자 아난이 존자 아나율에게 물었다. |
어떤 공덕을 닦아 익히고 또 닦아 익혔기에 그러한 큰 덕[大德]과 큰 힘[大力]과 큰 신통력[大神通]을 성취하셨습니까? |
존자 아나율이 존자 아난에게 말했다. |
저는 4념처(念處)를 닦아 익히고 또 닦아 익혀, 이러한 큰 덕[大德]과 큰 힘[大力]과 큰 신통력[大神通]을 성취하였습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안의 몸[內身]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에 마음을 매어두고 부지런히 노력하여, 바른 기억과 바른 앎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없앴습니다. 이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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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바깥의 몸[外身]·안팎의 몸[內外身]과, 안의 느낌[內受]·바깥의 느낌[外受]·안팎의 느낌[內外受]과, 안의 마음[內心]·바깥의 마음[外心]·안팎의 마음[內外心]과, 안의 법[內法]·바깥의 법[外法]· 안팎의 법[內外法]을 관찰하는 염처에 마음을 매어두고 부지런히 노력하여,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없앴습니다. |
이와 같이 존자 아난이여, 저는 이 4념처를 닦아 익히고 또 닦아 익혀, 조그마한 방편을 가지고 하늘이나 사람의 눈보다 뛰어난 천안(天眼)으로 모든 중생들의 죽는 때와 태어나는 때, 좋은 몸[好色]과 나쁜 몸[惡色], 귀한 몸[上色]과 천한 몸[下色], 좋은 세계[善趣]와 나쁜 세계[惡趣] 등, 그 업을 따라 생을 받는 것을 다 사실 그대로 봅니다. |
'이런 중생들은 몸의 나쁜 행과 입과 뜻의 나쁜 행, 성현을 비방한 것과 삿된 견해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 또 이런 중생들은 몸의 좋은 행과 입과 뜻의 좋은 행이 있고, 성현을 비방하지 않았고 바른 소견을 성취하였으니, 그 인연으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 |
비유하면 마치 눈 밝은 사람이 네거리에 서서 모든 사람들의 오고 가는 것과 앉고 눕는 것을 보는 것처럼, 저도 또한 그와 같아서 4념처를 닦아 익히고 또 닦아 익혀, 이러한 큰 덕과 큰 힘과 신통력을 성취함으로써 모든 중생들의 죽는 때와 태어나는 때, 좋은 세계와 나쁜 세계를 볼 수 있습니다. |
'이런 중생들은 몸의 나쁜 행과 입과 뜻의 나쁜 행, 성현을 비방한 것과 삿된 견해로 말미암아 지옥에 태어나며, 이런 중생들은 몸의 좋은 행과 입과 뜻의 좋은 행, 성현을 비방하지 않은 것과 바른 소견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 |
이와 같이 존자 아난이여, 저는 4념처를 닦아 익히고 또 닦아 익혀, 이러한 큰 덕과 큰 힘과 신통력을 성취한 것입니다. |
두 정사(正士)는 서로 논의를 마치고 제각기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
540. 소환경(所患經) 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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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존자 아나율은 사위국 송림정사(松林精舍)에 있으면서 병을 앓고 있었다. |
그 때 많은 비구들이 존자 아나율의 처소로 찾아가 문병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앉아 존자 아나율에게 말했다. |
존자 아나율이여, 병환의 차도는 좀 어떠하며 참을 만하십니까? 병세가 점점 더하지는 않습니까? |
존자 아나율이 말했다. |
내 병은 예사롭지 않아 참고 견디기 어려우며, 몸의 고통은 갈수록 더하여 덜하질 않습니다. |
그리고는 곧 세 가지 비유를 말하였는데, 그 내용은 위의 차마경(叉摩經)2)에서 말한 것과 같다. |
그런데 내 몸이 이미 이런 고통을 겪고 있는 이상, 우선은 참으면서 기억[念]을 바르게 하고, 지혜[知]를 바르게 하고 있습니다. |
여러 비구들은 존자 아나율에게 물었다. |
마음을 어디에 두기에 이와 같이 큰 고통을 능히 참고 편안해 할 수 있으며, 기억을 바르게 하고 지혜를 바르게 할 수 있습니까? |
존자 아나율이 여러 비구들에게 말했다. |
4념처(念處)에 머물러, 내 몸에 일어나는 모든 고통을 능히 스스로 참아 편안해 하며, 기억을 바르게 하고 지혜를 바르게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을 4념처(念處)라 하는가? 이른바 안의 몸[內身]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와……(내지)……느낌[受]과 마음[心]과 법(法)을 관찰하는 염처이니, 이것을 4념처에 머물러 몸의 모든 고통을 능히 스스로 참아 편안해 하고, 기억을 바르게 하고 지혜를 바르게 하는 것이라 합니다. |
그 때 여러 정사(正士)들은 서로 논의를 마치고 함께 기뻐하면서, 제각기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
2) 제5권 105번째 소경을 참조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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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1. 소환경 ②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존자 아나율은 사위국 송림정사에 있었는데 병이 완쾌된 지 오래지 않았었다. |
그 때 많은 비구들이 아나율의 처소로 찾아가 문안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앉아 존자 아나율에게 물었다. |
안온하고 즐겁게 지내셨습니까? |
아나율이 말했다. |
안온하고 즐겁게 지냅니다. 몸의 온갖 고통이 이미 다 사라졌습니다. |
여러 비구들이 아나율에게 물었다. |
어디에 머물러 몸의 온갖 고통이 안온하게 되었습니까? |
존자 아나율이 말했다. |
4념처에 머물러 몸의 온갖 고통이 점점 안온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안의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와……(내지)……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이니, 이것을 4념처라 합니다. 이 4념처에 머물렀기 때문에 몸의 온갖 고통이 점점 쉬게 된 것입니다. |
그 때 여러 정사(正士)들은 서로 논의를 마치고 함께 기뻐하면서, 제각기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
542. 유학누진경(有學漏盡經)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존자 아나율은 사위국 송림정사에 있었다. |
그 때 많은 비구들이 존자 아나율의 처소로 찾아가, 서로 문안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앉아 존자 아나율에게 물었다. |
만일 배우는 지위[學地]3)에 있는 비구가 위로 안온한 열반에 머물기를 |
3) 팔리어로는 sekha라고 하며, 유학(有學)은 이것의 한역임. 아직 번뇌를 끊지 못하여 배울 것이 있는 사람으로 아라한과에 이르지 못한 성자들를 말함. 즉 불교의 진리를 알고는 있으나, 아직 미혹함을 완전하게 끊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배워야 할 여지를 남기고 있는 자. 소승(小乘)불교의 수행자가 도달해야 할 4과(果) 중 앞의 3과를 말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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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다면, 거룩한 제자는 어떻게 닦아 익히고 또 닦아 익혀야, 이 법(法)과 율(律)에서 번뇌[漏]가 다하게 되어 번뇌 없이 심해탈(心解脫)·혜해탈(慧解脫)하고, 현세에서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알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해야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後有]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알 수 있겠습니까? |
존자 아나율이 여러 비구들에게 말했다. |
만일 배우는 지위에 있는 비구가 위로 안온한 열반에 마음이 머물기를 구한다면, 거룩한 제자는 어떻게 닦아 익히고 또 닦아 익혀야, 이 법과 율에서 번뇌가 다하게 되어 번뇌 없이 심해탈·혜해탈하고, 현세에서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알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해야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알 수 있는가 하면, 마땅히 4념처에 머물러야 합니다. 어떤 것을 네 가지라 하는가? 이른바 안의 몸[內身]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와……(내지)……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이니, 이와 같이 4념처를 닦아 익히고 또 닦아 익히면, 이 법과 율에서 모든 번뇌가 다하게 되어 번뇌 없이 심해탈·혜해탈하고, 현세에서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알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해야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알 수 있습니다. |
그 때 여러 비구들은 존자 아나율의 말을 듣고 함께 기뻐하면서, 제각기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
543. 아라한비구경(阿羅漢比丘經)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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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존자 아나율은 사위국 송림정사에 있었다. |
그 때 많은 비구들이 존자 아나율의 처소로 찾아가 존자 아나율과 서로 문안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앉아 존자 아나율에게 물었다. |
모든 번뇌[漏]가 이미 다하고, 해야 할 일은 이미 마치고, 무거운 짐을 놓아 버리고 모든 존재[有]의 번뇌[結4)]를 떠나, 바른 지혜[正智]로 마음이 잘 해탈한 아라한 비구도 4념처(念處)를 닦아야 합니까? |
존자 아나율이 비구들에게 말했다. |
비구가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해야 할 일은 이미 마치고, 무거운 짐을 놓아버리고 모든 존재의 번뇌를 떠나, 바른 지혜로 마음이 잘 해탈하였더라도, 그 역시 4념처(念處)를 닦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얻지 못한 것을 얻고,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여, 현세에서 즐겁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저도 또한 모든 존재의 번뇌를 떠나 아라한(阿羅漢)이 되어,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치고 마음이 잘 해탈하였지만, 4념처를 닦음으로써 얻지 못한 것을 얻고, 미쳐 이르지 못한 것에 이르고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여, 현세에서 안락하게 살기 때문입니다. |
그 때 여러 정사(正士)들은 서로 논의를 마치고 함께 기뻐하면서, 제각기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
544. 하고출가경(何故出家經)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아나율은 사위국 송림정사에 있었다. |
그 때 많은 외도 출가자들이 존자 아나율의 처소로 찾아와, 서로 문안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앉아 존자 아나율에게 말했다. |
존자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사문 구담(瞿曇)의 법에 출가하였습니까? |
4) 계박(繫縛)의 뜻으로 번뇌의 다른 이름이다. 중생이 번뇌로 인해 망상(妄想)과 미혹함을 일으켜 모든 악업을 지어 숱한 고통에 계박되는 까닭에 삼계(三界)를 떠돌며, 벗어나지 못하는 까닭에 결(結)이라 이름한 것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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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자 아나율이 말했다. |
닦고 익히기 위해서입니다. |
무엇을 닦고 익힙니까? |
이른바 모든 근(根)을 닦고 모든 힘[力]을 닦으며, 모든 각분(覺分)을 닦고 모든 염처(念處)를 닦는 것5)입니다. 당신들은 어떤 수행에 대해 듣고 싶습니까? |
우리는 근과 힘과 각분이라는 그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데, 하물며 다시 그 뜻을 묻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염처에 대해선 듣고 싶습니다. |
존자 아나율이 말했다. |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십시오. 당신들을 위해 설명하겠습니다. 혹 비구들이 안의 몸[內身]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와……(내지)……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입니다. |
그 때 집을 나온 많은 외도들은 존자 아나율의 말을 듣고 함께 기뻐하면서, 제각기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
545. 향열반경(向涅槃經)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아나율은 사위국 송림정사에 있었다. |
그 때 존자 아나율이 여러 비구들에게 말했다. |
비유하면 큰 나무가 자라날 땐, 밑으로 향해 잡는 대로 따르고 이끄는 대로 따르지만, 만일 그 뿌리를 끊어버리면 반드시 넘어져 아무데나 떨어지는 것처럼, 바로 비구도 4념처(念處)를 닦으면, 길이길이 순리대로 나아가고 |
5) 깨달음의 지혜를 얻기 위한 실천수행 방법들 가운데 5근(根)·5력(力)·7각분(覺分)·4념처(念處)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 내용을 자세히 말하자면, 5근은 신(信)·근(勤)·념(念)·정(定)·혜(慧)이고, 5력은 신(信)·근(勤)·념(念)·정(定)·혜(慧)이며, 7각분은 택법(擇法)·정진(精進)·희(喜)·의식(猗息)·념(念)·정(定)·사(捨)이고, 4념처는 신(身)·수(受)·심(心)·법(法)을 말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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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끄는 대로 따라 멀리 여읨으로 향할 것이요, 순리대로 나아가고 이끄는 대로 따라 번뇌를 벗어나는 법[出要法]으로 향할 것이며, 순리대로 나아가고 이끄는 대로 따라 열반으로 향할 것입니다. |
존자 아나율이 이 경을 말하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46. 집조관장경(執澡灌杖經)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마하 가전연(迦旃延)6)은 발란나(跋蘭那) 부락 오니지(烏泥池) 가에 있었다. |
그 때 집조관장(執澡灌杖) 범지(梵志)7)가 마하 가전연의 처소로 찾아가, 서로 문안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앉아, 마하 가전연에게 물었다. |
무슨 까닭[因緣]으로 왕은 왕과 다투고, 바라문과 거사는 바라문과 거사와 다툽니까? |
마하 가전연이 범지에게 대답하였다. |
탐욕(貪欲)에 얽매이고 집착하기 때문에, 왕은 왕과 다투고, 바라문과 거사는 바라문과 거사와 다툽니다. |
무슨 까닭으로 출가자는 출가자와 다툽니까? |
견욕(見欲)에 얽매이고 집착하기 때문에 출가자는 출가자와 다툽니다. |
범지가 다시 물었다. |
마하 가전연이시여, 탐욕에의 얽매임과 집착을 떠나고, 또 견욕에의 얽매임과 집착을 떠난 분이 계십니까? |
존자 마하 가전연이 대답하였다. |
범지여, 계십니다. 저의 큰 스승이신 여래(如來)·응공(應供)·등정각(等正覺)·명행족(明行足)·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 |
6) 팔리어로는Mah -kacc yana이며, 부처님 10대 제자 중 한 명임. 논의(論議) 제일비구. |
7) 팔리본에는 Ar mada a br hma o로 되어 있으며, 외도의 이름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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士)·조어장부(調御丈夫)·천인사(天人師)·불세존(佛世尊)께서는 이 탐욕에의 얽매임과 집착, 또 견욕에의 얽매임과 집착을 능히 떠나셨습니다. |
불세존께서는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
불세존께서는 지금 바라기(婆羅耆) 사람들이 사는 구살라국(拘薩羅國) 사위성 기수급고독원에 계십니다. |
그 때 범지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여미고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고, 부처님 계신 곳을 향해 합장하고 찬탄하였다. |
불세존·여래·응공·등정각께 귀의합니다8). 능히 탐욕에의 모든 얽매임과 집착을 떠나시고, 탐욕에의 모든 속박과 모든 견욕을 다 멀리 떠나시어 그 근본을 깨끗하게 하셨습니다. |
그 때 집조관장 범지는 존자 마하 가전연의 말을 듣고 함께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
547. 집장경(執杖經)9)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존자 마하 가전연은 바라나(婆羅那)의 오니지(烏泥池) 가에 있었으며, 많은 비구들과 함께 옷을 지니는 문제로 식당에 모여 있었다. |
그 때 나이 많고 신체가 연로한 지팡이를 짚은 범지가 식당으로 찾아와, 한쪽에 지팡이를 짚고 서서 한동안 잠자코 있다가, 여러 비구들에게 말했다. |
여러 장로들이여, 그대들은 어찌하여 연로한 사람을 보고도 말도 하지 않고 안부도 묻지 않으며, 공경히 앉으라고 말도 하지 않습니까? |
그 때 대중 가운데는 존자 마하 가전연도 있었다. 그 때 존자 마하 가전연이 그 범지에게 말했다. |
8) 고려대장경 원문은 나무나무(南無南無)이다. 팔리어로는 namo이며, 한역하여 귀명(歸命)·경례(敬禮)라고 함. 중생이 부처님을 향해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하여 믿고 따르는 것을 말함. |
9) 이 소경은 『증일아함경』제10권 제19「권청품(勸請品)」의 아홉 번째 소경과 같은 내용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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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법에서는 연로한 사람이 올 경우, 다들 서로 말을 나누고 안부를 물으며, 공경히 예배하며 앉기를 청합니다. |
범지가 말했다. |
내가 보기에 이 대중 가운데는 나보다 연로한 이가 없건만, 공경히 예배하며 앉기를 청하지 않소. 그런데도 당신은 어찌 '우리 법에서는 연로한 이를 보면 공경히 예배하며 앉기를 청한다'고 말하오? |
존자 마하 가전연이 말했다. |
범지여, 혹 어떤 연로한 사람이 나이 80이나 90이 되어, 머리는 희고 이는 빠졌더라도, 만일 젊은이의 법을 가졌다면 그는 연로한 사람이 아닙니다. 또 아무리 나이가 젊어 25세쯤 되는 데다, 살결은 희고 머리는 검어 한창 젊음과 아름다움이 넘치더라도, 연로한 이의 법을 가졌다면 그는 연로한 사람의 수에 포함됩니다. |
범지가 물었다. |
어떤 사람을 나이 80이나 90이 되어, 머리는 희고 이는 빠졌더라도, 젊은이의 법을 가졌다 하며, 어떤 사람을 나이 25세쯤 되어 살결은 희고 머리는 검어 한창 젊고 아름다운 몸일지라도, 연로한 사람의 수에 포함된다고 합니까? |
존자 마하 가전연이 범지에게 말했다. |
다섯 가지 욕망[五欲功德]10)이 있습니다. 이른바 눈은 빛깔을 분별하여 애착하고 좋아하고 생각하며, 귀는 소리를 분별하고, 코는 냄새를 분별하며, 혀는 맛을 분별하고, 몸은 촉감을 분별하여 애착하고 좋아하고 생각합니다. 이 다섯 가지 욕망에 대해 탐냄을 떠나지 못하고 욕심을 떠나지 못하며, 애착을 떠나지 못하고 생각을 떠나지 못하며, 흐림[濁]을 떠나지 못했다면 범지여, 이런 사람은 아무리 나이 80이나 90이 되어, 머리는 희고 이는 빠졌더라도, 그는 젊은이의 법을 가졌다고 합니다. 또 비록 나이 25세쯤 되어 |
10) 팔리본에는 pa canna-k magu na 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을 한역하면 5종욕(種欲)이 된다. gu a는 음역하여 구나(求那)라고 하며, 공덕(功德)·속성(屬性)·요소(要素) 등의 뜻을 가지고 있음. 한역과정에서 역자는 공덕의 뜻을 취하였으나, 연결된 단어의 의미상 gu a는 속성·요소의 의미로 파악해야 문맥에 적합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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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결은 희고 머리는 검어 한창 젊고 아름다운 몸일지라도, 다섯 가지 욕망에 대해 탐냄을 떠나고 욕심을 떠나며, 애착을 떠나고 생각을 떠나며 흐림을 떠났으면, 이런 사람은 비록 나이가 젊어 25세쯤 되어, 살결은 희고 머리는 검어 한창 젊고 아름다운 몸일지라도, 그는 연로한 이의 법을 성취하여 연로한 사람의 수에 포함된다고 합니다. |
그 때 범지가 존자 마하 가전연에게 말했다. |
존자가 말한 이치대로 내 스스로를 성찰해보면 내가 비록 늙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젊은이이고, 당신들이 비록 젊다고는 하나 연로한 이들의 법을 성취하였습니다. 나는 세상일이 많아 돌아갈까 하오. |
존자 마하 가전연이 말했다. |
범지여, 그대 스스로 때를 알아서 하십시오. |
그 때 범지는 존자 마하 가전연의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본래의 처소로 돌아갔다. |
548. 마투라경(摩偸羅經)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고, 존자 마하 가전연은 조림(稠林)에 있었다. |
그 때 서방(西方)의 왕자 마투라(摩偸羅)11) 국왕이 존자 마하 가전연의 처소로 찾아와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존자 마하 가전연에게 물었다. |
바라문(婆羅門, br hma a)들은 스스로 말하기를 '우리가 제일이요 다른 종성은 낮고 열등하다. 우리는 희고 다른 종성은 검다. 바라문은 청정하고 바라문이 아닌 사람은 그렇지 않다. 우리들은 범[婆羅門, brahman]12)의 |
11) 팔리어로는 Madhur 이며, 부처님 재세(在世)시에 인도 16대국 가운데 하나임. 현재 중인도 염무나(閻牟那)강 서남쪽 일대의 지방을 가리킴. |
12) 본문에서 종성계급으로서의 br hma a와 우주질서인 원인(原人, Puru a) 혹은 우주근본 원리인 범(梵)으로서의 brahman이 바라문(婆羅門)이라는 한 용어로 음사되어 사용되었다. 의미에 따라 바라문(婆羅門)과 범(梵)으로 구분하여 번역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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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로서 입에서 태어났고 범이 변화한 것이다.13) 우리들은 범에 속한 존재이다'라고 말합니다. 존자 마하 가전연이시여, 이 뜻은 어떠한 것입니까? |
존자 마하 가전연이 마투라왕에게 말했다. |
대왕이여, 그것은 세상에서 하는 말일뿐입니다. 세상에서는 '바라문이 제일이요 다른 종성은 낮고 열등하다. 바라문은 희고 다른 종성은 검다. 바라문은 청정하고 바라문이 아닌 사람은 그렇지 않다. 우리 바라문은 범[brahman]에서 생겨난 존재로 범의 입에서 태어났고 범이 변화한 것이다. 우리들은 모두 범에 속한 존재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대왕이여, 업(業)이 진실한 것으로서 그것은 다 업에 의한 것임을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
왕이 존자 마하 가전연에게 말했다. |
그 말씀은 너무도 간략해 저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다시 분별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존자 마하 가전연이 말했다. |
이제 당신께 묻겠으니, 묻는 대로 내게 대답해 주십시오. 대왕이여, 당신은 바라문 출신 왕입니다. 당신은 당신나라에 있는 바라문(婆羅門)·찰리(刹利)·거사(居士)·장자(長者) 등 이 네 종류의 사람들을 모두 불러와, 재물과 힘을 가지고 그들에게 호위하게 하거나, 먼저 일어나고 나중에 눕게 하거나, 그 밖의 여러 가지 심부름을 시킬 때 모두 뜻대로 되겠습니까? |
뜻대로 될 것입니다. |
대왕이여, 찰리가 왕이 되거나 거사가 왕이 되거나 장자가 왕이 되더라도, 그들도 자신의 나라에 있는 네 종성[四姓]14)을 모두 불러와, 재물과 힘 |
13) 이 부분의 사상적 뒷받침이 되는 문헌은 인도의 가장 오래된 종교문헌인 g-veda이다. 여기에 처음으로 4성계급(四姓階級, Caste)이 등장한다. 거대한 우주원리인 원인(原人, Puru a)으로부터 우주가 전개되었는데 브라흐만(婆羅門, br hma a)은 그의 입이었고, 그의 두 팔은 라자냐(R janya: 刹利, K atriya)가 되었으며, 그의 두 넓적 다리는 바이샤(吠舍, Vai ya)가 되었고, 그의 발에서는 수드라(首陀羅, S dra)가 생겨났다고 하였다. |
14) 팔리어로는 catt ro va 이며, 인도사회의 네 가지 신분계급을 말함. 첫째는 바라문(婆羅門)으로서 제사 등을 주관하여 담당하는 사제(司祭) 또는 승려 계급을 말하고, 둘째는 찰제리(刹帝利)로서 국왕과 무사(武士) 계급을 말하며, 셋째는 폐사(吠舍)로서 일반 농사를 짓거나 목축·공예·장사 등의 생업에 전념하는 평민 계급을 말하고, 넷째는 수다라(首陀羅)로서 최하층의 천민·노예 계급을 말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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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가지고 그들에게 호위하게 하거나, 먼저 일어나고 나중에 눕게 하거나, 그 밖의 여러 가지 심부름을 시킬 때 모두 뜻대로 되겠습니까? |
뜻대로 될 것입니다. |
그렇다면 대왕이여, 그와 같이 네 종성은 다 평등한데, 무슨 차별이 있겠습니까? 대왕이여,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네 종성은 모두 다 평등하여 낫고 못한 차별이 없는 것입니다. |
마투라왕이 존자 마하 가전연에게 말했다. |
참으로 그렇습니다. 존자여, 네 종성은 다 평등하여 갖가지의 낫고 못한 차별이 없습니다. |
그러므로 대왕이여, 네 종성이란 세간에서 차별 지어 말한 것일 뿐입니다.……(내지)……그것들은 다 업에 의한 것으로서 진실로 차별이 없는 것임을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다시 대왕이여, 이 나라에서 어떤 바라문이 도둑질을 했다면 마땅히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왕이 존자 마하 가전연에게 말했다. |
만일 바라문 가운데 도둑질한 자가 있을 경우, 때리거나 포박하거나 혹은 나라 밖으로 쫓아내거나, 벌금을 물리거나 또는 손·발·귀·코를 베거나, 죄가 막중할 경우엔 즉시 죽일 것입니다. 또 그 도둑이 비록 바라문이라 하더라도 도둑놈이라 부를 것입니다. |
대왕이여, 만일 찰리·거사·장자 중에 도둑질한 자가 있을 경우 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왕이 존자 마하 가전연에게 말했다. |
그들 또한, 때리거나 포박하거나 혹은 나라 밖으로 쫓아내거나, 벌금을 물리거나 또는 손·발·귀·코를 베거나, 죄가 막중할 경우엔 즉시 죽일 것입니다. |
그렇다면 대왕이여, 어찌 네 종성이 다 평등하지 않겠으며, 거기에 무슨 갖가지 차별이 있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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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존자 마하 가전연에게 말했다. |
이치가 그와 같다면, 참으로 거기에는 갖가지 낫고 못한 차별이 없을 것입니다. |
존자 마하 가전연이 다시 왕에게 말했다. |
대왕이여, 아셔야 합니다. 네 종성이란 세상에서 하는 말일뿐입니다. 그들은 '바라문이 제일이요 나머지 종성은 다 낮고 열등하다. 바라문은 희고 나머지 사람들은 다 검다. 바라문은 청정하고 바라문이 아닌 사람은 그렇지 않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다 업에 의한 것입니다. 진실로 업에 의한 것입니다. |
다시 물었다. |
대왕이여, 만일 바라문이 살생(殺生)·도둑질[偸盜]·삿된 음행[邪]·거짓말[妄言]·욕설[惡口]·이간하는 말[兩舌]·꾸밈말[綺語]·탐냄[貪]·성냄[恚]·삿된 견해[邪見] 등, 열 가지 좋지 않은 업을 짓는다면 나쁜 세계에 태어나겠습니까, 좋은 세계에 태어나겠습니까? 아라하(阿羅呵)15)에게서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왕이 존자 마하 가전연에게 말했다. |
바라문이라도 열 가지 좋지 않은 업을 지으면 반드시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입니다. 또 아라하에게서도 '찰리·거사·장자에 있어서도 또한 그렇게 말한다'고 들었습니다. |
대왕이시여, 만일 바라문이 열 가지 좋은 업인, 살생을 여의고……(내지)……바른 소견을 행한다면, 마땅히 어느 곳에 태어나겠습니까? 좋은 세계입니까, 나쁜 세계입니까? 아라하에게서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만일 바라문이 열 가지 좋은 업을 행했다면 그는 반드시 좋은 세계에 태어날 것입니다. 또 아라하에게서 '그와 같이 찰리·거사·장자에 있어서도 또한 그렇게 말한다'고 들었습니다. |
대왕이여, 어떻습니까? 이와 같이 네 종성은 평등한 것입니까? 갖가지 |
15) 팔리어로는 arah 이며, 아라한(阿羅漢, araha )의 구역 표현임. 한역하여 응공(應供)이라 하며, 여기서의 표현은 바라문 무리들에게 존경과 공양을 받는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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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고 못한 차별이 있다고 하겠습니까? |
왕이 존자 마하 가전연에게 말했다. |
이치가 그와 같다면 곧 평등해서, 갖가지의 낫고 못한 차별이 없을 것입니다. |
그러므로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네 종성은 모두 다 평등할 따름으로 갖가지의 낫고 못한 차별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은 '바라문이 제일이다. 바라문은 희고 나머지 종성은 검다. 바라문은 청정하고 바라문이 아닌 사람은 그렇지 않다. 범에서 태어났는데 태어날 때 입에서 나왔다. 범이 만든 존재로 범이 변화된 것이며, 범에 속한 존재이다'라고 말들 합니다. 그러나 업이 진실한 것으로 다 업에 의한 것임을 아셔야 합니다. |
왕이 존자 마하 가전연에게 말했다. |
진실로 그 말씀과 같습니다. 그것은 다 세상에서 하는 말일뿐입니다. '바라문은 뛰어나고 나머지 종성은 낮고 열등하다. 바라문은 희고 나머지 사람들은 다 검다. 바라문은 청정하고 바라문이 아닌 사람은 그렇지 않다. 범에서 태어났는데, 태어날 때 입에서 나왔다. 범이 변화한 것으로 범에 속한 존재이다'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다 업이며, 진실로 업에 의한 것입니다. |
그 때 마투라왕은 존자 마하 가전연의 말을 듣고 그 말을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
549. 가리경(迦梨經)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마하 가전연은 아반제국(阿槃提國)16) 구라라타(拘羅羅咤)정사에 있었다. |
존자 마하 가전연은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구라라타 정사에 들어가 차례로 밥을 빌다가, 가리가(迦梨迦) 우바이(優婆夷) 집에 이르렀다.17) 그 때 우바이는 존자 마하 가전연을 보자, 곧 자리를 펴고 앉기를 |
16) 부처님 재세시 인도 16대국 가운데 하나로, 인도 서쪽에 위치해 있었다. |
17) 팔리본에는 가리(迦梨) 우바이가 존자 마하 가전연의 처소로 찾아간 것으로 되어 있다. |
[785 / 2145] 쪽 |
청한 뒤에, 앞으로 나와 존자 마하 가전연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그에게 말했다. |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 가운데 승기다(僧耆多) 처녀의 물음에 대답해 주신 말씀과 같습니다. 세존께서 승기다 처녀의 물음에 대답하신 게송대로 한다면 이렇습니다. |
진실한 이치 마음에 두고 |
지극히 고요하여 어지럽지 않나니 |
사랑스럽고 단정한 모습 |
모든 용맹으로써 항복 받았네. |
혼자 한마음으로 고요히 생각하면서 |
선정의 묘한 즐거움 맛보나니 |
이것은 곧 모든 세간의 |
온갖 사람들을 멀리 떠난 것으로 |
세간의 온갖 사람들 |
나와 가까이 친할 이 없네. |
존자 마하 가전연이시여, 세존의 이 게송은 어떠한 뜻을 가지고 있습니까? |
존자 마하 가전연이 그 우바이에게 말했다. |
누이여, 어떤 사문 바라문은 '일체는 땅이라고 관찰하는 삼매[地一切入處正受]18)가 위없는 것이므로 그 과(果)를 구한다'라고 말하오. 누이여, 만일 사문 바라문이 일체는 땅이라고 관찰하는 삼매에 들어 청정하고 깨끗하 |
18) 10일체처(一切處) 가운데 하나. 10일체처는 10변처(遍處)라고도 하며, 삼계(三界)의 번뇌를 멀리 여의게 하는 일종의 선관(禪觀). 땅[地]·물[水]·불[火]·바람[風]·청(靑)·황(黃)·적(赤)·백(白)·공(空)·식(識)의 열 가지 관법으로 무변무이(無邊無二)의 관법을 이룸. 삼계가 이런 열 가지 가운데 한 가지에 변만(遍滿)되어 있다고 관하며, 이렇게 순차적으로 행한다. |
[786 / 2145] 쪽 |
게 되면, 그는 곧 그 근본[本]을 보고 재앙[患]을 보며, 소멸[滅]을 보고 소멸에 이르는 길[滅道跡]을 볼 것이오. 그리고 그 근본을 보고 재앙을 보며, 소멸을 보고 소멸에 이르는 길을 봄으로써, 진실한 이치를 마음에 두고 지극히 고요하여 어지럽지 않을 것이오. |
누이여, 이와 같이 일체는 물이라고 관찰하는 것[水一切入處]·일체는 불이라고 관찰하는 것[火一切入處]·일체는 바람이라고 관찰하는 것[風一切入處]·일체는 파랗다고 관찰하는 것[靑一切入處]·일체는 노랗다고 관찰하는 것[黃一切入處]·일체는 빨갛다고 관찰하는 것[赤一切入處]·일체는 하얗다고 관찰하는 것[白一切入處]·일체는 허공이라고 관찰하는 것[空一切入處]·일체는 의식이라고 관찰하는 것[識一切入處]을 위없는 것이라 여기고 그 과(果)를 구하오. |
누이여, 어떤 사문 바라문이……(내지)……일체는 의식이라고 관찰하는 삼매[識處一切入處正受]에 들어 청정하고 깨끗하게 되면, 그는 근본을 보고 재앙을 보며 소멸을 보고 소멸에 이르는 길을 볼 것이오. 그리고 근본을 보고 재앙을 보며 소멸을 보고 소멸에 이르는 길을 봄으로써, 진실한 이치를 마음에 두고 지극히 고요하여 어지럽지 않아, 잘 보고 잘 들어갈 것이오. 그러므로 세존께서 승기다 처녀의 물음에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대답한 것이오. |
진실한 이치 마음에 두고 |
지극히 고요하여 어지럽지 않나니 |
사랑스럽고 단정한 모습 |
모든 용맹으로써 항복 받았네. |
혼자 한마음으로 고요히 생각하면서 |
선정의 묘한 즐거움 맛보나니 |
이것은 곧 모든 세간의 |
온갖 사람들을 멀리 떠난 것으로 |
세간의 온갖 사람들 |
[787 / 2145] 쪽 |
나와 가까이 친할 이 없네. |
누이여, 나는 세존께서 이런 뜻으로 이러한 게송을 말씀하셨을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소. |
그 우바이가 말했다. |
훌륭하십니다. 존자께서는 진실한 이치를 말씀하셨습니다. 원컨대 존자께서는 제가 청하는 공양을 받아 주십시오. |
그 때 존자 마하 가전연은 잠자코 그 청을 받아들였다. |
그 때 가리가 우바이는 존자 마하 가전연이 청을 받아들인 것을 알고, 곧 갖가지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여, 공경하고 존중하며 자기 손으로 음식을 바쳤다. |
그 때 우바이는 존자 마하 가전연이 공양을 마치고, 발우를 씻고 손을 씻은 줄 알고 나서, 낮은 자리를 펴고 존자 마하 가전연 앞에서 공손하게 법을 들었다. 존자 마하 가전연은 가리가 우바이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해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
550. 이경(離經)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마하 가전연도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있었다. |
존자 마하 가전연이 여러 비구들에게 말했다. |
불세존(佛世尊)·여래(如來)·응공(應供)·등정각(等正覺)께서는 알고 보신 것으로서 괴로운 곳에서 나와 훌륭한 곳에 오르게 하고, 일승(一乘)의 도를 설하시어 모든 중생을 깨끗하게 하며, 모든 번뇌와 괴로움을 여의며, 근심과 슬픔을 다 없애 진여법(眞如法)을 얻게 하기 위해 여섯 가지 법을 말씀하셨습니다. |
어떤 것을 여섯 가지라 하는가? |
이른바 거룩한 제자는 여래·응공·등정각께서 행하신 법은 깨끗하고, 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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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如來)·응공(應供)·등정각(等正覺)·명행족(明行足)·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조어장부(調御丈夫)·천인사(天人師)·불세존(佛世尊)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룩한 제자는 여래·응공께서 행하신 법을 생각하기 때문에, 탐욕의 감정[貪欲覺]·성내는 감정[瞋恚覺]·해치려는 감정[害覺]을 여의나니, 이러한 거룩한 제자는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染着心]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어떤 것을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이라 하는가? 이른바 다섯 가지 욕망을 말합니다. 이 다섯 가지 욕망에 대한 탐욕·성냄·어리석음을 여의어, 바른 기억과 바른 앎에 편안히 머물고 올곧은 길에 오르며, 부처님에 대한 생각[念佛]19)을 닦아 익히면 바로 열반으로 향할 것입니다. 이것을 여래·응공·등정각께서 알고 보신 것으로 괴로운 곳에서 나와 훌륭한 곳에 오르게 하고, 일승(一乘)의 도를 설하시어 모든 중생을 깨끗하게 하며, 괴로움과 번뇌를 여의고, 근심과 슬픔을 다 없애 참다운 법을 얻게 하기 위해 첫 번째로 설하신 것이라 합니다. |
다시 거룩한 제자는 바른 법을 생각하고, 세존께서 설하신 현세의 법(法)과 율(律)을 생각하여 모든 번열과 번민을 여의고 어느 때든지 통달하여, 곧 현세의 법을 인연하여 스스로 깨닫습니다. 그 때 거룩한 제자가 이 바른 법을 생각할 때, 탐욕의 감정·성내는 감정·해치는 감정을 일으키지 않나니, 이러한 거룩한 제자는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어떤 것을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이라 하는가? 이른바 다섯 가지 욕망을 말합니다. 이 다섯 가지 욕망에 대한 탐욕·성냄·어리석음을 여의어 바른 기억[正念]과 바른 앎[正知]에 편안히 머물고, 올곧은 길에 오르며, 법에 대한 생각을 닦아 익히면 바로 열반으로 향할 것입니다. 이것을 여래·응공·등정각께서 알고 보신 것으로 괴로운 곳에서 나와 훌륭한 곳에 오르게 하고, 일승의 도를 설하시어 중생을 깨끗하게 하며, 괴로움과 번뇌를 여의고, 근심과 슬픔을 없애 참다운 법을 얻게 하기 위해 두 번째로 설하신 것이라 합니다. |
다시 거룩한 제자는 스님의 법[僧法]을 생각하여, 잘 향하고 바르게 향하 |
19) 고려대장경 본문에는 '염불(念佛)'로 되어 있으나,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원·명 3본에는 '염불(念佛)'이 '불념(佛念)'으로 되어 있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랐다. |
[789 / 2145] 쪽 |
며, 곧게 향하고 고르게 향하며, 부처님을 따르는 행을 닦습니다. 이른바 수다원(須陀洹)을 향하는 이와 수다원의 과위[果]를 얻은 이, 사다함(斯陀含)을 향하는 이와 사다함을 얻은 이, 아나함(阿那含)을 향하는 이와 아나함을 얻은 이, 아라한(阿羅漢)을 향하는 이와 아라한을 얻은 이입니다. 이와 같은 네 쌍의 여덟 부류[四雙八士]20)를, 세존의 제자로서 스님의 계를 구족하고[戒具足] 선정을 구족하며[定具足], 지혜를 구족하고[慧具足] 해탈을 구족하며[解脫具足], 해탈지견을 구족한[解脫知見具足] 이로서, 공양하고 공경하고 예배할 대상이요, 세간의 위없는 복전(福田)이라 합니다. 거룩한 제자가 이와 같이 스님의 법에 대해 생각할 때, 그 때 거룩한 제자는 탐욕의 감정·성내는 감정·해치는 감정을 일으키지 않나니, 이러한 거룩한 제자는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
어떤 것을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이라 하는가? 이른바 다섯 가지 욕망을 말합니다. 이 다섯 가지 욕망에 대한 탐욕·성냄·어리석음을 여의어 바른 기억과 바른 앎에 편안히 머물고, 올곧은 길에 오르며, 스님의 법에 대한 생각을 닦아 익히면 바로 열반으로 향할 것입니다. 이것을 여래·응공·등정각께서는 알고 보신 것으로 괴로운 곳에서 나와 훌륭한 곳에 오르게 하고, 일승의 도를 설하시어 중생을 깨끗하게 하며, 괴로움과 번뇌를 여의고, 근심과 슬픔을 없애 참다운 법을 얻게 하기 위해 세 번째로 설하신 것이라 합니다. |
다시 거룩한 제자는 계의 덕(德)을 생각하여, 어그러뜨리지 말아야 할 계[不缺戒]·끊지 말아야 할 계[不斷戒]·순수하고 두터이 해야 할 계[純厚戒]·여의지 말아야 할 계[不離戒]·도용하지 않은 계[非盜取戒]·완전히 잘 성취해야 할 계[善究竟戒]·칭찬할만한 계[可讚歎戒]·악(惡)을 불어나지 않게 하는 범행(梵行)의 계[梵行不增21)惡戒]를 생각합니다. |
20) 성자(聖者)의 네 가지 과위(果位). 소승 불교에서의 네 가지 수행목표[向]와 그 도달경지[果]를 말함. 첫째는 예류(預流, 須陀洹), 둘째는 일래(一來, 斯陀含), 셋째는 불환(不還, 阿那含), 넷째는 아라한(阿羅漢). 위의 네 가지에 각각 향(向)과 과(果)를 내세운다. 즉 소승에서는 수행계위를 어떤 경지를 향해 수행해 가는 단계[向]와 그것에 도달한 경지[果]로 나누어 말하는 것으로 예류향(預流向)·예류과(預流果)·일래향(一來向)·일래과(一來果)·불환향(不還向)·불환과(不還果)·아라한향(阿羅漢向)·아라한과(阿羅漢果)의 여덟 가지를 말한다. |
21) 고려대장경 본문에는 '증(憎)'자로 되어 있으나,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원·명 3본에 모두 '증(增)'자로 되어 있다고 하였고, 문맥에도 후자가 더 맞을 듯하여 후자를 따랐다. |
[790 / 2145] 쪽 |
만일 거룩한 제자가 이런 계를 생각할 때, 자기 몸 가운데 성취한 계를 생각한다면, 그 때 탐욕의 감정·성내는 감정·해치는 감정을 일으키지 않나니, 이러한 거룩한 제자는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어떤 것을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이라 하는가? 이른바 다섯 가지 욕망을 말합니다. 이 다섯 가지 욕망에 대한 탐욕·성냄·어리석음을 여의어 바른 기억과 바른 앎에 편안히 머물고, 올곧은 길에 오르며, 계에 대한 생각을 닦으면, 바로 열반으로 향할 것입니다. 이것을 여래·응공·등정각께서 알고 보신 것으로 괴로운 곳에서 나와 훌륭한 곳에 오르게 하고, 일승의 도를 설하시어 중생을 깨끗하게 하며, 괴로움과 번뇌를 여의고, 근심과 슬픔을 없애 참다운 법을 얻게 하기 위해 네 번째로 설하신 것이라 합니다. |
다시 거룩한 제자는 스스로 보시하는 법[施法]을 생각하며 마음으로 스스로 기뻐합니다. |
'나는 지금 아끼고 탐냄의 번뇌[慳貪垢]를 여의고 집을 나와, 해탈하여 마음으로 보시하고 항상 보시하며, 무심하게 보시하고 즐겁게 보시하며, 구족하게 보시하고 평등하게 보시한다.' |
만일 거룩한 제자가 스스로 보시하는 법을 생각할 때는, 탐욕의 감정·성내는 감정·해치는 감정을 일으키지 않나니, 이러한 거룩한 제자는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어떤 것을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이라 하는가? 이른바 다섯 가지 욕망을 말합니다. 이 다섯 가지 욕망에 대한 탐욕·성냄·어리석음을 여의어 바른 기억과 바른 앎에 편안히 머물고, 올곧은 길에 오르며, 보시에 대한 생각을 닦으면, 바로 열반으로 향할 것입니다. 이것을 여래·응공·등정각께서 알고 보신 것으로 괴로운 곳에서 나와 훌륭한 곳에 오르게 하고, 일승의 도를 설하시어 중생을 깨끗하게 하며, 괴로움과 번뇌를 여의고, 근심과 슬픔을 없애 참다운 법을 얻게 하기 위해 다섯 번째로 설하신 것이라 합니다. |
다시 거룩한 제자는 하늘의 공덕[天德]을 생각하여, '사왕천(四王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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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삼천(三十三天)·염마천(炎摩天)·도솔타천(兜率陀天)·화락천(化樂天)·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은 청정하게 믿는 마음으로 여기서 목숨을 마치고서 저 여러 하늘에서 태어난 것이다'라고 생각하고서, 그리하여 '나도 그와 같이 믿음[信]·계(戒)·보시[施]·들음[聞]·지혜[慧]로써 여기서 목숨을 마친 다음 저 하늘들에 태어나야겠다'고 이와 같이 거룩한 제자가 하늘 공덕을 생각할 때는, 탐욕의 감정·성내는 감정·해치는 감정을 일으키지 않나니, 이러한 거룩한 제자는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어떤 것을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이라 하는가? 이른바 다섯 가지 욕망을 말합니다. 이 다섯 가지 욕망에 대한 탐욕·성냄·어리석음을 여의어 바른 기억과 바른 앎에 편안히 머물고, 올곧은 길에 오르며, 하늘에 대한 생각을 닦으면, 바로 열반으로 향할 것입니다. 이것을 여래·응공·등정각께서 알고 보신 것으로 괴로운 곳에서 나와 훌륭한 곳에 오르게 하고, 일승의 도를 설하시어 중생을 깨끗하게 하며, 괴로움과 번뇌를 여의고, 근심과 슬픔을 없애 참다운 법을 얻게 하기 위해 여섯 번째로 설하신 것이라 합니다. |
존자 마하 가전연이 이 경을 말해 마치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51. 하리경(訶梨經) ⓛ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마하 가전연은 석씨(釋氏) 하리(訶梨) 부락의 정사22)에 있었다. |
그 때 하리 부락의 장자는 존자 마하 가전연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존자 마하 가전연에게 아뢰었다. |
세존께서「의품(義品)」에서, 마건제(摩揵提)의 물음에 대답하신 게송은 다음과 같습니다. |
22) 팔리본에는 아반제국(阿槃提國) 환희산(歡喜山)의 구라라타정사(拘羅羅咤精舍)로 되어 있다. |
[792 / 2145] 쪽 |
일체의 모든 흐름[流]을 끊고 |
그 흐름의 근원을 막고자 하면서 |
마을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는 것 |
모니(牟尼)는 칭찬하지 않네. |
다섯 가지 욕심을 완전히 비우면 |
다시는 돌이켜 채울 일 없나니 |
세상 사람들과 다투어 말하는 것 |
끝끝내 다시금 하는 일 없으리. |
존자 마하 가전연이시여, 이 게송에는 어떤 뜻이 있습니까? |
존자 마하 가전연이 장자에게 대답하였다. |
눈의 흐름[眼流]이란, 안식(眼識)이 탐욕을 일으키면 안계(眼界)에 의지해 탐욕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흐름[流]이라 합니다. 귀[耳]·코[鼻]·혀[舌]·몸[身]도 마찬가지며, 뜻의 흐름[意流]이란, 이른바 의식(意識)이 탐욕을 일으키면 의계(意界)에 의지해 탐하는 의식[貪識]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흐름이라 합니다. |
장자가 다시 존자 마하 가전연에게 물었다. |
어떤 것을 흐르지 않음[不流]이라 합니까? |
존자 가전연이 장자에게 말했다. |
이른바 안식(眼識)과 안식에 의해 인식되는 빛깔[色]에 의지해 사랑과 기쁨이 생깁니다. 만일 그것이 다하고 탐욕이 없으며, 멸하고 쉬고 사라지면 이것을 흐르지 않음[不流]이라 합니다. 귀·코·혀·몸도 마찬가지며, 뜻과 의식(意識)과 의식에 의해 인식되는 법(法)에 의지해 탐욕이 생깁니다. 만일 그것이 다하고 탐욕이 없으며, 멸하고 쉬고 사라지면 이것을 흐르지 않음이라 합니다. |
어째서 그렇게 됩니까? |
이른바 눈[眼]과 빛깔[色]을 인연하여 안식(眼識)이 생기고, 이 셋이 화합하여 접촉[觸]이 생기며, 접촉을 인연하여 즐거운 느낌[樂受]·괴로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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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苦受]·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不苦不樂受] 등의 느낌이 생겨, 이것에 물들고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흐르게 됩니다. 귀·코·혀·몸도 그러하며, 뜻[意]와 의식(意識)과 의식에 의해 인식되는 법(法), 이 셋이 화합하여 접촉이 생기며, 접촉을 인연하여 즐거운 느낌·괴로운 느낌·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 등의 느낌이 생겨, 이 느낌으로 말미암아 사랑과 기쁨의 흐름이 생깁니다. 이것을 흐름의 근원[流源]이라 합니다. |
어떻게 그 흐름의 근원을 막는가? 이른바 안계(眼界)가 마음 법[心法]을 취하면, 그 대상경계[境界]는 그를 얽어매고 부리게 됩니다. 만일 그것이 다하고 탐욕이 없으며, 멸하고 쉬고 사라지면, 이것을 그 흐름의 근원을 막는 것이라 합니다. 귀·코·혀·몸도 마찬가지며, 의계(意界)가 마음 법을 취하면 그 대상경계는 그를 얽어매고 부리게 됩니다. 만일 그것이 다하고 탐욕이 없으며, 멸하고 쉬고 사라지면, 이것을 그 흐름의 근원을 막는 것이라 합니다. |
어떤 것을 가까이 지내며 서로 칭찬하는 것이라 합니까? |
속인[在家]과 출가자(出家者)가 서로 가까이 지내면서 같이 기뻐하고 같이 걱정하며, 같이 즐거워하고 같이 괴로워하며, 행하는 모든 일을 모두 다 함께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가까이 지내며 서로 칭찬하는 것이라 합니다. |
어떤 것을 칭찬하지 않는 것이라 합니까? |
속인과 출가자가 서로 가까이 지내지 않으며, 같이 기뻐하지도 않고 같이 걱정하지도 않으며, 같이 즐거워하지도 않고 같이 괴로워하지도 않으며, 행하는 모든 일을 다 서로 기뻐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을 서로 칭찬하지 않는 것이라 합니다. |
어떤 것을 욕심을 비우지 못하는 것이라 합니까? |
다섯 가지 욕망을 말합니다. 안식(眼識)은 빛깔에 대해 사랑하고 좋아하는 생각을 자라나게 하여, 탐욕의 생각에 깊이 물들고 집착합니다. 이식(耳識)은 소리에, 비식(鼻識)은 냄새에, 설식(舌識)은 맛에, 신식(身識)은 감촉에 대해 사랑하고 좋아하는 생각을 자라나게 하여, 탐욕의 생각에 깊이 물들고 집착합니다. 그리하여 이 다섯 가지 욕망에 대해 탐욕을 여의지 못하고 |
[794 / 2145] 쪽 |
사랑을 여의지 못하며, 생각을 여의지 못하고 갈망을 여의지 못하면, 이것을 욕심을 비우지 못하는 것이라 합니다. |
어떤 것을 욕심을 비우는 것이라 합니까? |
이른바 이 다섯 가지 욕망에 대해, 탐냄을 여의고 욕심을 여의며, 사랑을 여의고 생각을 여의며, 갈망을 여의면, 이것을 욕심을 비우는 것이라 합니다. 또 나는 얽매임[繫着]과 부림[使]을 말하였는데, 그것은 마음 법[心法]을 다시 채우려는 것을 말합니다. 저 아라한(阿羅漢) 비구는 모든 번뇌[漏]가 이미 다해 그 근본을 끊음이 마치 다라(多羅)나무 밑동을 베어낸 것과 같아서, 미래 세상에 다시는 태어나지 않을 것이니, 어떻게 다시 남과 다투겠습니까?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의품(義品)」에서, 마건제(摩揵提)의 물음에 이렇게 게송으로 대답하신 것입니다. |
일체의 모든 흐름[流]을 끊고 |
그 흐름의 근원을 막고자 하면서 |
마을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는 것 |
모니(牟尼)는 칭찬하지 않네. |
다섯 가지 욕심을 완전히 비우면 |
다시는 돌이켜 채울 일 없나니 |
세상 사람들과 다투어 말하는 것 |
끝끝내 다시금 하는 일 없으리. |
이것을 여래께서 말씀하신 게송의 뜻을 분별한 것이라고 합니다. |
그 때 하리 부락 장자는 존자 마하 가전연의 말을 듣고, 그 말을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
552. 하리경 ②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795 / 2145] 쪽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마하 가전연은 석씨의 하리(訶梨) 부락 정사에 있었다. |
그 때 하리 부락의 촌주(村主)인 장자가 존자 마하 가전연의 처소로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존자 마하 가전연에게 말했다. |
세존께서는 계격산(界隔山) 제석천의 석굴에서 '교시가(憍尸迦)여, 만일 사문 바라문이 위없는 탐애[愛]가 다해 해탈하고 마음이 바르게 잘 해탈하면, 진리의 극치를 다하고, 번뇌[垢]를 완전히 없애며, 범행(梵行)을 완전히 이루어, 마침내 청정하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떻게 이 법과 율에서, 진리의 극치를 다하고 번뇌를 완전히 없애며 범행을 완전히 이루어 마침내 청정하게 됩니까? |
존자 마하 가전연이 장자에게 말했다. |
이른바 눈과 안식과 안식에 의해 인식되는 빛깔에 서로 의지하여 기쁨이 생깁니다. 만일 그것이 다하고 탐욕이 없으며, 멸하고 쉬고 사라지면, 이 법과 율에서 진리의 극치를 다하고, 번뇌를 완전히 없애며, 범행을 완전히 이루어, 마침내 청정하게 됩니다. 귀·코·혀·몸도 그러하며, 뜻[意]과 의식(意識)과 의식에 의해 인식되는 법에 서로 의지하여 기쁨이 생깁니다. 만일 그것이 다하고 멸하며, 쉬고 사라지면, 비구는 이 법과 율에서 번뇌를 완전히 없애고 범행을 완전히 이루어, 마침내 청정하게 됩니다. |
그 때 하리 부락 촌주인 장자는 존자 마하 가전연의 말을 듣고, 그 말을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
553. 하리경 ③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마하 가전연은 석씨의 하리 부락에 있었다. |
그 부락 촌주인 장자는, 존자 마하 가전연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존자 마하 가전연에게 물었다. |
[796 / 2145] 쪽 |
세존께서는 계격산 석굴에서 제석천을 위해 '교시가여, 만일 사문 바라문이 위없는 탐애[愛]를 다해 해탈하고 마음이 잘 해탈하면, 그는 진리의 극치를 다하고 번뇌를 완전히 없애며, 범행을 완전히 이루어, 마침내 청정하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떻게 이 법과 율에서, 진리의 극치를 다하고 번뇌를 완전히 없애며, 범행을 완전히 이루어, 마침내 청정하게 됩니까? |
존자 마하 가전연이 장자에게 말했다. |
만일 비구의 안계(眼界)가 마음 법[心法]을 취하면, 그 대상경계[境界]는 그를 얽어매고 부리게 됩니다. 만일 그것이 다하고 탐욕이 없으며, 쉬고 사라지면, 이 법과 율에서 진리의 극치를 다하고, 번뇌를 완전히 없애며, 범행을 완전히 이루어, 마침내 청정하게 됩니다. 귀·코·혀·몸도 그러하며, 뜻[意]와 의계(意界)가 마음 법을 취하면, 그 대상경계는 그를 얽어매고 부리게 됩니다. 만일 그것을 다하고 여의어, 멸하고 쉬고 사라지면, 이 법과 율에서 진리의 극치를 다하고, 번뇌를 완전히 없애며, 범행을 완전히 이루어, 마침내 청정하게 됩니다. |
그 때 하리 부락 촌주인 장자는 존자 마하 가전연의 말을 듣고, 그 말을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
554. 하리경 ④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마하 가전연은 석씨의 하리 부락에 있었다. |
그 때 하리 부락 촌주인 장자가 병이 들어 앓고 있었다. 존자 마하 가전연은 하리 부락 촌주인 장자가 병이 들어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하리 부락에 들어가 밥을 빌다가, 뒤이어 하리 부락 촌주인 장자의 집에 이르렀다. 하리 부락 촌주인 장자는 멀리서 존자 마하 가전연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였다. |
존자 마하 가전연자는 장자가 일어나려 하는 것을 보고 곧 말했다. |
장자여, 일어나지 마십시오. 다행히 남은 자리가 있으니 내 그 자리에 앉 |
[797 / 2145] 쪽 |
겠습니다. |
다시 장자에게 말했다. |
어떻습니까? 장자여, 병환은 견딜 만하십니까? 몸의 고통들은 차도가 있습니까? 병세가 점점 더하지는 않습니까? |
장자가 대답하였다. |
존자여, 제 병은 견디기가 어렵습니다. 몸의 온갖 고통은 갈수록 더하고 덜하질 않습니다. |
그리고는 곧 세 가지 비유를 말하였는데, 위의 차마비구경(叉摩比丘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
존자 마하 가전연이 장자에게 말했다. |
그러므로 당신은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닦고, 거룩한 계를 성취하도록 그렇게 공부해야 합니다. |
장자가 대답하였다. |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저는 다 성취하였습니다. 저는 이제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였고, 거룩한 계를 성취하였습니다. |
존자 마하 가전연이 장자에게 말했다. |
당신은 그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에 의지해 여섯 가지 생각을 닦아 익혀야 합니다. |
장자여, 부처님의 공덕을 생각해야 하나니, '이 분은 여래(如來)·응공(應供)·등정각(等正覺)·명행족(明行足)·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조어장부(調御丈夫)·천인사(天人師)·불세존(佛世尊)이시다'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또 법의 공덕을 생각하여 세존의 바른 법(法)과 율(律) 안에서 현세에서 모든 번열과 번민을 여의고, 어느 때든지 통달하여 그것을 인연해 스스로 깨달아야 합니다. 또 잘 향하고 바르게 향하며, 곧게 향하고 고르게 향하며 부처님을 따르는 행을 닦는 스님들의 공덕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들은 이른바 수다원(須陀洹)을 향하는 이와 수다원의 |
[798 / 2145] 쪽 |
과위[須陀洹果]를 얻은 이, 사다함(斯陀含)을 향하는 이와 사다함을 얻은 이, 아나함(阿那含)을 향하는 이와 아나함을 얻은 이, 아라한(阿羅漢)을 향하는 이와 아라한을 얻은 이, 이와 같은 네 쌍의 여덟 부류[四雙八士]를 세존의 제자 스님이라 한다. 이들은 계를 구족하고[戒具足] 선정을 구족하며[定具足], 지혜를 구족하고[慧具足] 해탈을 구족하며[解脫具足], 해탈지견을 구족한[解脫知見具足] 자들이니 공양하고 공경하고 예배할 대상이요, 세간의 위없는 복전(福田)입니다. 또 계의 공덕을 생각하여 스스로 바른 계를 지키며 훼손하지 말고[不毁] 어그러뜨리지 말며[不缺], 끊지 말고[不斷] 무너뜨리지 말며[不壞], 도용하지 않은 계[非盜取戒]·완전히 성취해야 할 계[究竟戒]·칭찬할 만한 계[可讚歎戒]·청정한 계[梵行戒]·악을 불어나지 않게 하는 계[不增惡戒]를 지켜야 합니다. |
또 보시의 공덕을 생각하여 스스로 보시할 것을 생각하고 마음으로 스스로 기뻐하며 아끼고 탐냄을 버려야 합니다. 비록 집에서 지내더라도 해탈한 마음으로 보시하고 항상 보시하며, 즐겁게 보시하고 구족하게 보시하며, 평등하게 보시해야 합니다. 또 하늘의 공덕을 생각하되, '사왕천(四王天)·삼십삼천(三十三天)·염마천(炎摩天)·도솔타천(兜率陀天)·화락천(化樂天)·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은 청정한 믿음과 계로써 여기서 목숨을 마치고서 저 여러 하늘에 태어났다. 나도 그와 같이 청정한 믿음[信]·계(戒)·보시[施]·들음[聞]·지혜[慧]로써 저 하늘에 태어나야겠다'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장자여, 이와 같이 깨달아,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에 의지해 여섯 가지 생각[六念處]를 불어나게 해야 합니다. |
장자가 존자 마하 가전연에게 말했다. |
세존께서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에 의지해 여섯 가지 생각을 불어나게 하라고 말씀하신 것을 저는 모두 성취하였습니다. 저는 부처님의 공덕을 생각하고, 법을 생각하며, 스님들을 생각하고, 계를 생각하며, 보시를 생각하고, 하늘을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겠습니다. |
존자 마하 가전연이 장자에게 말했다. |
훌륭하십니다. 장자여, 아나함을 얻었다고 스스로 분명히 말할 수 있겠군요. |
[799 / 2145] 쪽 |
그 때 장자는 존자 마하 가전연에게 말했다. |
여기서 공양하시기 바랍니다. |
존자 마하 가전연은 잠자코 그 청을 들어주었다. 하리 부락 촌주인 장자는 존자 마하 가전연이 청을 허락한 줄 알고, 갖가지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여 손수 공양을 올렸다. 존자는 공양을 마치고 발우와 손을 씻고 양치질한 뒤에, 장자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하였고,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한 뒤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
555. 하리경 ⑤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마하 가전연은 석씨의 하리 부락에 있었다. |
그 때 팔성(八城)23)에 다시(陀施)라는 장자가 병이 들어 앓고 있었다. 존자 마하 가전연은 다시 장자가 몸에 병이 들어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팔성에 들어가 밥을 빌다가, 장자의 집에 이르렀다. 나머지는 하리장자경(訶梨長者經)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
556. 무상심삼매경(無相心三昧經)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기성(娑祇城) 안선림(安禪林)24)에 계셨다. |
그 때 많은 비구니들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
23) 팔리어로는 A haka-n gara이며, 도시의 이름임. |
24) 팔리어로는 A janavana라고 함. 안선림(安繕林)이라고도 하며, 도성 근교에 위치해 있으며, 불경(佛經)에서는 항상 유행(遊行)할 때 여기서 법을 설했다고 한다. 안선림에는 부처님의 청정한 치아와 치아를 닦던 양지(楊枝)가 있었는데 훗날 양지를 흙 속에 찔러 넣자 그것이 저절로 자라나 높이가 7척(尺)이나 되었다고 한다. |
[800 / 2145] 쪽 |
발에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나 서 있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많은 비구니들을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하셨고,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하신 뒤에는 잠자코 계셨다. 그 때 모든 비구니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만일 무상심삼매(無相心三昧)에서 들뜨지도 않고 빠지지도 않으며, 해탈하여 머물거나 머물러 해탈한다면, 세존께서는 이 무상심삼매를 무엇의 결과요, 무엇의 공덕이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 |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니들에게 말씀하셨다. |
만일 무상심삼매에서 들뜨지도 않고 빠지지도 않으며, 해탈하여 머물거나 머물러 해탈한다면, 이 무상심삼매는 지혜의 결과요, 지혜의 공덕이니라. |
그 때 여러 비구니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함께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
그 때 많은 비구니들은 존자 아난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앉아, 존자 아난에게 말했다. |
만일 무상심삼매에서 들뜨지도 않고 빠지지도 않으며, 해탈하여 머물거나 머물러 해탈한다면, 이 삼매는 무엇의 결과요 무엇의 공덕이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 |
존자 아난이 비구니들에게 말했다. |
누이들이여, 만일 무상심삼매에서 해탈하여 머물거나 머물러 해탈한다면, 그것은 지혜의 결과요 지혜의 공덕이라고 세존께서 말씀하셨습니다. |
비구니들이 말했다. |
신기합니다. 존자 아난이여, 큰 스승님과 그 제자께서 말씀이 똑같고 의미가 똑같으며, 이치도 똑같으니, 이른바 제일가는 이치의 말씀이라 하겠습니다. 지금 저희 비구니들은 세존의 처소로 나아가, 이와 같은 말·이와 같은 의미·이와 같은 이치로써 세존께 여쭈었더니, 세존께서도 또한 이와 같은 말·이와 같은 의미·이와 같은 이치로써 저희들을 위해 말씀해 주셨는데, 존자 아난의 말씀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큰 스승님과 그 제자께서 말씀이 똑같고 의미가 똑같으며, 이치가 똑같은 것이 신기하다는 것입 |
[801 / 2145] 쪽 |
니다. |
그 때 여러 비구니들은 존자 아난의 말을 듣고, 함께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
557. 도지라경(闍知羅經)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구섬미국(拘睒彌國) 구사라원(瞿師羅園)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아난(阿難)도 그곳에 머물고 있었다. |
그 때 도지라(闍知羅) 비구니는 존자 아난의 처소에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존자 아난에게 물었다. |
만일 무상심삼매(無相心三昧)에서 들뜨지도 않고 빠지지도 않으며, 해탈하여 머물거나 머물러 해탈한다면, 존자 아난이여, 세존께서는 이것을 무엇의 결과[果]요, 무엇의 공덕(功德)이라고 말씀하셨겠습니까? |
존자 아난이 도지라 비구니에게 말했다. |
만일 무상심삼매에서 들뜨지도 않고 빠지지도 않으며, 해탈하여 머물거나 머물러 해탈한다면, 그것은 지혜의 결과요 지혜의 공덕이라고 세존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
도지라 비구니가 말했다. |
신기합니다. 존자 아난이여, 큰 스승님과 그 제자께서 말씀이 똑같고 의미가 똑같으며, 이치도 똑같으니 말입니다. 존자 아난이여, 옛날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기성 안선림에 계셨었습니다. 그 때 많은 비구니들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가 이런 이치를 물었었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는 이와 같은 말·이와 같은 의미·이와 같은 이치로써 모든 비구니들을 위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큰 스승님과 그 제자께서 말씀이 똑같고, 의미가 똑같으며, 이치가 똑같은 것이 이른바 제일가는 이치로서 신기하다고 한 것임을 아셔야 할 것입니다. |
그 때 도지라 비구니는 존자 아난의 말을 듣고, 그 말을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
[802 / 2145] 쪽 |
도지라 비구니에 대해 설하신 소경에서와 마찬가지로, 가라발(迦羅跋) 비구니가 아난에게 질문한 경의 내용도 또한 이와 같다. |
558. 아난경(阿難經)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구섬미국(俱睒彌國) 구사라원(瞿師羅園)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아난도 구섬미국 구사라원에 있었다. |
그 때 어떤 비구는 무상심삼매를 얻어 이렇게 생각하였다. |
'만일 내가 존자 아난의 처소에 찾아간다면 존자 아난에게 이렇게 물을 것이다. |
(만일 비구가 무상심삼매를 얻어, 들뜨지도 않고 빠지지도 않으며, 해탈하여 머물거나 머물러 해탈한다면, 이 무상심삼매는 무엇의 결과이며, 세존께서는 그것을 무엇의 공덕이라고 말씀하셨습니까?) |
그리고 만일 존자 아난께서 내게 (비구여, 그대는 그 무상심삼매를 얻었는가?)라고 물으면, (저는 얻은 적이 없습니다)라고 진실한 물음에 엉뚱하게 대답할 것이다. 나는 존자 아난을 꼭 쫓아다녀야겠다. 혹 다른 사람이 그 이치를 물으면 그로 인해 얻어들을 수 있을 것이다.' |
그 비구는 곧 존자 아난을 따라다녔는데 그렇게 6년이 흐르는 동안 그 이치를 묻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
그래서 곧 스스로 존자 아난에게 물었다. |
만일 비구가 무상심삼매에서 들뜨지도 않고 빠지지도 않으며, 해탈하여 머물거나 머물러 해탈하는 것을 묻는다면, 세존께서는 그것을 무엇의 결과요 무엇의 공덕이라고 말씀하셨습니까? |
존자 아난이 그 비구에게 물었다. |
비구여, 당신은 그 삼매를 얻었습니까? |
그 비구는 잠자코 있었다. 존자 아난이 그 비구에게 말했다. |
만일 비구가 무상심삼매를 얻어, 들뜨지도 않고 빠지지도 않고, 해탈하여 |
[803 / 2145] 쪽 |
머물거나 머물러 해탈한다면, 그것은 지혜의 결과요 지혜의 공덕이라고 세존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
존자 아난이 이 법을 말해주자, 그 비구는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
출처 : 通達無我法者
글쓴이 : CD굽던노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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