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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23권 |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
31. 증상품(增上品) |
[ 1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생루(生漏)라는 바라문이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서로 문안 인사를 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바라문이 세존께 아뢰었다. |
"굴속에서 한가하게 사는 것은 매우 괴로울 일이요, 혼자 지내고 혼자 다니면서 마음 쓰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그렇다, 범지여. 네 말과 같다. 굴속에 한가하게 사는 것은 매우 괴로울 것이요, 혼자 지내고 혼자서 다니면서 마음 쓰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왜냐 하면, 나도 옛날 아직 부처가 되기 전에 보살행(菩薩行)을 닦을 때에는 항상 '굴속에 한가하게 사는 것은 매우 괴로울 것이요, 혼자 지내고 혼자서 다니면서 마음 쓰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만약 족성자(族姓子)들이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道)를 배운다면 사문 구담(瞿曇)께서는 가장 우두머리가 되어 많은 이익을 주시고, 저 중생들을 위하여 그들의 길잡이가 되어주십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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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바라문아. 네가 한 말과 같다. 모든 족성자들이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면 나는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어 많은 이익을 주고, 또 저 중생들을 위해 그들의 길잡이가 되어준다. 그러나 저들이 나를 보고 부끄러운 마음[慚愧]을 일으켜 산이나 늪지대나 한적하고 고요한 굴속으로 나갔을 때, 나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
'저 여러 사문이나 바라문은 몸으로 짓는 행(行)이 깨끗하지 못하다. 몸으로 짓는 행이 깨끗하지 못하면 사람이 없는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친근히 하더라도 그것은 부질없이 수고만 더할 뿐이다. 그들은 진실한 행을 가지지 못해서 그 악하고 착하지 못한 법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
그러나 나는 오늘 몸으로 짓는 행이 깨끗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고, 또한 한적한 곳에서 살기를 좋아한다. 몸으로 짓는 온갖 행이 깨끗하지 못하면서 한적하고 조용한 굴속을 친근히 하는 것은 나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 하면, 나는 지금 몸으로 짓는 행이 깨끗하여, 모든 아라한(阿羅漢)들로서 몸으로 짓는 행이 깨끗하고 굴속에서 한가히 살기를 좋아하는 이들 중에 내가 제일 우두머리가 되기 때문이다.' |
이와 같이 바라문아, 나는 내 몸의 행이 깨끗한 것을 스스로 관찰하였고, 한적한 곳에서 살기를 좋아할 때 그 기쁨은 곱절이나 더 늘어났느니라. |
그 때 나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
'저 여러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뜻으로 짓는 행이 깨끗하지 못하고 생활도 깨끗하지 못하면서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에 살기를 친근히 한다. 그들이 아무리 그런 행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오히려 진정(眞正)한 것이 아니어서 악(惡)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그들은 모두 다 갖추고 있으므로 나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 하면 나는 지금 몸·입·뜻·생활에서 짓는 행이 깨끗하기 때문이다. |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몸·입·뜻·생활이 깨끗하면서 한적하고 청정한 곳에서 살기를 좋아한다면, 그것은 나와 관계가 있다. 왜냐 하면, 나는 지금 몸·입·뜻·생활이 깨끗하다. 몸·입·뜻·생활이 깨끗한 여러 아라한들로서 한적한 곳에 살기를 좋아하는 이들 중에 내가 가장 우두머리가 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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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바라문아, 나는 지금 몸·입·뜻·생활이 깨끗하였고,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지낼 때 그 기쁨은 곱절이나 더 늘어났느니라. |
그 때 나는 또 이렇게 생각했다. |
'저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두려워하는 것이 많으면서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살고 있다. 그 때 그들은 곧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두려워한다. |
그러나 나는 오늘날 두려운 것이 조금도 없으면서 사람이 없는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살고 있다. 저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사는 것은 나와 아무 상관이 없다. 왜냐 하면 나는 지금 두려움이 조금도 없고, 게다가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지내며 스스로 즐겁게 노닐기 때문이다. 온갖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사는 것은 나와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 하면 나는 지금 괴로움과 근심을 여의어 그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
이와 같아서 바라문아, 나는 이와 같은 이치를 관찰하고 나서는 아무 두려움도 없었고, 그 기쁨은 더욱 더 늘어났느니라. |
저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남을 헐뜯고 자기 자신을 칭찬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 살고 있다 하더라도 오히려 그 생각이 깨끗하지 못하다. 그러나 범지야, 나는 남을 헐뜯지도 않고, 또 나 자신을 칭찬하지도 않는다. 자기 자신을 칭찬하고 남을 헐뜯는 모든 사람들은 나와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 하면 나는 지금 교만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만함이 없는 여러 성현(聖賢)들 중에서 내가 가장 우두머리가 된다. |
나는 이와 같은 이치를 관찰하고 나서는 그 기쁨이 곱절이나 더 늘어났느니라. |
저 모든 사문들은 이양(利養)을 추구하며 스스로 멈출 줄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오늘 이양을 추구하는 일이 없다. 왜냐 하면 나는 지금 다른 사람에게 바라는 것이 하나도 없고 스스로 만족할 줄 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만족할 줄 아는 사람 중에서 가장 우두머리가 된다. |
나는 이와 같은 이치를 관찰하고 나서는 그 기쁨이 곱절이나 더 늘어났느니라. |
저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마음에 게으름을 품고 있어 부지런히 정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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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精進)하지 않으면서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친근히 한다. 그것은 나와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 하면 나는 지금 용맹스러운 마음이 있고 게으름을 피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용맹스러운 마음을 가진 성현(聖賢)들 중에서 내가 가장 우두머리가 된다. |
나는 이와 같은 이치를 관찰하고 나서는 그 기쁨이 곱절이나 더 늘어났느니라. |
그 때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
'저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온갖 것들을 잘 잊어버리면서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살고 있다. 비록 이러한 행(行)이 있더라도 그들에게는 오히려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온갖 것에 대하여 잊어버리는 일이 없다.' |
범지야, 잊어버리는 일은 나와 아무 관계가 없다. 그러므로 잊어버리지 않는 여러 성현들 중에서 내가 가장 우두머리가 된다. |
나는 이와 같은 이치를 관찰하고 나서는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사는 기쁨이 곱절이나 더 늘어났느니라. |
나는 그 때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
'저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마음이 어지러워 안정되지 못하다. 그들은 곧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있어서 악한 행을 병행(竝行)하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지금 뜻이 끝까지 어지럽지 않고 마음이 늘 한결같다. 그러므로 저 뜻이 어지럽고 마음이 고요하지 못한 모든 사람들과 나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 하면 나는 항상 마음이 한결같기 때문이다. 만일 마음이 일정(一定)한 성현들이 있다면 내가 가장 우두머리가 된다.' |
나는 이와 같은 이치를 관찰하고 나서는 비록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살고 있지만 그 기쁨은 곱절이나 더 늘어났느니라. |
나는 그 때 또 이렇게 생각했다. |
'저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어리석고 어둡기가 마치 양 떼와 같고, 또 저 사람들에게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있다. 나는 저들과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 하면 나는 지금 항상 지혜롭고 어리석음이 없이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그와 같은 행이 있는 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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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과 나는 아무 관계가 있다. 나는 지금 지혜를 성취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혜를 성취한 모든 사람 중에서 내가 가장 우두머리가 된다.' |
나는 이와 같은 이치를 관찰하고 나서는 비록 한가한 곳에 살고 있지만 그 기쁨은 곱절이나 더 늘어났느니라. |
내가 항상 한적하게 지내는 동안에 혹 때로 나무가 부러지고 짐승들이 내달리는 일이 있다. 그 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
'이곳은 매우 두려운 숲이다.' |
그리고 나서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
'만일 두려움이 밀려오면 마땅히 방편을 구해 두려움이 밀려오지 않게 하리라.' |
내가 거닐 때 두려움이 생기면, 나는 앉지도 않고 눕지도 않은 채 기어코 그 두려운 생각을 없앤 다음에야 비로소 앉았다. 내가 서있을 때 두려움이 생기면, 나는 거닐지도 않고 앉지도 않은 채 기어코 두려움을 없앤 다음에야 앉았다. 내가 앉아 있을 때 두려움이 생기면, 나는 거닐지 않고 기어코 그 두려움을 없앤 다음에야 앉았다. 내가 누웠을 때 두려움이 생기면, 나는 거닐지도 않고 앉지도 않은 채 기어코 그 두려움을 없앤 다음에야 앉았다. |
범지야, 꼭 알아야만 한다. 저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밤이고 낮이고 도법(道法)을 알지 못한다. 나는 지금 저 사람들을 매우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범지야, 나는 밤이나 낮이나 할 것 없이 도법을 안다. 그리고 더욱 용맹스러운 마음을 내어 허망하지 않고 뜻이 어지럽지 않으며, 마음이 늘 한결같으니라. 그렇게 탐욕의 생각 없이 각(覺)과 관(觀)이 있어서 기쁨과 즐거움을 생각하면서 첫 번째 선정에 노닌다. 범지야, 이것을 일러 '내가 첫 번째 마음으로 현세(現世)에서 스스로 즐긴다'고 한다. |
만일 각과 관을 없애고 안으로 기쁨과 한결같은 마음은 있으나 각과 관이 없으면 선정에서 기쁨과 즐거움이 생겨 제2선에서 노닐게 된다. 범지야, 이것을 일러 '두 번째 마음으로 현세에서 즐긴다'고 한다. |
나는 스스로 마음 속에 생각이 없는 것을 관찰해 알고 몸의 쾌락(快樂)을 깨달아 모든 성현들이 희망(希望)하는 평정한 생각으로 즐거워하는 제3선에서 노닌다. 범지야, 이것을 일러 세 번째 마음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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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괴로움과 즐거움이 이미 다 제거되고 근심과 기쁨도 없으면,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 평정한 생각이 청정한 제4선에서 노닐게 된다. 범지야, 이것을 일러 '네 번째 보다 더 훌륭한 마음으로서 스스로 깨달아 알고 마음에서 노닌다'라고 한다. |
지금 나는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지낼 때에 이 네 가지 증상(增上)하는 마음이 있다. 나는 이 삼매(三昧)에 드는 마음으로 말미암아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또한 번뇌도 없으며, 두려운 것이 없어 전생의 무수한 겁(劫) 동안 있었던 일을 스스로 안다. 그 때 나는 전생의 일인, 1생(生)·2생·3생·4생·5생·10생·20생·30생·40생·50생·백 생·천 생 동안의 일과 이루어지고 무너지는 겁 등의 일을 모두 다 안다. 즉 나는 과거에 저기에 태어났고 자(字)는 무엇이며, 이름은 무엇이었는지, 이와 같은 음식을 먹었고 이와 같은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았다는 것과, 저기에서 죽어 여기에 태어나고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 태어난 인연의 본말(本末)을 모두 다 밝게 안다. |
범지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나는 초저녁에 첫 번째 밝음[初明 : 宿命智證明]을 얻고 무명(無明)을 없애 다시는 어두움이 없고, 마음은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좋아하면서 스스로 깨달아 안다. 또 삼매에 드는 마음으로 말미암아 더러운 티가 없어지고 또 번뇌[結使]도 없어지며, 마음과 뜻이 안정되어 두려움이 없게 되고, 다시 중생들로서 태어나는 이와 죽는 이를 다 알게 된다. |
나는 다시 천안(天眼)으로 중생들로서 태어나는 이와 죽는 이·좋은 몸과 나쁜 몸·좋은 길과 나쁜 길, 혹은 좋고 추(醜)한 것이 다 그 행의 선악(善惡)을 따른다는 것을 모두 다 분별해 안다. 즉 어떤 중생은 몸으로 악을 행하고, 입으로 악을 행하며, 뜻으로 악을 행하여, 성현(聖賢)을 비방(誹謗)하고 항상 삿된 소견을 가져 삿된 소견과 서로 호응하고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지옥에 떨어진다. |
또 어떤 중생은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행을 닦으며, 뜻으로 선행을 닦아 현성(賢聖)을 비방하지 않고 항상 바른 소견[正見]을 닦아 바른 소견과 서로 호응하고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천상(天上)과 같은 좋은 곳에 태어난다. 나는 다시 깨끗하고 더러움이 없는 천안으로 중생들로서 태어나는 이와 죽는 이·좋은 몸과 나쁜 몸·좋은 길과 나쁜 길, 혹은 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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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추한 것은 그 본래의 행을 따른다는 것을 다 아느니라. 범지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처럼 밤중에 두 번째 밝음[第二明 : 生死智證明]을 얻고 다시는 어두움이 없이 스스로 깨달아 알면서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좋아하느니라. |
나는 다시 삼매에 드는 마음으로 말미암아 청정하여 더러운 티가 없고 또 번뇌[結使]도 없으며, 마음과 뜻에 안정을 얻어 두려운 것이 없고, 번뇌[漏]가 없어진 마음을 얻어 '이것은 괴로움이다'고 사실 그대로 진실하게 안다. 나는 이런 마음을 얻었을 때 욕루(欲漏)와 유루(有漏)와 무명루(無明漏)에서 마음이 해탈하였고 해탈함으로 인해 곧 해탈했다는 지혜를 얻는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다 안다. 범지야, 이것을 일러 '내가 새벽에 세 번째 밝음[第三明 : 漏盡智證明]을 얻어 다시는 어두움이 없다'고 하는 것이니라. |
어떠냐? 범지야, 너는 '여래는 탐하는 마음과 성내는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이 다하지 못했으면서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사는구나'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 |
범지야, 그렇게 관찰하지 말아라. 왜냐 하면 여래는 지금 모든 번뇌가 아주 없어지고서 항상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좋아해 사람들 속에 살지 않기 때문이다. |
이처럼 나는 지금 이 두 가지 이치를 보았기 때문에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또 스스로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좋아하여 노니는 것과 아울러 중생들을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제도하는 것이니라." |
그 때 생루 범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
"중생을 위하고 일체 중생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입니다." |
범지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
"이제 그만 두소서, 이제 그만 두소서. 세존이시여, 충분히 들었습니다. 비유하면 마치 꼽추가 등이 펴지고 헤매는 이가 길을 얻은 것 같으며, 장님이 눈을 얻고 어두운 데에서 등불을 본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이 사문 구담께서는 무수한 방편으로 저를 위해 설법하셨습니다. 저는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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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합니다. 지금부터는 5계(戒)를 받들어가져 다시는 살생하지 않고 우바새(優婆塞)가 되겠습니다." |
그 때 생루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2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구심국(拘深國)에 있는 구사원(瞿師園)1) 과거에 네 분 부처님께서 계셨던 곳을 지나가셨다. |
그 때 우전왕(優塡王)은 5백 여인(女人)과 사미(舍彌)부인 등과 같이 동산으로 놀이를 나갔다. 마침 그 때 사위성에 있던 어떤 비구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
'나는 세존과 헤어진 지 오래이다. 지금 가서 예를 올리고 문안을 드리리라.' |
그 때 그 비구는 때가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乞食)한 뒤에 가사와 발우와 좌구를 챙겨두고, 신통력으로 허공을 날아 구심국 동산으로 갔다. 그 때 그 비구는 신통을 거두고 어떤 숲으로 들어가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마음을 바르게 가지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있었다. |
그 때 사미 부인이 5백 명의 여인들을 거느리고 그 숲으로 왔다. 그 때 사미 부인은 멀리서 어떤 비구가 신통으로 나무 밑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나서, 비구 앞으로 다가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린 뒤에 합장하고 서있었다. 5백 명의 부인들도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린 다음 그들도 또한 빙 둘러 서있었다. |
그 때 우전왕은 5백 여인들이 합장한 채 그 비구를 둘러싸고 서 있는 것을 멀리서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
'저 가운데에 틀림없이 사슴 떼든지 아니면 다른 짐승들이 있을 것이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 |
1) 구사미성(拘舍彌城)에 있던 구사라(瞿師羅) 장자가 부처님께 보시한 공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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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왕은 곧 말을 타고 급히 달려 그 여인들이 모여있는 속으로 갔다. 그러자 사미 부인은 멀리서 왕이 오는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
'저 우전왕은 매우 흉악(凶惡)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반드시 이 비구를 붙잡아 해칠 것이다.' |
그 때 부인은 오른손을 들고 왕에게 아뢰었다. |
"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이 사람은 비구(比丘)입니다. 놀라지 마십시오." |
그러자 왕은 곧 말에서 내려 활을 버리고 비구에게로 가서 그 비구에게 말하였다. |
"비구여, 나를 위해 설법하라." |
그 때 그 비구는 눈을 들어 왕을 우러러보고는 잠자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그러자 왕이 다시 비구에게 말하였다. |
"빨리 나를 위해 설법하라." |
그러자 비구는 또 눈을 들어 왕을 우러러보고는 잠자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때 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
'나는 이제 선정을 닦을 적에 그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물어보리라. 만일 지금 나를 위해 설법을 하면 그를 공양(供養)할 것이요, 또 이 한 목숨 다할 때까지 의복·음식·평상·침구·의약을 공급할 것이지만, 만일 나를 위해 설법하지 못한다면 당장 잡아죽이리라.' |
왕이 다시 비구에게 말하였다. |
"비구여, 나를 위해 설법해 보라." |
그런데도 비구는 여전히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
그 때 나무 신이 그 마음을 알고 멀리 사슴 떼를 변화로 만들어서 왕의 이목(耳目)을 어지럽혀 다른 생각을 일으키게 하였다. 그 때 왕은 멀리서 그 사슴 떼를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
'우선 이 사문은 버려 두자. 사문이야 결코 어디로 달아날 곳이 있겠는가?' |
그리고는 곧 말을 타고 가서 사슴 떼를 쏘았다. |
그 때 부인이 비구에게 말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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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여,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
비구가 대답하였다. |
"부처님께서 머물고 계시던 곳으로 가서 세존(世尊)을 뵈려고 합니다." |
부인이 말하였다. |
"비구여,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어서 빨리 그리로 가십시오. 여기에 머물지 마소서. 왕의 해침을 받으면 왕의 죄는 매우 중할 것입니다." |
비구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와 발우를 챙겨 가지고 허공(虛空)을 날아 멀리 떠나버렸다. 그 때 부인은 도인(道人)이 허공을 높이 날아 멀리 떠나는 것을 보고 멀리에서 곧 왕에게 소리쳤다. |
"원하옵건대 대왕께선 저 비구를 보십시오. 저렇게 큰 신통이 있어 지금 허공에서 자유자재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고 있습니다. 저 비구도 저런 신통력이 있는데, 하물며 석가문(釋迦文) 부처님이겠습니까?" |
그 때 그 비구는 구사원으로 가서 신통을 버리고 평상적인 법으로 돌아와 세존께 나아갔다. 그는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
그 때 세존께서 그 비구에게 물으셨다. |
"어떤가? 비구야, 사위성에서 여름 안거(安居)를 지냈느냐? 때를 따라 걸식하기가 피곤하지 않더냐?" |
비구가 아뢰었다. |
"저는 사위성에서 지내며 아무 괴로움도 없었습니다." |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
"그러면 왜 여기 왔느냐?" |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
"세존께 문안드리려고 일부러 왔습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너는 지금 나와 네 부처님께서 사셨던 이 곳을 보느냐? 너는 지금 왕의 손아귀에서 벗어났으니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너는 왜 왕을 위해 설법하지 않았느냐? 또 우전왕이 이렇게 말하지 않았느냐? |
'비구여, 지금 나를 위해 설법하라. 너는 지금 왜 나를 위해 설법하지 않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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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야, 만일 네가 왕을 위해 설법하였더라면 우전왕은 매우 기뻐하였을 것이고, 이미 기뻐하고 나서는 목숨을 마칠 때까지 의복·음식·평상·침구·의약 등을 공양 받았을 것이다." |
그 때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
"그 때 그 왕은 선정 중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물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이치를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비구야, 너는 왜 왕을 위해 선정 중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았느냐?" |
비구가 대답하였다. |
"우전왕은 이 선정으로써 근본을 삼는다면서 흉포(凶暴)한 마음을 품고 자애로운 마음 없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을 죽입니다. 그는 탐욕과 서로 호응하고 3독(毒)이 왕성하여, 깊은 구렁에 빠져 바른 법을 관찰하지 못하며, 의혹을 익혀 아는 것이 없고 온갖 악이 두루 모여 교만을 부리나이다. 그는 왕이라는 세력을 의지하여 재보(財寶)를 탐하고 집착하며, 세상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눈이 없는 장님입니다. 이런 사람에게 무슨 선정이 필요하겠습니까? |
대개 선정법(禪定法)은 모든 법 중에서도 가장 묘(妙)하여 깨달아 알기 어렵고 형상(形相)이 없으며, 마음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것이어서 보통 사람으로서는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지혜로운 사람이라야만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왕을 위해 설법하지 않았습니다." |
그 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가령 낡고 더러운 옷이라면 반드시 씻어야 깨끗해지고, 왕성한 욕심(欲心)은 반드시 깨끗하지 못한 생각을 관찰한 뒤라야 비로소 없어지며, 만약 성내는 마음이 왕성하면 자애로운 마음으로 없애고, 어리석음으로 인한 어두움은 12인연법(因緣法)을 써야 없앨 수 있다. 그런데 비구야, 너는 왜 그 우전왕을 위해 설법하지 않았느냐? 만일 그때 그를 위해 설법해주었더라면 그 왕은 매우 기뻐하였을 것이다. 아무리 왕성한 불이라 해도 끌 수 있는 것이거늘 하물며 사람이겠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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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그 비구는 잠자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그 때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
"여래의 처세(處世) 방법은 참으로 기이하고 특별하다. 설령 하늘·용·귀신·건답화(乾沓和)가 와서 여래에게 이치를 묻더라도 나는 그들을 위해 설명할 것이요, 가령 국왕(國王)·대신(大臣)·인민(人民) 등의 무리들이 여래에게 이치를 묻더라도 또한 설명해 줄 것이며, 만약 찰리(刹利) 등 네 가지 족성(族姓)이 와서 이치를 묻더라도 역시 설명해줄 것이다. |
왜냐 하면 지금 여래는 네 가지 두려움 없음을 얻었기 때문에 설법하는 데에 겁을 내거나 나약하지 않고, 또 4선(禪)을 얻었기 때문에 거기에서 자재(自在)로울 수 있으며, 또 4신족(神足)을 얻었기에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신통력이 있고, 또 4등심(等心)을 실천하기 때문에 여래는 설법하는 데에 겁을 내거나 나약하지 않다. 이런 것들은 아라한이나 벽지불(辟支佛)로서는 미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런 까닭에 여래는 설법하는 일에 있어서 아무 어려움이 없느니라. 지금 너희 비구들도 마땅히 방편을 구해 4등심(等心)인 자애로운 마음·불쌍히 여기는 마음·기뻐하는 마음·평정한 마음을 닦도록 하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왜냐 하면 만일 비구라면 중생이나 선지식(善知識)을 위하거나 부모 또는 친척들을 만나면, 그 때마다 마땅히 네 가지 일로써 그들을 가르쳐 법을 알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부처님을 공경하는 것이다. 이 때 여래란 지진(至眞)·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불중우를 말하는데, 그 분은 한량없이 많은 사람들을 제도하신 분이시니라. |
다음에는 마땅히 법을 구하는 것이다. 바르고 진실한 법을 수행하여 더럽고 나쁜 행을 제거해 버리는 것이니, 이것은 곧 지혜로운 사람이 닦고 실천하는 것이니라. |
다음에는 마땅히 방편을 구해 비구를 공양하는 것이다. 여래 대중이란, 항상 서로 화합하여 다툼이 없고, 법을 성취하고 계(戒)를 성취하며, 삼매(三昧)를 성취하고 지혜(智慧)를 성취하며, 해탈(解脫)을 성취하고 해탈지견(解脫知見)을 성취한 사람으로서, 이른바 4쌍8배(四雙八輩)와 12현사(賢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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士)이다. 이 여래의 성중(聖衆)은 존경할 만하고 높일 만하여 세상의 최상의 복밭[福田]이니라. |
다음에는 마땅히 물들거나 더러움이 없고 지극히 고요하고 함이 없는 현성(賢聖)의 법과 도를 권하고 도와 행하게 하는 것이니라. |
만일 비구가 도를 행하고자 하면 이 네 가지 법을 두루 다 행하도록 하라. 왜냐 하면 3존(尊)에 법으로 공경하는 것은 가장 거룩하고 가장 높아 그 어느 것도 거기에 미칠만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3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4행적(行跡)2)이 있다. 어떤 것이 그 4행적인가? 첫째는 즐거움이 있는 행적이니, 그 행하는 것이 미련하다. 이것을 이름하여 첫 번째 행적이라고 한다. 다음에도 또 즐거움이 있는 행적이니, 그 행하는 것이 날카롭다. 다음에는 괴로움이 있는 행적이니, 그 행하는 것이 미련하다. 다음에도 또 괴로움이 있는 행적이니, 그 행하는 것이 날카롭다. |
어떤 것을 즐거움이 있는 행적으로서 그 행하는 것이 미련하다고 하는가? 혹 어떤 사람은 탐욕이 불꽃처럼 왕성하고 성냄과 어리석음도 불꽃처럼 왕성하여, 그 행하는 것이 너무도 괴로워 행의 근본과 서로 호응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사람은 5근(根)이 어리석고 어두워 또한 민첩하지도 빠르지도 못하다. 어떤 것을 5근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신근(信根)·정진근(精進根)·염근(念根)·정근(定根)·혜근(慧根)이다. 그러나 만약 이 미련한 마음으로도 삼매(三昧)를 구해 번뇌를 다 없애면, 이것을 일러 '즐거운 행적의 둔한 근기 |
2) 4제(諦)의 이치를 통달하여 열반(涅槃)으로 향하는 네 가지 무루(無漏) 성도(聖道)이다. 첫째 낙지통행(樂遲通行), 둘째 낙속통행(樂速通行), 셋째 고지통행(苦遲通行), 넷째 고속통행(苦速通行)을 이르는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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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鈍根]로서 도를 얻은 사람'이라고 하느니라. |
저 어떤 것을 즐거운 근기[樂根]로서 그 행적이 신속하고 빠르다고 하는가? 혹 어떤 사람은 탐욕이 없고 음욕이 없다. 그리하여 탐욕에 대해 항상 치우치게 줄이고 애쓰지 않으며, 성냄과 어리석음도 자꾸 줄인다. 또 5근은 민첩하고 빠르며 방일(放逸)하지 않다. 어떤 것을 5근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신근·정진근·염근·정근·혜근이니, 이것을 5근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5근을 얻어 삼매를 성취하고 번뇌[有漏]를 다 끊고 번뇌가 없음을 이룩한다. 이것을 일러 '영리한 근기로 도적(道跡)을 행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
저 어떤 것을 괴로운 행적으로서 그 행이 어리석고 미련하다고 하는가? 혹 어떤 사람은 음욕의 마음이 치우치게 많고, 성냄과 어리석음도 불꽃처럼 왕성하다. 그러나 그는 이 법으로 스스로 즐기면서도 번뇌를 다 끊어 번뇌가 없음을 성취한다. 이것을 일러 '괴로운 행적으로서 어리석고 미련한 근기'라고 하느니라. |
어떤 것을 괴로운 행적으로서 그 행이 영리하다고 하는가? 혹 어떤 사람은 욕심도 적고, 음욕도 적으며, 성냄이 없고, 또 생각을 일으켜 이 세 가지 법을 행하지도 않는다. 그 때 그는 이 5근을 가져 조금도 이지러져 새는 것이 없다. 어떤 것을 5근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신근·정진근·염근·정근·혜근이니, 이것을 5근이라고 한다. 그는 이 법으로써 삼매를 얻고 번뇌를 다 끊어 번뇌가 없음을 성취한다. 이것을 일러 '괴로운 행적으로서 영리한 근기'라고 하느니라. |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4행적이라고 한다. 마땅히 방편을 구해 앞의 세 가지 행적은 버리고 뒤의 한 가지 행적을 마땅히 함께 받들어 행해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괴로운 행적의 삼매는 얻기는 어렵지만, 이미 얻고 나면 곧 도를 이루어 이 세상에 오랫동안 머무르기 때문이다. 그 까닭은 즐거움으로는 즐거움을 구할 수가 없고, 괴로움을 말미암고서야 도를 이루기 때문이다. |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항상 방편을 구해 이 행적을 성취하도록 하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4 ]3)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 가란다죽원에서 대비구(大比丘)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
그 때 모두 다섯 가지 신통[五通]을 얻은 네 범지가 착한 법을 수행하면서 한곳에 모여 의논하였다. |
'죽음의 사자[伺命]가 오면 그 억센 힘을 피할 수 없다. 제각기 숨어서 그 사자로 하여금 어디로 와야 할지 모르게 하자.' |
그 때 첫 번째 범지는 허공으로 날아 올라 죽음을 면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죽음을 면하지 못하고 공중에서 목숨을 마쳤다. 두 번째 범지는 큰 바다 밑으로 들어가 죽음을 면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거기서 목숨을 마쳤다. 세 번째 범지는 죽음을 면하려고 수미산(須彌山) 중턱에 들어갔으나 거기서 죽고 말았다. 네 번째 범지는 땅 속으로 들어가 금강제(金剛際)에 이르러 죽음을 면하려고 하였으나, 그도 또한 거기서 목숨을 마치고 말았다. 그 때 세존께서는 네 범지들이 제각기 죽음을 피하려고 하였으나 모두 한꺼번에 목숨을 마친 것을 천안(天眼)으로 보셨다. |
그 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허공도 아니고 바다 속도 아니며 |
험한 산의 바위 속에 들어갈 일도 아니다. |
어디로 가도 숨을 곳이 없나니 |
이것을 벗어나면 죽음을 받지 않으리.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비구야, 어떤 네 명의 범지가 한곳에 모여 죽음을 면하려고 제각기 돌아가야 할 곳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죽음을 면하지 못하였다. 한 사람은 허공에 |
3) 이 소경의 이역경(異譯經)으로는 후한(後漢) 시대 안세고(安世高)가 한역한 『불설바라문피사경(佛說婆羅門避死經)』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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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고, 한 사람은 바다 속으로 들어갔으며, 한 사람은 산 중턱으로 들어갔고, 한 사람은 땅 속으로 들어갔지만 모두 한꺼번에 죽고 말았다. |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죽음을 면하려고 하거든 마땅히 네 가지 법의 근본을 사유해야 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
'일체의 행(行)은 무상(無常)한 것이다.' |
이것을 일러 첫 번째 법의 근본이라고 하니, 마땅히 잘 사유해서 수행해야 한다. |
'일체의 행은 괴로운 것이다.' |
이것을 일러 두 번째 법의 근본이라고 하니, 마땅히 다 함께 사유해야 한다. |
'일체의 법은 나라고 할만한 것이 없다.' |
이것을 일러 세 번째 법의 근본이라고 하니, 마땅히 다 함께 사유해야 한다. |
'아주 사라져 다 없어진 것이 열반(涅槃)이다.' |
이것을 일러 네 번째 법의 근본이라고 하니, 마땅히 함께 사유해야 한다. |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이 네 가지 법의 근본을 다 함께 사유해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곧 태어남·늙음·병듦·죽음·근심·시름·걱정·괴로움·번민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괴로움의 근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방편을 구해 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도록 하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5 ]4)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4) 이 소경에 대한 이해를 도울 만한 경으로는 『장아함경(長阿含經)』 제18권 30번째 소경인 「세기경(世記經)」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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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삼천(三十三天)에 네 개의 공원이 있다. 여러 하늘들은 거기에서 다섯 가지 욕망[五欲]을 누리면서 스스로 즐기고 논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난단반나(難檀般那) 공원·추삽(麤澁) 공원·주야(晝夜) 공원·잡종(雜種) 공원이다. |
그리고 그 네 개의 동산 안에는 네 개의 목욕을 할 수 있는 못이 있다. 지극히 차가운 목욕 못[極冷浴池], 향기롭고 맛있는 목욕 못[香味浴池], 몸이 가벼워지는 목욕 못[輕便浴池], 몹시 맑은 목욕 못[淸澈浴池]이니,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이름이 난타욕지(難陀浴池)이고, 두 번째는 이름이 난타정욕지(難陀頂浴池)이며, 세 번째는 이름이 소마욕지(蘇摩浴池)이고, 네 번째는 이름이 환열욕지(歡悅浴池)이다. |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네 개의 공원에는 네 개의 목욕 못이 있어 사람의 몸을 향기롭고 깨끗하게 하여 때가 없게 하느니라. |
왜 그 이름을 난단반나 공원이라고 하는가? 만일 삼십삼천이 그 난단반나 공원에 들어가고 나면 심성(心性)이 기뻐 스스로 이기지 못하고 그 가운데에서 스스로 즐기며 논다. 그런 까닭에 난단반나 공원이라고 한다. 또 무슨 까닭에 추삽 공원이라고 하는가? 만일 삼십삼천이 그 공원에 들어가면 몸이 매우 거칠어진다. 비유하면 마치 겨울에 향(香)을 몸에 바르면 몸이 매우 거칠어지는 것처럼, 이 또한 그러하여 만약 삼십삼천이 그 공원에 들어가면 몸이 매우 거칠어져서 보통 때와 같지 않다. 그러므로 추삽 공원이라고 하느니라. |
또 무슨 까닭에 주야 공원이라고 하는가? 만일 삼십삼천이 그 공원에 들어가고 나면, 그 때 모든 하늘들의 얼굴빛이 각각 달라져서 여러 가지 형체(形體)가 된다. 비유하면 마치 부녀자(婦女子)들이 여러 가지 옷을 입으면, 본래 형상과 같지 않은 것처럼, 그 또한 그러하여 삼십삼천이 그 공원에 들어가고 나면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변하여 본래와 같지 않다. 그런 까닭에 주야 공원이라고 하느니라. |
또 무슨 까닭에 잡종 공원이라고 하는가? 그 때 가장 높은 하늘과 중간 하늘과 맨 아래 하늘이 그 공원에 들어가고 나면 모두 동일한 종류가 되지만, 가령 맨 밑에 있는 하늘이면 다른 세 개의 공원에는 들어가지 못한다. 비유하면 마치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들어가는 공원이면 다른 왕은 그 공원에 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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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목욕하지 못하고, 백성들은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처럼, 가장 높은 하늘이 들어가 목욕한 공원에는 다른 작은 하늘들은 들어갈 수가 없다. 그런 까닭에 잡종욕지라고 하느니라. |
또 무슨 까닭에 그 이름을 난타욕지라고 하는가? 만약 삼십삼천이 그 못에 들어가고 나면, 매우 기쁜 마음이 생긴다. 그런 까닭에 난타욕지라고 한다. 또 무슨 까닭에 이름을 난타정욕지라고 하는가? 만일 삼십삼천이 그 못에 들어가고 나면, 서로 두 손을 마주잡고 그 정수리를 문질러 씻는다. 가령 천녀(天女)라 하더라도 역시 그와 같이 한다. 그런 까닭에 난타정욕지라고 하느니라. |
또 무슨 까닭에 그 이름을 소마욕지라고 하는가? 만약 삼십삼천이 그 못에 들어가고 나면 그 때 모든 하늘들의 얼굴 모습이 모두 사람의 모양과 같아져서 조금도 다름이 없다. 그런 까닭에 소마욕지라고 하느니라. |
또 무슨 까닭에 그 이름을 환열욕지라고 하는가? 만일 삼십삼천이 그 못에 들어가고 나면, 모두들 높으니 낮으니 하는 교만한 생각이 없고, 바라는 마음이 아주 적어져서 그 때는 꼭 같은 마음으로 목욕을 한다. 그런 까닭에 환열욕지라고 한다. 비구들아, 이런 인연이 있어 그런 이름이 있게 되었느니라. |
여래의 바른 법 안에도 또한 이와 같은 네 공원의 이름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자원(慈園)이요, 둘째는 비원(悲園)이며, 셋째는 희원(喜園)이요, 넷째는 호원(護園)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여래의 바른 법 안에 있는 네 공원이라 하느니라. |
어떤 것을 자원이라고 하는가?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자원으로부터 범천(梵天)에 태어나고 범천에서 죽으면 귀족의 집안에 태어나 재물이 풍족하고 보배가 많으며, 항상 다섯 가지 즐거움[五樂]이 있어 스스로 즐기면서 잠깐도 눈을 떼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그 이름을 자원이라고 하느니라. |
또 무슨 까닭에 비원이라고 하는가?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일 불쌍하게 여김으로 해탈(解脫)하는 마음을 친근하면 범광음천(梵光音天)에 태어나고, 만약 인간 세상에 오면 귀족의 집안에 태어나서 성냄이 없고 재물이 풍족하며 보배도 많다. 그런 까닭에 그 이름을 비원이라고 하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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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슨 까닭에 희원이라고 하는가? 만일 희원을 친근히 하면 광음천(光音天)에 태어나고, 만약 인간 세상에 오면 국왕의 집안에 태어나서 언제나 기쁨을 누린다. 그런 까닭에 그 이름을 희원이라고 하느니라. |
또 무슨 까닭에 호원이라고 하는가? 만일 어떤 사람이 평정함을 친근히 하면 무상천(無想天)에 태어나서 8만 4천 겁(劫)을 살고, 만약 인간 세상에 오면 마땅히 중심국의 집안에 태어나서 성냄이 없고 언제나 법답지 않은 모든 행(行)에서 평정을 지킨다. 그런 까닭에 그 이름을 호원이라고 하느니라. |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여래의 바른 법 안에는 이 네 개의 공원이 있어 모든 성문들로 하여금 그 안에서 즐거이 놀게 하느니라. |
그런데 여래의 이 네 개 공원 안에는 또 네 개의 목욕할만한 못이 있어서, 우리 성문(聲聞)들로 하여금 그 안에서 목욕을 하면서 즐거이 놀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 못인가? 첫째는 각(覺)과 관(觀)이 있는 못이요, 둘째는 각도 관도 없는 못이며, 셋째는 평정한 기억의 못이요, 넷째는 괴로움도 즐거움도 없는 못이니라. |
어떤 것을 각과 관이 있는 못이라고 하는가? 만일 어떤 비구가 초선을 얻고 나면, 모든 법 안에서 항상 각과 관이 있어서, 온갖 법을 생각하여 결박[結纏]을 다 제거하여 영원히 남음이 없게 한다. 그런 까닭에 각과 관이 있는 못이라고 하느니라. |
또 어떤 것을 각도 관도 없는 못이라고 하는가? 만일 어떤 비구가 제2선을 얻고 나면 각과 관을 없애고 선정으로 음식을 삼는다. 그런 까닭에 그 이름을 각도 관도 없는 못이라고 하느니라. |
또 어떤 것을 평정한 기억의 못이라고 하는가? 만일 어떤 비구가 제3선을 얻고 나면, 각과 관을 없애버려 각도 없고 관도 없이 항상 제3선을 평정하게 기억한다. 그런 까닭에 그 이름을 평정한 기억의 못이라고 하느니라. |
또 어떤 것을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못이라고 하는가? 만일 어떤 비구가 제4선을 얻고 나면, 즐거움도 생각하지 않고 괴로움도 생각하지 않으며, 또한 과거(過去)와 미래(未來)의 법도 생각하지 않고 다만 현재(現在)의 법에만 마음을 쓴다. 그런 까닭에 그 이름을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못이라고 하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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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비구들아, 이와 같이 여래의 바른 법 안에는 이 네 개의 목욕하는 못이 있어서, 우리 성문들로 하여금 그곳에서 목욕하여 21결(結)5)을 없앤 뒤, 죽음의 바다를 건너 열반성(涅槃城)에 들어가게 하느니라. |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만일 이 나고 죽음의 바다를 건너려고 하거든, 마땅히 방편을 구해 21결(結)을 없애고, 열반성에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6 ]6)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비유하면 매우 사나운 네 마리 큰 독사(毒蛇)를 상자에 넣어 둔 것과 같다. 그 때 어떤 사람이 사방에서 찾아왔는데, 그는 살기를 좋아하고 죽기를 싫어하였으며, 즐거움을 구하고 싶어하고 괴로움을 바라지 않았다. 또 그는 어리석지도 않고 어둡지도 않으며, 마음이 어지럽지도 않고 어디에 얽매인 데도 없었다. |
그 때 왕이나 혹은 대신이 그 사람을 불러 말하였다. |
'여기 매우 사납고 흉악한 네 마리 큰 독사가 있다. 너는 지금 그것을 수시로 목욕시켜 깨끗하게 기르되 수시로 먹이를 주어 그 뱀들이 굶어죽는 일이 없도록 하라. 지금 당장 가서 시행(施行)하라.' |
그 때 그 사람은 매우 두려운 생각이 들어 감히 그 앞에 나아가지 못하고, 곧 그것을 버리고 내달려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하였다. 왕은 다시 그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
5) 진(瞋)·에해(恚害)·수면(睡眠)·조희(調戱)·의(疑)·노(怒)·기(忌)·뇌(惱)·질(嫉)·증(憎)·무참(無慚)·무괴(無愧)·환(幻)·간(姦)·위(僞)·쟁(諍)·교(憍)·만(慢)·투(妬)·증상만(增上慢)·탐(貪) 등 21가지 번뇌를 말한다. |
6)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43권 1,172번째 소경인 「독사경(毒蛇經)」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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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섯 사람을 시켜 칼을 들고 네 뒤를 따르게 하리라. 그가 너를 잡으면 곧 죽일 것이니 너는 우물쭈물 하지 말라.' |
그 사람은 네 마리 큰 독사와 또 칼을 든 다섯 사람에게 잡힐까봐 두려워서 동서(東西)로 치달리며 어찌할 바를 몰라 하였다. 왕은 다시 그 사람에게 말하였다. |
'다시 너와 원수진 사람 여섯 명을 시켜 네 뒤를 따르게 하리라. 만일 그들이 너를 잡으면 곧 죽일 것이다. 무슨 방법이 있거든 곧 마련하라.' |
그 사람은 네 마리 큰 독사와 또 칼을 든 다섯 사람과 또 여섯 명의 원수가 두려워 동서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였다. 그 사람은 혹 빈 마을을 보고 거기에 숨으려고 들어갔으나 담이 무너져 허술하여 든든한 곳이 없었고, 또 빈 그릇에는 남아있는 음식이 하나도 없었다. |
그 때 이 사람과 친한 어떤 사람이 그를 구원하기 위하여 그에게 말하였다. |
'이 쓸쓸하고 빈 마을에는 온갖 도적들이 수없이 많다. 무슨 방법이 있으면 네 마음대로 하라.' |
그는 네 마리 큰 독사와 또 칼을 든 다섯 사람과 그리고 여섯 사람 원수와 또 빈 마을이 두려워 곧 동서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였다. 그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다가 큰 강물을 만났다. 그 물은 너무도 깊고 또 넓은데다가 사람도 없고 다리도 없어 그 물을 건너 저쪽 언덕으로 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또 그 사람이 서있은 곳에는 온갖 악한 도둑들이 많았다. |
그 때 그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
'이 강은 매우 깊고 넓다. 게다가 온갖 도둑들도 많다. 나는 어떻게 해야 저쪽 언덕으로 건너갈 수 있을까? 나는 지금 나무와 풀을 모아 뗏목을 만들어 그 뗏목을 타고 이쪽 언덕에서 저쪽 언덕으로 건너가야겠다.' |
그 때 그 사람은 곧 나무와 풀을 모아 뗏목을 만들어 그것을 타고 이쪽 언덕에서 저쪽 언덕에 이르러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느니라. |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내가 지금 비유를 들어 말했으니 너희들은 마땅히 잘 생각하여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 말을 했을 때 그 말에 어떤 뜻이 들어 있느냐? 네 마리 독사란 곧 4대(大)를 가리킨 것이다. 어떤 것이 그 4대인가? 말하자면 흙의 요소[地種]·물의 요소[水種]·불의 요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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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種]·바람 요소[風種]이니, 이것을 일러 4대(大)라고 한다. 칼을 든 다섯의 사람이란 곧 5성음(盛陰)을 가리킨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말하자면 색음(色陰)·통음(痛陰 : 受陰)·상음(想陰)·행음(行陰)·식음(識陰)이니라. |
여섯 명의 원수란 욕애(欲愛)가 바로 그것이다. 빈 마을이란 6입(入)을 가리킨 것이다. 어떤 것이 그 여섯 가지인가? 이른바 6입이란 안입(眼入)·이입(耳入)·비입(鼻入)·구입(口入 :舌入)·신입(身入)·의입(意入)이니라. |
만일 지혜가 있는 이라면 이 눈을 관찰할 때에 그것은 모두 공한 것이어서 아무 것도 없으며 또한 견고한 것도 아니다. 또 귀·코·혀·몸·뜻을 관찰할 때에도 그것은 모두 공한 것이어서 아무 것도 없는 것이고, 모두가 공허하고 고요한 것이며, 또 단단한 것도 아니다. |
강물이란 네 갈래 흐름을 가리킨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네 갈래 흐름인가? 이른바 욕망의 흐름[欲流]·생존의 흐름[有流]·무명의 흐름[無明流]·소견의 흐름[見流]이니라. |
뗏목이란 현성(賢聖)의 8품도(品道)를 가리킨 것이다. 어떤 것이 그 여덟 가지인가? 바른 소견[正見]·바른 다스림[正治]·바른 말[正語]·바른 방편[正方便]·바른 업[正業]·바른 생활[正命]·바른 기억[正念]·바른 선정[正定]이다. 이것을 일러 현성의 8품도라고 하느니라. |
물에서 건너기를 구하는 것이란 훌륭한 방편을 써서 정진(精進)하는 힘이다. 이쪽 언덕이란 몸에 대한 삿된 견해이고, 저쪽 언덕이라 그 삿된 견해가 사라져 없어진 것이다. 또 이쪽 언덕이란 아사세국(阿闍世國) 경계이고, 저쪽 언덕이란 빈비사라(頻毗沙羅) 왕의 국경이니라. 또 이쪽 언덕이란 파순(波旬)의 나라 경계이고, 저쪽 언덕이란 여래의 경계이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7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대비구(大比丘)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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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사위성에 어떤 우바새(優婆塞)가 있었는데, 그는 목숨을 마치고 도로 사위성에 있던 어떤 장자(長者)의 집안에 태어났게 되어 그 장자의 큰 부인이 몸에 잉태되었다. |
그 때 세존께서는 깨끗하여 더러운 티가 없는 천안(天眼)으로 그 우바새가 사위성 안의 제일 부자(富者)인 장자의 집에 태어난 것을 보셨다. 그리고 곧 그 날 어떤 범지(梵志)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지옥에 떨어졌다. |
그 때 세존께서는 또 천안으로 바로 그 날 아나빈저(阿那邠邸) 장자가 목숨을 마친 뒤에 천상(天上)의 좋은 곳에 태어난 것을 보셨고, 그 때 또 세존께서는 천안으로 바로 그 날 어떤 비구가 멸도(滅度 : 涅槃)에 든 것을 보셨다. |
그 때 세존께서는 이 네 가지 일을 보시고 나서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
어떤 사람은 포태(胞胎)를 받고 |
악(惡)을 행하면 지옥에 들어가고 |
선을 행한 이는 천상에 태어나며 |
번뇌가 없는 이는 열반에 든다. |
저 현자(賢者)는 지금 태(胎)에 들었고 |
범지는 지옥에 떨어졌으며 |
수달(須達)은 천상에 태어났고 |
저 비구는 열반에 들었네. |
그 때 세존께서 조용한 방에서 일어나 보집강당(普集講堂)으로 가시어 자리에 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지금 네 가지 일이 있다. 만약 사람이 그것을 닦아 행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인간 세계에 태어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 일인가? 이른바 몸[身]·입[口]·뜻[意]·생활[命]이니, 그것이 청정하여 더러운 티가 없으면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 세상에 태어나느니라. |
비구들아, 또 네 가지 법이 있다. 만약 사람들이 그것을 익혀 행하면 지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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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地獄)에 떨어진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 이인가? 이른바 몸·입·뜻·생활이 청정하지 못한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네 가지 법이 있다고 하는데, 만약 사람이 그것을 친근히 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태어나느니라. |
비구들아, 또 네 가지 법이 있다. 그것을 익히고 수행하면 천상 같이 좋은 곳에 태어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 법인가? 보시[惠施]·인애(仁愛)·남을 유익하게 함[利人]·평등한 이익[等利]이 그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사람이 이 법을 실천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천상과 같은 좋은 곳에 태어나는 것이라 하느니라. |
비구들아, 또 네 가지 법이 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 법을 행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번뇌가 다 끊어지고 번뇌가 없음을 이룩하여, 마음이 해탈(解脫)하고 지혜로 해탈한다. 그래서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사실 그대로 다 아느니라. |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각(覺)과 관(觀)이 있는 선정·각도 없고 관도 없는 선정·평정한 기억의 선정·괴로움도 즐거움도 다 사라진 선정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네 가지 법이라고 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그것을 익히고 행하면, 번뇌가 다 끊어지고 번뇌 없음을 이룩하여,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로 해탈한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만일 족성자(族姓子)나 사부대중, 그 누구든지 인간 세계에 태어나고자 하거든 마땅히 방편을 구해 몸·입·뜻·생활에서 청정한 행을 닦아야 하느니라. 또 만일 천상에 태어나려고 하거든 또한 마땅히 방편을 구해 네 가지 은혜를 실천해야 하느니라. 또 만일 번뇌가 다 끊어지고 번뇌 없음을 이룩하여,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로 해탈하려고 하거든 그 또한 마땅히 방편을 구해 4선(禪)을 닦아 행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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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비사리성(毗舍離城) 밖 숲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내가 옛날 불도(佛道)를 이루기 전이었다. 그 때 저 대외산(大畏山)을 의지하여 머물러 있었다. 그 때 그 산은 욕심이 있는 사람이던지 욕심이 없는 사람이던지 간에 누구나 그 산에 들어간 사람은 모두 두려워서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만약 또 한창 뜨거울 때에 아지랑이[野馬]가 이리 저리 아른거리면, 나는 몸을 드러내어 앉았다가 밤이 되어서야 곧 깊은 숲 속에 들어갔고, 또 몹시 추운 날에 바람과 비가 섞여 휘몰아치면 낮에는 곧 숲 속에 들어갔다가 밤에 한데로 나와 앉았다. 나는 그 때 한 게송을 읊었다. 그것은 일찍이 듣지도 보지도 못하던 것이었다. |
나는 대외산 속에서 |
밤에도 담담하고 편안하네. |
내 형체를 드러내는 것 |
이것이 나의 서원이었다. |
나는 무덤 사이로 가게되면 저 죽은 사람들의 옷을 주워 내 몸을 덮었다. |
그 때 저 안타(案陀) 마을 사람들은 내게 와서 나무 가지를 꺾어 내 귓구멍을 찌르기도 하고, 혹은 콧구멍을 찌르기도 하였다. 혹은 침을 뱉는 이도 있었고 오줌을 깔기는 이도 있었으며, 혹은 흙을 내 몸에 끼얹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는 그 때에도 끝내 그들에게 화를 내지 않았다. 그 때 이런 평정한 마음[護心]을 가졌었느니라. |
그 때는 외양간에 가서 만약 송아지의 똥을 보면 곧 그것을 집어먹었고, 만약 송아지의 똥이 없으면 큰 소의 똥을 집어먹었다. 그 때 나는 그것을 먹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
'이제 나는 먹었으니 오늘은 왼 종일 아무 것도 먹지 않으리라.' |
마침 내가 이렇게 생각했을 때 저 모든 하늘들이 곧 나에게 와서 이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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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였다. |
'너는 이제 단식(斷食)하지 말라. 그래도 굳이 단식을 하겠다면 우리는 마땅히 감로(甘露)로써 정기(精氣)를 유익하게 해주어 목숨을 보전하게 할 것이다.' |
그 때 나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
'나는 지금 단식하고 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저 모든 하늘들로 하여금 감로를 내게 보내오게 하겠는가? 그것은 지금의 내 자신을 속이는 짓이다.' |
그 때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
'지금부터는 깨와 쌀을 먹자.' |
그때부터 나는 하루에 깨 한 알과 쌀 한 알씩을 먹었다. 그리하여 몸은 점점 쇠약해져 뼈와 뼈가 서로 맞붙고 정수리에는 부스럼이 생겼으며 가죽과 살이 저절로 떨어져 나갔다. 비유하면 마치 깨진 조롱박은 그 머리도 다시 온전할 수 없는 것처럼, 그 당시 나는 정수리에 부스럼이 생겨 가죽과 살이 저절로 떨어져 나갔다. 그것은 다 음식을 먹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깊은 물 속에 별이 나타나는 것처럼 그 당시 내 눈도 그와 같았다. 그것도 다 음식을 먹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비유하면 오래된 수레가 낡아 부서지는 것처럼 내 몸도 또한 그와 같아서 모두 부서져서 뜻대로 되지 않았다. 또 낙타(駱駝)의 다리처럼 내 두 엉덩이도 그와 같았었다. 만약 내가 손으로 배를 어루만지면, 그 때 곧 등뼈가 손에 만져지고 또 등을 어루만지면 뱃가죽이 손에 만져졌었다. 몸이 이처럼 쇠약해진 것은 다 음식을 먹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 때 깨 한 알과 쌀 한 알로 음식을 삼았으나 끝내 아무 이익이 없었고, 또 그 최상의 거룩한 법도 얻지 못하였느니라. |
또 나는 대소변(大小便)이 보고 싶어 변소에 가려고 일어나면 곧 땅에 넘어져서 혼자서는 일어나지도 못하였다. 그 때 저 여러 하늘들은 그것을 보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
'이 사문 구담(瞿曇)은 이미 열반[滅度]에 들었다.' |
또 어떤 하늘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
'이 사문은 아직 목숨을 마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사문은 곧 죽고 말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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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
또 어떤 하늘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
'이 사문은 역시 죽지 않았다. 이 사문은 진실로 아라한(阿羅漢)이다. 대개 아라한의 법에는 이런 고행(苦行)이 있다.' |
나는 그 때 그래도 아직 의식이 있어서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죄다 알 수 있었다. 그 때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
'지금 숨이 없는 선정에 들자.' |
나는 곧 숨이 없는 선정에 들어 드나드는 숨을 헤아렸다. 나는 그 드나드는 숨을 헤아리다가 어떤 기운이 귀로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
그 때 그 바람 소리는 우레가 울리는 소리 같았다. 그 때 나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
'나는 지금 입을 막고 귀를 막아 숨이 나가지 못하게 하자.' |
그러자 숨이 나가지 않았다. 그 때 안의 기운은 손과 다리로부터 나가고 정녕 기운으로 하여금 귀·코·입으로 나가지 않게 하였다. |
그 때 내 안에서 우레와 같은 소리가 울렸다. 나는 그 때 또한 그와 같았다. 그 때에도 의식[神識]은 여전히 온 몸을 따라 돌았다. 그 때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
'나는 다시 숨이 없는 선정에 들어야겠다.' |
나는 곧 모든 구멍의 숨을 다 막았다. 내가 드나드는 모든 숨을 다 막자 그 때 곧 머리와 이마가 아픈 병이 생겼다. 마치 어떤 사람이 송곳으로 머리를 쑤시는 것처럼, 나 또한 그와 같아서 머리가 아파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
그런데도 나는 아직 의식이 있었다. 그 때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
'나는 이제 다시 선정에 들어 숨길을 드나들지 못하게 하리라.' |
그 때 나는 곧 드나드는 숨을 막았다. 그러자 모든 숨은 다 끊어지고 뱃속에 모였다. 그 때 나는 숨을 굴릴 때 그 움직임이 지극히 미세하였다. |
그러나 비유하면 마치 백정이 칼로 소를 죽이는 것처럼 그 당시 나도 또한 그와 같아서 그 고통이 극심하였다. 또 건장한 두 사람이 연약한 사람을 함께 잡아다가 불 위에 구우면 그 고통이 지독하여 견딜 수 없는 것처럼, 그 때의 내 고통도 그와 같아서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었다. 그 때에도 나는 오히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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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 붙어 있었다. |
내가 좌선(坐禪)할 그 때의 내 형체는 사람 꼴이 아니었다. 그 중에 어떤 사람은 나를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
'이 사문(沙門)은 얼굴빛이 너무 검다.' |
또 어떤 사람은 나를 보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
'이 사문의 얼굴빛은 흡사 죽은 자 같구나.' |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나는 6년 동안 이렇게 고행을 하였다. 그런데도 그 거룩한 법을 얻지 못하였다. |
그 때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
'오늘은 과일 하나를 먹자.' |
그 때 나는 곧 과일 하나를 먹었다. 과일 하나를 먹은 그 날도 몸이 쇠약하여 스스로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나이 120살이 되어 뼈마디가 서로 떨어지고 흩어져서 부지할 수 없는 것과 같았다.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때의 과일 하나란 오늘날의 조그만 대추와 같았느니라. |
그 때 나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
'이렇게 하는 것은 도를 성취하는 근본이 아니다. 그러므로 마땅히 다른 길이 있을 것이다.' |
그 때 나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
'나는 옛날의 일들을 기억한다. 옛날 나는 부왕의 그늘 아래서 지낼 때, 음욕도 없고 탐욕이 없이 온갖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버리고 초선에서 노닐었고, 각(覺)과 관(觀)이 없는 제2선에서 노닐었으며, 평정한 기억이 청정하여 아무 생각도 없는 제3선에서 노닐었고, 다시는 괴로움도 즐거움도 없고 기억이 청정한 제4선에서 노닐었다. 이것이 혹 올바른 길일는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마땅히 그 길을 찾아보자.' |
이처럼 나는 6년 동안 수고롭게도 도(道)를 구하였으나 능히 얻지 못하였느니라. 혹은 가시 위에 드러눕기도 하였고, 혹은 널판자나 쇠못 위에 눕기도 하였으며, 혹은 땅에서 멀리 떨어져 새처럼 매달려 있기도 하였고, 두 다리를 위로 올리고 머리를 땅에 두기도 하였으며, 혹은 다리를 꼬고 걸터앉기도 하였고, 혹은 수염과 머리를 길러 아예 깎지 않기도 하였으며, 혹은 햇볕에 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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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키고 불로 굽기도 하였고, 혹은 한 겨울에 얼음 위에 앉기도 하였고, 혹은 몸을 물 속에 담그기도 하였으며, 혹은 잠자코 아무 말하지 않기도 하였다. |
혹은 하루에 한 끼니만 먹기도 하였고, 혹은 두 끼·세 끼·네 끼를 먹기도 하였으며, 나아가 일곱 끼니를 먹기도 하였다. 혹은 나물과 과일만 먹기도 하였고, 혹은 벼나 깨를 먹기도 하였으며, 혹은 풀뿌리를 먹기도 하였고, 혹은 나무의 열매를 따먹기도 하였고, 혹은 꽃과 향기를 먹기도 하였고, 혹은 여러 가지 과일을 먹기도 하였다. |
혹 때로는 옷을 벗기도 하였고, 혹 때로는 해진 옷을 입기도 하였으며, 혹 때로는 띠 풀로 만든 옷을 입기도 하였고, 혹은 털옷을 입기도 하였으며, 혹 때로는 사람의 털로 몸을 가리기도 하였고, 혹 때로는 머리를 기르기도 하였으며, 혹 때로는 남의 머리털을 취하여 머리에 얹기도 하였느니라. |
비구들아, 나는 옛날 이처럼 고행을 하였다. 그랬는데도 네 가지 법의 근본을 얻지 못하였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말하자면 깨닫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려운 현성(賢聖)의 계율(戒律)과 깨닫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려운 현성의 지혜와 깨닫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려운 현성의 해탈과 깨닫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려운 현성의 삼매(三昧)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네 가지 법이라고 한다. 나는 옛날에 그렇게 고행을 하였으나 이 법을 얻지 못하였느니라. |
그 때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
'나는 지금 꼭 위없는 도를 구해야 한다.' |
어떤 것이 곧 위없는 도인가? 네 가지 법으로 향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니, 현성의 계율·현성의 삼매·현성의 지혜·현성의 해탈이다. 그 때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
'이처럼 쇠약한 몸으로는 그 위없는 도를 구할 수 없다. 얼마간 정미(精微)한 기운을 먹어 몸을 기르고 기력이 왕성해진 뒤라야 도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마땅히 정미한 기운을 먹자.' |
이 때 다섯 비구는 나를 버리고 돌아가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
'이 사문 구담은 그 성행(性行)이 어지러워져 참다운 법을 버리고 삿된 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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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邪業]으로 나아갔다.' |
나는 그 때 곧 자리에서 일어나 동쪽을 향해 거닐었다. 나는 그 때 이렇게 생각하였다. |
'먼 과거 항하(恒河)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들께서 성도(成道)하신 곳은 어디일까?' |
그 때 허공에서 하늘 신(神)이 내게 이렇게 말하였다. |
'현사(賢士)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과거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불세존(佛世尊)들께서는 저 보리수의 시원한 그늘 밑에 앉아 성불(成佛)하셨다.' |
그 때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
'어디에 앉아 불도(佛道)를 성취하셨을까? 앉았었을까, 섰었을까?' |
그 때 모든 하늘들은 다시 나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
'과거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불세존들께서는 풀 자리에 앉아 부처님이 되셨다.' |
그 때 나에게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길상(吉祥)이라는 범지가 풀을 베고 있었다. 나는 곧 그에게 가서 물었다. |
'당신은 누구입니까? 당신 이름은 무엇이며, 성은 무엇입니까?' |
범지가 대답하였다. |
'내 이름은 길상이고, 성은 불성(弗星)입니다.' |
나는 그 때 그 사람에게 말하였다. |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그런 성과 이름은 세상에 드뭅니다. 성명이란 헛되지 않아 반드시 그 이름대로 이룩하는 것이니 이 현세(現世)를 길(吉)하게 하여 유익하지 않음이 없게 하고, 태어남·늙음·병듦·죽음을 영원히 없앨 것입니다. 당신의 성(姓)인 불성(弗星)은 나의 성과 같습니다. 나는 지금 구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 풀을 조금만 나눠주시오.' |
길상이 나에게 물었다. |
'구담이여, 지금 이 풀을 어디에 쓰려고 하십니까?' |
그 때 나는 길상에게 대답하였다. |
'나는 지금 그것을 나무 아래에 깔고 앉아서 네 가지 법을 구하려고 합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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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현성의 계율·현성의 삼매·현성의 지혜·현성의 해탈입니다.' |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때 길상은 몸소 풀을 안아다가 나무 밑으로 가서 깔았다. 나는 그 위에 앉아서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었다. |
그 때 나는 탐욕의 마음이 풀리고 온갖 악한 법이 없어지고 오직 각(覺)과 관(觀)만 있어 그 뜻이 초선에 노닐었고, 다음에는 각과 관이 모두 다 없어져서 뜻이 제2선·제3선에 노닐었으며, 평정한 기억이 청정해지고 근심과 기쁨이 모두 없어져서 그 뜻이 제4선에 노닐었다. 그 때 나는 이 청정한 마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번뇌[結使]가 없어지고 두려움 없음을 얻게 되어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무수히 변해 내려온 전생의 일을 스스로 알았다. |
나는 곧 스스로 무수한 세상에 있었던 일들을 기억해냈다. 혹 1생·2생·3생·4생·5생·10생·20생·30생·40생·50생·백 생·천 생·백천만 생·성겁(成劫)7)·패겁(敗劫 : 壞劫)8)·무수한 성겁·무수한 패겁(敗劫)·무수한 성패겁(成敗劫) 동안에, 나는 일찍이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 태어났고 저기에서 죽어 여기에 와서 태어났다는 시작이 없는 그 본말(本末)과 인연(因緣)의 무수한 세상 동안의 일을 모두 기억하였다. |
나는 또 청정하여 더러운 때가 없는 천안(天眼)으로 중생들로서 태어나는 이·죽는 이·나쁜 세계[惡趣]·좋은 세계[善趣]·좋은 몸[善色]·나쁜 몸 |
7) 4겁의 하나. 이 세계가 성립하는 동안의 20중겁(中劫)을 말한다. 세계가 괴멸(壞滅)한 뒤 20중겁의 아무 것도 없는 기간[空劫]이 지나가고, 다음에 중생의 업증상력(業增上力)에 의하여 미풍(微風)이 일어나 풍륜(風輪)이 생기고, 다음은 풍륜 위에 수륜(水輪)이 생기고, 수륜 위에 금륜(金輪)이 생기고, 거기에 수미산(須彌山)과 4대주(大洲)가 성립되고, 다음에 야마천(夜摩天) 등 여러 하늘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
8) 4겁의 하나. 세계가 파멸(破滅)되는 기간 동안의 20중겁을 말한다. 19겁 동안 지옥(地獄)·축생(畜生)·아귀(餓鬼)·아수라(阿修羅)·인간(人間)·천상(天上)계에 살던 이 중에서 가장 나쁜 지옥에 있던 이부터 차례로 파멸하고[有情壞], 마지막 1중겁에 일곱 개의 해가 나타나 화재(火災)를 일으켜 먼저 지옥에서부터 색계(色界) 초선천(初禪天)까지를 태워버리고, 다음은 수재(水災)를 일으켜 색계 제2선천 이하를 떠내려 보내고, 다음엔 풍재(風災)를 일으켜 제3선천 이하를 불어 없앤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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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惡色]과 혹은 좋고 혹은 추(醜)한 것은 모두 그 행의 근본을 따른다는 것을 다 관찰해 깨달았다. 혹 어떤 중생은 몸으로 악행(惡行)을 짓고 입으로 악행을 행하며 뜻으로 악행을 닦아, 현성(賢聖)을 비방(誹謗)하고, 삿된 업(業)의 근본을 짓고 삿된 업과 서로 호응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지옥에 떨어졌다. 또 어떤 중생은 몸과 입과 뜻으로 선행(善行)을 지어 현성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소견과 서로 호응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인간 세상에 태어났다. 이것을 일러 그 중생은 몸과 입과 뜻으로 삿된 업을 행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
나는 삼매의 마음으로 청정하고 더러운 때가 없어져서 번뇌가 다 끊어져 번뇌가 다 없어지게 되어,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로 해탈하였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태(胎)를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깨달아 알고, 곧 위없이 바르고 참다운 도를 이룩하였느니라. |
가령 비구들이나 혹은 어떤 사문(沙門)이나 바라문(婆羅門)이 모든 세계를 밝게 깨달아 안다면, 그 세계에는 본래의 내가 시작이 없는 과거에 일찍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 다만 한 정거천(淨居天)만은 예외로 이 세상에 오지 않는다. |
또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장차 가서 태어나야 할 곳이지만, 그런데도 내가 거기에 가서 태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옳지 않은 것이요, 이미 정거천에 태어났다면 다시는 이 세상에 오지 않을 것이다. 그대들은 이미 현성의 계율을 얻었고, 나도 또한 그것을 얻었다. 현성의 삼매를 그대들은 얻었고, 나도 또한 그것을 얻었다. |
현성의 지혜를 그대들은 얻었고, 나도 또한 그것을 얻었다. 현성의 해탈을 그대들은 얻었고, 나도 또한 그것을 얻었다. 현성의 해탈지견을 그대들은 얻었고, 나도 또한 그것을 얻었다. 그리하여 후세의 몸을 받는 근본을 끊고 나고 죽음이 아주 다하여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을 것이다. |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방편을 구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도록 해야 한다. 왜냐 하면 만약 비구가 이 네 가지 법을 얻으면 도를 이루기 어렵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오늘 위없는 바르고 참다운 도를 |
[636 / 1393] 쪽 |
이룬 것도 다 이 네 가지 법으로 말미암아 그 과(果)를 이룩한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9 ]9)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과거 구원겁(久遠劫)에 삼십삼천(三十三天)의 석제환인(釋帝桓因)이 여러 옥녀(玉女)들을 거느리고 난단반나(難檀般那) 공원으로 나가 놀았었다. 그 때 어떤 천인(天人)이 곧 이런 게송을 읊었다. |
난다 공원을 보지 않고는 |
어떠한 즐거움도 알지 못하리 |
모든 하늘들이 사는 곳으로 |
이보다 더 나은 곳 없으리. |
그 때 다시 어떤 하늘이 그 하늘에게 말하였다. |
'네가 지금 무지(無智)하여 바른 이치를 분별하지 못하는구나. 근심스럽고 괴로운 것을 도리어 즐거운 것이라고 말하고, 견고하지 못한 것을 견고하다 말하며, 무상(無常)한 것을 도리어 영원하다 말하고, 긴요하지 않은 것을 또한 긴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무슨 까닭인가? 너는 끝내 여래께서 말씀하신 이런 게송을 듣지 못하였는가? |
일체의 행은 덧없는 것이어서 |
태어난 것은 반드시 죽음이 있다. |
9)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22권 576번째 소경인 「난타림경(難陀林經)」과 『별역잡아함경(別譯雜阿含經)』 제9권 161번째 소경이 있다. |
[637 / 1393] 쪽 |
태어나지 않으면 결코 죽지 않나니 |
그러므로 열반이 가장 즐거우니라. |
저기에 이런 이치가 있기 때문에 또 이런 게송을 읊으신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이 가장 즐겁다고 말하는가? |
너는 이제 마땅히 알아야 한다. 여래께서는 또 네 가지 흐름[四流]의 법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만약 일체 중생들이 누구나 이 흐름에 빠져 있으면, 그는 끝내 도를 얻지 못할 것이다. 어떤 것을 그 네 가지 흐름[四流]이라고 하는가? 탐욕의 흐름[欲流]·생존의 흐름[有流]·소견의 흐름[見流]·무명의 흐름[無明流]을 말한다. |
어떤 것을 탐욕의 흐름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다섯 가지 욕망[五欲]이 바로 그것이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욕망인가? 가령 눈으로 빛깔을 보면 빛깔이라는 분별을 일으키고, 귀로 소리를 들으면 소리라는 분별을 일으키며, 코로 냄새를 맡으면 냄새라는 분별을 일으키고, 혀로 맛을 보면 맛이라는 분별을 일으키며, 몸으로 부드러움을 알면 부드럽다는 분별을 일으킨다. 이것을 탐욕의 흐름이라고 한다. |
어떤 것을 생존의 흐름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3유(有)가 곧 그것이다. 어떤 것이 그 3유(有)인가? 이른바 욕유(欲有)·색유(色有)·무색유(無色有)이다. 이것을 일러 생존의 흐름이라고 한다. |
어떤 것을 소견의 흐름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소견의 흐름이란, 이 세상은 항상하다고 하는 소견과 무상하다고 하는 소견, 이 세상은 끝이 있다고 하는 소견과 끝이 없다고 하는 소견, 이 몸이 곧 목숨이라는 소견과 이 몸은 목숨이 아니라는 소견, 여래에게 죽음이 있다는 소견, 여래에게 죽음이 없다는 소견, 여래에게 죽음이 있기도 하고 죽음이 없기도 하다는 소견, 여래에게 죽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죽음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하는 소견이니, 이것을 일러 소견의 흐름이라고 한다. |
어떤 것을 무명의 흐름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무명이란 앎이 없고[無知], 믿음이 없고[無信], 소견이 없으며[無見], 마음에 항상 탐욕이 있고 항상 희망(希望)하는 것이 있으며, 또 탐욕의 덮개[貪欲蓋]·성냄의 덮개[瞋恚 |
[638 / 1393] 쪽 |
蓋]·수면의 덮개[睡眠蓋]·들뜸의 덮개[調戱蓋]·의심의 덮개[疑蓋], 이 5개(蓋)가 있다. 그리고 또 괴로움[苦]을 알지 못하고, 괴로움의 발생[集]을 알지 못하며, 괴로움의 소멸[盡]을 알지 못하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을 알지 못한다. 이것을 일러 무명의 흐름이라고 한다. |
천자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여래께서는 이 네 가지 흐름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든지 간에 여기에 빠져 있으면 역시 도를 얻을 수 없느니라.' |
그 때 그 하늘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짧은 시간에 삼십삼천에서 사라져 내게로 왔다. 그는 머리를 조아려 내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있었다. 그 때 그 하늘이 나에게 아뢰었다. |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그런 말씀을 속 시원하게 해주셨습니다. 여래께서는 곧 네 가지 흐름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범부가 이 네 가지 흐름에 대한 설법을 듣지 못하면 그는 네 가지 즐거움을 얻지 못할 것입니다. 어떤 것을 그 네 가지라고 하는가? 이른바 휴식하는 즐거움[休息樂]·바르게 깨닫는 즐거움[正覺樂]·사문의 즐거움[沙門樂]·열반의 즐거움[涅槃樂]입니다. 만일 범부가 이 네 가지 흐름을 알지 못하면 그는 이 네 가지 즐거움을 얻지 못할 것입니다.' |
이런 말을 마치자 나는 그에게 말하였다. |
'그렇다, 천자여. 네 말과 같다. 만약 이 네 가지 흐름을 깨닫지 못하면 이 네 가지 즐거움을 깨닫지 못할 것이다.' |
나는 곧 그를 위해 차례로 설명해주었었다. 그 때 설해준 논은 시론(施論)·계론(戒論), 그리고 천상에 태어나는 법에 대한 논[生天論]이었으며, 탐욕은 깨끗하지 못하다는 생각과 번뇌는 큰 근심거리이므로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 즐거움이라고 말하였다. 그 때 천자는 기뻐하는 마음을 내었느니라. |
그 때 나는 다시 네 가지 흐름[四流]의 법과 네 가지 즐거움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그 때 그 천자는 전일한 마음과 한결같은 뜻으로 이 법에 대하여 사유하고 나서 온갖 번뇌가 다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나도 그 때 이 네 가지 법과 네 가지 즐거움에 대해 설명하고는 곧 네 가지 진리의 법을 얻었었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 |
[639 / 1393] 쪽 |
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10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마땅히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닦고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널리 펴라. 이미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닦고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널리 폈다면 욕계(欲界)의 애욕을 끊고 색계(色界)의 애욕을 끊으며 무색계(無色界)의 애욕을 끊을 것이다. 무명을 다 끊어 없애고 교만을 다 끊어 없애게 될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초목(草木)에 불을 놓아 태우면 모두 다 없어지고 마는 것처럼, 이 또한 그와 같아서 만일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닦으면 일체 번뇌를 다 끊어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그 이유를 설명하리라. |
먼 옛날 구원겁에 어떤 천자가 5백 옥녀(玉女)를 데리고 앞뒤로 둘러싸인 채 난단반나 공원의 유희장(遊戱場)에 나가 놀다가, 다시 가니(迦尼)라는 나무 밑으로 가서 다섯 가지 욕망을 스스로 즐겼었다. 그 때 그 천자는 나무에 올라가 놀고 있었다. 그는 나무 위에서 마음이 어수선해졌었는데, 또 거기에서 꽃을 꺾다가 나무에서 떨어져 목숨을 마쳤다. 그리하여 그는 이 사위성 안의 큰 장자 집에 태어났다. |
그 때 5백 옥녀들은 가슴을 치고 울부짖으면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
나는 그 때 천안으로 천자가 목숨을 마치고 사위성 안에 살고 있는 큰 장자의 집에 태어난 것을 보았다. 8·9개월이 지나 곧 그는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단정하기 짝이 없었고 도화(桃華) 빛처럼 아름다웠다. |
그 때 장자의 아들이 점점 자라 어른이 되자, 그 부모는 그의 아내를 구해 장가를 드렸다. 그러나 아내를 맞이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그는 곧 죽었고 큰 바다의 용(龍)으로 태어났다. 이 때 그 장자는 문에 서서 아들을 생각하며 울부짖고 통곡하면서 마음 아파하였다. |
그 때 그 용은 다시 금시조(金翅鳥)에게 잡아 먹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
[640 / 1393] 쪽 |
끝난 뒤에 지옥에 떨어졌다. 그 때 모든 용녀(龍女)들이 추모(追慕)한 간절한 정(情)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었느니라." |
그 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
그 하늘 신 꽃을 꺾을 때 |
마음이 어지러워 편하지 못했네. |
마치 큰물이 마을을 쓸어버릴 때 |
모두 빠져 구할 수 없는 것 같았네. |
그 때 아름다운 여인들 |
그를 둘러싸고 통곡하였네. |
얼굴 모습은 너무도 단정했건만 |
그는 꽃을 사랑하다가 목숨 마쳤네. |
인간으로 태어나서도 그 부모 통곡했으니 |
내 속으로 난 아들 잃어 버렸다 했네. |
아이를 갖자마자 목숨을 마쳤으니 |
그것은 다 무상함으로 무너진 것이라. |
용녀가 용의 뒤를 따를 때 |
모든 용들 다 모여들었네. |
머리 일곱 달린 용 용맹했지만 |
이내 금시조에게 잡아먹혔네. |
모든 하늘도 근심하고 걱정하고 |
세상 사람들도 또한 그러하였으며 |
용녀도 근심하고 걱정하였으나 |
그는 지옥에서 고통 받았네. |
[641 / 1393] 쪽 |
네 가지 진리의 묘한 법문 |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면 |
태어남도 있고 또한 죽음도 있어 |
긴 흐름의 바다를 벗어나지 못하네. |
그런 까닭에 마땅히 생각을 내어 |
청정한 모든 법을 닦아 행하면 |
반드시 괴로움과 번민을 여의고 |
다시는 근심되는 몸 받지 않으리. |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항상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닦아 행하고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널리 펴면, 곧 색계의 욕애를 끊고 무색계의 욕애를 끊으며, 또 교만을 끊고 무명을 영원히 끊어 남음이 없게 될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11 ]10)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제자 목련(目連)과 제자 아난(阿難)이 서로 내기를 하였다. |
"우리 둘이 소리를 내어 경을 외워보자, 누가 이기는가?" |
그 때 많은 비구들은 이 두 사람이 서로 내기를 한다는 말을 듣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많은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
"지금 저 두 사람이 '우리 둘이 소리를 내어 경을 외워 보자, 누가 더 잘하는가?' 하고 내기를 하고 있습니다." |
10)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31권 890번째 소경인 「무위법경(無爲法經)」과 『별역잡아함경』 제6권 113번째 소경이 있다. |
[642 / 1393] 쪽 |
그 때 세존께서 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
"너는 가서 그 두 비구를 불러오너라." |
비구가 대답하였다. |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
그 비구는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곧 그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 두 사람에게 말하였다. |
"세존께서 당신들을 부르십니다." |
그 때 두 사람은 비구의 말을 듣고 곧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섰다. |
그 때 세존께서 두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
"너희들은 어리석은 사람이로구나. 정말로 '우리 소리를 내어 경을 외워 보자 누가 더 잘하는가?' 하고 그런 말을 하였느냐?" |
두 사람이 대답하였다. |
"그랬습니다. 세존이시여."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너희들은 혹 내가 서로 경쟁(競諍)하는 일에 대하여 설법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느냐? 그런 법이라면 범지들과 무엇이 다르겠느냐?" |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
"여래께서 그런 법을 말씀하시는 것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나는 처음부터 모든 비구들을 위해 그런 법을 말한 일이 없다. 그런데 지금 서로 승부(勝負)를 다투어서야 되겠느냐? 내가 지금 설법하는 것은 항복(降伏)시키고 교화(敎化)하려는 것이다. |
만일 어떤 비구가 내 법을 받을 때에는 마땅히 명심하여 네 가지 인연법(因緣法)을 생각해야 한다. |
'이 법은 계경(契經)과 아비담(阿毘曇)과 율(律)에 맞는가, 맞지 않는가?' |
그렇게 생각해 보고서 만일 맞거든 받들어 행해야 하느니라." |
그 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설하셨다. |
[643 / 1393] 쪽 |
아무리 많이 외워도 이익 될 것 없나니 |
그 법은 훌륭하다 하지 않으리. |
그것은 소의 머리 수를 헤아림과 같나니 |
사문으로서의 중요한 일 아니다. |
만약 적건 많건 외우고 익혀 |
그 법에 대해 법대로 따라 행하면 |
그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하나니 |
정말 사문의 법이라고 할 만하니라. |
아무리 1천 문장을 외운다 해도 |
이치가 아니면 무슨 이익 있으리. |
그보다는 차라리 한 글귀나마 |
들어서 도(道)를 얻음만 못하네. |
비록 천 마디 말 외운다 해도 |
이치 아니면 무슨 이익 있으리 |
그보다 차라리 한 이치나마 |
들어서 도를 얻음만 못하네. |
천에 천을 곱한 수의 적이 있을 때 |
나 혼자 그것을 이긴다 해도 |
자기를 이기는 것만 같지 못하니 |
스스로 참는 것이 제일이니라. |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지금부터 이후로는 다투는 마음으로 승부를 겨루지 말라. 왜냐 하면 일체 사람들을 항복시키려고 하기 때문이니라. 만일 비구가 승부를 겨루려는 마음으로 서로 다투면 곧 법률(法律)로써 그를 다스릴 것이다.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너희들은 제 자신을 닦아야 하느니라." |
[644 / 1393] 쪽 |
그 때 그 두 비구는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잘못을 뉘우쳤다. |
"지금부터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이 참회를 받아주소서."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이 큰 법 안에서 허물을 잘 고쳤다. 서로 겨루는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알았구나. 너희들의 참회를 용서한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다시는 그런 짓을 말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증상(增上)·좌선(坐禪)·행적(行跡)과 |
무상(無常)·공원·못과 |
무루(無漏)·무식(無息)·선정과 |
네 가지 즐거움과 다툼 없음에 대하여 설하셨다. |
출처 : 通達無我法者
글쓴이 : 통달무아법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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