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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24권 |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
32. 선취품(善聚品) |
[ 1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내가 이제 선한 무더기[善聚]에 대하여 설명할 것이니 너희들은 잘 사유하고 기억하라." |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있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저 어떤 것을 선한 무더기라고 하는가? 이른바 5근(根)이 그것이다. 어떤 것을 그 5근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신근(信根)·정진근(精進根)·염근(念根)·정근(定根)·혜근(慧根)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5근이라고 하느니라. |
만일 어떤 비구가 이 5근을 닦아 행하면, 곧 수다원(須陀洹)을 이루고 물러나지 않는 법[不退轉法]을 얻어 반드시 지극한 도(道)를 성취할 것이다. 그 행(行)을 더욱 정진하여 사다함(斯陀含)을 이룩하여 이 세상에 와서 괴로움을 끝까지 다 없앨 것이요, 그 도를 더욱 정진하여 아나함(阿那含)을 이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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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다시는 이 세상에 오지 않고 곧 반열반(般涅槃)을 취할 것이요, 그 행을 더욱 정진하여 번뇌[有漏]가 다하여 번뇌 없음[無漏]을 이룩하여 마음이 해탈(解脫)하고 지혜로 해탈하여 몸으로 증득(證得)하고는 스스로 유희(遊戱)할 것이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다시는 태(胎)를 받지 않는다'라고 사실 그대로 다 알 것이다. |
선한 무더기란 곧 5근이 그것이다. 왜냐 하면 이것은 가장 큰 무더기요, 온갖 무더기들 중에서 묘(妙)한 것이기 때문이니라. |
만약 이 법을 행하지 않으면 곧 수다원·사다함·아나함·아라한(阿羅漢)·벽지불(辟支佛) 및 여래(如來)·지진(至眞)·등정각(等正覺)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만약 이 5근을 얻은 사람은 곧 4과(果)1)와 삼승(三乘)의 도(道)를 지니게 될 것이다. 선한 무더기란 이 5근이 최상(最上)이 된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방편(方便)을 구해 이 5근을 행하여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2 ]2)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내가 이제 선하지 않은 무더기[不善聚]를 말할 터이니, 너희들은 잘 사유하고 기억하라." |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있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1) 수다원·사다함·아나함·아라한의 성문 4과를 말한다. |
2) 이 소경의 참고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28권 767번째 소경인 「취경(聚經)」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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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어떤 것을 선하지 않은 무더기라고 하는가? 5개(蓋)를 이르는 말이다. 어떤 것을 그 5개라고 하는가? 탐욕의 덮개[貪欲蓋]·성냄의 덮개[瞋恚蓋]·수면의 덮개[睡眠蓋]·들뜸의 덮개[調戱蓋]·의심의 덮개[疑蓋]이니, 이것을 일러 5개라고 한다. |
선하지 않은 무더기를 알려고 하면, 이것을 이름하여 5개라고 한다. 왜냐 하면 비구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5개(蓋)가 있으면 곧 축생(畜生)·아귀(餓鬼)·지옥(地獄)의 갈래가 있고, 모든 착하지 않은 법은 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방편을 구하여 탐욕의 덮개·성냄의 덮개·수면의 덮개·들뜸의 덮개·의심의 덮개를 없애야 한다. 이와 같이 비구들아, 꼭 이것을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3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고 예를 올리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 어떤 것을 그 다섯 가지 공덕이라고 하는가? 첫째는 단정한 것이요, 둘째는 음성이 좋은 것이며, 셋째는 재물이 많아지고 보배가 많아지는 것이요, 넷째는 장자의 집안에 태어나는 것이며, 다섯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천상(天上)과 같은 좋은 곳에 태어나는 것이니라. 왜냐 하면 여래는 그 누구도 짝할 이가 없고, 여래는 믿음이 있고, 계(戒)가 있고, 들음이 있고, 지혜가 있고, 좋은 몸을 성취하였기 때문이니, 그런 까닭에 다섯 가지 공덕을 성취하느니라. |
또 무슨 인연(因緣)으로 부처님께 예를 올리면 단정함을 얻을 수 있는가? 여래의 형상을 뵙고는 환희(歡喜)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이니, 이런 인연으로 단정하게 되느니라. |
또 무슨 인연으로 좋은 음성을 얻게 되는가? 여래의 형상을 뵙고는 '여래·지진·등정각께 귀의(歸依)하나이다' 하고 스스로 세 번 부르기 때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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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이런 인연으로 좋은 음성을 얻느니라. |
또 무슨 인연으로 재물이 많아지고 보배가 많아지는가? 저 여래를 뵙고는 꽃을 뿌리고 등불을 켜며, 다른 여러 가지 보시할 물건으로 크게 보시하기 때문이다. 이런 인연으로 많은 재보(財寶)를 얻게 되느니라. |
또 무슨 인연으로 장자(長者)의 집안에 태어나는가? 여래의 형상을 뵙고는 마음에 물들고 집착함이 없이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예를 올리기 때문이니, 이런 인연으로 장자의 집안에 태어나느니라. |
또 무슨 인연으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천상과 같이 좋은 곳에 태어나는가? 모든 불세존(佛世尊)께 늘 있어온 법에 '모든 중생들이 다섯 가지 일로 부처님께 예를 올리면 곧 천상과 같은 좋은 곳에 태어난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니라. |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부처님께 예를 올린 인연으로 얻게 되는 다섯 가지 공덕이라고 한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어떤 선남자(善男子)와 선여인(善女人)이 부처님께 예를 올리려고 하면, 마땅히 방편을 구해 이 다섯 가지 공덕을 성취해야 한다. 이와 같이 모든 비구들도 꼭 이렇게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4 ]3)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비유하면 마치 두 문이 마주하고 있는 어떤 집이 있고 그 안에 사람이 살 |
3)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중아함경』 제12권 64번째 소경인 「천사경(天使經)」과 동진(東晋) 시대 축담무란(竺曇無蘭)이 한역한 『불설철성니리경(佛說鐵城泥犁經)』·『오고장구경(五苦章句經)』과 유송(劉宋) 시대 혜간(慧間)이 한역한 『불설염라왕오천사자경(佛說閻羅王五天使者經)』이 있고, 참고할 경으로는 동진 시대 축담무란이 한역한 『불설니리경(佛說泥犁經)』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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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이 그 위에 살고 있다면 그는 그 아래에서 사람들이 나고 드는 것과 가고 오는 것을 모두 다 보고 아는 것과 같다. 나도 그와 같아서 천안(天眼)으로 중생들을 다 관찰하여 태어나는 이·죽는 이·좋은 세계·나쁜 세계·좋은 빛깔·나쁜 빛깔·혹은 좋은 것·혹은 추(醜)한 것이 다 그들이 행하고 심은 그대로 된다는 것을 모두 아느니라. |
만일 어떤 중생이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말하며 뜻으로 선을 행하여 현성(賢聖)을 비방(誹謗)하지 않고, 바른 소견의 법을 행하고 평등한 소견과 서로 호응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과 같은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니, 이것을 일러 '중생들이 선(善)을 행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또 어떤 중생은 이 착한 법을 행하고 나쁜 행을 짓지 않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인간 세상에 와서 태어날 것이다. |
또 어떤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 악(惡)을 행하고 착하지 않은 행을 지으면 목숨을 마친 뒤에는 아귀(餓鬼)의 세계에 태어날 것이다. 또 어떤 중생은 몸과 입과 뜻으로 악을 행하고 현성을 비방하며, 삿된 소견과 서로 호응하고는 목숨을 마친 뒤에 축생으로 태어날 것이다. 또 어떤 중생은 몸과 입과 뜻으로 악을 행하고 착하지 않은 행을 지으며, 현성을 비방하고는 목숨을 마친 뒤에는 지옥 속에 떨어질 것이다. |
그 때 옥졸(獄卒)은 그 죄인을 끌고 가서 염라 대왕에게 보이면서 모두 이렇게 말한다. |
'대왕이여,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이 사람은 전생에 나쁜 마음을 먹고 온갖 악한 행을 저지르고 나서는 이 지옥에 태어났습니다. 대왕이여, 마땅히 관찰하셔야만 합니다. 이 사람은 무슨 죄로 다스려야 하겠습니까?" |
그 때 염라왕(閻羅王)은 가만히 그 사람에게 죄를 묻는다. |
'어떤가? 남자야. 너는 전생에 사람의 몸으로 있을 때, 어떤 태어나려고 하는 사람이 사람의 몸을 얻어 태(胎) 안에 있을 때에 너무도 괴롭고 힘들어 그 고통이 실로 감당하기 어렵고, 또 커서는 키우고 젖을 먹이며 목욕시켜야 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는가?' |
죄인이 대답한다. |
'진실로 보았습니다, 대왕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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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라왕은 말한다. |
'어떠냐? 남자야. 너는 스스로 살아가는 법의 요긴한 행인, 몸과 입과 뜻으로 온갖 선한 무더기를 닦아야 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가?' |
죄인이 대답한다. |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대왕의 가르침처럼 다만 어리석고 미혹하여 착한 행을 분별하지 못하였습니다.' |
염라왕이 말한다. |
'그대의 말은 사실로서 틀림이 없다. 또 그대는 몸과 입과 뜻으로 착한 행을 짓지 않았으므로 오늘과 같은 일이 있을 줄을 나는 알았다. 그런 까닭에 지금 너의 방일(放逸)한 죄를 다스리리라. 그것은 부모가 지은 것도 아니고, 국왕이나 대신들이 지은 것도 아니다. 본래 네 스스로 죄를 지어 오늘 그 과보(果報)를 받는 것이다.' |
그 때 염라왕은 먼저 그 죄를 묻고는 칙명에 의하여 다스리라고 한다. |
또 두 번째 천사(天使)는 다시 그 사람에게 묻는다. |
'너는 전에 사람으로 있었을 때, 몸이 매우 연약하여 길을 걸을 때에는 헐떡거리고, 옷은 더럽기 그지없으며, 움직일 때마다 벌벌 떨고, 숨을 쉴 때는 끙끙 앓으면서 다시는 젊었을 때의 마음이 없는 노인을 보지 못하였느냐?' |
이 때 죄인이 대답한다. |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저는 이미 보았습니다.' |
염라왕이 말한다. |
'너는 마땅히 (나도 지금 또한 이 몸에 저렇게 늙는 법이 있다. 늙는 것은 싫다. 마땅히 착한 행을 닦아야 한다)고 스스로 알았어야 했다.' |
죄인이 대답한다. |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그 때는 실로 그것을 믿지 않았습니다.' |
염라대왕이 말한다. |
'나는 진실로 그것을 알고 있다. 너는 몸과 입과 뜻으로 착한 행을 짓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 마땅히 네 죄를 다스려 다시는 범하지 않게 하리라. 네가 지은 악(惡)은 부모가 지은 것도 아니고, 국왕이나 대신이나 백성들이 지은 것도 아니다. 네가 스스로 그 죄를 지었으므로 마땅히 스스로 그 과보를 받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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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
그 때 염라왕은 두 번째 천사를 시켜 다스리게 한다. 다시 세 번째 천사를 시켜 그 사람에게 묻는다. |
'너의 전신(前身)이 이전에 사람의 몸으로 있었을 때에 똥오줌 위에 누워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병든 사람을 보지 못하였는가?' |
죄인이 대답한다. |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저는 진실로 보았습니다.' |
염라왕이 말한다. |
'어떠냐? 남자야, 너는 스스로 내게도 저런 병이 있어 저런 걱정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알지 못하였느냐?' |
죄인이 대답한다. |
'실로 그랬습니다. 저는 그것을 생각지 못했습니다.' |
염라왕은 말한다. |
'나도 네가 그랬을 줄 안다. 어리석고 미혹하면 그것을 알지 못한다. 나는 지금 네 죄를 다스려 너로 하여금 다시는 범하지 않게 하리라. 그 죄는 네 부모가 지은 것도 아니고, 국왕이나 대신이 지은 것도 아니다.' |
그 때 염라왕은 이렇게 가르치고 명령한다. |
또 네 번째 천사를 시켜 그 사람에게 묻게 한다. |
'어떤가, 남자야. 몸이 마른나무와 같이 되어서 바람은 떠나고 불도 꺼져서 아무 감정과 생각이 없을 때 다섯 친족들이 빙 둘러싸고 통곡하며 울부짖는 것을 보았는가?' |
죄인이 대답한다. |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저는 이전에 보았습니다.' |
염라왕은 말한다. |
'너는 왜 (나도 장차 이 죽음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느냐?' |
죄인이 대답한다. |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저는 그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
염라왕은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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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또한 네가 그 법을 깨닫지 못하였으리라고 믿는다. 이제 너를 다스려 너로 하여금 다시는 범하지 않게 하리라. 그 착하지 않은 죄는 부모가 지은 것도 아니고, 국왕이나 대신이나 백성들이 지은 것도 아니다. 네가 본래 스스로 지어 지금 직접 그 죄를 받는 것이다.' |
그 때 염라왕은 다시 다섯 번째 천사를 시켜 그 사람에게 말하게 한다. |
'너는 이 전에 사람으로 있었을 때에 어떤 도둑이 담을 뚫고 집을 부수고서 남의 재산과 보물을 훔쳐서는 혹 불을 지르기도 하고, 혹은 도로(道路)에 숨겨두기도 하였다가, 만약 국왕에게 잡히게 되면 혹 손과 발이 잘리기도 하고 혹은 죽임을 당하기도 하며, 혹은 감옥에 갇히기도 하고 혹은 뒤로 묶인 채 시장에 끌려 다니기도 하며, 혹은 모래나 돌을 짊어지고 다니게 하기도 하고 혹은 거꾸로 매달기도 하며, 혹은 화살을 모아 쏘기도 하고 혹은 구리쇠를 녹여 그 몸에 붓기도 하며, 혹은 불로 지지기도 하고 혹은 그 가죽을 벗겨 도로 그것을 먹게 하기도 하며, 혹은 배를 갈라 풀을 채우기도 하고 혹은 끓는 물에 삶기도 하며, 혹은 칼로 쪼개거나 바퀴로 그 머리를 갈리기도 하고 혹은 코끼리 발로 밟아 죽이기도 하며, 혹은 머리를 나무 가지에 달아 죽이기도 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는가?' |
죄인이 대답한다. |
'저는 그런 사실을 보았습니다.' |
염라왕은 말한다. |
'너는 왜 남의 물건을 몰래 훔쳤느냐? 마음으로 그런 일이 있을 줄 알면서 왜 범했느냐?' |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저는 정말 어리석고 미혹하였습니다.' |
염라왕은 말한다. |
'나도 네 말을 믿는다. 이제 네 죄를 다스려 너로 하여금 다시는 범하지 않게 하리라. 이 죄는 부모가 지은 것도 아니고, 국왕이나 대신이나 백성들이 지은 것도 아니다. 네 스스로 그 죄를 지어 네 자신이 직접 그 과보를 받는 것이다.' |
그 때 염라왕은 죄를 다 묻고 나서는 곧 옥졸들에게 명령하여, 빨리 그 사람들을 끌고 가서 감옥에 가두라고 한다. 그 때 옥졸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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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죄인들을 끌고 가서 옥에 가둔다. |
그 지옥 왼쪽에는 불이 훨훨 타오르는데 안팎의 성은 모두 쇠로 되어있고 땅도 쇠로 되어 있었다. 네 군데에 성문이 있는데, 지독히 더러운 냄새가 나서 마치 똥오줌이 있는 변소와 같다. 칼로 된 산과 칼로 된 나무들이 사방을 빙 둘러쌌으며, 또 쇠로 만든 듬성듬성하게 얽어진 그물이 그 위를 덮었느니라." |
그 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
네 벽과 네 성문은 |
넓고도 길어 진실로 든든하며 |
쇠 그물이 그 위를 덮었으니 |
나오려 해도 기약이 없다. |
그 때 다시 쇠로 된 땅은 |
불이 붙어서 지극히 치성(熾盛)한데 |
사방 벽은 1백 유순(由旬)이나 되고 |
동일한 빛으로 벌겋게 달아 있다. |
그 한 복판에는 네 기둥이 있어 |
바라보기만 해도 진실로 두렵다. |
그리고 칼로 된 나무 위에는 |
쇠 부리의 까마귀가 앉아 있다. |
냄새나는 곳 실로 살기 어렵나니 |
보기만 해도 온 몸의 털 일어선다. |
여러 가지 무서운 기구가 있는 |
거기에는 작은 지옥 열 여섯이 있다. |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때 옥졸들은 여러 가지 고통스러운 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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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이 사람을 친다. 그래서 그 죄인들이 다리를 들어 지옥에 들어갈 때에는 피와 살은 거기서 다 없어지고 오직 뼈만 남게 된다. 그 때 옥졸들이 그 죄인들을 끌어다가 다시 날카로운 도끼로 그 몸을 쪼개면 그 고통이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려워 죽기를 바라지만 죽지도 않고, 반드시 그 죄가 다 없어진 뒤라야 비로소 그 곳을 벗어나게 된다. 그들은 인간 세계에서 지은 죄업(罪業)이 반드시 다 사라지고 나서야 비로소 거기에서 나오게 되느니라. |
그 때 그곳 옥졸들은 그 죄인들을 데려다가 칼로 된 나무에 매달고는 혹은 올리고 혹은 내린다. 그 때 죄인들은 나무 위에 있을 때면 쇠 부리가 달린 까마귀에게 먹히는데, 혹은 그 머리를 쪼아 뇌(腦)를 꺼내 먹기도 하고, 혹은 손과 발을 움켜쥐고 뼈를 쪼아 골수를 뽑아 먹기도 한다. 그러나 그 죄는 다 끝나지 않고, 만약 그 죄가 다 끝난 사람은 그때야 비로소 나오게 되느니라. |
그 때 옥졸들은 그 죄인들을 붙들어다가 뜨거운 구리쇠 기둥에 앉힌다. 그것은 전생에 음일(淫泆)한 짓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죄를 받는 것이다. 그 죄를 받았지만 그래도 끝내 벗어나지 못하느니라. |
그 때 옥졸들은 발뒤꿈치에서부터 정수리에 이르기까지 힘줄을 뽑아 앞에서 당기기도 하고, 혹은 수레에 싣고는 혹 앞으로 나아가기도 하고 혹은 뒤로 물러가기도 하면서 꼼짝 못하게 하는데, 거기서 받는 고통은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다. 그리하여 반드시 그 죄가 없어진 뒤라야 그곳에서 벗어나게 된다. |
이 때 옥졸들은 다시 그 죄인들을 붙들어 화산(火山) 위에 올려두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게 한다. 그리하여 몸이 다 문드러진 뒤라야 비로소 벗어나게 된다. 그 때 그 죄인들은 이런 고통스러운 일 때문에 죽기를 바라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반드시 그 죄가 다 없어진 뒤라야 비로소 거기에서 나오게 된다. |
이 때 옥졸들은 또 그 죄인들을 붙잡아 혀를 뽑아 등 뒤로 던진다. 그곳에서 받는 고통 또한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지만 죽기를 바라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 때 옥졸들은 다시 그 죄인들을 붙잡아 칼 산 위에 올려놓고 혹은 다리를 끊기도 하고, 혹은 머리를 베기도 하며, 혹은 팔을 자르기도 한다. 그러나 꼭 그 죄가 다 없어진 뒤라야 비로소 나오게 된다. |
그 때 옥졸(獄卒)들은 다시 뜨겁게 달군 큰 무쇠 잎사귀로 죄인들의 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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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는데, 살았을 때에 옷을 입히듯이 한다. 그 당시의 고통 또한 너무도 혹독하여 견디기가 어렵다. 그것은 다 탐욕(貪欲)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는 것이다. 옥졸들은 다시 그 죄인들에게 다섯 가지 노역을 시킨다. 휘몰아 비스듬히 뉘이고 쇠못을 가져다가 그의 손과 발에 박고, 또 한 개의 못을 그 심장(心臟)에 박는다. 거기에서 받는 고통도 실로 말할 수 없는데, 반드시 그 죄가 다 없어진 뒤라야 비로소 그곳에서 나오게 된다. |
그 때 옥졸들은 다시 죄인들을 붙잡아 거꾸로 들어 끓는 가마솥에 집어넣는다. 그 때는 몸이 내려갈 때에도 다 문드러지고 또 다시 올라갈 때에도 다 문드러지며, 사방으로 돌 때에도 다 허물어져 그 고통과 쓰라림은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다. 떠올라도 문드러지고 가라앉아도 문드러진다. 비유하면 마치 큰 가마솥에다 팥을 삶을 때에 팥이 떴다 잠겼다 하는 것처럼 지금 그 죄인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떠올라도 문드러지고 가라앉아도 문드러진다. 거기에서 받는 고통 또한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다. 그러나 반드시 그 죄를 다 받고 난 뒤라야 비로소 그곳에서 나오게 되느니라. |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혹 어떤 때는 그 지옥에서 여러 해를 지나 동쪽 문이 열린다. 그 때 죄인(罪人)들이 그쪽으로 달려가면 문은 저절로 닫힌다. 그러면 죄인들은 모두 땅바닥에 쓰러진다. 그 가운데에서 받는 고통은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다. 그 때 그들은 저마다 '너 때문에 문을 나가지 못했다'고 서로들 원망한다." |
그 때 세존께서는 곧 게송을 설하셨다. |
어리석은 이 항상 기뻐하는 것이 |
마치 저 광음천(光音天) 같고 |
지혜로운 이 항상 근심하는 것 |
마치 옥중에 갇힌 사람 같다. |
그 때 큰 지옥에서 백천만 년이 지나 다시 북쪽 문이 열린다. 그 때 또 죄인들이 북쪽 문을 향해 달려가면 문은 곧 닫히고 만다. 반드시 죄가 다 없어진 뒤라야 비로소 그곳을 벗어날 수 있다. 그 때 그 죄인들은 다시 수백만 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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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내고 나서 겨우 그곳에서 나오게 되는데, 인간 세상에서 지은 죄가 반드시 끝나야만 한다. 옥졸들은 다시 죄인들을 잡아다가 쇠도끼로 죄인의 몸을 쪼개고, 얼마만큼 죄를 받은 뒤에 다시 받게 하는 등, 반드시 그 죄가 다 끝난 뒤라야 비로소 그곳에서 나오게 되느니라. |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혹 때로는 그 지옥의 동쪽 문이 다시 한번 열린다. 그 때 그곳에 있던 중생들은 다시 동쪽 문으로 달려나간다. 그러면 문은 다시 저절로 닫혀서 나갈 수가 없다. 가령 혹 나갈 수 있다 해도 다시 큰 산이 놓여있어서 그곳으로 가게 되어 있다. 그 산 속에 들어가면 두 산이 양쪽에서 합해지나니, 비유하면 마치 삼씨로 기름을 짜는 것과 같다. 그 가운데에서 받는 고통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나 반드시 그 고통이 끝난 뒤라야 그곳을 빠져 나올 수가 있다. |
그 때 그 죄인들이 앞으로 더 나아가게 되면 다시 열회지옥(熱灰地獄)을 만나게 된다. 그 지옥의 길이와 너비는 수천만 유순(由旬)이며, 그 안에서 받는 고통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반드시 죄의 근본이 끝난 뒤라야 그곳에서 나올 수 있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면 다음에는 도자지옥(刀刺地獄)이 있다. 그 때 그 죄인들이 다시 도자지옥에 들어가면 곧 큰 바람이 일어나 이 죄인의 몸과 힘줄과 뼈를 파괴한다. 거기에서 받는 고통 또한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반드시 죄가 다 끝난 뒤라야 그곳을 빠져 나올 수 있다. |
그 다음에는 또 대열회지옥(大熱灰地獄)이 있다. 그 때 그 죄인들이 다시 이 대열회지옥에 들어가면, 몸이 문드러져 녹아내려 그곳에서 받는 고통이 한량없이 많다. 그러나 반드시 죄가 다 없어진 뒤라야 그곳에서 나오게 된다. 그 때 그 죄인들은 비록 이 열회지옥에서 나오게 되더라도 다시 도검지옥(刀劍地獄)을 만나게 되는데, 그 지옥의 길이와 너비는 수천만 리(里)나 된다. 그 때 죄인들이 이 도검지옥에 들어가면 그 가운데에서 받는 고통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반드시 죄가 다 없어진 뒤라야 그곳에서 나오게 된다. |
또 비시지옥(沸屎地獄)이 있다. 그 지옥 안에는 미세한 벌레가 있어서 뼈 속까지 파고 들어가 이 죄인을 먹어치운다. 비록 그 지옥에서 나오게 되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다가 옥졸들을 만난다. 그 때 옥졸들은 죄인들에게 묻는다. |
[657 / 1393] 쪽 |
'그대들은 어느 곳으로 가려고 하는가? 또 어디서 오는 것인가?' |
죄인들이 대답한다. |
'저희들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겠고 또 장차 어디로 가야할 지도 모릅니다. 그저 저희들은 너무도 배가 고프고 목이 말라 무엇이든 먹고 싶을 뿐입니다.' |
옥졸들은 대답한다. |
'우리들이 지금 공급해 주리라.' |
그 때 옥졸들은 죄인들을 붙잡아 반듯이 눕히고 매우 뜨거운 큰 쇠 구슬을 가져다가 죄인들로 하여금 삼키게 한다. 그래서 죄인들이 받는 고통은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다. 그 때 뜨거운 쇠 구슬은 입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면서 창자와 밥통을 다 태우는데, 그 받는 고통은 한량이 없다. 그러나 반드시 죄가 다 없어진 뒤라야 그곳에서 나오게 된다. |
그리하여 그 죄인들은 받는 고통을 견디지 못해 다시 열시지옥(熱屎地獄)·도검지옥·대열회지옥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많은 지옥을 거친다. |
그 때 그 중생들은 받는 고통을 견디지 못해 머리를 돌려 열시지옥으로 들어간다. 그 때 옥졸들은 그 중생들에게 말한다. |
'그대들은 어디로 가려고 하며 또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
죄인들 대답한다. |
'저희들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또 앞으로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릅니다.' |
옥졸들이 묻는다. |
'지금 무엇이 필요한가?' |
죄인들이 대답한다. |
'저희는 몹시 목이 마릅니다. 물을 마시고 싶습니다.' |
그 때 옥졸들은 죄인들을 붙잡아서 반듯이 눕히고 구리쇠 녹인 물을 입에 쏟아 부어 밑으로 내려가게 한다. 그 속에서 받는 고통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반드시 죄가 다 없어진 뒤라야 그곳에서 빠져 나오게 되느니라. |
그 때 그 사람은 받는 고통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비시지옥·검수지옥·열회지옥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돌아와 큰 지옥으로 들어간다. |
[658 / 1393] 쪽 |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때 죄인들의 고통은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렵다. 가령 그 죄인들은 눈으로 빛깔을 보더라도 마음으로 사랑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으며, 또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혀로 맛을 보고, 몸으로 부드럽고 섬세한 감촉을 느끼며, 뜻으로 법을 알더라도 모두 성만 낸다. 왜냐 하면, 그것은 본래 착한 행을 짓지 않은 과보(果報)를 말미암고 항상 나쁜 업(業)만 지었기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는 것이니라. |
그 때 염라왕은 그 죄인들에게 명령한다. |
'그대들은 좋은 이익을 얻지 못하였다. 전생에 인간 세상에 있으면서 세간의 복(福)을 받았으나 몸·입·뜻으로 지은 행이 서로 호응하지 않았고, 또 보시[惠施]·인애(仁愛)·남을 이롭게 함[利人]·평등한 이익[等利]을 행하지 않았었다. 그런 까닭에 지금 이런 고통을 받는 것이다. 이 나쁜 행(行)은 부모가 지은 것도 아니고, 국왕이나 대신이 지은 것도 아니다. 모든 중생들이 몸·입·뜻이 청정(淸淨)하여 더러움이 없으면 흡사 저 광음천(光音天)과 같을 것이고, 모든 중생들이 온갖 악행(惡行)을 지으면 흡사 지옥과 같을 것이다. 너희들은 몸·입·뜻이 청정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지금 이런 죄를 받는 것이다.' |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염라왕은 곧 이렇게 말한다. |
'나는 장차 언제나 이 고난을 벗어날 수 있을까? 인간 세계에 태어나 사람의 몸을 얻으면, 곧 출가하여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비구가 되어 도(道)를 배우리라.' |
염라왕도 오히려 이런 생각을 하거늘 하물며 너희들은 이제 사람의 몸을 얻어 사문이 되지 않았는가?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항상 몸·입·뜻으로 짓는 행을 염두에 두고 행하여 이지러짐이 없게 하라. 마땅히 5결(結)을 끊고, 5근(根)을 닦고 행해야 한다. 이와 같이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5 ]4) |
이와 같이 들었다. |
4)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雜阿含經)』 제45권 1,212번째 소경인 「회수경(懷受經)」과 『별역잡아함경(別譯雜阿含經)』 제12권 228번째 소경과 『중아함경(中阿含經)』 제29권 121번째 소경인 「청정경(請請經)」이 있고, 이역경(異譯經)으로는 송(宋) 시대 법현(法賢)이 한역한 『불설해하경(佛說解夏經)』과 동진(東晋) 시대 축담무란(竺曇無蘭)이 한역한 『불설신세경(佛說新歲經)』과 서진(西晉) 시대 축법호(竺法護)가 한역한 『불설수신세경(佛說受新歲經)』이 있다. |
[659 / 1393] 쪽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의 동원(東苑) 녹모원(鹿母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
이 때 세존께서는 7월 15일에 한데다 자리를 펴고 앉으셨고, 비구들은 앞뒤로 빙 에워쌌다. |
부처님께서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 |
"너는 지금 한데서 빨리 건추(揵椎)를 쳐라. 왜냐 하면 오늘 7월 15일은 수세(受歲)5)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
그 때 존자 아난은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곧 이 게송을 읊었다. |
깨끗한 눈은 짝할 이 없고 |
단련하지 않은 일도 없으며 |
지혜롭고 집착이 없는 분이시여 |
무엇을 수세라 부르나이까? |
그 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
수세란 세 가지 업을 깨끗이 하는 것이니 |
몸과 입과 뜻으로 행한 일이니라. |
비구들은 서로서로 마주 대하여 |
저마다 제 잘못을 고백(告白)하여라. |
5) 승가 대중이 여름 안거(安居)를 결속(結束)하는 날에 대중들 앞에서 자신의 죄를 참회(懺悔)하고 아울러 지정(指正)을 청하는 일로써 자자(自恣)라고 말한다. 여름 안거를 끝내고 자자행법(自恣行法)을 지내 3업(業)을 청정하게 할 때마다 승랍 하나를 더하기 때문에 수세(受歲)라고 한다. |
[660 / 1393] 쪽 |
오늘은 대중들이 수세를 하려고 |
제각기 제 이름을 스스로 일컫나니 |
나도 깨끗한 마음으로 수세하련다 |
원컨대 내 허물을 들추어내라. |
그 때 아난이 다시 게송으로 그 뜻을 여쭈었다. |
항하(恒河)의 모래처럼 많은 과거 부처님과 |
벽지불(辟支佛)과 그리고 모든 성문(聲聞)들 |
그들도 모두 이런 부처님 법입니까? |
오직 이 석가문(釋迦文)만 그러합니까? |
그 때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과거 부처님과 |
그 제자들의 맑고 깨끗한 마음 |
그것은 모두 다 부처님의 법이요 |
지금의 석가문만이 아니다. |
그러나 벽지불에게는 이 법이 없나니 |
수세도 없고 또 제자(弟子)도 없다. |
짝 되는 동무 없이 홀로 가면서 |
남을 위해서 설법도 하지 않는다. |
미래에 오실 불세존(佛世尊) |
항하의 모래 같아 셀 수 없지만 |
그들도 모두 다 수세하나니 |
마치 지금 구담(瞿曇)의 법과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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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존자 아난은 이 말을 듣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하였고, 곧 강당(講堂)으로 올라가 건추를 잡고 이렇게 말하였다. |
'나는 지금 이 여래의 신고(信鼓)를 치리니, 모든 여래의 제자 대중들은 다 모여라." |
그 때 다시 이 게송을 외웠다. |
모든 악마 원수의 힘 항복 받고 |
모든 결박 없애어 남음이 없네. |
지금 이 한데서 건추를 치리니 |
비구들은 이 소리 듣고 모두 모여라. |
나고 죽음의 바다 건너는 |
이 법을 듣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 |
이 묘(妙)한 울림의 소리 들리면 |
모두들 구름처럼 여기 모여라. |
그 때 존자 아난은 건추를 치고 나서 세존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서 세존께 여쭈었다. |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무엇을 시키시겠습니까?" |
그러자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
"너는 차례를 지켜 앉아라. 나 여래가 스스로 때를 알아서 하리라." |
그 때 세존께서는 풀 자리에 앉아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너희들도 다 풀 자리에 앉아라." |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각각 풀 자리에 앉았다. |
그 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모든 비구들을 바라보시고 나서 곧 모든 비구들에게 이렇게 분부하셨다. |
"나는 지금 수세를 하고자 한다. 내가 대중들에게 허물은 없는가? 또 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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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뜻으로 범한 일은 없는가?" |
여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으나 모든 비구들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이 때 세존께서는 두 번 세 번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나는 지금 수세를 하고자 한다. 그런데 내가 대중들에게 정말 아무 허물이 없는가?" |
그 때 존자 사리불(舍利弗)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꿇어앉아 합장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
"모든 비구들은 여래의 몸·입·뜻에 허물이 없다고 보나이다. 왜냐 하면 세존께서는 오늘날까지 건너지 못한 이를 건너게 하셨고, 벗어나지 못한 이를 벗어나게 하셨으며, 열반(涅槃)하지 못한 이를 열반하게 하셨고, 구원할 자 없는 이를 구원해 주셨으며, 장님에게는 눈이 되어주시고, 병자(病者)를 위해서는 큰 의사가 되셨습니다. |
삼계(三界)에서 홀로 높아 아무도 미칠 이가 없으며 가장 높으시고 최상(最上)이어서, 도(道)의 뜻을 내지 않은 이는 도의 뜻을 내게 하셨고, 깨닫지 못한 대중들에게는 세존께서 깨닫게 해주시며, 아직 법을 듣지 못한 이에게는 법을 듣게 해주시고, 헤매는 이를 위해서는 항상 바른 법으로 지름길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여래께서는 대중들에게 허물이 없으며, 그리고 몸과 입과 뜻에도 아무런 허물이 없으십니다." |
이 때 사리불은 세존께 여쭈었다. |
"저는 지금 여래께 제 자신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여래와 비구스님에게 허물이 없습니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그대 사리불은 지금까지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좋지 못한 행위가 전혀 없다. 왜냐 하면 지금 그대의 지혜는 아무도 따라갈 이가 없다. 즉 갖가지 지혜[種種智慧]·한량없는 지혜[無量智慧]·끝없는 지혜[無邊智]·짝할 이 없는 지혜[無與等智]·빠른 지혜[疾智]·민첩한 지혜[捷智]·매우 깊은 지혜[甚深智]·평등한 지혜[平等智]이다. 게다가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 알며, 조용한 곳을 좋아하고 온갖 방편이 많으며, 생각이 어지럽지 않아 총지삼매(摠持三昧)의 근원(根原)을 원만하게 갖추었으며, 계(戒)를 성취하였고 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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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를 성취하였으며, 지혜를 성취하였고 해탈(解脫)을 성취하였으며, 해탈견혜(解脫見慧)를 성취하였다. 또 용감하고 날쌔고 잘 인내하며, 하는 말마다 악한 말이 없고, 법에 저촉되는 짓은 하지 않으며, 심성(心性)이 조용하여 사납지 않다. 비유하면 마치 전륜성왕(轉輪聖王)의 맏이인 태자가 왕위(王位)를 이어받아 법륜(法輪)을 굴리는 것처럼, 사리불도 그와 같아서 위없는 법륜을 굴리고 있다. 그 법륜은 하늘이나 세상 사람이나 용·귀신·마(魔)나 또는 마천(魔天)으로서는 본래 굴리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 너의 말은 언제나 법다워 이치에 어긋난 일이 없느니라." |
그 때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이 5백 비구들도 다 수세(受歲)를 해야 합니다. 저들도 다 여래께 허물이 없습니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이 5백 비구들의 몸과 입과 뜻이 지은 행(行)에 대해서도 꾸짖지 않겠다. 왜냐 하면, 사리불은 대중들 가운데서 지극히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다. 그리고 이 대중들 중에서 가장 작고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도 수다원(須陀洹)을 얻어 반드시 위로 향상하고 뒤로 물러나 변하지 않는 법에 이를 것이다. 그런 까닭에 나는 이 대중들을 꾸짖지 않는 것이다." |
그 때 다기사(多耆奢)6)가 대중들 가운데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앞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를 올리고 세존께 아뢰었다. |
"제가 지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니라." |
다기사가 곧 부처님 앞에서 부처님과 비구스님들을 찬탄하여 이런 게송을 읊었다. |
맑고 깨끗한 이 보름날 |
6) 팔리어로는 Va g sa라고 한다. 또 바기사(婆耆舍)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사위성에 살던 바라문의 아들로서 부처님의 제자 중에 게송을 지어 여래의 덕(德)을 찬탄하고 논리에 해박하여 막힘이 없기로 제일 가는 비구였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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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 비구들 모두 모였네. |
온갖 결박을 다 풀어버리고 |
애욕이 없어 다시는 나지 않네. |
전륜(轉輪) 대성왕(大聖王)은 |
모든 신하들에게 둘러싸여 |
천상(天上)과 또 이 세간의 |
모든 세계를 두루 통솔한다네. |
대장은 사람 중의 높은 이로서 |
사람들의 도사(導師) 되고 |
제자들은 따르기 좋아하나니 |
세 가지 환함과 여섯 가지 신통 트였네. |
그들은 다 진실한 부처님의 제자로 |
티끌이나 때를 가진 이 없고 |
애욕의 가시를 끊을 능력 가진 이들로서 |
오늘 스스로 귀명(歸命)한다네. |
그 때 세존께서는 다기사가 한 말을 옳다고 하셨다. 다기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
'여래께서 오늘 내가 한 말을 옳다고 허락하셨다.' |
이렇게 생각하고는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물러나 제 자리로 돌아갔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내 성문 제자들 중에서 게송(偈頌)을 제일 잘 짓는 제자는 다기사 비구이다. 또 하는 말마다 의심이 없이 말하는 이도 또한 다기사이다."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65 / 1393] 쪽 |
[ 6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 가란다죽원(迦蘭陀竹園)에서 대비구(大比丘)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
그 때 삼십삼천(三十三天)의 어떤 천자(天子)의 형체에 다섯 가지 죽을 징조가 나타났다. 무엇이 그 다섯 가지 징조인가? 첫째는 꽃으로 만든 관[華冠]이 저절로 시드는 것이요, 둘째는 의상(衣裳)에 때가 끼는 것이며, 셋째는 겨드랑이 아래로 땀이 흐르는 것이요, 넷째는 본래의 자리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옥녀(玉女)가 어기고 배반하는 것이다. 그 때 그 천자는 시름하고 근심하고 괴로워하며 가슴을 치면서 탄식하였다. 그 때 석제환인(釋帝桓因)은 그 천자가 시름하고 근심하고 괴로워하며 가슴을 치면서 탄식하는 소리를 듣고 곧 한 천자에게 물었다. |
"저 소리가 무슨 소리이기에 여기까지 들리는가?" |
그 천자가 대답하였다. |
"천왕께선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지금 어떤 천자에게 목숨을 마칠 때 일어나는 다섯 가지 죽음의 징조가 나타났습니다. 첫째는 꽃으로 만든 관이 저절로 시드는 것이요, 둘째는 의상에 때가 끼는 것이며, 셋째는 겨드랑이 아래로 땀이 흐르는 것이요, 넷째는 본래의 자리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옥녀가 어기고 배반하는 것입니다." |
그 때 석제환인은 목숨을 마치려고 하는 그 천자가 있는 곳으로 가서 말하였다. |
"너는 지금 무엇 때문에 그처럼 시름하고 근심하고 괴로워하는가?" |
천자가 대답하였다. |
"존자(尊者) 인제(因提)여, 어떻게 근심하고 괴로워하지 않겠습니까? 이제 목숨을 마치려나 봅니다. 다섯 가지 죽음의 징조가 나타났습니다. 즉 꽃으로 만든 관이 저절로 시들고, 의상에 때가 끼며, 겨드랑에서 땀이 흐르고, 본래의 자리를 좋아하지 않으며, 옥녀가 어기고 배반합니다. 이제 이 7보로 된 궁전을 모두 잃게 될 것이요, 5백 옥녀들도 모두 별처럼 흩어질 것입니다. 내가 먹는 감로(甘露)도 이제는 맛이 없습니다." |
[666 / 1393] 쪽 |
그 때 석제환인이 그 천자에게 말하였다. |
"너는 여래의 게송을 듣지 못하였는가? |
모든 현상은 덧없는 것이어서 |
태어나면 반드시 죽음이 있네. |
태어나지 않으면 또한 죽지도 않나니 |
저 멸도(滅度 : 涅槃)의 경계 가장 즐겁다. |
너는 지금 무엇 때문에 그처럼 근심하고 괴로워하느냐? 모든 현상은 덧없는 것이다. 그런 것은 오래도록 보전하려고 애써도 그렇게 되지 않느니라." |
천자가 대답하였다. |
"어떻습니까? 천자여, 내가 어떻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내 몸은 하늘의 몸이라 청정하여 때가 없고, 그 광명은 해와 달에 비유할 만해서 비추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몸을 버리고 나면 장차 저 라열성 안에 있는 돼지의 뱃속에 태어날 것입니다. 그곳에 태어나서는 항상 똥을 먹을 것이요, 죽임을 당할 때에는 칼에 베이게 될 것입니다." |
그러자 석제환인이 그 천자에게 말하였다. |
"너는 지금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歸依)하라. 그러면 설령 그 때를 당하더라도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
이 때 천자가 대답하였다. |
"지금 3존(尊)에 귀의하면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습니까?" |
석제환인이 말하였다. |
"그렇다, 천자여. 스스로 3존에 귀의하면 마침내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는다. 여래께서도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
부처님께 귀의하는 모든 사람은 |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는다. |
번뇌 다하여 하늘 위에 살다가 |
장차 곧 열반에 이를 것이다. |
[667 / 1393] 쪽 |
그 때 그 천자는 석제환인에게 물었다. |
"여래는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
그 때 천왕이 대답하였다. |
"지금 여래께서는 마갈국(摩竭國) 라열성(羅閱城) 안에 있는 가란다죽원에서 대비구 5백 명과 함께 계신다." |
천자가 대답하였다. |
"내겐 지금 그곳에 가서 여래를 뵐만한 그런 기력이 없습니다." |
석제환인이 말하였다. |
"천자여,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끓어 앉아 합장하고 아래 방향에 있는 세계를 향해 이렇게 말하라. |
'원컨대 세존께서는 잘 관찰하소서. 저는 지금 곧 목숨이 끊어질 처지에 있습니다. 원컨대 가엾이 여기소서. 지금 저는 3존(尊)과 여래·무소착(無所着)께 귀의합니다.'" |
그 때 그 천자는 석제환인의 말에 따라 곧 꿇어앉아 아래 방향의 세계를 향해 자신의 성명을 일컫고 이렇게 말하였다. |
'지금 저는 부처님과 법과 승가 대중에게 스스로 귀의하오며, 목숨을 마칠 때까지 부처님의 참 제자가 되겠습니다. 천자의 자리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
이렇게 세 번 말하고는 '돼지의 태(胎)에 들어가지 않고 장차 장자(長者)의 집에 태어나리라'고 하였다. |
그 때 그 천자는 이런 인연을 보고 나서 곧 석제환인을 향해 이 게송을 읊었다. |
좋은 인연이요 나쁜 인연 아니며 |
법을 위함이요 재물을 위함이 아니다. |
바른 도(道)로써 인도하는 것 |
그것은 거룩한 이 찬탄하는 것이다. |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는 천왕 말씀 들었거니 |
[668 / 1393] 쪽 |
돼지의 태는 참으로 인연하기 어렵다. |
스스로 관찰하여 장자의 집에 태어나 |
그로 인해 장차는 부처님을 뵈리라. |
그 때 천자는 수명(壽命)의 길고 짧음을 따라 라열성에 살고 있는 큰 장자의 집에 태어나게 되었다. |
그 때 장자의 부인은 자신이 아기를 밴 줄을 알았다. 그 부인은 열 달이 차서 한 사내아이를 낳았다. 그 아이는 단정(端正)하기 짝이 없어 세상에서 보기 드문 존재였다. 그 때 석제환인은 그 아이가 열 살이 가까워진 줄을 알고 자주 찾아가 그 아이에게 말하였다." |
너는 과거에 지은 인연을 기억해 보아라. 너는 스스로 '나는 장차 이 인연으로 부처님을 뵈리라'고 말했었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 어서 가서 세존을 뵈어라. 만일 가지 않으면 뒤에 반드시 후회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
그 때 존자 사리불이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라열성에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다가 그 장자 집에 가까이 이르러 문밖에서 조용히 서있게 되었다. |
그 때 장자의 아들은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있는 사리불의 얼굴이 특별하게 뛰어난 것을 보고 나서, 곧 사리불 앞에 나아가 이렇게 말하였다. |
"여기 있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어느 분의 제자이며 어떤 법을 수행하십니까?" |
사리불이 말하였다. |
"내 스승은 석씨 종족에서 태어났다가 지금은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계신다. 스승님의 명호는 여래·지진(至眞)·등정각(等正覺)이라고 하신다. 나는 항상 그 분을 따라 법을 받아 배운다." |
그 때 그 아이는 곧 사리불을 향해 게송으로 말하였다. |
존자께선 지금 조용히 서 계시며 |
발우를 들었고 용모 또한 단정하네. |
존자께선 지금 무엇을 구하며 |
[669 / 1393] 쪽 |
누구와 이곳에 머물고 계십니까? |
그 때 사리불은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나는 지금 재물을 구하는 것도 아니고 |
음식이나 옷이나 장식을 구하지도 않는다. |
너를 위해 일부러 여기 왔으니 |
잘 살펴보고 내 말 들어 보아라. |
과거에 네가 한 말 기억하는가? |
너는 천상에서 맹세하며 말하기를 |
인간 세상에서 장차 부처님을 뵈리라고 했기에 |
그래서 일부러 여기 와서 말할 뿐이다. |
세상에 부처님이 나타나기 어렵고 |
설법을 듣는 것도 또한 그러하며 |
사람의 몸을 얻기도 매우 어려우니 |
마치 우담(優曇)꽃 피는 것과 같다네. |
너는 지금 곧 나를 따라와 |
함께 가서 여래의 모습 뵙자 . |
그 분은 반드시 너를 위하여 |
극히 요긴한 좋은 이치 말해주시리라. |
그 때 장자의 아들은 사리불의 말을 듣고 나서 곧 그 부모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있었다. 그 때 장자의 아들이 부모님께 아뢰었다. |
"원컨대 허락하소서. 저는 지금 세존께 나아가 받들어 섬기고 예를 올리고 강녕(康寧)하신 지 문안을 드리고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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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대답하였다. |
"지금이 정녕 그 때이니라." |
장자의 아들은 곧 향과 꽃과 좋고 흰 천을 준비해 가지고 존자 사리불을 따라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있었다. |
그 때 사리불이 세존께 아뢰었다. |
"이 장자의 아들은 저 라열성에 살고 있는데 3존(尊)을 알지 못합니다. 원컨대 세존께서 잘 설법하시어 이 사람으로 하여금 해탈(解脫)을 얻게 하소서." |
그 때 장자의 아들이 멀리서 세존을 뵈오니, 위엄스런 모습이 단정하고 모든 감각기관은 고요하며, 32상과 80종호로 그 몸을 장엄한 것이 마치 수미산왕(須彌山王)과 같았으며, 얼굴은 해와 달 같아서 아무리 바라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나아가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있었다. 그 때 장자의 아들은 곧 향과 꽃을 여래 위에 뿌리고, 다시 새롭고 흰 천을 여래에게 바친 뒤에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섰다. |
그 때 세존께서 그를 위해 차례로 설법하시니, 그 때 설하신 논은 시론(施論)·계론(戒論)과 천상(天上)에 태어나는 데 대한 논[生天論]이었다. 그 때 또 탐욕(貪欲)은 깨끗하지 못한 번뇌로서 그것은 큰 근심거리이고, 출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그 어린아이의 마음이 열리고 뜻에 깨달은 바가 있음을 아셨다. 그래서 불세존(佛世尊)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법인, 괴로움과 괴로움의 발생과 괴로움의 소멸과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연설하셨다. |
이 때 그 장자의 아들은 그 자리에서 모든 티끌과 때가 다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해져 다시는 더러운 티가 없었다. 이 때 그 장자의 아들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세존께 아뢰었다. |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제가 출가하여 사문(沙門)이 되는 것을 허락하소서."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대개 도를 닦으려는 사람은 부모에게 하직인사를 하지 않으면 사문이 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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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없느니라." |
그러자 장자의 아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
"그러면 꼭 부모의 허락을 받게 하여 주소서."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니라." |
그 때 장자의 아들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곧 그곳을 떠나 자기 집으로 돌아가 부모에게 아뢰었다. |
"바라건대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하여 주소서." |
부모가 대답하였다. |
"우리에게는 지금 오직 너 한 아들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집안 생활도 넉넉하여 재물도 풍족하고 보물도 많다. 또 사문의 법을 행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
장자의 아들이 대답하였다. |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는 것은 억 겁(劫)을 지나야 비로소 있어 매우 만나기 어렵습니다. 모처럼 출현하시는 것이 마치 우담발화(優曇鉢華)가 모처럼 피는 것처럼, 여래도 또한 그와 같아서 억 겁을 지나야 비로소 출현하십니다." |
장자의 부모는 제각기 한숨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니라. 네가 마음대로 하라." |
그 때 장자의 아들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곧 하직인사를 하고는 곧 떠나, 세존의 처소를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있었다. 그 때 그 장자의 아들이 세존에게 아뢰었다. |
"부모님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도 닦기를 허락하소서." |
그 때 세존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
"너는 지금 이 장자의 아들을 제도하여 사문이 되게 하라." |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
그 때 사리불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그를 제도하여 사미(沙彌)를 만들고는 날마다 가르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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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사미는 한가하고 조용한 곳에서 스스로 힘써 닦아, 족성자(族姓子)들이 출가하여 도를 배우면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위없는 범행(梵行)을 닦는 목적대로 괴로움을 여의고자 하였다. 그 때 그 사미는 곧 아라한이 되어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세존께 아뢰었다. |
"저는 이제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듣고는 조금도 의심이 없게 되었습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너는 지금 어떻게 부처를 보고 법을 듣고는 의심이 없어졌느냐?" |
사미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
"색(色)은 무상(無常)한 것입니다.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이요, 괴로운 것에 나[我]라고 할 것은 없으며, 나라고 할 것이 없으면 공(空)한 것이요, 공한 것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또한 나라고 할 것도 없는 것입니다. |
이것은 지혜로운 자만이 깨달아 아는 것입니다. 통(痛 : 受)·상(想)·행(行)·식(識)도 무상한 것입니다.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이요, 괴로운 것에 나라고 할 것은 없으며, 나라고 할 것이 없으면 공한 것이요, 공한 것은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은 지혜로운 자만이 깨달아 아는 것입니다. |
이 5성음(盛陰)은 무상한 것이요, 괴로운 것이며, 공한 것이요, 나라고 할 것이 없는 것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온갖 고뇌(苦惱)만 많아 다스릴 수 없는 것이요, 항상 냄새나는 곳에 있는 것으로서 오래 보전할 수 없는 것입니다. 모두 관찰해 보아도 거기에는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오늘 이러한 법을 관찰하고 곧 여래를 보았습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훌륭하고 훌륭하다. 사미야, 나는 네가 큰 사문임을 인정하노라." |
그 때 그 사미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7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존자 나라다(那羅陀)7)는 파라리국(波羅梨國)8) 어느 장자의 죽림 |
7) 팔리어로는 N rada라고 한다. 또는 나라(那羅)·나라달다(那羅達多)라고도 한다. |
8) 팔리어로는 P aliputta라고 한다. 또는 파련불(巴連弗)·화씨성(華氏城)이라고도 하는데, 즉 파타리자성(波吒釐子城)을 말한다. 중인도(中印度) 마갈타국(摩竭陀國)의 도성(都城)으로 항하 강변에 위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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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林)에 있었다. 그 때 문다(文茶)9) 왕의 첫 번째 부인이 목숨을 마쳤다. 왕은 그를 매우 사랑하고 매우 공경하였으며, 그를 생각하는 마음이 잠깐도 마음에서 떠난 일이 없었다. |
그 때 어떤 사람이 왕에게 와서 아뢰었다. |
"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첫 번째 부인께서 지금 세상을 떠났습니다." |
그 때 왕은 부인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매우 놀라고 슬퍼하면서 자신을 찾아온 사람에게 말하였다. |
"너는 빨리 부인의 시체를 실어다가 참깨 기름에 담가 두고 나에게 보여라." |
그 때 그 사람은 왕의 명령을 받고 곧 가서 부인의 시체를 가져다가 참깨 기름에 담갔다. |
그 때 왕은 부인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는 매우 근심하고 번뇌하면서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마시지도 않았으며, 법을 가지지도 않고 왕이 해야 할 일을 처리하지도 않았다. |
그 때 왕의 곁에 가까운 신하가 하나 있었다. 그 신하의 이름은 선념(善念)이었는데, 그는 항상 대왕을 위해 칼을 잡고 있었다. 그가 왕에게 아뢰었다. |
"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우리나라에 나라다라는 사문이 계십니다. 그 분은 아라한(阿羅漢)으로서 큰 신통[神足]이 있고, 식견이 넓고 아는 것이 많아서 익숙하지 못한 것이 없으며, 변재(辯才)가 있고 용기가 있고 지혜로우며, 언제나 웃음을 띄고 말씀하십니다. 원컨대 왕께서는 그 분을 찾아가 그 설법을 들으소서. 만일 왕께서 그 설법을 들으시면 다시는 근심과 고통과 번민이 없게 될 것입니다." |
왕이 대답하였다. |
9) 팔리어로는 Mu a라고 한다. 아사세왕(阿闍世王)의 손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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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하고 훌륭하다. 그 말은 참으로 좋은 말이다. 선념아, 너는 지금 먼저 가서 그 사문께 말하라. 왜냐 하면 대개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어디 갈 때는 먼저 사람을 보내는 법이다. 사람을 먼저 보내지 않고 가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이다." |
그러자 선념이 대답하였다. |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
그는 왕의 분부를 받고 장자의 죽원(竹園)으로 갔다. 그는 나라다의 앞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있었다. |
그 때 선념은 존자 나라다에게 아뢰었다. |
"존자께서는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지금 대왕의 부인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왕은 그 일 때문에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마시지도 않으며, 왕의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지도 않고 있습니다. 지금 그 왕이 와서 존자의 존안(尊顔)을 뵙고자 합니다. 바라건대 부디 그를 위해 설법하시어 왕으로 하여금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않게 해주소서." |
나라다가 대답하였다. |
"오고 싶다면 지금이 바로 그럴 때이니라." |
그 때 선념은 이 말을 듣고 나서 곧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이내 물러나 떠나갔다. 그는 왕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왕에게 아뢰었다. |
"그 사문에게 이미 알렸습니다. 왕은 그리 아소서." |
왕은 곧 선념에게 명령하였다. |
"너는 빨리 보배 깃털로 만든 수레를 장식하라. 내가 가서 저 사문을 뵈리라." |
선념은 곧 보배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준비하고 왕에게 아뢰었다. |
"수레가 이미 준비되었습니다. 왕은 그 때를 아소서." |
왕은 곧 보배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성(城)을 나가 나라다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 장자의 죽원에 이르러서는 걸어서 들어갔다. 무릇 왕법(王法)의 다섯 가지 위용(威容)10)을 거두어 한쪽에 두고 나라다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 |
10) 검(劍)을 지님·일산을 씀·화만(華鬘)을 가짐·주병불(珠柄佛)을 지님·잘 장식한 신을 신음이 왕의 다섯 가지 위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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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
이 때 나라다가 왕에게 말하였다. |
"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꿈같고 허깨비 같은 법은 근심과 걱정을 일으키고, 물거품 같은 법이나 눈덩이를 뭉쳐놓은 것 같은 법은 근심과 걱정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꽃과 같은 법을 생각함으로써 근심하거나 걱정해서는 안됩니다. 왜냐 하면 다섯 가지 일은 가장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을 다섯 가지라고 하는가? |
대개 모든 색(色)은 다 없어지고 마는 것인데, 그런 색을 다 없어지지 않게 하려고 해도 그리 될 수 없는 것입니다. 모든 색은 다 사라지고 마는 것인데, 그런 것을 사라지지 않게 하려고 해도 그리 될 수 없는 것입니다. 대개 늙는 법을 늙지 않게 하려고 해도 그리 될 수 없고, 병드는 법을 병들지 않게 하려고 해도 그리 될 수 없으며, 죽는 법을 죽지 않게 하려고 해도 그리 될 수 없는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이것이 다섯 가지 일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
그 때 나라다는 곧 이런 게송을 읊었다. |
근심하거나 번민하는 것으로는 |
그 복됨을 얻지 못하나니 |
만일 근심과 걱정을 품고 있으면 |
바깥 경계가 그 틈을 엿보리라. |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
마침내 이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
바깥 도둑은 도리어 근심하며 |
끝내 그 틈을 엿보지 못하리라. |
위엄스런 거동과 예절 갖추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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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를 좋아하여 아끼지 않으며 |
마땅히 힘써 좋은 방편 구하여 |
그 큰 이익을 얻도록 하라. |
비록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해도 |
나나 또 저 여러 중생들 |
근심하지 않으면 재앙이 없으리니 |
그 행(行)의 과보가 어떤 줄 알리. |
"또 대왕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마땅히 잃게 되어 있는 것은 반드시 잃습니다. 그것을 이미 잃고 나면 곧 근심·걱정·고통·번민(煩悶)이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
'내가 사랑하던 것을 오늘 다 잃어버렸다'고 하는 것, 이것을 일러 '잃게 되어 있는 것은 반드시 잃게 되고, 거기에서 근심·걱정·고통·번민을 일으켜 이루 다 말할 수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이것이 첫 번째 근심의 가시로서 마음과 뜻을 더럽게 하는 것입니다. 범부에게는 이런 법이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태어남·늙음·병듦·죽음이 오는 곳을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
대왕이여, 저는 또 들었습니다. 현성(賢聖)의 제자도 잃기 마련인 것을 반드시 잃습니다. 그러나 그 때 그들은 근심·걱정·고통·번민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에 꼭 이렇게 공부해야 합니다. |
'내가 지금 잃은 것은 나 혼자만 그런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도 이런 일이 있다. 만약 내가 그것을 가지고 근심하고 걱정한다면 이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혹 친척들을 근심하게 하고 걱정하게 하며 원수들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먹은 음식은 소화되지 않고 이내 병이 생겨 몸에 번열이 일어나고, 그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치게 된다.' |
그 때 곧 근심과 두려움의 가시를 빼면, 곧 태어남·늙음·병듦·죽음을 해탈하여 다시는 재앙과 걱정과 고뇌의 법이 없게 될 것입니다. |
또 대왕이시여, 없어질 것은 반드시 없어지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없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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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나면 근심·걱정·고통·번민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
'내가 사랑하던 것을 오늘 다 잃어버렸다.' |
이렇게 생각할 터이니, 이것을 일러 '없어질 것은 반드시 없어지게 마련인데, 그것을 가지고 근심·걱정·고통·번민을 일으켜 이루 다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대왕이시여, 이것을 일러 두 번째 근심의 가시로서 마음과 뜻을 더럽히는 것이라고 합니다. 범부에게는 이런 법이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그는 태어남·늙음·병듦·죽음이 오는 곳을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
대왕이시여, 저는 또 들었습니다. 현성의 제자에게도 없어질 것은 반드시 없어지고 맙니다. 그러나 그는 근심·걱정·고통·번민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에 꼭 이렇게 공부해야 합니다. |
'지금 내게서 없어진 것은 내 혼자만 그런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이런 일들이 있다. 그런데도 내가 이것을 가지고 근심하고 걱정한다면 이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친척들을 근심하게 하고 걱정하게 하며, 원수들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음식은 소화되지 않아 곧 병이 생겨 몸에 번열이 일어나고, 그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치게 된다.' |
그 때 곧 근심과 두려움의 가시를 뽑아내면 곧 태어남·늙음·병듦·죽음을 제거해 버리고 다시는 재앙과 고뇌의 법이 없게 될 것입니다. |
또 대왕이시여, 늙을 것은 반드시 늙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늙으면 근심·걱정·고통·번민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
'내가 사랑하던 것을 오늘 다 잃어버렸다.' |
이렇게 생각할 터이니, 이것을 일러 '늙을 것은 반드시 늙게 마련인데, 그것을 가지고 근심·걱정·고통·번민을 일으켜 이루 다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대왕이시여, 이것을 일러 세 번째 근심의 가시로서 마음과 뜻을 더럽히는 것이라고 합니다. 범부에게는 이런 법이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그는 태어남·늙음·병듦·죽음이 오는 곳을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
대왕이시여, 또 저는 들었습니다. 현성의 제자에게도 늙을 것은 반드시 늙고 맙니다. 그러나 그는 근심·걱정·고통·번민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에 꼭 이렇게 공부해야 합니다. |
'내가 지금 늙은 것은 나 혼자만 그런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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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법은 있다. 그런데도 내가 그것을 가지고 근심하고 걱정한다면 이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친척들을 근심하게 하고 걱정하게 하며 원수를 기쁘게 하는 것이다. 음식은 소화되지 않아 곧 병이 생겨 몸에 번열이 일어나고, 그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치게 된다.' |
그래서 그 때 곧 근심과 두려움의 가시를 빼면 곧 태어남·늙음·병듦·죽음을 제거해 버리고 다시는 재앙과 고뇌의 법이 없게 될 것입니다. |
또 대왕이시여, 병들 것은 반드시 병들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병들면 근심·걱정·고통·번민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
'내가 사랑하던 것을 오늘 다 잃어버렸다.' |
이렇게 생각할 터이니, 이것을 일러 '병들 것은 반드시 병들게 마련인데, 그것을 가지고 근심·걱정·고통·번민을 일으켜 이루 다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대왕이시여, 이것을 일러 네 번째 근심의 가시로서 마음과 뜻을 더럽히는 것이라고 합니다. 범부에게는 이런 법이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그는 태어남·늙음·병듦·죽음이 오는 곳을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
대왕이시여, 또 나는 들었습니다. 현성의 제자에게도 병들 것은 반드시 병들고 맙니다. 그러나 그는 근심·걱정·고통·번민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에 꼭 이렇게 공부해야 합니다. |
'내가 지금 병든 것은 나 혼자만 그런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다 이런 법은 있다. 그런데 내가 그것을 근심하고 걱정한다면 이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친척들을 근심하게 하고 걱정하게 하며 원수를 기뻐하게 하는 것이다. 음식은 소화되지 않아 곧 병이 생겨 몸에 번열이 일어나고, 그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치게 된다.' |
그래서 그 때 곧 근심과 두려움의 가시를 뽑아내면 곧 태어남·늙음·병듦·죽음을 제거해 버리고 다시는 재앙과 고뇌의 법이 없게 될 것입니다. |
또 대왕이시여, 물질은 반드시 죽고 마는 것입니다. 그 물질이 죽으면 근심·걱정·고통·번민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
대왕이시여, 이것을 일러 다섯 번째 근심의 가시로서 마음과 뜻을 더럽히는 것이라고 합니다. 범부에게는 이런 법이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그는 태어남·늙음·병듦·죽음이 오는 곳을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
[679 / 1393] 쪽 |
대왕이시여, 또 저는 들었습니다. 현성의 제자에게도 죽을 것은 반드시 죽고 맙니다. 그러나 그는 근심·걱정·고통·번민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에 꼭 이렇게 공부해야 합니다. |
'내가 지금 죽는 것은 나 혼자만 그런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다 이런 법은 있다. 그런데 내가 그것을 가지고 근심하고 걱정한다면 이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친척들을 근심하게 하고 걱정하게 하며 원수를 기쁘게 하는 것이다. 음식은 소화되지 않아 곧 병이 생겨 몸에 번열이 일어나고, 그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치게 된다.' |
그래서 그 때 곧 근심과 두려움의 가시를 뽑아내면 곧 태어남·늙음·병듦·죽음을 제거해 버리고 다시는 재앙과 고뇌의 법이 없게 될 것입니다. |
이 때 대왕이 존자 나라다에게 아뢰었다. |
"이 법의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받들어 행해야 합니까?" |
나라다가 말하였다. |
"이 경의 이름은 '근심의 걱정을 고치는 것'이라고 합니다. 마땅히 그렇게 받들어 행해야 합니다." |
그 때 왕이 대답하였다. |
"진실로 말씀하신 것과 같이 시름과 근심을 고치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저는 이 법을 듣고 나서 모든 시름과 고통이 오늘 아주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만일 존자(尊者)께서 분부하실 것이 있으시면 자주 궁중으로 오십시오. 오셔서 공양하시고 법을 설해 온 나라 백성들로 하여금 한없이 많은 복을 받게 하소서. 원컨대 존자께서는 이 법을 널리 연설하여 이 세상에 오래 머무르게 하고, 사부대중들을 오래도록 안온하게 하소서. 저는 지금 존자 나라다께 귀의합니다." |
"대왕이시여, 저에게 귀의하지 말고 마땅히 부처님께 귀의하십시오." |
그 때 왕이 물었다. |
"지금 부처님께서는 어디 게십니까?" |
나라다가 말하였다. |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가비라위(迦毗羅衛) 대국(大國)의 전륜성왕(轉輪聖王) 종족으로서 석씨(釋氏)의 성으로 태어난 왕의 아들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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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그 이름은 실달(悉達)이라 합니다. 그분은 출가하여 도(道)를 배워 직접 부처님이 되셨고 석가문(釋迦文)이라고 불렸습니다. 마땅히 그 분에게 귀의하셔야 합니다." |
대왕이 또 물었다. |
"지금 어디 계시며, 여기에서 거기까지는 거리가 얼마나 됩니까?" |
나다라가 말하였다. |
"여래께서는 이미 열반하셨습니다." |
대왕이 말하였다. |
"여래께서 열반하심이 어찌 그리도 빠르십니까? 만일 지금 세상에 계신다면 몇 천만 유순(由旬)이 된다 해도 거기까지 찾아가 뵈었을 것입니다." |
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꿇어앉아 합장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
"저는 지금 여래와 법과 승가에 귀의합니다. 이 한 목숨 마칠 때까지 우바새(優婆塞)가 되어 다시는 살생(殺生)하지 않겠습니다. 외람 되게도 나라 일이 너무 많아 궁중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
나라다가 말하였다. |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
그 때 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존자의 발에 예를 올린 뒤에 세 번 돌고 떠나갔다. |
그 때 문다왕은 나라다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8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병에 걸린 사람이 이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그 병은 조금도 차도가 없고 항상 병상(病床)에 있게 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법인가? 병든 사람이 음식(飮食)을 가리지 않는 것, 때를 맞추어 먹지 않는 것, 의약(醫藥)을 가까이하지 않는 것, 근심과 기쁨과 성냄이 많은 것, 간호하는 사람에게 사랑 |
[681 / 1393] 쪽 |
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병에 걸린 사람이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그 병이 조금도 차도가 없다'고 한다. |
또 병에 걸린 사람이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병이 곧 낫게 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법인가? 병이 든 사람이 음식을 가려서 먹는 것, 때를 맞추어 먹는 것, 의약을 가까이하는 것, 근심을 가지지 않는 것, 간호하는 사람들에게 모두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병에 걸린 사람이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병이 곧 낫는다'고 한다. |
이와 같으니 비구들아, 너희들은 앞의 다섯 가지 법은 항상 기억하여 마땅히 버려야 할 것이요, 뒤의 다섯 가지 법은 반드시 받들어 실천하도록 해야 하느니라.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9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병든 사람을 간호하는 사람이 이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그 병이 조금도 차도가 없고 항상 병상에 있게 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법인가? 간호하는 사람이 좋은 약을 분별하지 못하는 것, 게으르고 용맹스러운 마음이 없는 것, 항상 성내기를 좋아하는 것, 잠자기를 좋아하는 것, 다만 먹는 것만을 위해 병든 사람을 간호하면서 법으로써 공양(供養)하지 않기 때문에 병든 사람과 서로 오고가며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간호하는 사람이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그 병이 조금도 차도가 없다'고 한다. |
또 비구들아, 병든 사람을 간호하는 사람이 이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그 병이 곧 나아 병든 사람이 병상에 눕지 않게 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법인가? 간호하는 사람이 좋은 의사를 분별할 줄 아는 것, 게으르지 않으며 먼저 일어나고 뒤에 자는 것, 항상 이야기하기를 좋아하고 잠을 적게 자는 것, 법공양(法供養)을 하고 음식을 탐하지 않는 것, 병든 사람을 위하여 설법해 주는 것이다. |
[682 / 1393] 쪽 |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병든 사람을 간호하는 사람이 이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그 병은 곧 낫는다'고 한다. |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너희들이 만약 간호하는 사람이 되었을 때에는 마땅히 앞의 다섯 가지 법은 버려야 할 것이요, 뒤의 다섯 가지 법은 반드시 성취하도록 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10 ]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비사리(毗舍離)의 미후림(獼猴林)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사자(師子) 대장이 세존께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아 있었다. |
그 때 부처님께서 사자에게 말씀하셨다. |
"어떠냐? 사자야, 집에 있을 때에 너는 늘 보시(布施)를 하느냐?" |
사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
"네 성문 밖과 도시(都市)에서 수시로 보시하면서 조금도 모자라지 않게 하되, 음식을 필요로 하면 음식을 주고 의상(衣裳)·향(香)·꽃·수레·말·좌구(坐具)를 필요로 하면 그가 필요로 하는 것에 따라 모두 공급해 주고 있습니다." |
부처님께서 사자에게 말씀하셨다. |
"훌륭하고 훌륭하다. 그렇게 잘 보시하면서도 아까워하지 않는구나. 시주(施主) 단월(檀越)이 때를 따라 보시하는 것에 다섯 가지 공덕(功德)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공덕인가? |
단월 시주의 명예가 사방에 널리 퍼져서 많은 사람들이 '어느 마을에 어떤 단월 시주가 있는데, 그는 항상 사문(沙門)과 바라문(婆羅門)을 대접하기를 좋아하여 요구하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다 주어 모자람이 없게 한다'고 찬탄하고 칭찬하는 것이다. |
사자야, 이것을 일러 단월 시주가 얻는 첫 번째 공덕이라고 하느니라. |
[683 / 1393] 쪽 |
또 사자야, 그런 단월 시주는 사문·찰리(刹利)·바라문·장자(長者)들 틈으로 가더라도 부끄러움을 가지지도 않고, 또한 두려움도 없다. 비유하면 마치 짐승의 왕인 사자가 사슴 떼 속에 있을 때에 아무 두려움이 없는 것과 같다. 사자야, 이것을 일러 단월 시주가 얻는 두 번째 공덕이라고 하느니라. |
또 사자야, 단월 시주를 많은 사람들이 공경하고 우러러보면서 보는 이마다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비유하면 마치 자식이 아버지를 우러러보되 조금도 싫증을 내지 않는 경우와 같다. 사자야, 이것을 일러 단월 시주가 얻는 세 번째 공덕이라고 하느니라. |
또 사자야, 단월 시주는 목숨을 마친 뒤에 장차 천상(天上)이나 인간(人間), 이 두 세계에 태어난다. 그는 하늘에 태어나면 하늘 신들의 존경을 받고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 사자야, 이것을 일러 단월 시주가 얻는 네 번째 공덕이라고 하느니라. |
또 사자야, 단월 시주의 지혜는 숱한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나 현세(現世)의 몸으로 번뇌를 다 끊고 후세(後世)에까지 가지 않는다. 사자야, 이것을 일러 단월 시주가 얻는 다섯 번째 공덕이라고 하느니라. |
대개 사람이 보시를 행하면 이 다섯 가지 공덕이 항상 그를 따르느니라." |
그 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설하셨다. |
마음으로 항상 보시하기 좋아해 |
그 공덕 원만하게 갖추어 이루면 |
대중들 앞에서도 의혹이나 어려움 없고 |
또한 두려움도 없게 되느니라. |
지혜로운 사람이 보시하면서 |
조금도 후회하는 마음이 없으면 |
그는 삼십삼천에서 지내며 |
옥녀(玉女)들에게 둘러싸이리. |
왜냐 하면 사자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단월 시주는 좋은 두 세계에 |
[684 / 1393] 쪽 |
태어나서 현재의 몸으로 번뇌를 다 끊고 함이 없는 곳[無爲處 : 涅槃]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니라. |
그 때 세존께서 다시 이 게송을 설하셨다. |
보시는 뒷세상의 양식이 되나니 |
반드시 최후의 경지[究竟處]에 가게 되리라. |
선신(善神)이 항상 그를 잘 보호해주고 |
그리고 또 즐거움을 이루게 해주느니라. |
왜냐 하면 사자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보시할 때에 항상 기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과 마음이 견고하고 온갖 좋은 공덕을 두루 다 갖추며, 삼매(三昧)를 얻어 마음이 어지럽지 않아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
어떤 것을 사실 그대로 아는가? 괴로움의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고,11) 괴로움의 발생·괴로움의 소멸·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안다. |
그런 까닭에 사자야, 마땅히 방편을 구해 수시(隨時)로 보시해야 한다. 만일 그렇게 하면 성문(聲聞)의 도나 벽지불(辟支佛)의 도를 구하여도 모두 다 뜻대로 될 것이다. 사자야,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사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11 ]12)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11) '괴로움의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고[苦諦如實而知]'라는 구절이 고려대장경 원본에는 없다. 신수대장경의 각주에 의하면 "송(宋)·원(元)·명(明)본에는 고제여실이지(苦諦如實而知)라는 글이 이 사이에 있다"고 하므로 역자가 보완하여 번역하였다. |
12) 참고가 될 경으로는 실역(失譯) 『불설식시획오복보경(佛說食時獲五福報經)』이 있다. |
[685 / 1393] 쪽 |
"단월(檀越) 시주(施主)가 보시할 때에 공덕(功德)을 얻는 다섯 가지 보시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인가? 첫째는 목숨을 보시하는 것[施命]이요, 둘째는 몸을 보시하는 것[施色]이며, 셋째는 건강을 보시하는 것[施安]이요, 넷째는 힘을 보시하는 것[施力]이며, 다섯째는 변재[施辯]를 보시하는 것이니, 이것을 일러 다섯 가지라고 하느니라. |
또 단월 시주가 목숨을 보시할 때에는 오래 살기를 희망하고, 형체를 보시할 때에는 용모가 단정하기를 희망하며, 건강을 보시할 때에는 병이 없기를 희망하고, 힘을 보시할 때에는 자기를 이길 사람이 없기를 희망하며, 변재를 보시할 때에는 위없이 바르고 참된 변재를 희망한다.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단월 시주가 보시할 때에는 이런 다섯 가지 공덕이 있느니라." |
그 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설하셨다. |
목숨과 몸 그리고 |
건강·힘·변재, 이 다섯 가지를 보시하라. |
이 다섯 가지 공덕을 갖추면 |
뒷날에 무궁(無窮)한 복을 받으리라. |
지혜로운 사람은 보시하려고 생각할 때 |
탐하는 욕심을 제거해버린다. |
그는 이 세상에서 좋은 이름 퍼지고 |
천상에 태어나도 그러하니라. |
"만일 선남자(善男子)와 선여인(善女人)이 다섯 가지 공덕을 얻고자 하거든, 이 다섯 가지 일을 실천하도록 하라.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 12 ] |
이와 같이 들었다. |
[686 / 1393] 쪽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시기 적절한 보시에 다섯 가지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멀리서 오는 사람에게 보시하는 것이요, 둘째는 먼 길을 떠나는 사람에게 보시하는 것이며, 셋째는 병든 사람에게 보시하는 것이요, 넷째는 걸식하기 힘들 때13)에 보시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처음 나온 과일과 채소와 햇곡식을 먼저 계를 지키고 정진하는 이에게 주고 나서 자기가 먹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이른바 시기 적절한 다섯 가지 보시라고 하느니라." |
그 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
지혜로운 이는 때를 알아 보시하고 |
믿는 마음 끊어버리지 않는다. |
이런 데에서 통쾌하게 즐거움 느껴 |
하늘에 태어날 온갖 덕 갖추네. |
때를 따라 보시할 마음 가지면 |
복 받는 일 메아리와 같으리. |
영원히 고단하거나 모자람 없고 |
태어나는 곳마다 늘 부귀 누리리. |
온갖 행구(行具)를 보시하면 |
더 없이 높은 자리에 이르리. |
수많은 보시에 아까운 마음 내지 않고 |
환희(歡喜)하면 마침내 이익 늘어나리. |
마음 속에 이런 생각을 내면 |
13) 고려대장경 원본에는 이 부분이 '검시(儉時)'로 되어 있다. 팔리어본에는 'dud-dhikkha(難乞食)'으로 되어 있으므로 그것에 따라 번역해 하였다. |
[687 / 1393] 쪽 |
혼란한 뜻 영원히 남음 없으리. |
깨달아 알면 몸이 안락(安樂)하고 |
마음에 곧 해탈을 얻으리라. |
이런 까닭에 지혜로운 사람은 |
남자든 여자든 따질 것 없이 |
마땅히 이 다섯 가지 보시 행하고 |
방편을 잃지 않는 것이 옳으리라. |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 다섯 가지 일을 행하려고 하거든 마땅히 시기 적절한 보시를 행하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선(善)·불선(不善)·예불(禮佛)과 |
천사(天使)·해[歲]·다섯 징조와 |
문다(文茶)·가까이하기·간호와 |
다섯 보시와 시기 적절한 보시에 대해 설하셨다. |
출처 : 通達無我法者
글쓴이 : 통달무아법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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