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인문과학 1

유가행파 문헌에 있어서 열반의 종류에 관한 연구

수선님 2019. 4. 7. 12:41

유가행파 문헌에 있어서 열반의 종류에 관한 연구

최종남

 

중앙승가대학교 역경학과


1. 들어가는 말

2. 열반의 語義

3. 시대별 문헌들에 있어서 열반사상 특징

4. 유가행파 문헌들에 있어서 열반의 종류에 관한 연구

1) 유가행파 문헌들에 있어서 2종 열반

2) 유가행파 문헌들에 있어서 3종 열반

3) 유가행파 문헌들에 있어서 4종 열반

5. 나가는 말


[요약문]

열반사상은 초기·부파·대승의 시대별·학파별 등으로 전개되어 각 사상들에 있어서는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불교의 시대별·학파별 문헌들에 있어서 열반사상의 특징과 대승불교 유가행파(Yogācāra-School)의 열반의 종류에 대해서 관련 문헌들을 중심으로 대조·연구하였다. 시대별 문헌들에 있어서 열반사상의 특징은, 초기·部派佛典에서는 열반사상을 번뇌와 괴로움을 소멸하고 現身의 상태에서 열반에 이르기를 중점적으로 설하고 있다.


그러나 대승불전들에서는 초기·부파불전에서 설하고 있는 열반사상을 토대로 하여 대승의 반야(prajñā) 및 自利利他 사상과 각 학파의 사상들을 추가하여 구체적이면서, 적극적으로 설하고 있다. 그리고 열반의 체성(體性)에 대해서 부파의 설일체유부(Sarvāstivādins)에서는 열반의 체성이 실체로서 존재함을, 그러나 경량부(Sautrāntikas)에서는 열반의 체성이 실체로서 존재하지 않음을 각각 설하고 있다. 대승의 중관학파(Madhyamaka-School)에서는 열반을 無自性(niḥsvabhāva)·空(śūnya)에 입각하여 본래 제거되는 것도 없고, 열반에 도달될 곳도 없으므로 열반은 실체가 없는 空性(śūnyatā)으로 설하고 있다. 유가행파에서는 열반은 본래 실체로서 존재하지 않지만, 열반의 체성인 적정(寂靜)은 있음을 설하고 있다.


열반의 종류는 시대별·학파별 불전들에서 2종·3종·4종 열반등으로 설하고 있다. 초기·부파·대승의 중관학파·유가행파 초기 일부 문헌들에서는 2종 열반에 대해서, 유가행파 초기 문헌들에서는 3종 열반에 대해서, 그리고 후기 주석서들에서는 4종 열반에 대해서 각각 설하고 있다.


열반사상과 열반의 종류는 각 시대별·학파별 교학적인 사상 전개에 의해 2종, 3종, 4종 열반으로, 그리고 유여의열반(sopadhiśeṣa-nirvāṇa)·무여의열반(anupadhiśeṣa-nirvāṇa),유여의열반·무여의열반·무주처열반(apratiṣṭhita-nirvāṇa),유여의열반·무여의열반·무주처열반·본래자성청정열반(anādikālikaprakritiśuddha-nirvāṇa)의 순서로 각각 성립되었다.


특히 유가행파 문헌들에서는 대승의 보살(bodhisattva) 사상과 유가행파 사상을 접목하여 여타 시대별·학파별들에서 설하고 있는 열반사상과는 달리 수행, 지혜, 그리고 자비의 실천과 방법 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하고 있다.


1. 들어가는 말


열반이라는 사상적 단초는 불교흥기 이전의 베다시대부터이며,1)표현은 불교와 동시대에 형성된 자이나교,2) 바가바드기타3) 등의 문헌에서 언급되고 있다. 열반사상은 하나의 종교 理想으로서 발전·전개되고, 그리고 불교에서도 초기·부파·대승의 시대별·학파별 등으로 각각 전개되어 각 사상들에 있어서는 항상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었다. 이와 같은 열반사상은 고대 인도인의 철학적 사유, 정신문화·생활에 근거하여 종교적 사유의 한 단면으로 탄생된 것이다.

1) 베다의 우파니샤드에서는 열반(nirvāṇa)이라는 용어·개념이 아닌, 해탈(mokṣa, 혹은

mukti 등)이라는 용·개념으로서 표현되고 있다. 우파니샤드에서는 개체적인 영혼

(ātman)과 우주적 영혼(brahman)과의 결합(梵我一如, ātmabrahmaikyam), 즉 아트

만은 우주적인 영혼인 브라흐만과 결합되어야만 해탈을 얻을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S. Radhakrishnan, The Principal Upaniṣads (London : Geore Allen & Unwin LTD,

1968), p.927 : 4. vedānta-vijñānapsuniścitārthāḥsaṃnyāsa-yogād yatayaḥśuddha-

sattvāḥ. te brahma-lokeṣu parāntakāle parāmṛtāḥparimucyanti sarve(“배단타 지식

의 의미들을 안 고행자들은 버림의 도리에 의해 성품을 청정하게 하였다. 그들은 브라

흐만 세계에서 머물며 최후시에 이르러 모든 것에서 해탈하여 영원한 존재가 된다.”).

윤 호진,『 무아 윤회 문제의 연구』(서울 : 민족사, 1992), pp.65-66 ; 前田 專學,

『 ヴェーダーンタの哲學 -シャンカラを中心として』サーラ叢書24(京都 : 平樂社書店,

1980), pp.226-231 참조.

2) Walther Schubring ed., Isibhāsiyāiṃ- A Jaina Text of Early Period (Ahmedabad :

L. D. Institute of Indology, 1974), p.17 : 9.1, kammamūlam anivvāṇaṃsaṃsāre

savvad ehiṇaṃkammamūlāiṃdukkhāiṃkammamūlaṃca jammaṇaṃ//1//(“일체

有身者의 윤회에 있어서 열반하지 않는 것은 업을 근본으로 한다. 모든 苦는 업을

근본으로 한다.”).

 

3) SwāmīGambhīrānanda, Bhagavadgītā (Calcutta : A. K. Dey at Union Press,1984),

p.265 : 5.24, yo ’ntaḥsukho ’ntarārāmas tathā ’ntarjyotir eva yaḥ/ sa

yogībrahmanirvāṇaṃbrahmabhūto ’dhigacchati//24//(“안으로 행복, 안으로 기쁨,

그리고 안으로 광명을 가진 자는, 그는 요가행자로서 브라흐만이 된 자로서 열반에

도달한다.”).


시대별·학파별 불전들에서의 열반사상은 교학적인 사상 전개에 의해 열반의 의미, 정신적·육체적인 변화, 그리고 열반의 종류 등에 있어서 조금씩 다르게 설하고 있다. 초기·부파불전들에서는 수행 중심의 열반사상으로서 소극적이고, 번뇌와 苦의 소멸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그리고 현세 중심(=現法/ 現身)의 열반사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와는 달리 대승불전들에서는 수행과 대승의 보살사상에 입각하여 大悲, 반야, 자리이타의 사상과 각 학파의 사상을 추가하여 적극적인 내용으로 전개되고 있다.


열반사상에 대해서는 그동안 국내·외의 학자들에 의해 많은 연구논문들과 관련 저서들이 발표·출판되었다.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논문과 저서들은 열반사상의 기원 규명·전개, 시대별, 문헌별, 그리고 다양한 주제들로 연구가 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이와 같은 선행연구들을 토대로 하여 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안 된 유가행파 문헌들에 있어서 2종, 3종, 4종 열반의 종류, 그리고 동일 문헌에서 소개하고 있는 두 가지 열반의 종류 등을 중심으로 하여 대조·연구하고, 이와 함께 유가행파 문헌들에서의 열반사상의 전개과정, 의미들을 분석·고찰하고자한다. 또한 본 논문에서는 유가행파 이전 시대의 문헌들을 참조하여 서로 대조·연구하고자 한다.


2. 열반의 語義


열반은 중국 역경사의 고역·구역·신역시대4) 중에서 구역시대부터 사용된 음사표기 용어이다. 고역시대에 사용된 음사표기는 ‘니원(泥洹)’,5) ‘니왈(泥曰)’6) 등7)이다. 이와 같은 음사표기들은 모두 팔리어 ‘nibbāna’를 음사표기한 것이다. ‘泥洹’의 再構音 음가는 [niei ɣuɑn], 현대음 음가는 [níhuán], ‘泥曰’의 재구음 음가는 [niei wɐt], 현대음 음가는 [níyuē]이다. 그리고 ‘涅槃’의 재구음 음가는 [nien buɑn], 현대음 음가는 [niè pán]이다. 이 세 음사표기들의 음가 특성은 앞의 니원과 니월은 연음이고, 열반은 경음이다. 이 들 중에서 팔리어 ‘nibbāna’와 가장 가까운 음사표기는 ‘涅槃’의 재구음 음가이다.

4) 중국의 역경사를 분기하면 고역, 구역, 그리고 신역으로 대별된다. 고역시대는 구마라집

이전의 시대로서 d안세고, 지루가참, 중국인 최초의 역경자 엄불조, 지겸, 축법호등에

의해 시작된 역경 시기를, 구역시대는 구마라집과 진제 등에 의해 역경된 시기를, 그리

고 신역시대는 번역 용어와 음사표기들을 산스크리트 원전의 의미에 가깝게 하고자 새

롭게 만들어 역경을 한 현장과 불공 등에 의해 역경된 시기를 각각 지칭한다. 최 종남

외 著,『 대장목록집』(서울 : 고려대장경연구소, 2008), p.(14) 참조.

5) 大正藏1, 93c6.

6) 大正藏1, 175c14.

 

7) 雲井 昭善,『 パーリ佛敎辭典』(東京 : 山喜房佛書林, 1997), p.483 참조.


이들의 음사표기는 ‘brāhmaṇa(婆羅門)’, ‘samaṇa(沙門)’, ‘sarira(舍利)’등8)과 같이 모음 어미 ‘a’가 탈락되어 ‘nibbān’만 음사 표기된 것이다. 이와 같은 경우는 중국 역경사 중에서 초기의 번역이 중앙 아시아인들에 의해 이루어짐으로 인하여 중앙아시아 언어들과 음의 영향에 의해 이와 같이 모음 ‘a’가 탈락된 ‘泥洹’, ‘涅槃’으로 되었으리라고 추정된다.9)

8) 宇井 伯壽,『 大乘佛典の硏究』(東京 : 岩波書店, 1963), pp.822-823 참조.

9)『 출삼장기집』, 大正藏55, 50a11-13 : 將炎雖善天竺語。未備曉漢。其所傳言或得胡語.

或以義出音。近於質直。僕初嫌其辭不雅。(“…… 장염은 비록 천축의 말을 잘 할지라도

아직 상세하게 한어에는 능통하지 못했다. 그 전하는 바에 의하면, 혹은 호어(胡語=중앙

아시아 언어)를 쓰기도 하고, 혹은 뜻으로 음(/음사)을 사용하였다. [그러므로]질박하고,

직설적에 가깝다. 복(=지겸)은 처음에 그 표현이 우아하지 못해 싫다.”. 泰本 融,「 涅槃

の諸相(覺書)」, 『佛の硏究 -玉城康四郞博士還曆記念論集』(東京 : 春秋社, 1977), pp.

220-221 참조 ; 최근에 중앙아시아에서 출판된『 西域佛敎史』(魏 長洪等著, 烏魯木齊 :

新疆美木撮影出版社, 1998, p.37)에서는 ‘沙門’과 ‘佛’의 한문 음사에는 구자국어의 음이

포함되어 있음을 밝히고 있다


열반의 팔리어 표기인 ‘nibbāna’는 산스크리트어 ‘nirvāṇa’에서 유래된 용어이다. nirvāṇa는 nir-√vā에서 파생된 용어이다. nirvāṇa는 합성어로서 nir-(=nis-)는 “無”, “離”, “不”등의 부정접두사의 의미이고, 어근 √vā는 동사로서 “(바람이) 불다”, “(燈이나 낮의 밝기가) 사라지다, 혹은 꺼지다”10)의 의미이다. 그리고 -ṇa(=-na)는 과거수동분사이다. 따라서 nirvāṇa는 “불어 꺼진 것”, “불어 꺼진 상태”의 의미를 갖는다. √vā는 본래 사전적 의미로서 “바람이 불어 꺼진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초기불전 「Mahāparinibbāna Suttanta」11)에서와 같이 불전들에서는 “불(火)”, 즉 탐·진·치 삼독에 의한 번뇌를12) "불”로 비유하여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열반은 “불이 불어 꺼진 상태”로서 번뇌가 소멸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것은 곧 인간 본래의 모습, 원천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의미를 담아 중국에서는 “寂滅”, “寂靜”, “滅”, “安穩” 등으로 의역하였다.13)

10) 鈴木學術財團 編,『 漢譯對照 梵和大辭典』(東京 : 講談社, 1986), p.1187 참조

11) DN. ii, p.157 : …… pajjotass’eva nibbānaṃvimokho cetaso ahūti(“……燈火(=등불)

꺼진바와 같이 마음의 해탈이 이루어졌다, 라고”).

12) SN. iv, p.251 : katamaṃnu kho āvuso nibbānanti/ yo kho āvuso rāgakkhayo

dosakkhayo mohakkhayo idaṃvuccati nibbānanti/(“벗이여! 참으로 열반이란 어떠한

것입니까? 벗이여! 탐욕이 다하고, 분노가 다하고, 어리석음이 다하면, 이것을 열반이라고

한다.”).

13) 불전들에서는 열반이 갖는 공통적인 의미로서 절대적이고, 위없는 표현 등으로 다음과

같은 異名들을 다양하게 언급하고 있다. 잡아함경, No.890, 大正藏2, 224b7-10 : 無為.

難見. 不動. 不屈. 不死. 無漏. 覆蔭. 洲渚. 濟渡. 依止. 擁護. 不流轉. 離熾焰. 離燒然.

流通. 清涼. 微妙. 安隱. 無病. 無所有. 涅槃(21종) ;『 대반열반경』, 大正藏12, 563c

17-23 : 無生. 無出. 無作. 無為. 歸依. 窟宅. 解脫. 光明. 燈明. 彼岸. 無畏. 無退. 安處.

寂靜. 無相. 無二. 一行. 清涼. 無闇. 無礙. 無諍. 無濁. 廣大. 甘露. 吉祥(25종).


3. 시대별 문헌들에 있어서 열반사상 특징


열반사상은 시대별 문헌들에서 각 시대의 사상, 교학에 맞게 전개하여 언급하고 있다. 초기불전인 잡아함경 권18에서는 열반에 대해서 “열반은 탐욕을 영원이 다하고, 성냄을 영원히 다하고, 어리석음을 영원히 다하고, 일체 모든 번뇌를 영원히 다하는 것이다. 이것을 열반이라고 한다.”14) 즉, 탐·진·치 삼독을 영원히 여의는 것을 열반이라고 설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열반은 잡아함경「Dhammakathiko」에서 現法涅槃(diṭṭhadhammanibbāna)이어야 한다는 것을 설하고 있다.

14) 大正藏2, 126b2-4 : 涅槃者。貪欲永盡。瞋恚永盡。愚癡永盡。一切諸煩惱永盡。

是名涅槃 ; SN. iv. p.251.


“…… 만약 비구가 늙고 죽음을 싫어하여 떠나고, 소멸하고, 취착(取著)이 없이 해탈한다면, 그 비구는 현법열반을 이룬다고 말해도 좋다.”15)

15) SN. ii, p.18 : 6. jarāṇmaranassa ce bhikkhu nibbidāvirāgānirodhāanupādāvimutto

hoti/ diṭṭhadhammanibbānappatto bhikkhūti alaṃvacanāya//.


現法(=현세)涅槃은 초기불교의 특징이다. 앞에서 언급한 탐·진·치의 삼독, 혹은 음욕(婬)·성냄(怒)·어리석음(癡)16)의 삼독등을 수행에 의해 現身의 상태에서 여의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16) 大正藏2, 650b25-27 : ……於中不起婬.怒.癡。以不起此三毒之心。便於無餘涅槃界而般涅槃。


부파불교에서는 부파의 각 사상에 맞게 열반의 체성이 實有인가 仮立인가로 나뉘어 각각 언급하고 있다. 설일체유부(Sarvāstivādins)의『 아비달마대비바사론』에서는 擇滅, 즉 무루의 지혜에 의한 열반17)은 체성이 실체로서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7) 大正藏27, 163a25 : 如是擇滅亦名涅槃。


“…… 이 가운데서 만약 법으로서 실제 존재한다함은 실재로 열반이 존재하는 것을 나타낸다. 이 말은 어떤 이가 ‘오직 온갖 괴로움이 소멸하는 것을 열반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체성은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말을 막고 열반의 자체는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하여 이렇게 설명한 것이다. 나타나 있다고 함은, 열반은 나타나는 그대로 실제로 있는 것이며, 임시로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나타낸다.”18)

18) 大正藏27, 177b15-19 : ……此中若法實有者。顯實有涅槃。此言為遮有作是說。

唯眾苦滅說名涅槃非實有體。欲顯涅槃實有自體故作是說。現有者。顯涅槃如現

實有非假說有。


이와는 달리『 아비달마구사론』「 근품」에서는 경량부(Sautrāntikas)의 견해로서 열반은 마치 등불의 열반(=소멸)에 있어서 오직 등불이 사라진 것일 뿐 그 밖의 실유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듯, 이와마찬가지로 마음이 열반을 획득한 것도 다만 諸蘊이 소멸하여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즉 열반은 오직 번뇌와 온갖 괴로움이 남김없이 끊어진 것뿐으로서 체성이 실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영원히 끊어진 상태를 仮立하여 표현한 것뿐이라는 견해이다.


“(…… 對治道를 획득함에 따라 바로 번뇌에 의한 後有의 발생과 모순되는 所依身을 획득하기 때문에 ‘열반은 획득한다.’라고 이름한다.) 다시 성교(聖敎)에서 ‘열반은 오직 있음이 아닌(非有, abhāvamātraṃ) 것으로써 그 자성을 삼는다.’……”19)

19) 大正藏29, 34c18-20 : 由得對治便獲永違煩惱。後有所依身故名得涅槃。復有聖教能顯

涅槃唯以非有為其自性 ; P. Pradhan ed., Abhidharmakośabhāṣya (Patna : K. P.

Jayaswal Research Institute, 1967), p.93 : praptipakṣalābhena kleśapunar

bhavotpādātyantaviruddhāśrayalābhāt prāptaṃnirvāṇam ity ucyate/ āgamaścāpy

abhāvamātraṃdyotayati/.


이와 함께 이어서 同 品에서는 경량부의 견해로서 무위법(擇滅, 非擇滅, 虛空)이 체성이 없음을 설명하고 있다.


“…… 無事法은 무엇인가? 이른바 모든 無爲法이다. ‘무사(無事)’라고 말하는 것은 이른바 체성이 없는 것이다. (비바사사(Vaibhāṣika=설일체유부의 승려들)는 그런 해석을 인정하지 않았다.)”20)

20) 大正藏29, 35a3-5 : 無事法云何。謂諸無為法。言無事者。謂無體性毘婆沙師不許此釋。 ……


이와 같이 부파를 대표하는 설일체유부와 경량부의 논사들은 열반의 체성에 대해서 각 부파의 사상적 특성에 의해 서로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다음은 대승불교에서의 열반사상으로서 중관학파의 나가르주나(Nāgārjuna)는 앞에서 언급한 설일체유부의 실체적 존재에 대한 비판으로서 무자성·공·중도사상을 기초로 하여 대승의 열반사상을 제창하고, 토대를 구축하였다.


먼저 나가르주나는『 대지도론』「 환인청법품」에서 열반사상이 불법 중에서 최고 수승하다고 설하고 있다.


“일체 중생 가운데서는 부처님이 제일이고, 일체 모든 법 가운데서는 열반이 제일이다.”21)

21) 大正藏25, 449a24-25 : 一切衆生中佛為第一。一切諸法中涅槃第一。


 

『중론』제25 「관열반품」게송 3의 四句에서는 열반사상을 무자성·공에 입각하여 부정주의적 관점인 반(反)개념에 의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제거되지도 않고 도달되지도 않으며 단멸(斷滅)의 상태도 아니고 상주(常住)하는 것도 아니며 소멸하는 것도 아니고 발생하는 것도 아님 이것이 열반이라고 설해진다.”22)

22) MKV(P), p.521 : aprahīṇm asaṃprāptam anucchinnam aśāśvatam/ aniruddhamanutpannam

etan nirvāṇam ucyate//3// ; 大正藏30, 34c26-27 : 無得亦無至 不斷亦不常 不生亦不滅

是說名涅槃 ; 김 성철 역주,『 중론』(서울 : 경서원, 1993), pp.432-433; 조 수동,

「 나가르주나의 열반사상」,『人間과 思想』第11輯(대구 : 한국동서철학연구소,

1999), p.38 ; 신 상환,『 용수의 사유』(서울 : 도서출판b, 2011), p.168 참조.


게송에서는 제거되는 것(=번뇌)도 없고, 열반에 도달될 곳도 없고, 그리고 五陰(=五蘊)은 본래 畢竟空이므로 끊을 것이 없다는 의미들로서 실유론자들의 견해를 부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실유론자

들의 견해는 戱論에 의해 분별이 형성된 것으로서 분별은 진실이 아니고, 그리고 모든 법은 실상이 필경공이므로 수행에 의해 필경공, 空性을 알면 희론이 적멸하는, 즉 열반임을 주장하고 있다.23) 이와연관하여『 대지도론』 「삼혜품」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23) 大正藏30, 24c7-9 : ……是諸煩惱業。皆從憶想分別生無有實。諸憶想分別皆從戲論生。

得諸法實相畢竟。諸戲論則滅。


“열반은 모양이 없고, 헤아림이 없으며, 불가사의하여 모든 戱論이 소멸된 것이다. 이것이 열반의 모양이고, 곧 반야바라밀이다. ……”24)

24) 大正藏25, 643c24-25 : 涅槃無相無量不可思議滅諸戲論此涅槃相。即是般若波羅蜜 ;

『 유가론』「 본지분」에서도 희론이 없는 것이 열반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 大正藏30,

392c23-24 : 又此住正法者。於無戲論涅槃界中。心樂安住樂欲證得。


중관학파의 열반사상은 공이다. 공은 무자성, 중도와 동의어로서 희론에 근거한 번뇌, 열반, 육신, 소멸, 생기하는 것 등은 모두가 실체가 없는 것으로서 인연생기에 의해 현존하는 무자성의 존재들이라는 것이다. 열반을 포함하여 모든 사물들은 실체, 본질, 혹은 절대적 존재, 비절대적 존재들로서 고유한 그 어떤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것들은 모두가 이분법적 사고를 갖는 희론의 결과 일뿐이라는 사상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희론이 적멸하면 不二의 모습으로서 적정하고, 안온한 경지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대승불교 학파 중의 유가행파는 열반사상에 대해서 앞에서 언급한 초기·부파·대승의 여타 학파들 보다 다양하게 설명을 전개하고 있다. 열반의 종류는 2종, 3종, 4종 열반으로서 유가행파의 사상적인 변화에 의한 내용, 그리고 대승사상 등을 새롭게 추가·분류하여 언급하고 있다. 이들 중에서 2종 열반을 언급하고 있는 유가행파 초기 문헌들에서는 초기불전에서 언급하고 있는 열반사상과 유사한 부분은 있지만, 그 외의 2종, 3종, 4종 열반의 대부분은 대승사상과 유가행파 사상에 의거하여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유가사지론』(이하 『유가론』)「보살지」에서는 열반은 실체로서 존재하지 않지만 체성은 “寂靜(śāntaṃ)”25)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섭결택분」에서는 열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25) 大正藏30, 544c24-26 : (又諸菩薩觀一切行。先因永斷後無餘滅。其餘畢竟不起不生。

說名涅槃。) 當知涅槃其體寂靜。(一切衆苦畢竟息故) ; Unrai Wogihara ed., Bodhisattvabhūmi

(Tokyo : Sankibo Buddhist Book Store, 1971), p.281 : (yaḥpunar eṣām eva

saṃskārāṇāṃpūrvaṃhetu-samucchinnānāṃpaśād aśeṣoparamas tadanyeṣāṃcātyaṃtam

anabhinirvṛttir aprādurbhāvaḥ. idam ucyate nirvāṇaṃ.) tac ca śāntaṃ(kleśopaśamād

duḥkhopaśamāc ca veditavyaṃ).


“무엇이 열반이냐고 하면, 이른바 법계가 청정해지고, 번뇌의 온갖 괴로움이 영원히 고요해졌다는 뜻이며, 사라져 없다는 뜻은 아니다.”

大正藏30, 701b25-26 : 云何為涅槃。謂法界清淨煩惱眾苦永寂靜義。非滅無義。


즉, 진여를 증득하게 되면 법계가 청정해지고, 번뇌와 괴로움이 영원이 소멸되어 고요해지지만, 그러나 열반의 체성인 적정함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의미로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이 문장에 대한 주석에서 이와 같은 번뇌와 괴로움이 소멸된 상태를 물(水)·금(眞金)·허공(虛空)과 비유하여 징청성(澄淸)·조유성(調柔性)·청정성(淸淨性)으로 각각 설명하고 있다.27)

27) 大正藏30, 701b26-c3 : 問若唯煩惱眾苦永寂名為涅槃。何因緣故非滅無義。答如外水

唯離渾濁得澄清性。非離濁時無澄清性。又如真金唯離剛強得調柔性。非離彼時無調柔性。

又如虛空唯雲霧等翳障寂靜得清淨性。非彼無時其清淨性亦無所有。此中道理當知亦爾。


『성유식론』권10에서는 대승의 반야와 보살사상, 그리고 유가행파 사상을 추가하여 다음과 같이 열반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 大悲와 반야로 항상 輔翼(/도움)되어, 이에 의해 생사에도 열반에도 안주하지 않고, 유정을 이롭고 안락하게 하는 일을 미래세가 다하도록 작용하지만, 항상 고요하기 때문에 열반이라고 이름한다.”28)

28) 大正藏31, 55b17-19 : …… 大悲般若常所輔翼。由斯不住生死涅槃利樂有情窮未來際用而常寂故名涅槃


이상과 같이 유가행파의 열반사상은 자리이타사상이 강하고, 적극적이며, 체계적이며, 그리고 구체적인 면이 특징이다.


4. 유가행파 문헌들에 있어서 열반의 종류에 관한 연구


불전들에서는 열반사상에 대해서 초기, 부파, 일부 대승 문헌들과 유가행파 초기문헌들에서는 2종 열반인 有餘依涅槃과 無餘依涅槃(혹은 有餘涅槃, 無餘涅槃)29)으로, 『대승아비달마집론』(무착), 『대승아비달마잡집론』(안혜 糅)에서는 3종 열반인 有餘依涅槃, 無餘依涅槃, 無所住涅槃(혹은 不住涅槃, 無住處涅槃)으로, 유가행파 주석서들인『 섭대승론석』(세친), 『성유식론』(護法等造)에서는 4종 열반인 自性淸淨涅槃, 有餘依涅槃, 無餘依涅槃, 無住處涅槃으로, 그리고 중국 찬술서들인『 大乘義章』,30)『 金光明經玄義』31)에서는 3종 열반인 性淨涅槃, 方便涅槃, 應作涅槃과 性淨涅槃, 圓淨涅槃, 方便淨涅槃으로 각각 분류하여 설명을 하고 있다. 또한『 유가론』「 섭사분」32)에서는 유가행파 다른 문헌들에는 없는 2종 열반인 圓滿涅槃, 彼分涅槃으로 설명을 하고 있다.

29) 이와 같은 2가지 표현 중에서 각각의 한역 경·론이 사용하고 있는 표현을 본 논문에서는

사용한다.

30) 慧遠,『 大乘義章』, 大正藏44, 489c7-9 : 次就涅槃以說三門。涅槃之中。有體相用。

淨涅槃。以之為體。方便涅槃。以之為相。應作涅槃。以之為用。

31) 智顗,『 金光明經玄義』, 大正藏39, 4c24-27 : 若三乘人同盡子果兩縛。即是通教中共涅槃。

若指中道如理為性淨涅槃。中道智為圓淨涅槃。同緣出世薪盡火滅。為方便淨涅槃。

 

32) 大正藏30, 793b9-c19.


4종 열반 중에서 2종 열반인 유여의열반과 무여의열반은 표현은 다르지만 베단타의 有身解脫(jīvanmukti, 有命解脫33)), 無身解脫(ajīvanmukti, 無命解脫34))과『 성실론』35)의 現在泥洹, 究竟泥洹 등과 같은 사상이다. 초기불전에서는 2종 열반 중에서 대부분 유여열반과 무여열반이 정형화 형태로 설명이 전개된 것은 아니고, 오직 무여열반만을 삼독, 六情(=六根),36) 그리고「 Mahāparinibbāna Suttanta」37)에서와 같이 붓다 입멸의 반열반(parinibbāyati, parinibbuto38)) 등을 중심으로 하여 설명을 전개하고 있다. 초기불전들 중에서 대표적으로 2종 열반에 대해서 증일아함경「 火滅品」39)과 소부(Khuddaka-nikāya)의 「Iti-vuttaka」(『여시어경』)40)에서 설하고 있다. 열반사상이 정형화되어 2종 열반으로 정착된 시기는 원시불교 시대 중의 후기이고, 그리고 붓다의 입멸을 계기로 하여 실천 수행 및 깨달음을 얻은 자의 死後에 대한 관심의 고조에 의해 2종 열반이 정형화되었으리라고 추정된다.41)

33) 張 曼濤,『 涅槃思想硏究』(臺北市 : 佛光山宗務委員會印行, 1998), p.76 참조.

34) 木村 泰賢,『 木村泰賢全集』第三卷(東京 : 大法輪閣, 1968), p.349 참조.

35) 大正藏32, 339b16-17 : 二種泥洹。一現在泥洹。二究竟泥洹。

36) 大正藏2, 728b14-15 : …… 於此六情。思惟污露不淨。即成道跡。入無餘涅槃界。

37) DN. ii, pp.108-109 : 20.puna ca paraṃānanda yadātathāgato anupā[p.109] disesāya

nibbāna-dhātuyāparinibbāyati, tadā……

38) DN. ii, p.140 : idha tathāgato anupādisesāya nibbāna-dhātuyāparinibbuto. ……

39) 大正藏2, 579a14-22.

40) Ernst Windisch ed., Iti-vuttaka (London and Boston : PTS, 1975), pp.38-39.

41) 泰本 融,「 涅槃の諸相(覺書)」, 『佛の硏究 -玉城康四郞博士還曆記念論集』(東京 :

秋社, 1977), p.222 ; 宮下 晴輝,「 涅槃についての一考察」,『 大谷學報』第69卷·

第1号(京都 : 大谷大學 大谷學會, 1989), p.27 참조.


2종 열반인 유여의열반과 무여의열반의 산스크리트어 표기42)는 ‘sopadhiśeṣa-nirvāṇa’와 ‘nir/anupadhiśeṣa-nirvāṇa’이다. 2종 열반중의 “有餘依(sa-upadhi)43)”에 대해서는 설일체유부 7논서 중의 하나인『 발지론』,44)『 아비달마대비바사론』, 그리고『 성유식론』의 주석서인『 성유식론술기』에서 설명하고 있다.『 발지론』에서는 “유여의”(upadhi)45)를 번뇌(結)는 영원히 끊었지만 ‘수명’과 ‘五根’이 남아 있음을,『아비달마대비바사론』46)에서는 “유여의”를 ‘煩惱依’와 ‘生身依’및 ‘染汚依’와 ‘不染汚依’로 설명을 하고 있다. “유여의”는 ‘煩惱依’는 없지만, ‘生身依’는 있고, 그리고 ‘染汚依’는 없지만, ‘不染汚’는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同 論 에서는 앞의 두 종류로 “무여의”47)는 ‘煩惱依’와 ‘生身依’도 없고, ‘染汚依’와 ‘不染汚依’도 없음을 설명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성유식론술기』48)에서는 “유여의”를 ‘異熟識이 남아 있는 상태(異熟猶在)’로, 그리고 이 중에서 “依”는 ‘신체’라고 설명하고 있다.

42) 팔리어 표기는 ‘sa-upādisesa-nibbāna’와 ‘anupādisesa-nibbāna’이다.

 

43) 설일체유부 문헌들에서 언급하고 있는 upadhi에 대해서는 황 순일(「유여열반에 대

설일체유부의 아비달마적 해석」, 『인도철학』제16집(서울 : 인도철학회, 2004)

논문이 있음.

44) 大正藏26, 923b13-16 : 云何有餘依涅槃界。答若阿羅漢。諸漏永盡。壽命猶存。

大種造色。相續未斷。依五根身。心相續轉。有餘依故。諸結永盡。得獲觸證。名有餘

依涅槃界。

45) ‘upadhi’는 사전적 의미로서 “재료”, “연료”, “생명”, “재료 지원”등의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sopadhiśeṣa-nirvāṇa’는 “연료(upadhi, 依=五蘊)가 남아(śeṣa, 餘) 있는(sa-,

有) 열반(nirvāṇa)”의 의미이다. Rhys Davids and Stede, Pali-English Dictionary

(London : PTS, 1986), p.149b ; Margaret Cone, A Dictionary of Pāli (Oxford : PTS,

2001), p.482a 참조.

46) 大正藏27, 168a1-26 : …… 有餘依故者。依有二種。一煩惱依。二生身依。此阿羅漢雖

無煩惱依而有生身依。復次依有二種。一染污依。二不染污依。此阿羅漢雖無染污依而有

不染污依故。所得諸結永盡名有餘依涅槃界。…… 無餘依故者無二種依。一無煩惱依。

無生身依復次一無染污依。二無不染污依無餘依故諸結永盡。名無餘依涅槃界。

47)「 iti-vuttaka」에서는 “무여”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Ernst Windisched.,

Iti-vuttaka (London and Boston : PTS, 1975), p.39 : anupādisesāpana samparāyikāyamhi

nitujjhanti bhavāni sabbaso(“…… 한편 무여는 미래와 관련한 것이고, 그것에 있어서는

모든 존재가 소멸되어 있다.”).

48) 大正藏43, 596c7-8 : 二有餘依至故名涅槃。述曰。顯其因盡苦依未盡。異熟猶在名有餘依。

依者身也。


초기불전에 이어 부파불전들에서는 “유여의”를 수명의 존속여부를 중심으로 하여 現身과 離 身, 그리고 적정하지 않음과 적정함으로 설명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후기 유가행파 문헌에서는 열반사상을 4종 열반으로 규명·전개하면서 二障의 번뇌장·소지장과 연관하여 설명하고 있다. 유여의열반에서는 번뇌장을 소멸하고, 그리고 무주처열반에서는 소지장을 소멸하게 된다. 따라서 유여의열반에서는 번뇌장만 소멸되고 아직 미세한 괴로움이 아직 소멸되지 않음으로 인하여49) “유여의”를 ‘異熟識’과 ‘신체’로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이 부파불전과 유가행파 문헌들에서는 “유여의”에 대해서 각 학파의 교학사상에 근거하여 다른 견해들을 제시하고 있다.

49)『 성유식론』, 大正藏31, 55b13-14 : …… 謂即真如出煩惱障。雖有微苦所依未滅。……


1) 유가행파 문헌들에 있어서 2종 열반

2종의 열반사상은 유가행파 이전의 초기·부파불전들에서 많은 언급이 있었다. 초기불전의 증일아함경 「火滅品」50)에서 유여열반계는 비구가 五下分結을 없애고 반열반을 성취하여 不還果(anāgāmin)를 증득하는 것을, 무여열반계는 비구가 유루의 번뇌를 다 끊고 무루의 지혜를 이루고,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로 해탈하며, 그리고 몸으로 증득하여 스스로 즐겁게 노닐며,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고, 梵行은 이미 완결되었으며,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존재함을 받지 않는다.’라는 것에 대해서 여실히 아는 것이라고 설하고 있다.

50) 증일아함경, 大正藏2, 579a14-22 : 云何為二。有餘涅槃界·無餘涅槃界。彼云何名

有餘涅槃界。於是。比丘滅五下分結。即彼般涅槃。不還來此世。是謂名為有餘涅槃界。

彼云何名為無餘涅槃界。如是。比丘盡有漏成無漏。意解脫智慧解脫。自身作證而自遊

戲。生死已盡。梵行已立。更不受有。如實知之。是謂為無餘涅槃。此二涅槃界。

當求方便。至無餘涅槃界。如是。諸比丘。當作是學。


「Iti-vuttaka」51)에서 유여·무여열반계는 四果 중에서 아라한(arahaṃ)52)만이 성취되는 것으로서, 유여열반계는 번뇌는 소멸하였지만 五根이 남아 있어, 오근에 의해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음을 경험하게 되고, 그리고 즐거움과 괴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을, 무여열반계는 존재와의 결합을 끊고, 바른 지혜에 의해 깨달음을 얻음으로 인하여 여기에서(idheve) 느껴지는 모든 것을 기뻐하지 않고, 청량(淸凉=냉정)하게 됨을 설하고 있다.

51) Ernst Windisch ed., Iti-vuttaka (London and Boston : PTS, 1975), pp.38-39.

52) Ernst Windisch ed., Iti-vuttaka (London and Boston : PTS, 1975), p.38 : idha

bhikkhave bhikkhu arahaṃhoti(“비구들이여! 여기에 비구 아라한이 있다. ……”).


부파불전들 중에서는 설일체유부 논서와 법장부의 논서들에서 설하고 있다. 설일체유부의 논서들 중에서는『 발지론』,53)『 아비달마대비바사론』,54) 그리고 『아비담비바사론』55) 등에서 각각 설하고 있다. 이들 3개의 논서들에서는 같은 내용들로서 유여의열반계는 아라한이 번뇌는 소멸하였지만, 수명이 아직 남아 있고, 大種(mahābhūta)으로 만든 물질이 상속하면서 아직 끊어지지 않았고, 그리고 五根에 의해 마음이 상속하고 구르고(轉)있음을, 무여의열반계는 아라한이 수명이 다하고, 大種으로 만들어진 물질의 상속이 끊어지고, 그리고 五根에 의한 마음이 상속하고 구르지 않는 것을 설하고 있다. 법장부56) 논서인『 사리불아비담론』57)에서 설하고 있는 2종 열반 중의 유여열반계는「 Iti-vuttaka」의 유여열반계 내용과, 그리고 무여열반계의 내용은 설일체유부의 논서들에서 설하고 있는 내용과 일치한다.

53) 大正藏26, 923b13-19 : 云何有餘依涅槃界。答若阿羅漢。諸漏永盡。壽命猶存。

大種造色。相續未斷。依五根身。心相續轉。有餘依故。諸結永盡。得獲觸證。

名有餘依涅槃界。云何無餘依涅槃界。答即阿羅漢。諸漏永盡。壽命已滅。大種

造色相續已斷。依五根身。心不復轉。無餘依故。諸結永盡。名無餘依涅槃界。

54) 大正藏27, 167c13-16 : 云何有餘依涅槃界。答若阿羅漢諸漏永盡。壽命猶存。

大種造色相續未斷。依五根身心相續轉。有餘依故。諸結永盡得獲觸證名有餘

依涅槃界 ; 大正藏27, 168a6-9 : 云何無餘依涅槃界。答即阿羅漢諸漏永盡。

壽命已滅大種造色相續已斷。依五根身心不復轉。無餘依故。諸結永盡名無餘

依涅槃界。

55) 大正藏28, 126a22-25 : 云何有餘身涅槃界。答曰。阿羅漢住壽。四大未滅。

乃至廣說。四大者即四大是也。諸根者造色是也。相續心者是心心數法也。若此

四大造色。心心數法未滅。是有餘身涅槃界 ; 大正藏28, 126b5-9 : 云何無餘身

涅槃界。若阿羅漢。已入涅槃四大滅。乃至廣說。四大者即四大。諸根者是造色。

相續心者是心心數法。若此四大諸根心心數法滅。是名無餘身涅槃界。

56) 水野 弘元,『 パーリ論書硏究』水野弘元著作選集 第三卷(東京 : 春秋社, 1997),

p.9참조.

57) 大正藏28, 576c16-23 : 云何有餘涅槃界。如世尊說。云何彼是二涅槃界。何等

二有餘涅槃界無餘涅槃界。云何有餘涅槃。謂此比丘阿羅漢。諸漏盡。所作竟。

捨於重擔。逮得己利。是盡有煩惱正智。得解諸陰界入。以宿業緣住故。以心受

諸苦樂。有適意不適意是名有餘涅槃界。云何無餘涅槃界。謂比丘五陰滅。未來

五陰不復續生。是名無餘涅槃界。


이상과 같이 초기 및 부파불전들에서는 2종 열반을 번뇌의 소멸, 수명과 오근의 상속 여부 등으로 설명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초기불전들과 부파불전들에 있어서 일부 다른 점은, 초기불전들에서는 번뇌의 영원한 소멸을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부파불전들에서는 2종 열반을 번뇌의 소멸과 함께 육신의 소멸, 즉 죽음과 연관하여 灰身滅智58)의 의미로서 강하게 설명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초기불전인 증일아함경에서는 유여열반계의 과위를 불환과로 그 외의 불전들에서는 유여·무여열반계의 과위를 모두 아라한으로 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58) 灰身滅智는 “몸을 재로 만들고 마음(=智)을 소멸한다.”는 의미로서 몸과 마음이 함

소멸하는 경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 표현은 부파불교의 열반사상에서 사용되고, 그리

고 무여열반계를 의미하다. 灰身滅智라는 용어는 중국 찬술서 등에서 많이 표현되고

있다. 길장,『 二諦義』, 大正藏45, 114b13-14 : 小乘明灰身滅智得無餘涅槃 ; 지의,

『 金光明經玄義』, 大正藏39, 4c21-22 : …… 若三界煩惱盡。證有餘涅槃。焚身灰

入無餘涅 ; 승조,『 肇論』, 大正藏45, 158a23-24 : 所以至人灰身滅智。捐形絕

慮。內無機照之勤。外息大患之本 ; 灌頂,『 天台八敎大意』, 大正藏46, 777a13-14 :

…… 灰身滅智名無餘涅槃 참조.


대승 중관학파의『 중론』「 관법품」59)에서 유여열반계는 희론에 의해 추억·망상·분별이 형성되고, 이들은 번뇌와 업이 되고, 진실됨이 없다. 이와 같은 법들의 실상이 空함을 알게 되면 번뇌와 업이 소멸하게 되고, 희론이 멸하게 됨을, 무여열반계는 지혜의 눈으로 진실을 보면 나와 내 것이 없어지므로 모든 번뇌가 소멸하게 되고, 모든 번뇌가 소멸하게 되면 모든 실상을 보게 되고, 안팎의 나와 내것이 소멸하게 되면 모든 느낌이 멸하게 되고, 모든 느낌이 소멸하게 되면 헤아릴 수 없는 내생의 몸도 소멸하게 됨을 설하고 있다.

59) 大正藏31, 24b29-c10 : 又無我無我所者。於第一義中亦不可得。無我無我所者。

能真見諸法。凡夫人以我我所障慧眼故。不能見實。今聖人無我我所故。諸煩惱

亦滅。諸煩惱滅故。能見諸法實相。內外我我所滅故諸受亦滅。諸受滅故無量後

身皆亦滅。是名說無餘涅槃。問曰。有餘涅槃云何。答曰。諸煩惱及業滅故。名

心得解脫。是諸煩惱業。皆從憶想分別生無有實。諸憶想分別皆從戲論生。得諸

法實相畢竟空。諸戲論則滅。是名說有餘涅槃。實相法如是。


이와 같이 초기·부파불전, 그리고 중관학파에서 설한 2종 열반사상들을 토대로 하여 대승의 반야사상과 유가행파의 교학이 첨가되어 대승 유가행파의 새로운 열반사상으로서 2종, 3종, 4종 열반들이 순차적으로 탄생되었다.


유가행파의 문헌들 중에서 초기의 문헌에 속하는『해심밀경』, 『심밀해탈경』,『유가론』,『현양성교론』,60)『 섭대승론석』등에서는 2종 열반으로 열반사상을 분류·설명하고 있다.

60) 大正藏31, 519下3-4 : …… 八有餘依涅槃諦。九無餘依涅槃諦。


『해심밀경』61)과 이역본인『 심밀해탈경』62)에서는 같은 내용으로서 유여의열반계는 금강유정의 시기에 이미 미래의 과보인 번뇌·업 및 상응하는 감수작용을 모두 소멸하였지만, 生滅이 없는 지혜에 상응하는 무루의 감수작용, 그리고 함께하는 자연계의 감수작용은 받아들임을, 무여의열반계는 반열반에 들 때 일체의 모든 감수작용이 남김없이 영원히 소멸함을 설하고 있다.63)『 유가론』「 攝決擇分中有餘依及無餘依二地」64)에서는 유여·무여의열반계에 든 아라한(dgra bcom pa)이 갖는 차별로서, 유여의열반계는 중생의 數(=부류, saṃkhyā)에 떨어지며,65) 아직도 뭇 괴로움이 있으며, 그리고 얻은 바 轉依(āśrayaparivṛtti)가 아직도 六處(ṣaḍāyatanam)와 결합함을, 무여의열반계는 중생의 수에 떨어지지 않으며, 영원히 뭇 괴로움을 여의었으며, 그리고 영원히 전의와 육처가 결합하지 않음을 설하고 있다.『섭대승론석』(眞諦譯)66)에서는 유여·무여열반계를 淸과 凉 으로 분류하여 간략히 설명하고 있다. 유여열반계는 번뇌와 더러움을 여의어서 깨끗한 덕을 드러내기 때문에 淸으로, 무여열반계는 많은 고통과 熱惱를 여의어서 즐거움의 의미를 나타내기 때문에 凉 으로 각각 설하고 있다. 그리고『 유가론』「 섭사분」67)에서는「 섭결택분」에서 설하고 있는 유여·무여의 2종 열반이 아닌 圓滿·彼分涅槃의 2종 열반으로 설하고 있다. 원만열반은 三分인 가르침, 바른 일체 행을 관찰, 그리고 일체 번뇌를 영원히 끊음에 의해 증득하는 열반을, 피분열반은 三緣인 괴로움을 두루 아는 것, 고행에 따르는 모든 허물을 깊이 보는 것, 근심 등의 일체 괴로움을 여의는 것과 五相인 근심 등이 일어날 때에 그 자성을 두루 아는 것, 종자가 이루어지는 원인과 성품을 두루 아는 것, 행 할 바와 알 바의 인연 성품을 분명히 아는 것, ‘내 것(我所)’과 ‘나(我)’라는 집착은 뭇 괴로움의 행이 따른다는 성품을 두루 아는 것, 삼세의 욕계에 매인 모든 허물을 살피어 온갖 근심 등의 일체 괴로움을 여의는 것에 의해 증득하는 열반을 의미한다.

61) 大正藏16, 703a49 : 於有餘依涅槃界中。果未成滿受。一切已滅領彼對治。明觸生

受領受共有。或復彼果已成滿受。又二種受一切已滅。唯現領受明觸生受。於無餘

依涅槃界中。般涅槃時此亦永滅。是故說言。於無餘依涅槃界中。一切諸受無餘永滅。

62) 大正藏16, 679c14-19 : 有餘涅槃界中。非成就受相果。明觸受相受。是故依彼對

一切受相未滅以有餘受相。彌勒。成就果相受相一切種。彼二受相滅。但有明觸受

相受。無餘涅槃界中。彼受亦滅。以無餘涅槃中更無明觸相。是故我說無餘涅槃中。

滅一切受相。

63)『 해심밀경』에서는 모든 감수작용이 영원히 소멸하는 것을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大正藏16, 702c25-4 : 何等諸受於此永滅。善男子。以要言之。有二種受無餘永滅。

何等為二。一者所依麁重受。二者彼果境界受。所依麁重受當知有四種。一者有色所

受。二者無色所依受。三者果已成滿麁重受。四者果未成滿麁重受。果已成滿受者。

謂現在受。果未成滿受者。謂未來因受彼果境界。受亦有四種。一者依持受。二者資

具受。三者受用受。四者顧戀受。

64)『 유가론』, 大正藏30, 748上27-中3 ; DU. No.4038, 123a6-123b2(卷9, p.62) :

dgra bcom pa phuṅpoḥi lhag ma daṅbcas paḥi mya ṅan las ḥdas paḥi dbyiṅs

daṅ/phuṅpoḥi lhag ma med paḥi mya ṅan las ḥdas paḥi dbyiṅs su yoṅs su mya

ṅan las ḥdas pa la khyad par ci yod ce na/ smras pa/ phuṅpoḥi lhag ma daṅbcas

pala gnas pa ni graṅs su khas len pa yin la/ phuṅpoḥi lhag ma med pa la gnas

pa ni graṅs su khas mi len pa yin pa daṅ/ phuṅpoḥi lhag ma daṅbcas pa la gnas

pa ni sdug bsṅal daṅbcas pa yin la/ phuṅpoḥi lhag ma med pa la gnas pa ni sdug

bsṅal med pa yin pa daṅ/ phuṅpoḥi lhag ma daṅbcas pa la gnas paḥi gnas gyur

pa ni skye mched drug daṅḥbrel pa yin la/ phuṅpoḥi lhag ma med pa la gnas

paḥi gnas gyur pa ni skye mched drug daṅḥbrel pa ma yin no// ; Lambert

Schmithausen, Der Nirvāṇa-Abschnit in der Viniścayasaṃgrahaṇīder Yogācārabhūmiḥ

(Wien : Der österreichischen Akademie der Wissenschaften, 1969), pp.48-49 참조.

65) Lambert Schmithausen, Der Nirvāṇa-Abschnit in der Viniścayasaṃgrahaṇīder

Yogācārabhūmiḥ (Wien : Der österreichischen Akademie der Wissenschaften,

1969), p.49 : “[Der Arhat,] der im [Erlöschen-]mit-Rest weilt, kann [noch im

Sinne irgendeiner Klasse von Lebewesen] bestimmt werden ; ……”참조.

66) 大正藏31, 218b1-3 : 有餘涅槃名清。以離煩惱濁故。無餘涅槃名涼。以離眾苦熱惱故。

又菩提以淨樂為體。欲顯淨德故言清。欲顯樂義故言涼。

67) 大正藏30, 793b9-c19 : 復次當知由三分故。攝受圓滿涅槃。一由隨順教授故。二由正

觀察一切行故。三由永斷一切煩惱故。…… 復由三緣及五種相當知證得彼分涅槃。何等

三緣。一遍知苦故。二深見一切隨順苦行諸過患故。三超過愁等一切苦故。云何五相。

知苦種類相交涉時發生愁等。是名於彼遍知自性。二知有種子彼法得生。是名於彼

遍知因性。三知自所行所知境界。是名於彼遍知緣性。四隨觀執著我所及我皆是能順

眾苦諸行。是名於彼遍知行性。五隨觀三世欲界所繫諸行過患。能斷一切愁等諸苦。

當知由此三緣五相。獲得如是彼分涅槃。


2종 열반을『 해심밀경소』권4 68)에서는 2종 生死인 分段生死, 變易生死로 유여·무여의열반을 분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성유식론』69)에서도 유여의열반계는 번뇌장의 연으로 인하여 분단생사가, 그리고 무여의열반계는 소지장의 연으로 인하여 변역생사가 이루어짐을 설하고 있다.

68) 韓國佛敎全書 第1冊, 1-257中19-21 : 准此等文 瑜伽所說 無餘涅槃 卽彼楞伽所說

三昧樂定 離分段故 名爲無餘 非實無餘 有變易苦.

69) 大正藏31, 45a14-20 : 生死有二。一分段生死。謂諸有漏善不善業由煩惱障緣助勢

力所感三界麁異熟果。身命短長隨因緣力有定齊限故名分段。二不思議變易生死。

謂諸無漏有分別業由所知障緣助勢力所感殊勝細異熟果。由悲願力改轉身命無定齊

限故名變易。


이상과 같이 유가행파 문헌들에서는 2종 열반으로서 유여·무여의열반과 원만·피분열반들을 설하고 있다. 이 중에서 유여·무여의열반은 앞에서 언급한 소부의「 Iti-vuttaka」의 내용과 일부 일치한다.70)「 Iti-vuttaka」Dukanipāto II의 No.4471)의 산문과 게송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70) 宮下 晴輝,「 涅槃についての一考察」, 『大谷學報』第69卷·第1号(京都 : 大谷大學

谷學會, 1989), pp.31-33 참조.


“비구들이여! 2종류의 열반계가 있다. 2종류는 무엇인가? 유여열반계와 무여열반계이다. 비구들이여! 무엇이 유여열반계인가? 비구들이여! 여기에 비구 아라한이 있다. 번뇌가 소멸한 자이고, 성취하였고, 해야 할 일을 해 마쳤고, 짐을 내려놓았고, 최상의 목표를 성취하였고, 존재의 결박을 멸진하였고, 바른 지혜에 의해 해탈하였다. 그의 五根은 존속하고 있고, 그들(=오근)은 사라지지 않음으로 인하여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음을 경험하고, 즐거움과 괴로움을 느낀다. 그에게 탐욕의 소멸, 성냄의 소멸, 어리석음의 소멸[이 제거되었다.] 비구들이여! 이것을 유여열반계라고 말한다. 그리고 비구들이여! 무엇이 무여열반계인가? 비구들이여! 여기에 비구 아라한이 있다. 번뇌가 소멸한 자이고, 성취하였고, 해야 할 일을 해 마쳤고, 짐을 내려놓았고, 최상의 목표를 성취하였고, 존재의 결박을 멸진하였고, 바른 지혜에 의해 해탈하였다. 비구들이여! 여기에서 그가 느껴지는 모두를 기뻐하지 않고, 淸凉하게 될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을 무여열반계라고 말한다. 비구들이여! 이것들이 참으로 2 종류의 열반계이다, 라고 …… 한편 무여는 미래와 관련한 것이고, 그것에 있어서는 모든 존재가 소멸되어 있다.”

Ernst Windisch ed., Iti-vuttaka (London and Boston : PTS, 1975), pp.38-39 :

44.(Duk. II. 7) vuttaṃhetaṃbhagavatāvuttamarahatāti me sutaṃ. dve-mābhikkhave

nibbānadhātuyo. katamādve? saupādisesāca nibbānadhātu anupādisesāca

nibbānadhātu. katamābhikkhave saupādisesāca nibbānadhātu? idha bhikkhave

bhikkhu arahaṃhoti khīṇāsavo vusitavākatakaraṇīyo ohitabhāro anuppattasadattho

 

parikkhīṇabhavasaṃyojano sammadaññāvimutto. tassa tiṭṭhanteva pañcindriyāni

yesaṃavighātattāmanāpāmanāpaṃpaccanubhoti, sukhadukkhaṃpaṭisaṃvediyati.

tassa yo rāgakkhayo dosakkhayo mohakkhayo, ayaṃvuccati bhikkhave

saupādisesānibbānadhātu. katamāca bhikkhave anupādisesānibbānadhātu? idha

bhikkhave bhikkhu arahaṃhoti khīṇāsavo vusitav katakaraṇīyo ohitabhāro

anuppattasadattho parikkhīṇabhavasaṃyojano sammadaññāvimutto. tassa

idheve bhikkhave sabbavedayitāni anabhinanditāni sītibhavissanti, ayaṃvuccati

bhikkhave anupādisesānibbānadhātu. imākho bhikkhave dve nibbānadhātuyo ti. ……

 

anupādisesāpana samparāyikāyamhi nirujjhanti bhavāni sabbaso//.


유가행파의 2종 열반의 내용과「 Iti-vuttaka」에서 언급하고 있는 위의 내용과 대조하면,『 유가론』「 섭결택분」유여의열반계 중의 ‘아직도 뭇 괴로움이 있으며’와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음을 경험하고, 즐거움과 괴로움을 느낀다.’, ‘전의는 아직도 육처와 결합함을’과 ‘오근은 존속하고 있고’,『 해심밀경』과 『심밀해탈경』 무여의열반계중의 ‘일체의 모든 감수작용이 남김없이 영원히 소멸함을’과 ‘느껴지는 모두를 기뻐하지 않고’,『 섭대승론석』유여·무여열반계 중의 淸과 凉의 설명은 ‘(느껴지는 모두를 기뻐하지 않고,) 淸凉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유가론』 「섭결택분」 무여의열반계 중의 ‘전의와 육체가 결합하지 않음을’과 ‘……미래와 관련한 것이고, 그것에 있어서는 모든 존재가 소멸되어 있다.’등과 같이 서로 일치한다.


이와 같이 유가행파의 2종 열반 중의 유여·무여의열반은 초기불전의 사상을 토대로 하여 유가행파 사상의 전의, 그리고 원만·피분열반에서는 유가행파 사상 중의 相으로서 自相과 自性을 두루 아는 것과 행위의 결과에 의해 형성되는 종자에 대해서, 번뇌의 근원인 말나식(‘내 것(我所)’과 ‘나(我)’라는 집착)에 대해서 여실히 아는 것 등을 첨가하여 대승 유가행파 교학에 맞게 열반사상을 전개하고 있다.


2) 유가행파 문헌들에 있어서 3종 열반

 

3종 열반인 유여의열반, 무여의열반, 무소주열반(無所住涅槃)은 무착이 저술한『 대승아비달마집론』72)과 무착의 제자 師子覺(혹은 覺師子, Buddhasiṃha)이 同 논서(本論)에 대한 주석본(釋論)을 안혜가 합유(合糅)73)하여 편찬한『대승아비달마잡집론』74)에서 같은 내용으로 설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두 논서들에서는 3종 열반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없다. 3종 열반 중에서 무소주열반은『 대승아비달마집론』 이전에 저술된『 해심밀경』과『유가론』에는 없고『대승장엄경론』(운문 : 미륵, 산문 : 무착 ; 不住涅槃, 무주처열반등)과 이후에 저술된『 중변분별론』(무주처열반)75) 등에서 3종 열반과 관계없이 개별적으로 설하고 있다. 3종 열반은『대승아비달마집론』과『 대승아비달마잡집론』에서 처음으로 무소주열반(이하 무주처열반)이 추가되어 정형화되었다. 『대승장엄경론』의「 梵住品」과「 覺分品」에서는 무주처열반(apratiṣṭhita-nirvāṇa)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72) P. Pradhan ed., Abhidharmasamuccya of Asaṅga , Visva-Bharati Studies 12

(Santiniketan : Santiniketan Press, 1950), p.22.19-21 : upaśamataḥkuśalaṃkatamat/

yattatparyādāya rāgaprahāṇaṃparyādāya dveṣaprahāṇaṃparyādāya mohaprahāṇaṃparyādāya

sarvakleśaprahāṇaṃsaṃjṃñāv edayitanirodhaḥsopadhiśeṣo nirupadhiśeṣo nirvāṇadhātur

apratiṣṭhitanirvāṇaṃca//.大正藏31, 669b16-19 : 何等寂靜善。謂永斷貪欲。永斷瞋恚。

永斷愚癡。永斷一切煩惱。若想受滅。若有餘依涅槃界。若無餘依涅槃界。若無所住涅

槃界 ; 瑜伽行思想硏究會,『梵藏漢對校 大乘阿毘達磨集論·大乘阿毘達磨雜集論』(Vol.1)

(大津市 : 瑜伽行思想硏究會, 2003), p.186 참조.

73) 本論을 티베트전승 및 한역전승에서는 무착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釋論을 티베트

전승에서는 師子覺, 한역전승에서는 釋論과 합책본을 最勝子(Jinaputra)로기록하고 있

다. 塚本 啓祥 編著, 『梵語佛典の硏究 -IV 論書偏-』(京都 : 平樂寺, 1990), pp.348-

348 참조

74) 大正藏31, 709a23-26 : 寂靜善者。謂永斷貪欲永斷瞋恚永斷愚癡。永斷一切煩惱。

想受滅。若有餘依涅槃界。若無餘依涅槃界。若無所住涅槃界。

 

75) 大正藏31, 453b15-16 ; 大正藏31, 459b25-26.


「범주품」: “일체의 生死는 괴로움으로서 体를 삼고, 無我로서 성품을 삼는다. 보살은 괴로움에 있어서 여실히 지혜를 얻고, 무아에 있어서 위없는 깨달음을 얻는다. 이와 같이 지혜와 깨달음을 얻고서 大悲로 말미암아 생사에 있어서 싫어함과 벗어남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수승한 깨달음으로 말미암아 또한 번뇌에 의해 괴로움도 없다. 그러므로 보살은 不 住涅槃을 얻고, 또한 생사에도 머무르지 않는다.”76)

76) 大正藏31, 637a25-29 : 一切生死以苦為體以無我為性。菩薩於苦得如實知。於無我

得無上覺。如是得知覺已。由大悲故於生死不生厭離。由勝覺故亦不為煩惱所惱。是

菩薩得不住涅槃。亦不住生死 ; S. Lévi ed., Mahāyāsūtrālaṃkāra , Tome I(Kyoto :

Rinsen Book Co. 1983), pp.124.26-125.2.


「각분품」: “…… 생사의 길(道)이 끊어지지 아니함이니 無住處涅槃으로서 교묘한 방편을 삼는다. 무엇을 교묘한 차별이라고 하며, 무엇을 교묘한 업이라고 합니까? 게송으로 말한다. 보살에게는 교묘한 것이 비할 데가 없다. 차별은 여러 지(地)를 의지한다. 능히 나와 남의 이익을 이루는 것, 이것을 업이라고 말한다.”77)

77) 大正藏31, 645b1-5 : …… 生死道不絕。以無住處涅槃為巧方便。問云何巧差別。

云何巧業。偈曰。菩薩巧無等  差別依諸地 能成自他利 說是名為業 ; S. Lévi ed.,

Mahāyāsūtrālaṃkāra , Tome I(Kyoto : Rinsen Book Co. 1983), p.147.1-2,p.147.7-8.


이와 같이『 대승장엄경론』중의 무착의 산문에서 무주처열반을 생사에 안주함이 없고, 그리고 보살의 理想인 자리이타의 상으로서 설하고 있다.「 범주품」과「 각분품」에서 개별적으로 설하고 있는 무주처열반의 개념은 초기·부파불전 등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열반관으로서 새롭게 무착에 의해 추가된 대승 유가행파의 열반관이다. 두 품에서 설하고 있는 무주처열반의 개념은 3종 열반과 함께 언급되고 있지 않고, 그리고 초기 형태이지만 4종 열반의 탄생과 사상에 큰 영향을 주었다.


3) 유가행파 문헌들에 있어서 4종 열반

세친 저술의 『섭대승론석』「釋學果寂滅勝相」78)과 호법 等造의『성유식론』권10에서는 3종 열반인 유여의열반, 무여의열반, 무소주열반에 본래청정열반(혹은 본래자성청정열반 ; anādikālikaprakritiśuddha-nirvāṇa)을 추가하여 4종 열반을 설하고 있다.『 섭대승론석』에서는 4종 열반에 대해서 구체적인 주석은 없고 오직 무주처열반에 대해서만 주석을 하고 있다.

78) 大正藏31, 247b2-3 : ……一本來清淨涅槃。二無住處涅槃。三有餘。四無餘。


무주처열반계는 “惑을 버리고 떠나면서 생사를 버리고 떠나지 않으며, 둘(=앞의 두 가지)의 의지(=근거)하는 것이 轉依로서 相이 된다.”79)라고 설하고 있다.『 섭대승론석』에서는 무주처열반을 전의 사상을 예로 들어 설하고 있다. 즉, 연기하는 곳(處)과 함께하지 않으므로 번뇌를 버리고 여의며, 그리고 생사에 머물지 않고(不住), 이 두 가지에 대한 집착을 여의면 이것이 곧 전의의 모습이고 무주처열반임을 설하고 있다.

79) 大正藏31, 247b7-10 : 論 曰。此相云何。釋曰。無住處涅槃。以何法為相。論曰。

捨離惑與不捨離生。二所依死。轉依為相。


『성유식론』80)에서는 四轉依인 能轉道·所轉依·所轉捨·所轉得중에서 소전득의 2가지 妙果인 所顯得·所棄捨를 주석하면서 소현득에서 4종 열반의 의미와 차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 첫째는 본래자성청정열반이다. 이른바 일체 법의 모습인 진여의 이치를 말한다. 비록 객진번뇌에 오염되어 있지만, 본성이 청정하고, 셀 수 [없고], 헤아릴 수 없는 미묘한 공덕을 갖추며, 생겨남도 없고 멸함도 없어서 담연하여 허공과 같고, 일체의 유정에게 평등히 공통적으로 있다. 일체 법과 하나인 것도 아니며 다른 것도 아니며, 일체의 모양과 일체의 분별을 떠났고, 생각으로 헤아리는 길이 끊어지고, 언어의 길도 끊어져서, 오직 진실한 성자만이 스스로 내면적으로 증득하는 것이다. 그 성품이 본래 고요하기 때문에 열반이라고 이름한다.

둘째는 유여의열반이다. 이른바 곧 진여가 번뇌장을 벗어난 것이다. 비록 미세한 괴로움의 의지처가 있어서 아직 멸하지 않았지만, 장애는 영원히 고요해졌기 때문에 열반이라고 이름한다.

셋째는 무여의열반이다. 이른바 곧 진여가 생사의 괴로움을 벗어난 것이다. 번뇌가 이미 다하고 남은 의지처도 또한 멸하여 모든 괴로움이 영원히 고요해졌기 때문에 열반이라고 이름한다.

 

넷째는 무주처열반이다. 이른바 곧 진여가 소지장을 벗어난 것이다. 大悲와 반야로 항상 輔翼(/도움)되어, 이에 의해 생사에도 열반에도 안주하지 않고, 유정을 이롭고 안락하게 하는 일을 미래세가 다하도록 작용하지만, 항상 고요하기 때문에 열반이라고 이름한다.”80)

80) 大正藏31, 55b7-19 : ……一本來自性清淨涅槃。謂一切法相真如理。雖有客染而本性淨。

具無數量微妙功德。無生無滅湛若虛空。一切有情平等共有。與一切法不一不異。離一切相

一切分別。尋思路絕名言道斷。唯真聖者自內所證。其性本寂故名涅槃。二有餘依涅槃。謂

即真如出煩惱障。雖有微苦所依未滅。而障永寂故名涅槃。三無餘依涅槃。謂即真如出生死

苦。煩惱既盡餘依亦滅。眾苦永寂故名涅槃。四無住處涅槃。謂即真如出所知障。大悲般若

常所輔翼。由斯不住生死涅槃利樂有情窮未來際用而常寂故名涅槃。


이와 같이『 성유식론』에서 본래자성청정열반은『 섭대승론석』에서와 같이 유가행파 문헌에서 추가된 열반사상으로서 생멸이 없으며, 담연하기가 허공과 같고, 그리고 평등하게 모든 유정이 본래 청정한 본성을 구족하고 있음을, 즉 법신임을, 유여의열반계는 二障인 번뇌·소지장 중에서 번뇌장이 소멸되었으나, 미세한 업력이 의지하는 이숙식이 남아 있어 신체도 또한 소멸되지 않음81)을, 무여의열반계는 번뇌의 業因이 다하여 과거세 결과로서의 신체도 소멸되고, 그리고 고뇌도 적멸함을, 무주처열반계는 二障 중의 번뇌장에 이어 소지장을 여의고,『 대승장엄경론』의「 범주품」과「 각분품」에서 설한 바와 같이 大悲와 지혜의 도움으로 생사에 안주하지 않고, 혼자만의 열반에 안주하지 않으며 유정들을 이롭고 안락하게 미래세 영겁토록 대자비를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81) 大正藏43, 596c7-8 : ……二有餘依至故名涅槃。述曰。顯其因盡苦依未盡。異熟猶在

有餘依。依者身也。


이상과 같이 번뇌·소지장이 소멸하여 진여가 현현하여 얻는 소현득의 4종 열반은 초기·부파의 열반 사상과 2종, 3종 열반, 그리고『 섭대승론석』의 4종 열반의 사상들을 토대로 하여 대승사상과 유가행파 사상을 추가한 열반사상이다.


『성유식론술기』권10末82)에서는 4종 열반을 具·不具로서 6 가지로 분류하여 다음과 같이 주석하고 있다.

82) 大正藏43,, 596c25-a1 : 一切有情若凡·若聖皆有初一。由此經說一切有情本來涅槃。

凡夫二乘有學未證後三涅槃。二乘無學不定性未入地者有初二。定性者有初三。直往

地菩薩。有初·及第四。無學迴心入地菩薩。有初二·及第四。如來具四種。


“①일체의 유정이나 범부나 성자는 모두 처음(=본래자성청정열반)의 하나가 있다. 이로 말미암아 경전에서 일체의 유정은 본래부터 열반이라고 설한다. 범부와 二乘(=성문·연각)의 유학은 아직 뒤의 세 가지열반(=유여의·무여의·무주처열반)은 증득하지 못한다.

②이승의 무학이 不定性으로 아직 地에 들지 못한 자는 처음의 두 가지(=본래자성청정·유여의열반) 가 있다.

③定性인 자는 처음의 세 가지(=본래자성청정·유여의·무여의열반)가 있다.

④直往의 入地 보살은 처음(=본래자성청정열반) 및 네 번째(=무주처열반) 것이 있다.

⑤무학으로 廻心한 入地 보살은 처음의 두 가지(=본래자성청정·유여의열반) 및 네번째(=무주처열 반) 것이 있다.

⑥여래는 네 가지(=4종 열반)를 갖추고 있다.”


이 외에도『 성유식론』83)에서는 4종 열반과 유가행파의 수행 5位인 자량위·가행위·통달위·수습위·구경위와 대비하여 유여의열반에서 번뇌장, 무주처열반에서 소지장이 소멸되므로, 이 두 가지 열반은 수습위에 소섭됨을 설하고 있다.

83) 大正藏31, 50c17-51a8 : 次修習位 …… 由轉煩惱得大涅槃。轉所知障證無上覺。


그리고 유가행파 문헌들에서는 열반에 이르기까지의 수행기간에 대해서 두 가지 유형으로 설하고 있다.『 섭대승론석』84)에서는 경전에서 열반에 이르기까지 삼아승기겁의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이 걸림을 설하고 있지만 한 찰나에 이루어짐을, 그러나『 성유식론』85)에서는 삼아승기겁 동안 끝이 없는 어려운 수행에 의해 佛果, 즉 열반에 이름을 설하고 있다.

84) 大正藏31, 421c5-6 : 經於三無數劫量為一剎那 ; 大正藏31, 419a9 : ……時雖無量攝在一剎那。

85) 大正藏31, 54c13-14 : ……由三大劫阿僧企耶修集無邊難行勝行……


5. 나가는 말


본 논문에서는 초기·부파불전들에서 설하고 있는 2종 열반부터 유가행파의 초기 문헌들인『 해심밀경』,『유가론』,『섭대승론』 등의 사상을 토대로 하여 저술한『 유식삼십송』의 주석서인 『성유식론』에서 설하고 있는 4종 열반에 이르기까지 열반사상 및 열반 종류의 전개 과정 등에 대해서 유가행파 문헌들을 중심으로 하여 대조·연구하였다.


시대별 문헌들에서의 열반사상 특징은, 초기·부파불전에서는 열반사상을 탐·진·치 삼독에 의한 번뇌와 괴로움을 소멸하고 現身의 상태에서 열반에 이르기를 중점적으로 설하고 있다. 그러나 대승불전들에서는 초기·부파불전에서 설하고 있는 열반사상을 토대로 하여 대승의 반야 및 자리이타 사상과 각 학파의 사상들을 추가하여 구체적이면서, 적극적으로 설하고 있다.


그리고 열반의 체성에 대해서 부파의 설일체유부 논서인『 아비달마대비바사론』에서는 열반의 체성이 실체로서 존재함을, 그러나 경량부의 견해로서『 구사론』에서는 열반의 체성이 실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번뇌와 온갖 괴로움이 소멸된 상태를 仮立하여 표현한 것뿐이라고 설하고 있다. 대승의 중관학파에서는 열반을 무자성·공에 입각하여『 중론』과 『대지도론』에서 본래 제거되는 것도 없고, 열반에 도달될 곳도 없으므로 열반은 실체가 없는 공성으로 설하고 있다. 유가행파에서는『 유가론』에서 열반은 본래 실체로서 존재하지 않지만, 열반의 체성인 적정은 있음을 설하고 있다.


열반의 종류는 시대별·학파별 불전들에서 2종·3종·4종 열반등으로 설하고 있다. 초기·부파·대승의 중관학파·유가행파 초기 일부 문헌들에서는 2종 열반에 대해서, 유가행파의『 대승아비달마집론』과『 대승아비달마집론』에서는 3종 열반에 대해서, 그리고『 섭대승론석』과『 성유식론』에서는 4종 열반에 대해서 각각 설하고 있다.


2종 열반을 초기불전들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번뇌의 영원한 소멸을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다. 부파불전들에서는 2종 열반을 번뇌의 소멸과 함께 육신의 소멸과 연관하여 灰身滅智의 의미로서 초기불전들의 내용과는 달리 육신의 존재여부를 강하게 설하고 있다.


중관학파에서는 유여열반계에서 희론에 의해 형성된 번뇌와 업이 진실됨이 없고, 이들이 空함을 알게 되면, 번뇌와 업, 그리고 희론이 멸하게 됨을, 무여열반계에서 지혜의 눈으로 진실을 보게 되면 나와 내 것이 없어지고, 모든 번뇌가 소멸되어 실상을 보게 되고, 모든 느낌이 소멸되어 내생의 몸도 소멸하게 됨을 설하고 있다. 유가행파의 문헌들에서는 유여·무여의열반의 2종 열반을 초기불전중의「 Iti-vuttaka」에서 설하고 있는 2종 열반 사상을 토대로 하여 유가행파 사상들의 전의, 종자설, 그리고 제 7 말나식 등을 추가하여 유가행파 교학에 맞게 열반사상을 각각 전개하고 있다.『 해심밀경』에서는 유여의열반계에서 번뇌·업 및 상응하는 감수작용을 모두 소멸하였지만 육신이 현존하므로 인하여 생멸이 없는 지혜에 상응하는 무루의 감수작용과 자연계 감수작용을 받아들임을, 무여의열반계에서는 반열반에 의해 모든 감수작용이 소멸함을 설하고 있다.『 유가론』에서는 유여의열반계에서 전의를 증득하였지만 육처가 남아 있음을, 무여의열반계에서는 육처 또한 영원히 소멸함을 설하고 있다.


3종 열반은 『대승아비달마집론』과 同 논서에 대한 주석서들을 합유한 『대승아비달마잡집론』에서 설하고 있다. 두 논서들의 이전에는 2종 열반과 무주처열반이 각각 별도로 설해졌다. 유여의열반, 무여의열반, 무소주열반(=무주처열반)의 3종 열반이 정형화되어 설해진 곳은 두 논서에서 처음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들 논서들에서는 3종 열반에 대한 언급만 있고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초기문헌들 중에서 무주처열반에 대해서 자세히 설하고 있는 논서는『 대승장엄경론』이다. 同 논서「 범주품」과「 각분품」의 산문(무착 著)에서 대승사상에 입각하여 열반과 생사의 어디에도 머물지 않고, 그리고 나와 남을 이익되게 함을 업으로 하는 것을 무주처열반이라고 설하고 있다. 2종·3종의 열반사상 중에서 처음으로 대승의 보살사상이 추가된 부분이다.


4종 열반은『 섭대승론석』과『 성유식론』에서 설하고 있다.『 섭대승론석』에서 설하고 있는 4종 열반은 초기의 형태로서 본래청정열반(=본래자성청정열반), 유여의열반, 무여의열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고, 오직 무주처열반만 설하고 있다. 同 논서에서는 무주처열반계에서 번뇌는 여의였지만 생사를 버리지 않고 전의의 상태로 머무름을 설하고 있다.『 성유식론』에서는 소현득의 4종 열반으로서 『대승장엄경론』에서 설하고 있는 무주처열반의 보살사상과 유가행파 교학을 추가하여 열반사상을 전개하고 있다. 본래자성 청정열반계는 평등하게 모든 유정이 본래 청정한 본성을 구족하고 있음을, 유여의열반계는 번뇌·소지장 중에서 번뇌장이 소멸되었으나, 미세한 업력이 의지하는 이숙식이 남아 있어 신체도 또한 소멸되지 않음을, 무여의열반계는 번뇌의 業因이 다하여 과거세 결과로서의 신체도 소멸되고, 그리고 고뇌도 적멸함을, 무주처열반계는 소지장을 여의고 大悲와 지혜의 도움으로 생사·열반에 안주하지 않으며 유정들을 이롭고 안락하게 미래세 영겁토록 대자비를 실천하는 것을 설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열반사상과 열반의 종류는 각 시대별·학파별 교학적인 사상의 변화·전개에 의해 2종, 3종, 4종 열반, 그리고 유여·무여의열반, 유여·무여의열반·무주처열반, 유여·무여의열반·무주처열반·본래자성청정열반의 순서로 각각 성립되었다. 특히 유가행파 문헌들에서는 대승의 보살사상과 유가행파 사상을 접목하여 여타 학파들에서 설하고 있는 열반사상과는 달리 수행, 지혜, 자비의 실천에 대해서, 그리고 이와 같은 순서에 의해 구체적이고, 자세히 설하고 있다.

 

 

 

 

 

 

 

 

 

실론섬님의 블로그 http://blog.daum.net/gikoship/15782634 에서 복사한 글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