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

[스크랩] 중아함경 : 8만 4천명의 부인과 미녀를 뿌리치다.

수선님 2017. 12. 31. 12:07

  아난아, 그 때에 8만 4천 부인과 여보(女寶)들은 오랫동안 대선견왕을 보

  지 못하여, 각각 기허(飢虛)를 품고 못내 그리워하여 보고자 하였다. 이에 8만 4천 부인은 여보들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천후(天后)여, 마땅히 아소서. 우리들은 모두 오랫동안 천왕을 뵈옵지 못하였습니다. 천후여, 우리들은 이제 모두 천왕을 뵙고자 합니다.'

  여보들은 그 말을 들은 뒤에 주병신(主兵臣)에게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알라, 우리들은 모두 오랫동안 천왕을 뵈옵지 못하였다. 이제 가서 보고자 한다.'

  주병신은 그 말을 듣고 곧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을 큰 정전으로 보내고, 8만 4천 마리 코끼리와 8만 4천 마리 말과 8만 4천 대의 수레와 8만 4천 명의 보병과 8만 4천 마리 소왕[牛王]들도 또한 함께 모시고 큰 정전으로 가게 하였다. 막 떠나려 하자,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음향이 진동하였다. 대선견왕은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음향이 진동하는 것을 듣고 곧 곁에 있던 시자에게 물었다.

  '이것이 무슨 소리기에 저다지도 커서 음향이 진동하는가?'

  시자가 아뢰었다.

  '천왕이여, 이것은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이 지금 모두 함께 큰 정전으로 오고, 8만 4천 마리 코끼리와 8만 4천 마리 말과 8만 4천 대의 수레와 8만 4천 명의 보병과 8만 4천 마리 소왕들도 또한 함께 대정전으로 오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음향이 진동하는 것입니다.'

  대선견왕은 이 말을 듣고 시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빨리 궁전을 내려가 맨땅에 금평상을 펴놓은 뒤에 돌아와 내게 알려라.'

  시자가 분부를 받고 곧 궁전을 내려가 맨땅에 금평상을 펴놓은 뒤에 돌아와 아뢰었다.

  '천왕을 위하여 이미 맨땅에 금평상을 펴놓았습니다. 천왕의 뜻대로 하소서.'

  아난아, 대선견왕은 곧 시자와 함께 궁전에서 내려와 금평상에 올라가 가부를 맺고 앉았다. 아난아, 그 때에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은 모두 함께 앞으로 나와 대선견왕에게로 갔다. 아난아, 대선견왕은 멀리서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을 보자, 곧 모든 감각기관[根]을 닫아 막아 버렸다. 이에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은 왕이 모든 감각기관을 닫아 막아 버린 것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천왕은 틀림없이 우리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 모양이다. 왜냐 하면 천왕은 모처럼 우리들을 보았는데도 곧 모든 감각기관을 닫아 막아 버리셨기 때문이다.'

  아난아, 그렇게 생각한 여보들은 곧 앞으로 대선견왕에게로 나아가 아뢰었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우리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은 다 천왕의 소유입니다. 원컨대 목숨을 마칠 때까지 언제나 저희들을 생각하여 주소서. 8만 4천 마리 코끼리, 8만 4천 마리 말, 8만 4천 대의 수레, 8만 4천 명의 보병, 8만 4천 마리 소왕들도 대천왕의 소유입니다. 원컨대 천왕은 목숨을 마칠 때까지 언제나 저희들을 생각하여 주소서.'

 

  그 때에 대선견왕은 이 말을 듣고 여보들에게 말하였다.

  '누이들이여, 너희들은 오랫동안 나로 하여금 악을 짓게 하고 자비를 행하지 못하게 하였다. 누이들이여, 너희들은 지금부터 이 뒤로는 나로 하여금 자비를 행하게 하여 악을 짖지 않게 하라.'

  아난아,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은 물러나 한쪽에 서서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들은 천왕의 누이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제 천왕은 우리들을 일컬어 누이라 하십니까?'

  아난아, 그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은 각각 옷으로 눈물을 닦고 다시 앞으로 대선견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천왕이여, 우리들이 어떻게 해야 천왕으로 하여금 자비를 행하고 악을 행하지 않게 하겠나이까?'

  대선견왕이 대답하였다.

  '누이들아, 너희들은 나를 위하여 마땅히 이렇게 말하라. 천왕이여, 모르십니까? 사람의 목숨은 짧아 반드시 다음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부디 범행(梵行)을 닦으소서. 생겨나는 물질은 모두 끝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저 법은 반드시 다가올 것입니다. 사랑할 것도 없고 기뻐할 것도 없으며, 일체 세상을 무너뜨리는 것을 죽음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천왕이여,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에 대하여 생각이 일어나고 욕심이 생기면, 원컨대 다 끊어 버리고 끝끝내 생각하지 마소서. 8만 4천 마리의 코끼리, 8만 4천 마리의 말, 8만 4천 대의 수레, 8만 4천 명의 보병, 8만 4천 마리의 소왕에 대하여서도 천왕이여, 욕심이 생기고 생각이 일어나면, 원컨대 그것을 다 끊어 버리고 끝끝내 생각하지 마소서. 모든 누이들아, 너희들은 이렇게 말하여 나로 하여금 자비를 행하게 하고 악을 행하지 않게 하라,'

 

  아난아,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이 아뢰었다.

  '우리들은 이제부터 이 뒤로는 마땅히 천왕으로 하여금 자비를 행하고 악을 짓지 않게 하겠습니다. 일체 세상을 무너뜨리는 것을 (죽음)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천왕이여, 8만 4천 부인들과 여보들에 대하여 생각이 일어나고 욕심이 생기면, 부디 천왕은 다 끊어 버리고 끝끝내 생각하지 마소서. 8만 4천 마리의 코끼리, 8만 4천 마리의 말, 8만 4천 대의 수레, 8만 4천 명의 보병, 8만 4천 마리의 소왕에 대해서도 욕심이 생기고 생각이 일어나거든, 부디 천왕은 그것을 다 끊어 버리고 끝끝내 생각하지 마소서.'

 

  아난아, 대선견왕은 저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한량없는 방편으로 그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한 뒤에 그들을 보내어 되돌아가게 하였다. 저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은 대선견왕이 전송하려는 뜻을 알고는 각각 절하고 하직하고 돌아갔다.

 

  아난아, 저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이 돌아간지 오래지 않아, 대선견왕은 곧 시자와 함께 돌아와 대전(大殿)에 올라가 금누각으로 들어갔다. 은자리에다 털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친체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에 앉았다. 앉은 뒤에는 이렇게 관찰하였다.

 

  '나는 이제 마지막이다. 탐욕을 생각하고 성냄을 생각하며, 해치기를 생각하고 싸우고 다투어 서로 미워하며, 아첨하고 거짓을 부리며, 속이고 거짓말하는 따위의 한량없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은 이제 마지막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서 마음은 자애로움과 함께하여 1방(方)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 3 4방과 4유 상 하 일체에 두루하여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며,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다음에는 금누각에서 나와 은누각으로 들어갔다. 금자리에다 털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친체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에 앉았다. 앉은 뒤에는 이렇게 관찰하였다.

 

  '나는 이제 마지막이다. 탐욕을 생각하고 성냄을 생각하며, 해치기를 생각하고 싸우고 다투어 서로 미워하며, 아첨하고 거짓을 부리며, 속이고 거짓말하는 따위의 한량없는 모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은 이제 마지막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서 마음은 자애로운 마음과 함께하여 1방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 3 4방과 4유 상 하 일체에 두루하여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다.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다음에는 은누각에서 나와 유리누각으로 들어갔다. 수정자리에다 털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천친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에 앉았다. 앉은 뒤에는 이렇게 관찰하였다.

 

  '나는 이제 마지막이다. 탐욕을 생각하고 성냄을 생각하며, 해치기를 생각하고 싸우고 다투어 서로 미워하며, 아첨하고 거짓을 부리며, 속이고 거짓말하는 따위의 한량없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은 이제 마지막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서 마음은 기뻐함과 함께하여 1방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 3 4방과 4유 상 하 일체에 두루하여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며,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다음에는 유리누각에서 나와 수정누각으로 들어갔다. 유리자리에다 털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친체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피차슬다라나에 앉았다. 앉은 뒤에는 이렇게 관찰하였다.

 

  '나는 이제 마지막이다. 탐욕을 생각하고 성냄을 생각하며, 해치기를 생각하고 싸우고 다투면서 서로 미워하며, 아첨하고 거짓을 부리며, 속이고 거짓말하는 따위의 한량없는 모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은 이제 마지막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서 마음은 평정과 함께하여 1방에 두루 차고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 3 4방과 4유 상 하 일체에 두루하여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며,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없는 선행을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아난아, 대선견왕은 최후의 때가 이르자, 미미한 죽음의 고통을 느꼈다. 마치 거사나 거사의 아들이 아주 맛있는 음식을 먹고 거북함을 느끼는 것과 같이 대선견왕도 최후의 때에 이르자, 미미한 죽음의 고통을 느끼는 것이 또한 그와 같았다. 그 때에 대선견왕은 4범실(梵室)을 닦아 익히고 욕심을 버린 뒤에 그로 인해 목숨이 끝나자 범천에 태어났느니라.

 

  아난아, 옛날 그 때의 대선견왕을 너는 다른 사람이라 생각하느냐? 그런 생각을 말라. 마땅히 알라. 그 때의 그는 바로 지금의 곧 나였느니라. 아난아, 나는 그 때에 내자신도 요익하게 하였지만 또한 남도 요익하게 하였으며,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였고 세상을 가엾이 여겼으며, 하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하여 정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였다. 그 때에는 설법하여 구경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였고 최후의 백정(白淨)을 성취하지 못하였으며, 최후의 범행을 성취하지 못하고 마쳤었다. 그 때에는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 울음 걱정 슬픔을 여의지 못하였고, 미처 일체의 괴로움도 벗어나지 못하였었다.

 

  아난아, 그러나 이제 나는 세상에 나와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는 호칭을 받고 있다. 나는 이제 내자신도 요익하게 하고 또 남도 요익하게 하며,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고 세간을 가엾이 여기며, 하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하여 정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한다. 나는 이제 설법하여 구경의 경지에 이르렀고 최후의 백정을 성취하였으며, 최후의 범행을 성취해 마쳤다. 나는 이제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 울음 걱정 슬픔을 여의었고, 일체의 괴로움을 벗어났다.

 

  아난아, 구시성(拘尸城)을 따르고 화발단(跋單) 역사의 사라(娑羅)숲을 따르고 니연연(尼連然)강을 따르고, 파구(婆求)강을 따르고, 천관사(天冠寺)를 따르고, 나를 위하여 자리를 펴는 곳을 따라, 나는 그 중간에서 일곱 번 몸을 버렸었고, 그 중간에서 여섯 번을 전륜왕이 되었었으며, 지금은 일곱 번째로 여래 무소착 등정각이 되었다. 아난아, 나는 다시 세상이나 하늘이나 악마 범천 사문 범지 등으로서 하늘에서 사람에 이르기까지 다시 몸을 버리는 일이 있는 그런 이치는 없느니라. 아난아, 나는 이번 생이 최후의 생이요 최후의 세계[有]이며, 최후의 몸이요 최후의 형상이며, 최후의 나이니라. 나는 이것을 괴로움의 끝이라고 말하노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아난과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글쓴이 : - 空삼매 -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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