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불교 Early Buddhism

[‘진흙속의연꽃’의 불교이야기] 60- 부처님 주치의 의사 지바까

수선님 2020. 5. 3. 13:26

 

“약(藥) 아닌 푸성귀는 하나도 없다”

[‘진흙속의연꽃’의 불교이야기] 60- 부처님 주치의 의사 지바까

“기녀의 몸에서 태어나 의술을 숭고하게 실천하며 산 드라마 같은 인생”

 

 

“약에 사용되지 못한 푸성귀는 하나도 없다” 부처님 주치의 의사 지바까

부처님 주치의 지바까

이 세상에는 갖가지 직업이 있다. 그 중에서 비난받지 않고 존경받는 직업이 있다. 병을 고치는 의사이다. 의사라는 직업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존경받는 직업이다. 그래서 ‘선생님’이라는 칭호를 붙여 주는지 모른다. 어떻게 보면 성스런 직업을 수도 있다. 특히 죽어 가는 사람을 살릴 정도라면 종교인 보다 더 성스런 직업일 것이다. 부처님 당시에도 의사가 있었다. 위나야(율장)에 등장하는 의사 지바까(jīvaka)이다.

의사 지바까는 부처님 주치의로 알려져 있다. 상윳따니까야에 ‘돌조각의 경(S1.38)’에 따르면, 지바까가 부처님을 치료한 것으로 되어 있다. 율장에 따르면 지바까는 마가다국의 빔비사라왕의 주치의이자 부처님도 돌 본 것으로 나와 있다. 이는 빔비사라왕이 “이보게 지바까여, 그렇다면, 나와 후궁의 여인들과 부처님을 비롯한 참모임을 돌보도록 해라.”(Vin.I.273) 라고 말한 것에서 알 수 있다. 지바까는 마가다 빔비사라왕과 후궁 뿐만 아니라 부처님과 상가의 주치의이었음을 알 수 있다.

육식에 대하여

의사 지바까이야기는 율장에 자세히 소개 되어 있다. 그것도 17페이지 걸쳐서 마치 단편 소설을 읽는 것 같다. 태생에서부터 병 고친 사례에 이르기 까지 매우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러나 니까야에서는 간략하게 소개 되어 있을뿐이다.

맛지마니까야 ‘지바까의 경(M55)’이 있다. 이 경에서 지바까는 부처님에게 ‘육식’에 대하여 물어 본다. 이에 부처님은 보여진 것이고, 들려진 것이고, 추측된 것인 경우에 육식을 허용하지 않지만, 보여지지 않은 것이고, 들려지지 않은 것이고, 추측되지 않는 경우에는 육식을 허용한다고 하였다. 대승불교에서 말하는 것처럼 육식을 금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보여진 것이고, 들려진 것이고, 추측된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하여 전재성님의 각주를 보면 다음과 같다.

부처님은 수행승들에게 엄격한 채식을 지키기를 요구하지 않았다. 육식이라고 하더라도 특별히 자신들을 위해 도살된 것이 아닌 것이라면, 먹어도 좋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러한 고기에 대하여 수행승들을 위해 특별히 도살된 것으로 보여진 것이 아니고, 들려진 것이 아니고, 추측된 것이 아니므로, ‘세 가지 점에서 청정한 고기’라고 불렀다. 물론 재가의 신도도 ‘살아 있는 생명을 죽여서는 안된다.’는 계행 때문에 자신을 위해 살아있는 것을 죽여 음식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이미 죽은 것을 음식으로 요리할 수 있다. (M55, 967번 각주, 전재성님)

부처님이 금한 것은 부처님과 상가를 위하여 살아 있는 동물을 잡아 요리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래서 “지바까여, 누군가가 여래나 여래의 제자를 위해서 생명을 죽인다면, 그는 다섯 가지 경우에 많은 악행을 낳는 것입니다.” (M55) 라 하였다. 수행승을 위하여 오계를 어기는 행위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바까의 청원

의사 지바까이야기는 율장 ‘의복의 다발(의건도)’에 실려 있다. 왜 하필이면 의복과 관련되어 있을까? 이는 17페이지 달하는 긴 길이의 이야기에서 의복과 관련된 이야기가 말미에 나오기 때문이다.

지바까가 아반띠국의 국왕 빳조따의 황달을 고쳤는데, 왕은 그 대가로서 최상의 옷감을 지바까에게 선물하였다. 이에 지바까는 부처님의 ‘체액불균형병’을 고친 후 부처님에게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씨베이까 한 쌍의 천을 받아 주십시오. 아울러 수행승들의 무리에게 장자의 옷을 허용해 주십시오.” (Vin.I.280) 라고 청원하였다.

지바까는 왕이나 장자의 병을 고치면 막대한 금액의 금을 받거나 선물을 받았는데 부처님이 몸이 완쾌 되어 무언가 보상을 했다는 말은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의사 지바까가 자신이 받은 선물을 부처님과 상가를 위하여 보시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것이 빳조따 국왕으로부터 받은 최상의 천이다.

부처님은 의사 지바까의 제안을 수용하였다. 이는 지바까가 “세존이시여, 세존과 수행승의 무리는 분소의를 입고 계십니다.” (Vin.I.280) 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부처님은 자신의 병을 고쳐 준 의사의 청원을 거절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율장에 따르면 부처님은 ‘체액의 불균형에 의한 질병’에 걸렸는데 하제를 복용하고 몸에 기름을 바르는 등 서른 번 처방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치료를 받을 때 서른 번 설사를 한 것으로 기록 되어 있다. 부처님도 배에 탈이 나 병이 걸릴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로 보았을 때 부처님도 우리와 똑 같은 인간이다. 그 어디에도 초월적인 신과 같은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부처님은 의사 지바까의 청원을 받아 들였다. 그래서 “수행승들이여, 나는 그대들에게 장자의 옷을 허용한다. 원한다면 분소의를 착용하고, 원한다면 장자의 옷을 받으라. 수행승들이여, 나는 어떤 것이든지 그것에 만족한 것을 찬탄한다.” (Vin.I.280) 라고 하였다.

장자의 옷을 허용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주석에 따르면 “세존께서 정각을 이룬 후에 20년 동안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세존뿐만 아니라 어떠한 수행승도 분소의를 만들어 입었지 재가자의 옷을 받지 않았다.” (Smp.1119) 라 되어 있다. 부처님은 지바까의 청원이 있기 전까지 20년 동안 분소의만 입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의사 지바까가 서른 번에 걸쳐 설사하게 만든 체액불균형 병을 고쳐 주자 청원을 받아 준 것이다. 이렇게 청원을 받아 들이게 된 것은 일종의 의사 지바까에 대한 보답이라 볼 수 있다. 이것이 의사 지바까 이야기가 율장 ‘의건도’에 실려 있는 이유이다.

그림 = 진흙속의 연꽃 제공

기구한 출생의 비밀

율장 의건도에 실려 있는 지바까의 이야기를 보면 출생의 비밀이 실려 있다. 그런데 매우 기구한 운명임을 알 수 있다. 왜 그런가? 지바까는 버려진 아이 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당시 마가다 빔비사라왕이 번영을 구가하는 베살리를 보고 와서 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베살리에 기녀 ‘암바빨리’가 있었는데 하루 밤에 오십금을 버는 것을 보고서 라자가하에도 기녀를 유치하여 번창케 하고자 한 것이다. 그래서 선발된 기녀가 ‘살라바띠(Sālavati)’이다.

그런데 기녀 살라바띠는 인기가 좋아 암바빨리 보다 배나 많은 백금을 받았다. 이렇게 돈을 축적해 나가는 과정에서 임신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에 살라바띠는 “여자가 임신하면 남자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 생각하고 병들었다고 하며 시간을 보내었다. 마침내 산달이 되어 아기가 태어났다. 그러나 돈과 환락에 눈이 먼 살라바띠는 매정하게 아기가 태어나자 마자 쓰레기더미에 버렸다. 그런데 지나가던 왕자가 아기를 발견하고 키웠다. 그 왕자는 마가다 빔비사라왕의 아들 ‘아바야(Abhaya)’ 이었다.

지바까는 왕자 아바야의 보호하에 왕궁에서 성장하였다. 후궁에서 유모가 키운 것이다. 그런데 왕자에 의해서 키워졌기 때문에 ‘꼬마라밧짜(komārabhacca)’라고 불렸다. 이 말은 ‘왕자에 의해 키워진 자’라는 뜻이다.

꼬마라밧짜는 사춘기에 접어 들었다. 어느 날 왕자에게 다가가서 “전하, 나의 어머니는 누구이고, 아버지는 누구입니까?”라고 출생의 비밀을 물었다. 이에 왕자는 “지바까여, 나도 네 어머니를 모른다. 그러나 내가 너의 아버지이다. 너는 나에 의해 키워졌다.”라고 말했다. 기녀 살라바띠에게 태어나자마자 버려 졌기 때문에 어머니를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왕자에 의해 발견되어 키워 졌기 때문에 왕자가 아버지라 하였다.

의사가 되기로

꼬마라밧짜는 의사가 되기로 하였다. 이는 “이 왕가에서 기술 없이 살기란 쉽지 않다. 내가 기술을 배우면 어떨까?”라고 마음 먹은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래서 딲까실라, 오늘날 간다라 지방에 명성이 자자한 의사에게 “스승님, 저는 기술을 배우고 싶습니다.”라고 받아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그때 당시 최고 의술을 가진 스승은 허락하였다.

율장을 보면 의술에 대하여 기술로 묘사 되고 있다. 왜 의사가 되려 하였을까? 주석에 따르면 “그는 의사의 기술은 사람들에게 자애를 선구로 하여 이익을 주는데 비해서 코끼리나 말을 다루는 기술은 사람을 해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Smp.1114) 라고 되어 있다.

의사가 되면 절대로 사람을 해치지 않을 것이다. 의술을 배워 놓으면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주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의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직업이다. 아픈 자를 치료하고 죽어 가는 자를 살린다면 종교 성직자 보다 더 숭고한 행위라 볼 수 있다.

반면 일반 기술을 가진 자는 그 기술이 사람을 해치는 것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기를 만들어 파는 것 등이 해당된다. 그래서 부처님은 재가불자들이 가져서는 안되는 직업으로 1)무기와 관련된 직업, 2)노예나 매춘에 관련된 직업, 3)동물을 도살하는 직업, 4)독약이나 술이나 마약을 거래하는 직업을 말씀 하셨다.

“약에 사용되지 못한 푸성귀는 하나도 없다”

꼬마라밧짜는 훌륭한 스승 밑에서 7년 동안 의술을 배웠다. 그러나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는 것 같았다. 어느 날 스승에게 끝이 알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하자 스승은 “딲까실라 시를 사방으로 일 요자나를 돌아다니며 약으로 쓸 수 없는 것을 본다면, 그것을 가져오라.”(Vin.270) 고 말했다.

꼬마라밧짜는 일 요자나의 거리를 돌아 다녔으나 약으로 쓸 수 없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이에 스승을 찾아 갔다. 그리고 “선생님, 저는 딲까실라 시를 사방으로 일 요자나를 돌아다니며 약으로 쓸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였습니다.”라 하였다. 그러자 스승은 “지바까여, 너는 다 배웠다. 이 정도로 너의 생계유지는 충분하다.” (Vin.270) 라고 말했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이에 대하여 율장대품 해제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지바까는 그 스승 앞에서 칠년간을 치료술과 의학을 배웠다. 최종시험에서 딱까실라 주변의 15마일지역에 자라는 푸성귀, 넝쿨, 풀, 뿌리 등의 모든 초목들 가운데 약이 될만한 것을 기술하라고 요청받고 지바까는 4일 동안 그곳에서 나는 모든 약초를 조사한 결과 ‘약에 사용되지 못한 푸성귀는 하나도 없다.’라고 자신의 스승에게 밝혀 시험에 합격했다.

(율장대품 8장 의건도 해제, 전재성님)

꼬마라밧짜, 즉 지바까는 모든 식물이 약이 될 수 있음을 밝혔다. 그래서 “약에 사용되지 못한 푸성귀는 하나도 없다.”라 한 것이다. 이는 “약으로 쓸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였습니다.”라는 말과 같은 의미이다. 오늘날에도 산야초가 각종 약효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렇게 본다면 길거리에서 짓밟히는 잡초도 약초가 될 것이다.

당대에 가장 유명한 의사가 되었는데

지바까는 당대에 가장 유명한 의사가 되었다. 그래서 마가다국의 빔비사라 왕과 부처님의 시의가 되었다. 그리고 수 많은 사람들을 치유하다가 변덕스런 왕 빳조따로부터 최상의 천을 하사 받자 이를 부처님에게 드렸다. 부처님의 병을 고친후 드렸는데, 이것을 인연으로 수행승들이 분소의만 입던 관행에서 일반사람들이 입는 옷으로 확대하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율장대품을 보면 의사 지바까가 병고치는 사례가 나온다. 부호 부인의 칠년동안 두통고친 이야기, 빔비사라왕의 치질 고친 이야기, 한 부호의 칠년 동안 두통고친 이야기, 한 부호의 장폐색 고친 이야기, 빳조따왕의 황달고친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처님의 체액불균형 고친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 중에 ‘개복수술’과 ‘뇌수술’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지바까의 개복수술

바라나시의 한 부호의 아들이 장폐색에 걸렸다. 죽을 먹어도 소화를 시킬 수 없었다. 더구나 대소변도 볼 수 없었다. 갈수록 여의어져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이에 의사 지바까를 찾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Upasaṅkamitvā bārāṇaseyyakassa seṭṭhiputtassa vikāraṃ sallakegakhatvā janaṃ ussāretvā tirokaraṇiṃ parikkhipitvā thamhe upanibandhitvā bhariyaṃ purato ṭhapetvā udaracchaviṃ uppāṭetvā antagaṇṭhiṃ nīharitvā bhariyāya dasses

가까이 다가가서 바라나씨 시의 장자의 아들을 진찰하고 사람들을 내보내고 사람들을 물러나게 하고 커튼을 치고 기둥에 묶고 부인을 앞 세워 장의 피부를 가르고 창자의 결절을 꺼내서 부인에게 보여 주었다.

(율장대품, 의건도 Vin.I.275, 전재성님역)

문장을 보면 틀림 없는 수술장면이다. 다만 오늘날과 다른 점이 있다면 환자를 기둥에 매는 것이다. 아마 그때 당시 마취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움직이지 못하게 환자를 기둥에 맨 것이라 보여진다. 그런데 “장의 피부를 가르고 창자의 결절을 꺼내서”라는 문장이 보인다. 여기서 결절은 ‘antaganṭhi’를 말한다. 영어로 ‘twisting of the intestine(창자의 꼬임)’로 표현된다.

지바까는 칼로 배를 가르고 장이 잘못된 부분을 제거한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 내과의사들이 병원에서 개복수술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이는 이어지는 문장 “그는 장의 결절을 제거하고 장을 복원하고 장의 피부를 궤맨 후 연고를 발랐다.” (Vin.I.275) 라고 되어 있는 것에서 또 확인된다.

지바까의 뇌수술

율장을 보면 부처님당시 개복수술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더욱 더 놀라운 것은 ‘뇌수술’에 대한 것이다. 이는 라자가하 시의 한 부호가 칠년간 두통을 앓고 있었다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장자는 두통으로 죽을 것만 같았다. 용하다는 의사들이 방문하여 치료하였으나 고치지 못하고 금화만 가져가 버린 것이다. 어떤 의사는 ‘닷새만에 죽을 것이다’ 또는 ‘이레만에 죽을 것이다’라고 하여 포기한 상태이었다. 이런 소식을 빔비사라왕이 듣고 지바까를 찾아 가도록 하였다.

장자는 지바까를 찾아 갔다. 그런데 장자는 지바까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다 걸었다. 병만 고쳐 준다면 “모든 재산이 당신 것이 될 것입니다. 나는 그대의 하인이 될 것입니다.”(Vin.I.274) 라 하였다. 이에 지바까는 장자의 병을 고쳤다. 그런데 놀랍게도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Atha kho jīvako komārabhacco seṭṭhiṃ gahapatiṃ mañcake nipajjāpetvā mañcakena 2 sambandhitvā sīsacchaviṃ phāletvā3 sibbaniṃ4 vināmetvā dve pāṇake nīharitvā janassa 5 dassesi

그러자 지바까 꼬마라밧짜는 부호인 장자를 침상에 눕히고 침상에 묶은 뒤에 머리의 피부를 잘라내고 두개골의 봉합선을 열개한 뒤에 두 마리의 벌레를 꺼내서 사람들에게 보여 주었다.

(율장대품, 의건도 Vin.I.274, 전재성님역)

지바까는 뇌수술을 한 것이다. 환자를 침상에 묶은 다음 두개골을 연 것이다. 이는 “머리의 피부를 잘라내고 두개골의 봉합선을 열개한 뒤에”라는 구절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머리속에 있는 두 마리의 벌레를 꺼집어 냈다고 하였다. 이어지는 지바까의 이야기를 보면 다음과 같다.

"passeyyātha ime dve pāṇake ekaṃ khuddakaṃ ekaṃ mahallakaṃ. Ye te ācariyā evamāhaṃsu: 'pañcamaṃ divasaṃ seṭṭhi gahapati kālaṃ karissati' ti,

tehāyaṃ mahallako pāṇako diṭṭho. Pañcamaṃ divasaṃ seṭṭhissa gahapatissa matthaluṅgaṃ pariyādiyissati. Matthaluṅgassa pariyādānā seṭṭhi gahapati kālaṃ karissati. Sudiṭṭho tehi ācariyehi. Yepi te ācariyā evamāhaṃsu: 'sattamaṃ divasaṃ seṭṭhi gahapati kālaṃ karissati' ti, tehāyaṃ khuddako pāṇako diṭṭho. Sattamaṃ divasaṃ seṭṭhissa gahapatissa matthaluṅgaṃ pariyādiyissati. Matthaluṅgassa pariyādānā seṭṭhi gahapati kālaṃ karissati. Sudiṭṭho tehi ācariyehī" ti.

[지바까]

“이 두 마리의 크고 작은 벌레를 보십시오. ‘이 부호인 장자는 닷새만에 죽을 것이다.’라고 말한 의사들이 있는데, 그들은 이 큰 벌레를 본 것입니다. 닷새안에 뇌수가 소진되는데, 뇌수가 소진되면 부호인 장자는 죽을 것입니다. 그 의사들은 잘 본 것입니다. ‘이 부호인 장자는 이레 만에 죽을 것이다.’라고 말한 의사들이 있는데, 그들은 이 작은 벌레를 본 것입니다. 이레안에 뇌수가 소진되는데, 뇌수가 소진되면 부호인 장자는 죽을 것입니다. 그 의사들도 잘 본 것입니다.”

(율장대품, 의건도 Vin.I.274, 전재성님역)

지바까는 두개골을 열고 벌레 두 마리를 꺼냄으로서 장자를 죽음에서 구해 냈다. 이어지는 문구를 보면 “그는 두개골의 봉합선을 합하고 머리의 피부를 꿰메고 연고를 발라 주었다. (Sibbaniṃ sampaṭipādetvā sīsacchaviṃ sibbetvā8 ālepaṃ adāsi)” (Vin.I.274) 라 하였다. 이것이 뇌수술 아니고 무엇일까?

초기경전에 따르면 의사 지바까는 명의로 알려져 있다. 왕실의 주치의일 뿐만 아니라 부처님과 상가의 시의이기도 하였다. 그런 지바까의 명성은 율장대품에 소개 되어 있는 것처럼 개복수술과 뇌수술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회의론자들은 믿지 못할 것이다. 개복수술이나 뇌수술은 과학이 발달한 요즘시대나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율장에서는 분명히 개복수술과 뇌수술에 대한 것이 언급되어 있다.

생명을 뜻하는 지바까(Jivaka)와 지바고(Zhivago)

지바까는 초기경전에서 등장하는 의사이름이다. 그런데 지바까라는 말이 ‘생명’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생명을 뜻하는 ‘지바(jīva)’에서 유래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지바는 ‘the life’의 뜻이다. 육사외도 중의 하나인 ‘빠꾸다 깟짜야나’의 ‘7요소중’에 하나에 속하기도 한다. 7요소는 “땅의 세계, 물의세계, 불의 세계, 바람의 세계, 괴로움의 세계, 즐거움의 세계, 목숨의 세계이다. (paṭhavīkāyo āpokāyo tejokāyo vāyo kāyo sukhe dukkhe jīve sattime.)”(M76) 라 하였다. ‘목숨의 세계’가 지바를 말한다. 초불연에서는 ‘영혼’이라 번역하였다.

그런데 디가니까야 사만냐팔라경(D2)에도 지바까가 등장한다. 아자따삿뚜왕이 육사외도의 이야기를 듣고 침묵을 지키고 있는 지바까에게 물어 보는 장면이다. 이에 지바까는 “폐하께서는 세존을 방문하십시오. 아마도 폐하께서 그 세존을 방문하시면 마음이 안온해지실 것입니다.”(D2) 라고 말한다. 이렇게 지바까는 니까야에서 가끔 등장한다.

지바가 생명을 뜻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지바까(jīvaka)는 사람이름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의사로서 ‘지바까 코마랏밧짜(Jīvaka-Komārabhacca)’로 잘 알려져 있다. 이름이 생명과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영화 ‘닥터 지바고(Doctor Zhivago)’에서 지바고라는 이름 역시 생명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말 지바고는 ‘살아 있는, 생생한’의 뜻을 가진 형용사라고 한다. 이는 율장에서 지바까가 생명의 뜻이 있는 지바(jīva)와 맥락을 같이 한다. 아마 지바라는 말이 같은 인도유럽어족에 속하기 때문일 것이다.

의사는 숭고한 직업

이 세상에 수 많은 직업이 있지만 의사라는 직업은 매우 숭고하다. 아픈 사람을 낫게 만들고 죽을 자를 살리기도 하는 것이 의술이다. 그래서일까 뇌수술을 앞둔 장자는 자신을 살려 주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준다고 심지어 종이 되겠다고 맹세하였다. 그 약속은 지켜졌을까? 장자는 병이 낫자 “선생님, 저의 전재산이 그대의 것입니다. 저는 그대의 하인입니다.”(Vin.I.275) 라 하였다. 의사 지바까는 이런 제안을 받아들였을까? 지바까는 “장자여, 그만 두십시오. 나에게 그대의 전재산을 주지 마십시오. 또한 그대는 나의 하인이 아닙니다. 왕에게 십만금을 주고 저에게도 십만금을 주십시오.”라 하였다. 왕의 주치의이기 때문에 왕에게도 주고 자신에게도 달라는 것이다.

의사 지바까는 의술을 배워 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또 명성이 높아짐에 따라 많은 재산을 모았다. 그런 지바까의 출생은 매우 비극적이었다. 기녀의 몸에 태어나 쓰레기 통에 버려졌고 자비로운 왕자에 의해 구출 되었다. 이런 태생의 영향이어서일까 의사가 되기로 하였다. 그래서 “약에 사용되지 못한 푸성귀는 하나도 없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과정을 보면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해제글에서는 지바까이야기에 대하여 “동화처럼 펼쳐졌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