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범스님

[화엄논강] ① 화엄경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 21세기 상생의 패러다임 (종범 스님)

수선님 2020. 11. 22. 11:25

[화엄논강] 21세기 상생의 패러다임 (종범 스님)

① 화엄경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사진설명: 종범스님이 '화엄경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자본주의와 자유시장 체제아래 첨예한 경쟁적 관계가 지구촌을 뒤덮고 있으며, 분열과 대립 그리고 이분법적인 구도아래 ‘힘의 논리’가 세상의 일들을 좌우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연기적 세계관을 가장 풍부하게 담고 있는 화엄경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는 것도 배경에는 이 같은 까닭이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맞아 동화사가 교구본사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하안거 결제 기간동안 화엄논강(華嚴論講)의 법석(法席)을 열어 교단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7일 300여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봉행된 첫 논강에서 논주(論主)종범스님(중앙승가대 총장)은 ‘화엄경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라는 논제를 발표했다.

 

경전, 논서, 선수행 조화이뤄야


- 종범스님 발제

화엄은 선,교 일치의 핵심


1700년의 역사를 간직한 한국불교는 선(禪)과 교(敎)를 융합해 온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교학(敎學)의 중심에는 화엄사상이 근간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한국불교에 대해 화엄종풍(華嚴宗風)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불교의 격식이나 형상 등 외형적인 모습은 법화경(法華經)에 근거를 두고 형성되어 있지만, 사상적 기반인 내면에는 다른 어느 경전이나 가르침보다 화엄경이 굳건하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통불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져야 한다. 화엄사상을 중심으로 선(禪)과의 일치를 추구한 것으로서의 통불교(統佛敎)가 한국불교의 핵심임을 알아야 한다. 질서와 특징이 없는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통불교가 아니라, 화엄사상을 근간에 놓고 있는 통불교라는 점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화엄경을 제대로 익히려면 무엇보다 예경(禮敬)과 학습(學習) 그리고 신행(信行)이 중요하다. 예경을 통한 공부는 신앙적인 차원에서 화엄경에 접근하는 방법이다. 예경은 화엄경을 독송하고 가송(歌頌)하고 예배하는 것으로 화엄경을 배우는데 가장 기초가 된다. 각종 예참을 비롯해 조석예불에서의 축원과 화엄경 약찬게 등을 염송하는 것이 바로 예경이다.


전통적으로는 60, 80, 40 화엄경이 있다. 화엄경을 학습하려면 중국 화엄의 조사(祖師)인 지엄, 법장, 징관 스님의 ‘화엄경’에 대한 주석과 논문을 잘 살펴 공부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한국의 화엄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의상스님의 화엄사상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특히 의상스님의 법성게(法性偈)는 한국화엄의 독특한 해석을 담고 있기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에 수록되어 있는 법성게는 7언 30구의 한문으로 불교의 진리를 압축하여 표현하고 있다. 법성게는 그러므로 법성게와 관련한 ‘화엄일승법계도기총수록’을 참조하여 공부해야 한다. 여기에 균여스님의 화엄을 공부한다면 더욱 좋다.


화엄경 공부에 있어 ‘신행(信行)’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화엄경을 독송하고 간경하며 스스로의 마음을 반조하고 모든 존재의 인연 실상을 살펴보는 수행이 필요한 것이다.


여럿 속에 하나가 있고, 하나 속에 여럿이 있다는 것이 화엄의 세계관임을 새겨야 한다.

 

 

- 질의응답


“현대사회 대안 될수 있나”에

‘하나가 곧 여럿’ 의미던져


세등스님(동화사 강사), 현석스님(동화사 강사) “강원에서 전통적으로 ‘화엄현담’을 공부해왔는데, 한마음을 밝히면 모든 법과 통한다는 뜻의 ‘통만법(通萬法) 명일심(明一心)’이라고 배워왔다.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종범스님 “화엄경이 단지 일심(一心)을 밝히는데 만 의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심을 강조하는 것은 화엄과 인연을 맺게 하는 교육적인 가르침일 뿐 체계적인 말씀은 아니다. 법계연기(法界緣起)의 실상(實相)을 밝히는 것이 화엄경의 주장이다.”


해월스님(동화사 강주) “화엄경이 현대사회의 대안사상이 될 수 있는가”


종범스님 “화엄경이 현대인에게 의미를 갖는 것은 ‘전체 속에서 나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 ‘전체 속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있다. 지눌스님의 ‘화엄경절요(華嚴經節要)’를 살펴보면 남과 단절된 채 홀로 익히고 수행하는 것에 대한 잘못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가 있는 이 자리가 곧 부처님 자리이며, 무명번뇌(無明煩惱)가 있는 바로 이곳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구현할 수 있는 곳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 같은 화엄경의 가르침을 확실하게 믿고 내 마음에 반조해 찾고 또 찾으면 마음이 열리게 되며, 이는 궁극적으로 선(禪)과도 통한다.


신준식 교수(대구대) “화엄경에 기초해서 종교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종범스님 “무엇보다 화엄경은 자기자신을 인식하게 하는 의미가 있다. 전체 속에 부분이 있고, 부분 속에 전체가 있다는 것이 화엄경의 핵심사상이다. 그런데 중생들은 부분만을 바라볼 뿐 전체를 살피지 못한다. 10개의 동전이 있다고 할 때 이 동전들은 때에 따라 2원도 되고 4원도 된다. 그러나 본래는 1전일뿐이다. 근본이 평등하다는 것을 망각해서 차별상을 갖고 편파적으로 사물을 인식해서는 안 된다. 나와 남의 관계를 화엄의 차원에서 바라보고 표현할 때 비로소 인류 상생과 공생이 가능해 진다.


 

- 주지 지성스님 인터뷰

“경전 공부 결제 문화 만들겠다”

“이제 경전은 스님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재가불자와 일반시민들이 부처님 가르침이 담긴 경전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화엄논강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화엄논강 회주 소임을 맡은 지성스님(동화사 주지)은 “경전이 대중화되고, 사회화되길 기대한다.”고 화엄논강의 개설 의의를 설명했다.


지성스님은 “불교의 대중화와 사회화를 통해 부처님 사상이 민족의 정신적인 구심역할을 담당하도록 하겠다.”면서 “그것이 바로 불국정토로 나가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방에서 하는 결제도 중요하지만 그밖의 결제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지적한 지성스님은 “앞으로도 결제철에는 경전을 중심으로 논강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뿐만 아니라 해제철에는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불교적인 접근과 해석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는 세미나를 열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학술불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것이 동화사 대중들의 뜻이다. “그렇게 되면 불교교학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동화사에서만 이 같은 논강이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교구본사를 비롯한 많은 대소사찰도 동참해 한국불교에 활력을 불어 넣기를 바랍니다.”


지성스님은 “화엄논강에 동참한 대중들이 불편하지 않은 가운데 공부할 수 있도록 사중에서는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면서 사부대중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 범룡 큰스님 법어


92세의 노구(老軀)를 무릅쓰고 지난 17일 봉행된 화엄논강 입재식에 동참한 범룡스님(조계종 전 전계대화상)은 “시방세계에 두루 안 들리는 세계가 없는 경이 대방광불화엄경”이라면서 “결제기간 동안 화엄경에 대한 공부에 부족함이 없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법문을 통해 동참대중들을 격려했다. [불교신문 2003.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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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논강] 21세기 상생의 패러다임 (종범 스님) ① 화엄경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사진설명: 좀범스님이 '화엄경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자본주의와 자유시장 체제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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