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과 수행

2018.12. 9 미산스님 무차 법회

수선님 2021. 2. 14. 12:23

Q. 요즘 가장 흥행하는 영화,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주인공인 프레디 머큐리를 보면 처음엔 이성애자였지만 결국 성에 대한 혼란이 찾아와 동성애자가 된 후 에이즈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처럼 동성애자의 감정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인지, 이것도 업으로 봐야 하는지 그렇다면 이런 감정은 억제하지는 못하는 것인지 무척 궁금합니다.

A. 네, 사실 우리 사회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성소수자에 대한 것이 매우 비밀리에 알아도 입 밖에 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난 이삼십 년 동안 특히, 서양에서 성소수자들에 대한 권리, 권한이 사회적으로 공감되고 공유되며 서양에서는 많은 것들이 허용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도 그런 방식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는데 아직도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신 분들은 불편하고 특히 종교하고 결부시키면은 매우 받아들이기 힘든 문화가 됩니다.

 

# 성소수자에 대한 불교의 입장

그러면 불교는 이러한 것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갖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죠?

경전에 성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요 율장에도 나옵니다

그런데 불교도 전통사회에서 큰 문화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가 없거든요

그 성소수자의 생리적 현상을 느끼고 있는 분들은 출가자로서 허용을 안 했습니다

그분들에 대한 인격이나 존엄성 이런 것을 폄하한다거나 열등하게 보지는 않았어요.

단지, 그렇게 생리적인 성향을 가지고 태어났을 뿐이에요

제 기억으로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조계종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특별 법회를 가졌습니다.

그래서 저하고 인연이 있는 어떤 한 분이 저한테 너무나 감사하고 고맙다고 소식이 왔지요.

저는 법회에 참석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요.

그분 말씀이 불교에서 나서서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을 그리고 그분들을 위한 부처님 말씀을 나눈다는 것이 이 시대를 이끌어가고 앞서가는 통찰인 거 같다고 너무 감사하다고 하셨어요

이것이 무얼 뜻할까요?

세상이 변화하고 있는 거예요.

# 불교는 '질문의 종교'

불교는 가장 본질적인 이야기를 질문하고 거기에 대한 응답을 스스로 찾도록 하고 그것을 나누도록 하는 종교에요

그래서 불교는 질문의 종교라고도 합니다.

생명이 어떻게 태어났을까? 붓다가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깊은 깨달음을 얻었어요

생명은 텅 빔에서 원인이 있어서 원인과 함께 맞는 조건들에 의해서 탄생했어요.

이걸 옛날 용어로 홀연히 탄생했다. 홀연히 나타났다. 홀연히 생명이 드러났다.

이렇게 표현을 합니다.

근데 이 탄생할 때, 탄생하는 방법들이 틀립니다.

인간들은 어떻게 탄생했어요?

정자와 난자가 만나면 수정란이 형성이 되고 수정란이 형성이 됐더라도 진짜 8성급 호텔 수준 같은 아주 쾌적한 공간이 마련되지 않으면 그 수정란이 제대로 착상하지 못합니다.

그 8성급 호텔의 쾌적한 환경이 자궁입니다.

요즘 많은 과학자들이 인공 자궁을 만들려고 노력을 하는데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것을 아직도 재현을 못합니다.

수정란이 착상을 할 때는 많은 조건들이 함께 정확하게 맞아 들어야 해요

가장 중요한 것이 호르몬이에요

엄마의 자궁에 가장 작은 수정란이 붙어서 실핏줄과 연결이 안 되면 유산이 되어버립니다

우리가 태어나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기적과 같은 거예요

그러한 조건이 다 맞아서 우리가 태어난 거예요

사람들은

태란습화(胎卵濕化) 중에 태로 출생한 고등동물입니다.

새들은 뭘로 나요? 알로 태어나죠

지렁이나 습생들은 습기가 굉장히 중요하기에 물의 환경 없이는 못 태어납니다.

그다음 화, 화할 화(和) 자입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태어나는 방법인데 눈으로 볼 수 없는 정신세계의 존재들은 화생을 합니다.

엄마, 아빠, 여성, 남성이 만나지 않아도 태어난다

경전 중에 세기경(世記經)이 있어요

천상의 존재들은 “아름답다, 우리 함께 할까? 아이 가질까?” 그러면 아이가 생겨나요.

신기해요? 그게 하늘나라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그러한 것이라 경전에 나와요

인간도 지구별 환경이 괜찮겠다 싶어 여기에 적응을 한 거예요

처음에 왔을 때는 거친 음식은 안 먹고 천상의 음식만 먹었어요

다 경전에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에 살면서 추위에 견뎌야 하고 적응해야 하니 옷도 입고 현재의 인간이 되었다.

물론 과학적인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래서 조건에 따라서 생명은 그때그때 조건을 달리하면서 나오게 됩니다.

금강경에 보면 9생이 나와요

아홉 가지의 탄생 방법이 나와요

사실은 방법들의 문제이지 본질에 있어서는 똑같아요

유전인자가 결합되는 이 상태에서 어떤 분은 여성성이 강한데 남자로 태어났어요

반대로 남성성이 강한데 실제 몸에 여성으로 태어났어요

그래서 거기에 기능상 또 정서상에 혼란이 있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태어났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 삶을 가치있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

생리적인 것은요 의식, 정서로서 조절하고 제어하는 게 매우 어렵습니다.

이것을 업이라 한다면 연결해볼 수는 있어요

내가 여성적인 게 너무 좋아 그래서 그런 게 발현이 되면 그런 쪽으로 갈 수는 있어요

아직 종교 영역이니 과학적으로 가기는 어렵죠

근데 여기서 중요한 메시지 하나는요

그것이 어떻든지 간에 삶을 가치있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깊이 존중하고 협력하면서 사랑과 연민, 자애로 보살펴주는 관계라면 성 정체성이 어떻든지 간에 그렇게 문제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아시죠?

최근에 나오 신작 말미에 보면 자기가 게이라고 고백을 합니다.

이분이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또 앞으로도 계속 명저를 쓰고 연구하고 꾸준히 명상을 하시는데 그것을 잘할 수 있도록 누가 도와주냐

그것을 바로 파트너가 도와준다 합니다.

그 파트너가 모든 행정적인 일을 다 해 준다고 합니다.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계속 강연 의뢰며 여러 접촉을 시도하는데 그 관리를 그분이 다 해주신다 합니다.

유발하라리가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파트너를 보신 어떤 분이 말씀하시길 매우 섬세하고 경쾌하고 빠릿빠릿하시답니다.

그리고 유발 아라리가 경희대에서 강연하셨을 때 파트너가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 꼼꼼하게 챙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런 파트너가 있으니 세계적인 명성가가 되었구나 했답니다.

저는 그런 모습들을 이상하게 보지 않습니다.

전부 연기적 관점을 가지고 보면 완전히 틀린 것도 없고 완전히 맞는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세상은 정답이 없다. 세상은 공짜가 없다.

두 가지 없습니다. 진짜

# 지금 이대로, 있는 그대로

연기 중도적 관점에서 보면.

훨씬 더 명료합니다.

훨씬 더 사실에 입각해 있고요.

우리가 개념으로 스토리 쓰지 않고

정확하게 지금 이대로 있는 그대로 보고 가장 적절하게 유용하게 명료하게 파악하는 연기적 관점에서 보는 것입니다.

초기경전의 가르침이 언제 봐도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신선하고 새롭고 적용하기 명료한 가르침이라고 확신합니다.

아인슈타인도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21세기에는 생명성을 강조하고 깊은 통찰을 주는 가르침이 종교이고 그러한 것이 이끌어갈 것이다. 그럴 때는 꼭 종교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된다.

저도 공감을 하고요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 매 순간 늘 깨어있기를

저는 카이스트를 오가며 택시를 많이 이용하는데요 선지식인 기사님들에게서 많이 배웁니다.

그래서 제가 자꾸 말을 걸어봅니다.

“요즘 잘 계셔요? 요즘 어떠하세요?”이렇게요

엊그제는 서울역까지 거의 다 갔는데 신호대기에 걸렸어요

그런데 운전대를 잡고 잠깐 조시더라고요.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모두 생각해보세요 ‘나 같음 어떻게 했을까?’

저는요 딱 그 순간 이렇게 물었어요

“기사님 아침 일찍 나오셨어오?” ”네“ 번뜩 깨시더라고요

“많이 피곤하시죠?” 제가 조는 걸 알아차렸는지는 모르셨어요

제가 어깨를 주물러드렸어요.

“저 태워주시고 저쪽에 가셔서 쉬시다가 하셨으면 좋겠어요.”

했더니 “어우 감사합니다 스님~”하셨어요.

제 마음속 깊은 곳에서 ‘얼마나 힘들까?’ 하는 깊은 공감이 일어났어요.

그 마음이 몸으로 표현 되고 몸에 손을 대기 때문에 그분이 전혀 거부하지 않고 고마운 마음으로 응대를 했거든요

제가 내리면서 기사님께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리고 너무 열심히 하지 마시고요

쉬시면서도 하시고요"

그랬더니 “스님 감사합니다”하곤 아주 경쾌하게 인사하며 잠에서 깨어났어요.

순간순간 삶의 현장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면하냐가 매우 중요하거든요.

삶의 모든 것들, 살면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 수행의 대상이 된다면그게 바로 제가 늘 얘기하는 지금 여기에 깨어있는 거예요. 저도 다 되는 게 아니에요 실천을 하려고 늘 깨어있죠.

늘 실천하는 삶 되시길 바라며 다음 질문받겠습니다.

 

 

 

 

 

 

 

[출처] 2018.12. 9 미산스님 무차 법회|작성자 자비산림 상도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