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타고라스와 윤회설
김동우-YTN 청주지국장
사람이 죽으면 육체에서 이탈된 영혼이 다른 생명체로 들어가 그 생명체로 환생한다는 윤회설(輪廻說). 믿던 그렇지 않던 불교 국가에선 아주 보편적이다. 이 윤회설의 원산지는 고대 인도다.
이 윤회설을 철썩 같이 믿은 서양인, 고대 그리스 철학자이며 수학자가 있다. '직각삼각형의 직각을 포함하는 두 변 위의 정사각형의 넓이의 합은 빗변 위의 정사각형의 넓이와 같다'는 '피타고라스의 정리'의 주인공 피타고라스. 윤회와 관련된 일화가 전해진다.
피타고라스는 개를 마구 패고 있는 사람을 보자 곧장 달려가 말했다. "그만 때리시오. 개 신음소리를 들어보니 지난 생에서 내 친구였던 아비데스의 영혼이 울고 있소." 그의 죽은 친구가 환생한 생명체가 바로 맞고 있는 개였다. 피타고라스는 자신의 전생이 트로이 전쟁의 영웅에우포르보스라고 떠들고 다니기도 했다. 그래서 그 영웅처럼 리라를 켜며 호메로스의 시를 자주 암송했다고 한다.
특히 그는 자신이 설립한 인류 최초의 철학공동체에서 영혼의 윤회를 가르쳤다. 그는 영혼이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불멸하는 실체이며, 몸이 소멸할 때마다 혼은 다른 동물의 몸속으로 들어간다고 믿었다. 만물은 돌고 도는 것처럼 영혼도 이 몸에서 저 몸으로 돌고 돈다고 것이다. 그가 모든 생명체를 친구처럼 대하라고 후학들에게 가르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윤회에 근거해 다른 생명체가 자신의 전생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윤회설을 반영하듯 철학공동체에선 육식을 금하고 채식을 강조했다. 개나 돼지를 먹으면 자신의 영혼을 먹을 수 도 있으며 남의 영혼을 먹을 경우 사후 응보를 받기 때문이다. 심지어 양 등 동물의 털을 절대 깍지도 않았으며 동물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지도 않았다. 역시 자신이나 부모의 피부를 벗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피타고라스는 육체에서 이탈된 영혼이 사후 세계 대신 곧장 다른 생명체로 들어간다고 믿었다. 반면 우리는 영혼이 '명부(冥府)'라 하는 사후 세계에 가서 10명의 대왕에게 생전의 죄를 심판받는다고 생각한다. 사후 세계는 천도(天道) 인간(人道) 축생(畜生道) 아수라(阿修羅道) 아귀(餓鬼道) 지옥(地獄道) 등 여섯 세상으로 되어 있다.
명부의 마지막 오도전륜(五道轉輪)대왕은 영혼이 이 여섯 세상 중 어느 곳으로 갈 것인지를 최종 심판한다. 영혼은 이 여섯 세상에 번갈아 태어나고 죽기를 거듭하는데, 이를 육도윤회(六道輪廻)라 한다. 허나 육도 어느 곳에도 가진 못한 채 구천(九天)을 맴도는 영혼들이 많다.
피타고라스도 떠도는 영혼이 있다고 믿었다. 그에 따르면 그 영혼은 육체를 바꾸어가며 방황한다는 것이다. 이런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방법이 없을까. 우리는 49재 등 천도재(薦度齋)를 지낸다. 망자(亡者)가 되기 전에 조사(弔死)와 함께 명복을 빈다. 피타고라스는 어떻게 했을까. 철학자답게 형이상학적였다.
우선 그는 죽기 전에 미리 자신의 영혼을 구제받아야한다고 역설했다. 영혼이 윤회의 쇠사슬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정화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이 정화는 영혼이 우주의 질서에 동화되었을 때 가능하기 때문에 우주질서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한다. 그래서 철학을 강조했고 그 중에서도 우주질서를 빚어내는 것이 수적구조이기 때문에 그 원리를 공부해야한다고 믿었다.
수의 원리를 제대로 알면 죽어도 보다 나은 사람으로의 환생이 가능하다고 가르쳤다. 그가 평생 발견하고 연구한 모든 수학적 원리는 자신의 사후의 삶을 편안하게 하기 위함 이었는지도 모른다. 피타고라스는 우리와 달리 망자의 죄 값을 어떻게 심판할 것인지에 대해선 불분명한 대신 자신의 노력, 수적 원리탐구에 열중하면 죄 값을 덜 치를 수 있다고 했다. 그럼 수학 공부 잘하면 사후 삶이 편안하다는 얘긴가. 수학자들은 죽으면 六道 가운데 天道와 人道에 갈 확률이 높다.
[출처] 김동우 피타고라스와 윤회설|작성자 임기영불교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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