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는 말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신심명>의 대의는 우리가 모든 상대적인 양변의 차별견해를 모두 버리면 원융무애한 세계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부사의해탈경계(不思議解脫境界), 또는 진여법계(眞如法界), 무장애법계(無障碍法界)라 하기도 합니다. 이것을 선종에서는 '마음' 또는 '자성(自性)'이라 합니다.
하지만 '마음', '자성'이라 하는 것도 할 수 없어서 그렇게 표현한 것으로서 그것도 다 거짓말이며, 깨치면 결국 이런 말이 다 소용없다는 것입니다.
물을 마셔 보아야 물이 차고 더운지를 스스로 아는 것처럼 진여법계, 둘 아닌 세계, 무장애 법계, 부사의 해탈경계라 하지만, 깨치고 보면 이러한 표현들이 도저히 적용되질 않읍니다. 그러나 이대로가 견성이고 선종의 구경인줄 알면 큰일 납니다.
삼조 승찬대사가 <신심명>을 지은 것도 중생을 위하여 할 수 없어서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나중에 참으로 스스로 자성을 깨치고 보면 이것도 아이들 말장난인 줄 알게 됩니다.
그렇지만 높은 데 올라 가려면 사다리 안딛고 올라갈 수 있겠읍니까? 부처님고 모든 조사님들의 말씀도 그 사다리와 같은 것입니다. 사다리를 딛고 실제로 높은 꼭대기에 올라가면 사다리 그것 또한 버려야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심명> 이라는 이 언어문자에 집착하지 말고 이것이 참 진리라는 생각도 하지 말며 오직 화두를 부지런히 해서 자성을 바로 깨치면 <신심명> 전체가 거짓말이며, 부처도 한푼어치도 못된다는 것을 바로 알아야 합니다.
그때가서 참으로 삼조 승찬대사가 <신심명>을 지은 깊은 뜻을 알 수 있고, 불법을 바로 알아서 부처님의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는 것입니다.
둘 아닌 세계(不二世界)인 무애자재한 세계를 말씀해 놓은 이 <신심명>도 모를 때는 금덩이처럼 소중하지만 깨치고 보면 거름처럼 더러운 것입니다. 글자만 따라가서는 영영 죽고 말지니 여기 모인 대중들은 화두를 부지런히 하여 하루 빨리 견성성불 합시다. [終]
성불 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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