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심, 출리심, 공성
티벳 불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 과거의 수많은 티벳 논서와 수행지침서에서 항상 강조하는 세 가지가 있다. 과거의 티벳 스승들부터 현재의 티뱃 스승들까지 법상에 올라가면 항상 강조하는 세 가지가 있다. 그것은 보리심, 출리심, 공성이다.
보리심은 모든 존재들에 대한 자애와 연민심을 갖는 것이다. 모든 존재들을 사랑하는 마음, 불쌍한 존재들에 대한 연민심, 남을 먼저 배려하는 이타심, 어떤 생명체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고 해치지 않고 해코지 하지 않는 마음, 이해와 용서와 포용, 한 없이 넓은 마음이다.
출리심은 세속적 욕망에서 벗어나려는 마음이다. 도를 깨닫겠다는 마음이다. 번뇌의 감옥에 벗어나 출세간의 길을 가겠다는 마음이다. 삶과 존재의 근원을 파헤쳐보겠다는 마음이다. '당신은 왜 삽니까?'라는 질문에 해답을 구하려는 마음이다.
공성은 깨달음의 마음이다. 진리를 보는 눈으로 세상을 보는 마음이다. 반야지혜로 세상을 보는 마음이다. 존재라는 것이 실체가 없음을 보는 마음이다. 세속적 가치 기준이 다 무너지고. 대상에 대한 의미 부여가 일어나지 않고, 어떤 것에도 흥미를 잃고 마음은 텅 빈 고요와 평온에 머문다.
이 세 가지는 함께 간다. 보리심이 있는 자가 출리심이 있고, 출리심이 있는 자가 깨달음을 얻는다. 생각해보라.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자는 욕망이 가득한 자인데 보리심이 일어날 리가 없다. 보리심이 없는데 욕망에서 벗어나려는 출리심이 일어날 리가 없다. 출리심이 없는데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을 할 리가 없다. 그러므로 이 셋은 함께 간다.
보리심도 없는 이기적인 자들이 출가하면 승가의 인심이 야박해진다. 욕망에서 벗어나려는 출리심도 없는 자들이 출가하면 승가는 주지 자리 차지하기 위한 아귀다툼으로 위험해진다. 권력을 추구하는 자들이 주지 임명권을 쥐려고 모사를 꾸미고 조직을 관리하느라 적과 아군으로 나누고 승가의 분열시키고 병들게 한다. 도를 깨닫으려고 출가한 것이 아니고 주지 한 자리 얻으려고 출가한 자들이 하는 행위는 불보듯 뻔하다. 객승이 오면 따뜻한 잠자리와 한두끼 식사와 얼마 되지 않지만 정이 있는 객비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고 방이 없다고 절에서 쫓아내는 비정한 승가가 구축되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 스님들은 보리심, 출리심, 깨달음을 얻기 위해 출가한다. 대부분 스님들은 굴뚝 신심과 순수한 열정으로 청정범행을 완성하기 위해 출가한다. 세상을 향한 자애와 연민심으로 출가한다. 깨달음에 대한 열정으로 선방과 개인 토굴에서 수행에 매진한다. 대부분의 스님들은 공부가 무르익어 최소한 마음이 '현상에 대한 평온의 지혜'에 도달하면 세상에 나와 부처님의 가르침에 자신의 경험을 더하여 사람들을 깨우침으로 인도한다. 이것이 승가가 존재하는 유일한 목적이다.
재가 신도들도 진정 부처님의 제자라고 생각한다면 이 세 가지 요소를 갖추기를 권한다. 타인에 대한 보리심을 갖추고 욕망에서 벗어나려는 출리심을 갖추고,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명상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출가자라도 이 세 가지 요소가 없다면 가짜 부처님 제자이고, 재가자라도 이 세 가지 요소가 있다면 진짜 부처님 제자이다. 보리심, 출리심, 공성! 그래서 이 세 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는 티벳 불교가 건강한 것이다. 한국 불교는 과연 이 세 가지를 갖추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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