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외딴 숲 속이나 어느 망망대해 무인도에 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면, 인간이 모인 곳에서 인간으로 산다는 건, 관념으로서의 생을 사는 것이다. 자유, 인권, 생명의 존엄성. 역사. 명분. 신용. 사랑. 우정. 성공. 실패. 계급. 직업. 신분. 국가. 민족. 이름. 모든 것은 관념이다. 관념은 아침이슬처럼 덧없으면서도, 콘크리트처럼 견고하다. 이른바 '관념'의 대상성을 알아차리는 참선조차도, 그 본질을 떠받치는 모든 부속 재료들이 이미 관념에 빚지고 있다. 인간세상에서 인간의 삶은 관념의 삶이다. 관념들을 헤엄치는 것이고, 생각들을 살아가는 것이다. 도반스님이 종종 이야기했다. "스님, 상相을 세우고 있군요!" 나는 답한다. "삶이 이미 상相인걸요."
[출처] 인간으로 산다는 건|작성자 인생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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