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재앙, 그 원인과 실상 / 반기성
특집 | 환경재앙,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82호] 2020년 06월 01일 (월) 반기성 wxbahn@yonsei.ac.kr |
2020년쯤 지구는 매우 결정적인 고비를 맞을 것이다.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삶의 질은 `제로’ 상태로 추락할 것이다. 환경오염이 심각해져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맞을 것이며, 세계 인구는 1900년보다도 줄어들 것이다. 2040~2050년쯤에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문명 생활은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 47년 전에 미국의 MIT가 지속가능한 지구 모델을 나타내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관련 데이터를 컴퓨터에 넣고 이 프로그램을 돌려보았다. 그랬더니 당시로써는 너무나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인류의 문명 생활은 2040년쯤 종말을 맞는다는 것이다. 컴퓨터는 환경오염으로 삶의 질이 악화하고 자연자원이 감소하는 첫 번째 이정표가 시작되는 해로 2020년을 꼽았다. 그때부터 대규모 사망 사태가 벌어지는 등 삶의 질이 극적으로 저하된다는 것이다.
자, 현실로 돌아오자. 지금 우리는 어떤 세계에 살고 있을까? 2019년 북반구를 휩쓴 장기간의 가뭄과 폭염은 기록적이었다. 빙하가 역대로 많이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며 기록적인 슈퍼태풍과 홍수의 내습이 있었다, 북극권과 아마존의 대형 산불은 이상기후가 가져온 최악의 환경파괴였다. 2020년 해가 밝기도 전에 호주를 덮친 최악의 대형 산불도 폭염과 가뭄이 가져온 재앙이었다. 여기에 동아프리카와 중동, 인도, 파키스탄을 덮친 최악의 사막 메뚜기도 기후변화와 환경파괴가 만들어낸 재앙이었다. 2019년부터 2020년 초까지 일어난 이상기후와 재앙은 전초전이었는지 모른다. 환경파괴와 기후변화로 인한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마비시키며 인류의 생존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이 화두가 되었다.
폭염이나 대형 산불, 전염병, 그리고 슈퍼허리케인 등 자연재난은 환경재앙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현재와 같은 ‘전례 없는 인간의 고통’은 온실가스 배출 및 기후변화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요인들을 만드는 인간 활동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는 비극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2019년 11월 5일, 전 세계 153개국 과학자 1만1천 명이 기후변화 대처 비상선언을 했다. 위 내용은 그중 일부이다. “집은 무기로, 도로는 죽음을 부르는 덫으로, 공기는 독약으로 바뀔 것이다.” 2050년이면 지구는 인류가 거주 불가능해진다는 책을 쓴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의 묵시록적인 경고까지 나왔다. 이제는 우리의 소소한 일상을 일상으로 지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환경재앙을 가져오는 가장 큰 원인인 기후변화가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나의 일, 우리의 일이 되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기후변화란 무엇일까? 기후변화를 가져오는 가장 자연적인 원인으로는 태양 복사량의 변화, 지구 궤도의 변화나 태양 흑점의 수, 지각운동이나 화산 분출 등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류가 엄청나게 만들어내는 이산화탄소의 영향이 절대적이라고 기후학자들은 보고 있다.
환경재앙의 첫 번째는 폭염
“인류가 멸망하지 않으려면, 200년 안에 지구를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2018년 타계한 스티븐 호킹 박사의 말이다. 그는 “지구온난화가 돌이킬 수 없는 ‘티핑 포인트(99℃에서는 잔잔하다가 1℃를 더하면 물이 끓어오르는 것처럼 극적인 변화의 때)’에 도달하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티핑 포인트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급격한 기온상승이다.
필자가 강의할 때 지구 평균기온이 1℃만 상승해도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다고 하면 수강생들은 웃는다. ‘겨우 1℃ 상승 가지고’라는 의미일 것이다. 지구 역사에서 1℃의 전 지구 평균기온 변화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
1815년 탐보라 화산이 폭발하면서 성층권까지 화산재가 치올려졌다. 화산재는 3년 동안 북반구 상공에 머물면서 태양빛 차단 효과인 우산효과를 가져왔다. 지구의 기온이 떨어지면서 북반구는 3년 동안 엄청난 재해를 입었다. 여름이 없는 북반구가 나타났는데, 여름에도 뉴욕에 눈이 내리고 추웠다. 식량 생산이 줄어들면서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각국에는 폭동이 잇따랐다. 세계 최초의 금융공황이 발생했다. 발진티푸스 등 전염병이 창궐했다. 평균기온이 겨우 1℃ 떨어졌는데 전 지구가 극심한 몸살을 앓은 것이다. 그런데 기후학자들이 티핑 포인트로 보는 기온상승은 2℃이다.
지금 지구는 예상보다 더 빨리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 등의 2018년 연구에서 “지구 평균기온이 2℃ 상승을 넘어서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이더라도 인류가 ‘온실 지구’를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술 더 뜬 논문도 나왔다. 2018년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등은 “2022년까지는 비정상적으로 더운 해가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럼 그 이후에는 시원해지느냐고 묻지 않는 것이 좋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상상하기 어려운 폭염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필자가 상상하기 힘든 폭염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어느 정도인가 궁금할 것이다. 뉴욕주립대의 나심 탈레브 교수는 블랙스완(Black Swan)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기후변화를 설명한다. 블랙스완은 검은 백조이다. 백조는 흰색으로 검은 백조는 없다. 그런데 단 한 번 18세기에 검은 백조가 나타난 적이 있다.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탈레브 교수는 블랙스완이라는 용어를 기후변화에 사용했다. 확률은 매우 낮지만 기후변화가 블랙스완 같은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인류가 경험해보지도, 보지도 못했던 최악의 기상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말이다. 2018년에 16명의 기후과학자가 발표한 ‘인류세 시대의 지구 시스템 궤도’에 의하면 2031~2080년 폭염 초과 사망률이 지역별로 최고 20배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미국 MIT 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중국 베이징은 2070년이면 사람이 견딜 수 없는 기온이 된다.”는 충격적인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폭염에 대응하지 못하면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15억 명 이상이 사는 남아시아 지역에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의 무더위가 발생할 것이다.” 2019년 미국 메리마운트대학의 제러미 팔 교수의 연구 내용이다.
우리나라는 안전지대일까? 2018년 여름은 강렬한 태양빛이 대한민국을 삼켰다. 114년 만에 더위에 관한 모든 기상관측 기록을 뛰어넘었다. 최고기온이 열대기후로 간다는 41℃를 6곳이나 기록했다. 폭염 일수와 열대야 발생일수도 최장기간이었다. 온열질환으로 4000여 명이 쓰러졌다. 기상청의 ‘우리나라 기후변화’ 통계에 의하면 최근 30년간 기온은 20세기 초(1912~1941)보다 1.4℃ 상승하였다. 전 지구 평균보다 2배 정도 높은 정말로 엄청난 기온상승 속도이다. 권원태 기후변화학회 명예회장은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앞으로 초 · 늦여름인 5월이나 9월에도 40℃를 넘는 ‘폭염 폭탄’이 빈번히 한반도를 강타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기상청과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한반도 폭염은 점점 강해질 것으로 본다. 2050년에는 폭염 일수가 최대 50일, 폭염 연속 일수가 무려 20.3일 이상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이젠 우리나라도 사람이 살기 어려운 정말 경험해보지 못한 폭염이 예상된다는 말이다.
식량감산과 기근은 환경붕괴가 원인
“계속되는 기후변화는 더 많은 갈등과 배고픔을 야기할 것이다.” 세계식량농업기구 사무총장인 호세 그라지아노 다 실바의 말이다. 그는 2018년 11월 노벨평화상 포럼에서 기후위기 해결 방안을 주제로 한 패널 토론에서 “세계 인구가 증가하는데 충분한 생산을 할 수 없을 것이며, 가뭄 지역만 아니라 관개된 지역에서도 식량 생산이 감소할 것이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경지 개간과 과다한 비료 생산 등은 오히려 식량 생산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2019년에 발표된 〈2018년 세계식량농업기구 보고서〉에서는 2015년부터 3년 동안 갈등과 기후변화의 영향에 의해 전 세계적인 굶주림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가 가져온 기근을 극복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양의 땅을 차지하려 하고, 또 더 많은 양의 수자원을 사용하려다 보니 더 많은 갈등이 발생하고, 결국 식량 불안을 더욱 조장하는 악순환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더 높은 기온과 변덕스러운 날씨 패턴은 토양, 숲 그리고 해양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 파괴된 환경은 재앙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2005년 이후 기아에 허덕이던 나라 중 거의 40%가 같은 기간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해 식량 생산도 줄어들지만 생산된 식량의 영양가도 떨어지고 있다. 현재 지구의 이산화탄소 수준이면 밀은 아연이나 비타민A와 같은 단백질과 미네랄이 적어지면서 영양이 감소하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세계식량농업기구의 추산에 따르면 옥수수 가격은 3분의 1 인상되고 밀은 2배로 오를 것이다.
그럼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 생산은 얼마만큼 줄어들까? “지구온난화로 인한 곡물 피해가 연 48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2018년에 일본 국립연구소인 ‘농업 · 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의 연구에서 발표된 내용이다.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기후변화로 옥수수, 밀 등 주요 곡물의 전 세계 피해액이 연간 48조 원 규모라는 것이다. 연구 내용을 보면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과거 30년간 옥수수, 밀 콩 등의 단위면적당 평균 생산량이 줄어들었다. 줄어든 식량 생산을 돈으로 환산하면 전 세계 피해액이 연평균 약 48조 원이나 된다.” 동 연구소는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 동안의 옥수수, 밀, 콩, 쌀의 생산량을 지구온난화가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의 생산량과 비교했다. 그랬더니 단위면적당 옥수수는 4.1%, 밀은 1.8%, 콩은 4~5%가량 생산량이 감소하더라는 것이다. 곡물별로는 옥수수의 피해가 가장 컸는데 연평균 약 25조 2천억 원이나 되었다.
기후변화로 식량 생산이 줄어들면 가난한 나라나 가난한 사람들이 직접적인 건강에 영향을 받게 된다. “기후변화로 2050년 최대 53만 명이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2019년 1월에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실린 영국의 앤드루 헤인스 박사의 주장이다.11) 그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인간 건강에 치명적이며 2050년에는 연간 53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부족만으로 2050년에는 성인 52만9천 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수치는 5년 전 헤인스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던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보다 더 심각하다. 5년 전 보고서에서 헤인스 교수는 2030년에서 2050년 동안 매년 25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헤인스 교수는 이에 대해 “5년 전보다 기후가 더 극심하게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2030년경에는 “기후변화로 1억 명의 사람들이 극도의 기근 상태에 직면할 수 있다. 기근은 사람들이 건강을 더 나쁘게 만들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학자들이 주장하는 것보다 식량이 부족하게 되면 더 많은 사망자와 분쟁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세계 역사를 보면 반란이나 민중 폭동은 식량부족과 연관되어 발생했다. 19세기 말 계속되는 엘니뇨 등의 기후변화로 1억 2천만 명이 식량 부족으로 굶어 죽었다. 최근 발생한 재스민 혁명이나 시리아 난민 사태 등도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이 불러온 비극이었다. 지금도 식량 부족으로 많은 아프리카인들이 굶어 죽어가는데 미래의 기후변화가 불러올 대기근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될까?
환경파괴로부터 오는 감염병
세계적 명화 중에 피테르 브뢰헬의 〈죽음의 승리〉가 있다. 보면 볼수록 아포칼립틱한(종말론적인) 장면에 전율한다. 낫자루를 든 해골들은 한꺼번에 모두, 아니면 하나하나씩 사람들의 목을 베어 넘긴다. 언덕 뒤로 지옥불이 불타고 있고 초목들은 다 시들었다. 인류는 아무런 구원도 없이 무기력하게 죽어간다. 14세기 유럽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흑사병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을 보면서 지금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연상되는 것은 왜일까?
“최근 2주 사이 중국 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13배 늘어났고, 피해국도 3배 늘었다.” 3월 11일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팬더믹을 선언하면서 한 말이다. 약 1백만 명의 사망자를 가져온 1968년 홍콩독감, 1만3천 명이 죽었던 2009년의 신종플루가 지금까지 팬더믹으로 선언되었다. 역사상 세 번째의 팬더믹이 또다시 세계를 공포에 빠뜨리고 있다.
독감의 위력은 엄청나다. 1918년 3월 스페인독감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무려 5천만 명이 죽었다. 1957년 아시아독감으로 전 세계에서 4백만 명이 사망했다. 1968년 홍콩독감은 1백만 명의 희생자를 가져왔고, 1977년 러시아독감으로 40만 명이 죽었다. 1997년 홍콩에서 발생했던 조류독감(AI)은 새만 아니라 사람도 죽으면서 문제가 되었다. 2010년 겨울 발생한 신종플루(H1N1)로 1만8천 명이 죽으면서 세계인을 공포에 빠트렸다.
이 중 세 번의 팬더믹을 가져온 독감 바이러스가 코로나바이러스이다. 그렇다면 코로나바이러스는 무엇일까? 코로나바이러스는 유전체가 DNA가 아닌 외피 표면에 돌기가 나 있는 가장 큰 RNA바이러스이다. RNA바이러스는 DNA바이러스보다 변종이 발생할 확률이 1천 배 이상 높다. 따라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계속 변종으로 발생해 영향을 주는 것이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 모두 독감을 가지고 오는 코로나바이러스이다. 2015년 우리나라 국민을 정신적 공황에 빠트렸던 코로나바이러스가 메르스(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이다. 똑같은 코로나바이러스임에도 전혀 다른 기후 조건에서 발생했다. 사스나 신종플루는 건조하고 추운 계절에 유행했다. 그러나 메르스는 뜨거운 중동지역에서, 코로나19는 올겨울 기온이 높고 비가 많이 내렸던 우한에서 발생했다. 싱가포르나 이란 등 기온이 높은 나라에서 창궐하는 이유다. 기후변화가 변종 바이러스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여기에다가 인류가 자행하는 환경파괴가 가세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에는 더 강력한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에 지금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19는 박쥐에서 인간으로 옮겨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르스나 사스도 다 박쥐가 매개체 역할을 했다. 질병이란 생태계 안에서 숙주, 매개체, 병원체가 상호작용을 한다. 그런데 기온상승이나 강수량의 증가 등은 질병 매개체의 생존 기간, 바이러스의 발달, 숙주의 분포와 개체 수에 영향을 준다. 매개체가 살아가는 서식지에 영향을 미치면서 전염병의 전파 시기 및 강도가 바뀌게 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와 함께 환경파괴도 큰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주범인 박쥐의 경우 벌목이나 산불 등 생태계의 파괴가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기온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이 모기에 의한 바이러스이다. 기온이 높아지면 서식지 면적이 넓어지며 고산지역까지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들이 토착화된다. 미국 플로리다대학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한 모기 서식지의 확산으로 지카 바이러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황열, 뎅기열, 말라리아 등 모기 감염병 등에 의해 2050년까지 대략 5억 명의 사람들이 추가로 모기 바이러스 질병에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가져온 전염병이 흑사병이다. 그런데 흑사병은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발생하는 전염병이다. 순천향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흑사병은 설치류 개체 수와 강우 형태와 상관성이 높다고 한다. 또 강수량이 증가해 습기가 많아지면 흑사병이 창궐할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학술지 《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린 중국과 노르웨이 과학자들의 논문에 나온다.
일상생활의 전염병도 기후변화와 연관이 있다. 환경부 보고서에 의하면 기온이 1℃ 상승할 때 전염병은 2~10%까지 증가한다고 한다. 살인 진드기로 알려진 신증후군출혈열은 10%, 렙토스피라증 10%, 쓰쓰가무시병은 8%, 말라리아는 2% 증가한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세균성이질이나 노로바이러스, 콜레라 등도 기후변화에 증가하는 감염병으로 보고 있다.
슈퍼허리케인, 대형 지진과 화산폭발, 홍수와 심각한 가뭄, 폭염과 대형 산불 등의 재난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중동, 남서아시아를 강타한 메뚜기 재앙이나 코로나19도 작년 말부터 이어진 이 지역의 이례적인 호우와 고온현상이 원인으로 밝혀지고 있다. 의학자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변종 바이러스가 기후변화와 환경파괴로 더 자주 더 강력하게 발생할 것으로 본다. 머지않아 네 번째나 다섯 번째의 강력한 팬더믹이 올 것으로 보는 이유다.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고 환경은 파괴되고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죽어갑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한 환경단체의 모금방송 구호이다. 그런데 빙하가 녹으면 북극곰만 죽을까? 아니다. 빙하가 녹아내리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첫째, 지구 기온이 높아진다. 빙하가 녹으면 태양빛 반사효과가 적어져 지구 기온이 상승한다. 둘째, 해류의 흐름을 변화시켜 소빙하기가 올 수도 있다. 셋째, 히말라야에 쌓여 있는 만년설이나 빙하가 기온상승으로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물 분쟁(중국, 동남아국가, 인도와 파키스탄)이 발생할 것이다. 넷째, 바닷물의 높이가 올라가는 해수면 상승이 발생하면서 저지대 국가가 물에 잠긴다. 다섯째로 북극지방에 묻혀 있던 메탄이 공기 중으로 튀어나와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킨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생기는 대기 온도의 상승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닷물 온도의 상승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2019년 전 세계 해수 온도가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 1월호 과학저널 《대기과학의 발전》에 실린 미국 학자들의 논문에 나온 내용이다. 이들은 해수 온도가 높아질수록 홍수와 가뭄, 산불이 자주 발생하며 해수면 상승과도 직결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해수 온도 상승률은 심각할 정도다. 2019년에 해양수산부는 급격한 해수 온도 상승으로 동해까지 아열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렇게 해수 온도가 상승하게 되면 해양생태계가 파괴된다. 2019년 3월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이즐라 비스타의 환경공학대학원 크리스토퍼 프리 박사 연구팀은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어획량이 줄어들고 있는데 놀랍게도 가장 크게 어획량이 감소한 해역은 대한민국의 동해였다고 한다. 전체 어획량이 무려 35%나 감소했다는 것이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발생하는 것 중 하나가 바다의 산성화이다. 바다의 산성화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증가 때문에 발생한다. 바다는 이산화탄소의 3분의 1을 흡수하는데 최근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바다가 흡수 용량 이상으로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바닷물의 산성도가 갈수록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기후학자인 캐럴 털리(Carol Turley) 박사는 “만일 이런 속도로 바다 산성화가 이뤄진다면 21세기 말에는 산성도가 120%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인한 바다의 산성화는 해양환경에는 재앙이 된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단백질 43%를 공급하는 바다 식량이 사라지는 결과로 나타난다.
기후변화는 바닷물 온도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해수면 상승도 부른다. 미국 국립과학원(NAS)은 빙하가 녹는 것과 수온이 높아지면서 바닷물의 부피가 커지는 열팽창 현상 때문으로 해수면 상승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18년 8월 해수면이 매년 3.1mm씩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지난 25년 동안 상승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매년 0.1mm 정도 가속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 럿거스대(Rutgers Univ) 연구팀은 2100년이 되면 지금보다 최대 181㎝ 이상 해수면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것은 유엔 정부간기후패널(IPCC)의 82cm보다 거의 두 배 이상 빠른 해수면 상승이다.
해수면 상승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당하는 나라들은 저지대 국가나 남태평양 섬나라들이다.기후 전문가들은 남태평양 도서국가 중 투발루와 키리바시는 30~60년 안에 사라질 것으로 본다. 이들 국가에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생존의 문제가 된 것이다. 섬나라는 아니지만 해수면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나라가 방글라데시이다. 2050년이면 전 국토의 17%가 침수돼 무려 2천만 명이 기후난민이 될 전망이다, 이들 나라는 땅이 바닷물에 잠기는 직접적인 피해 이전에 간접적인 피해를 먼저 입는다. 우선 해수면 상승으로 파도가 높아지고 해일이 강해진다. 쓰나미나 폭풍해일이나 태풍, 홍수에 무척 취약해진다. 두 번째로 마실 물이 사라진다. 지하수에 바닷물이 섞이면서 짠물이 되기 때문이다. 염분으로 농작물도 죽어가면서 섬이나 해안지대는 죽음의 땅이 되고 있다. 이게 다른 나라만의 일일까?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평균보다 해수면 상승 속도가 2~3배에 이를 정도로 빠르다. 기상청은 세기말이면 우리나라의 남해와 서해의 큰 도시 중 상당 부분이 바닷물에 잠길 것으로 전망한다.
대형산불은 최악의 환경재앙이다
지구환경을 가장 크게 파괴하는 현상은 무엇일까? 바로 대형 산불이다. 그런데 대형 산불의 가장 큰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의 상승이다. 기온상승으로 눈이 더 일찍 녹게 되고 땅과 수목이 더 일찍 마르게 되면서 산불 발생 시기도 빨라지고 있다. 기온상승이 악순환을 일으켜 연쇄반응으로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 연구진은 2018년에 “건조한 가뭄 지역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4배가량 더 빨리 상승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 진행속도가 훨씬 빠르다. 가뭄과 고온이 동시에 겹치면서 대형 산불과 농업 인프라 붕괴 등 극단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9년 6월부터 시작된 북극권 지역의 산불은 석 달 이상 지속되었다. 세계기상기구(WMO) 관측 결과, 6월부터 7월 중순까지 모두 100여 건의 강력한 산불이 발생했다. 이 숫자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집계된 같은 기간의 북극권 산불 발생 건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세계기상기구는 북극권 대형 산불이 내뿜은 이산화탄소량이 6월에 50Mt(메가톤), 7월에 79Mt, 8월 상순에만 25Mt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 정도의 양은 2017년 벨기에 전체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량의 1.5배나 된다.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이산화탄소가 방출된 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세계기상기구는 밝혔다. 왜 이렇게 북극권에 대형 산불이 일어난 것일까? 세계기상기구는 북극 일대 산불은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이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6월에 북극이 역사상 가장 무더운 기온을 기록하면서 산불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되었다는 것이다. 북극 대형 산불은 발생하면서 화상으로 인한 인명피해 외에도 대기오염 피해가 매우 크다. 미세먼지와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비메탄 유기화합물 등 유독가스가 대기 중에 배출된다. 특히 나무가 타면서 발생하는 입자와 가스는 먼 지역까지 이동해 공기 질에 영향을 미친다.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지역에서 2019년에 발생한 대형 산불도 심각했다. 인도네시아 산불 발생 지역 면적은 32만 8700헥타르나 된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산불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쉽지 않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의 산불 원인은 두 가지이다. 자연발화와 사람들에 의한 방화다. 먼저 원주민들은 장맛비가 오기 전에 경작지를 확보하고자 불을 지른다. 올해만 해도 군경 당국은 원주민 250명을 체포했다. 또 대규모 야자유 팜 농장을 만들기 위한 기업들도 있다. 전 세계 야자유 소비량은 연간 50억 톤인데, 이 중 85%를 인도네시아가 생산한다. 열대우림을 개발해 플랜테이션을 만들면 돈을 엄청나게 벌 수 있다. 따라서 나쁜 기업이 산불을 조장하고 부정직한 공무원이 방관하면서 한반도 넓이의 지역에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아마존 유역은 지구 열대우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4개국에 걸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우림으로 지구 산소의 20% 이상을 생산하기에 ‘세계의 폐’라고 불린다. 매년 수백만 톤의 탄소 배출을 흡수하여 지구온난화를 조절해 준다. 또 지구상 동식물 중 10% 이상이 서식하는 생명의 보고이기도 하다. 그런 아마존의 열대우림이 2019년에 사상 최대 면적이 불타 버렸다. 아마존 산불 역시 세계의 악덕 기업들과 브라질 대통령의 합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의 환경 전문가들은 브라질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정책이 아마존 산불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한다. “나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세계 기후위기 속에서 주요 산소와 생물의 다양성에 더 큰 피해를 입힐 수는 없습니다.”라고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말한다. 그러나 피해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피해보다 미래의 지구환경에 미치는 피해가 훨씬 더 크다.
2020년 벽두에 또다시 대형 산불이 지구촌을 덮쳤다. 호주의 대형 산불이다. 무려 10억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이 죽어갔고 엄청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산화탄소를 저감해주고 산소를 만들어주는 숲이 사라지면 인류의 삶은 암담해진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더 강한 산불이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인류의 탐욕까지 곁들이면 지구 종말은 더욱 앞당겨질 것이다.
환경오염은 탐욕의 부메랑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사진이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공개한 북태평양 하와이 인근에 위치한 미국령 미드웨이섬에서 촬영한 대형 조류 앨버트로스 사진이다. 놀랍게도 죽은 앨버트로스의 몸통 부근엔 일회용 라이터, 병뚜껑 등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득했다. 이 사진은 미국의 사진작가이자 영화제작자인 크리스 조던이 찍었다. 조던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기가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는 자연에 아무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앨버트로스의 몸속에서 나온 쓰레기가 내가 버린 것일 수도 있고 또 나한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해산물을 먹는 사람은 매년 1만1천 개의 미세플라스틱 조각을 삼키고 있다.” 벨기에 겐트대학의 연구진이 내놓은 충격적인 발표다. 정말 해산물에서 그렇게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나올까? 우리나라에서도 조개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 2017년 11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경남 진해만 주변 해안에 서식하는 바지락 100g에서 34개, 담치에서는 12개의 미세플라스틱을 검출했다. 연구진은 국내산 조개류 섭취를 통해 인체에 쌓이는 미세플라스틱 양이 매년 210여 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된 것은 우리 바다와 연안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전국 20개 연안의 바닷물 1리터에서 평균 6.67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2017년에 전국 18개 해안의 바닷물 1리터에서 확인한 미세플라스틱은 평균 11.8개였다.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수준이 하와이의 2배, 브라질, 칠레, 싱가포르보다 100배 이상이나 심각하다. 그러니 해산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매년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 950만 톤 중에서 미세플라스틱이 15~31%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주장이다. 이들은 지난 50년간 전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도 늘어나면서 미세플라스틱 양도 많아졌다고 밝혔다. “매년 최소 8백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는데,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2050년에는 바다에 사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내놓은 보고서의 내용이다.
인류는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바다의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바다는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산소의 70%를 생산하며, 인류의 식량자원 공급에 크게 기여한다. 그럼에도 인류는 물고기의 남획과 바다 오염 등 해양생태계를 위협하는 행위를 저지른다. 가장 심각한 것이 물고기의 남획이다. 이런 속도로 남획하면 2048년에 어류 자원의 90% 이상이 고갈될 것으로 예측한 연구도 있다. 심각한 바다의 오염도 큰 문제이다. 바다의 오염은 산소의 발생원인 플랑크톤의 개체 수를 줄이고 물고기를 병들게 해, 물고기를 먹는 인류의 건강 문제도 생긴다.
해양 오염 중 각종 산업으로 흘러나오는 독성 화학물질(toxic ch-emicals), 원자력 폐기물, 산성비, 기름 유출 등은 인간 활동의 산물이다. 하나의 예로 수은을 보자. 무심코 버리는 수은 건전지가 북극 툰드라 지역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한다. “북극 땅속 수은량이 저위도 지역에 비해 5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미국 과학재단(NSF)의 지원을 받은 매사추세츠주립대 로웰캠퍼스 연구팀의 연구 내용이다. 이들의 연구는 2017년 7월 《네이처》에 게재되었다. 연구팀은 북극 툰드라 지역의 토양이 온대 지역에서의 산업 활동으로 배출된 수은을 흡수하고 있음을 밝혀내었다. 이렇게 흡수된 수은이 축적되면서 북극 토양의 수은량이 중위도 지역보다 무려 5배나 많았다는 것이다. 지구의 토양에 남아 있는 수은은 석탄 등의 자원을 태우면서 발생한다. 중위도나 저위도 지역은 잦은 강수로 수은이 씻겨 내려가지만 북극 땅의 동토대는 그대로 토양 안에 축적된다. 이렇게 축적된 수은은 북극 야생 생물의 신경계와 면역계에 치명적 영향을 준다. 또한 북극 생물을 식량으로 이용하는 원주민들의 몸속에 쌓인다. 수은은 건강에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진 물질이다. 우리가 태우고 버리는 오염물질이 북극의 에스키모 생명을 위협하고 지구의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부끄러운 지표를 많이 가지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나 환경오염 지표를 보면 그렇다. OECD의 ‘녹색성장 지표’를 보면 한국의 환경오염으로 인한 경제손실 규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사한 46개국 가운데 세 번째로 크다는 것이다. 46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터키와 인도에 이어 세 번째였다. 환경은 환경대로 오염되고 경제적인 피해는 그에 비례해서 당하고 있다. 정말 부끄럽지 않은가?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코로나19가 심각한 국제 보건 및 경제 위기를 가져왔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기후변화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수 세기 동안 인간의 행복이나 생태계, 경제는 위협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전염병(팬더믹)과 기후변화 곡선을 모두 평탄하게 만들어야만 합니다.” 세계기상기구 페테리 타알라스 사무총장의 말이다.
세계기상기구는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아 2020년 4월 22일에 〈지구 기후 2015~2019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자.
지난 50년 동안, 기후변화의 물리적 징후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더 커지면서 지난 5년 동안이 기록상 가장 뜨거웠다.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1970년보다 약 26% 높아졌는데, 그 이후 지구 평균기온은 0.86℃ 상승했고, 산업화 이전보다는 무려 1.1℃ 더 따뜻해졌다. 2015~2019년 동안 열대성 사이클론은 최악의 경제적 피해를 가져왔다. 2017년 미국과 서인도제도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는 무려 150조 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발생시켰다. 더 잦아지는 열대성 폭풍과 집중호우 등의 홍수는 다양한 종류의 전염병 발생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낸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지역은 더 심각해지면서 아프리카의 식량 불안을 악화시켰고 이로 인해 기후 관련 질병이나 사망의 위험이 증가하였다. 더 많은 열이 바다에 갇히면서 2019년은 해수면부터 700미터 깊이까지 측정한 해양 열 함량 값이 기록적으로 컸다. 이렇게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 해양 생물과 생태계가 위험에 빠진다. 해수면 상승 가속, 북극 해빙의 지속적 감소, 남극 해빙의 급격한 감소, 빙하와 그린란드와 남극 빙하의 지속적인 빙하 감소 등 다른 주요 기후지표들도 지속적이고 가속화된 추세가 우세했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지구는 재앙으로 얼룩졌다. 2019년의 북극권 화재, 슈퍼허리케인과 극심한 홍수, 가뭄과 기아에 이어 대규모 환경재앙인 아마존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2020년 들어 호주 대형 산불과 동아프리카와 중동의 메뚜기떼 재앙 그리고 전 세계에 창궐한 코로나19 등이 이어졌다. 게다가 세계는 각종 화학물질이나 플라스틱으로 오염되어 가고 있다.
지구의 역사를 보면 지구에서 생명이 합성된 이후 5차례 생물 대멸종이 있었다. 5번의 대멸종은 각각 약 1백만 년에 걸쳐 진행돼 매번 생물의 70~95%가 멸종했다. 원인은 기온 급변, 산소 농도 저하, 메탄의 대량 분출, 화산작용에 의한 산성비, 운석 충돌 등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자연현상과 환경변화들은 기후변화의 핵심요소가 된다. 그러다 보니 학자들은 현재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양의 증가와 인류에 의한 환경파괴가 결국 지구 대멸종을 가지고 올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는 자연현상의 변화로 인한 생물 대멸종이었다면 이제는 인류가 만들어낸 인위적인 생물 대멸종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연세대학교에서 대기과학을 전공하고 공군기상전대장, 한국기상학회 부회장, 조선대학교 대학원 대기과학과 겸임교수,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강사 등 역임. 저서로 《기후변화와 환경의 역습》 등 다수. 현재 기후산업연구소장, 한국기상협회 이사장.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전문위원, 대한의사협회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 민관협력 오픈데이터포럼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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