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전인가? 최인호(崔仁浩. 1945~2013)의 "길 없는 길" 1~4권을 단박에 읽고 앞서 소개한 경허선사의 게송(偈頌) "세여청산하자시(世與靑山何者是)"를 소개한 바 있다. 당시 주말이면 자주 찾았던 청계산 청계사(淸溪寺)는 경허가 태어난 해에 부친을 여의고 9살에 경기도 의왕에 있는 이곳에서 출가했다. 경허(鏡虛)는 1846년부터 1912까지 살았던 조선 말기의 승려다. 일자무식이었던 그는 17세에 글을 배우기 시작하여 사서삼경(四書三經)과 불교경론(佛敎經論), 제자백가(諸子百家)를 섭렵(涉獵)했고 31세 때 깨달음을 얻어 서산대사 이후 맥이 끊겼던 선종의 계보를 이은 실존인물이다. 이미 고인이 된 가톨릭 신자인 최인호는 경허의 행적을 세밀히 추적, 심도 있는 내용으로 그 당시 불교를 몰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