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허스님 3

경허스님 일화

승려로 살다가 속인으로 임종한 경허스님 경허鏡虛(1849 ~ 1912)스님은 속명은 동욱(東旭)이고, 본관은 여산(礪山)송씨 다. 부친은 송두옥(宋斗玉)이고, 모친은 밀양 박 씨다. 9세 때 과천 청계사(淸溪寺)로 출가해 계허(桂虛)스님한테서 계를 받았다. 마을선비로부터 한학(漢學)공부했다. 그 뒤 계룡산 동학사 만화 화상 밑에서 경을 배웠다. 『논어』, 『맹자』, 『시경』, 『서경』 등의 유서(儒書)와 노장(老莊) 등 모두 섭렵해 23세에 동학사 강사가 되었다. 하루는 출가 본사인 청계사에 가다가 심한 폭풍우를 만났다. 비를 피하려는데 마을에 역병이 돌아 문을 열어 주지 않아 마을 밖, 큰 나무 밑으로 갔다. 밤새도록 비바람과 추위에 시달림에서 '생사불이'(生死不二)를 깨달았다. 스스로 생사에 무력한 ..

선지식 2022.09.25

경허스님 이야기

1 도인의 탄생 1) 경허[鏡虛-1846(헌종 12)∼1912]와 만남 나는 벌써 오래 전부터 신문을 거의 보지 않았다. 신문 뿐 아니라 텔레비젼도 약간의 뉴스를 제외하곤 담을 사이에 쌓은 듯이 멀리 하였다. 아내는 볼일이 있어서 밖으로 나가고 아무도 없는 집에 고요히 가부좌를 하고 앉아 있었는데 오후의 햇살이 창으로 들어와서 차곡차곡 쌓아 둔 신문지 위에서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눈부신 광명이 내 손을 잡고 이끄는 듯한 느낌을 따라 눈길이 머문 곳은 최인호씨가 연재하는 길 없는 길 위였다. 나는 무심코 그 글을 읽어가다가 자꾸 빠져 들었다. 장안의 유명한 기생과 조선 마지막 왕족의 사이에서 태어난 길 없는 길의 주인공은 대학교수였는데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품 중에서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염주에 쓰여진 경..

선의 세계 2021.09.21

경허스님의 오도송 - 홀연히 콧구멍 없다는 말을 듣고

경허스님 오도송 (無鼻孔心) 나고 죽음이 없는 마음 홀연히 콧구멍 없다는 말을 듣고, 비로소 삼천대천세계가 내 집임을 깨달았네. 유월 연암산 아랫길에, 나 일없이 태평가를 부르는 구나 원문 忽聞人語無鼻孔(홀문인어무비공) 頓覺三千是我家(돈각삼천시아가) 六月 巖山下路(유월연암산하로) 野人無事太平歌(야인무사태평가) 경허선사 ‘無鼻孔心’ 경허선사 오도송 - 무비공심 (無鼻孔心) 해설 [무산스님의 "오도송으로 보는 한국禪" 중에서] - 선사의 법명은 성우(惺牛), 법호는 경허(鏡虛), 속성은 송씨(宋氏), 초명은 동욱(東旭), 헌종 19년(1849) 전주 자동리에서 태어났다. 9세 때 부친께서 세상을 떠나자 어머니를 따라 경기도 광주 청계사로 들어가 계허 선사에게 삭발염의하였다. 선사의 스승이신 계허 선사가 환속..

오도송 2018.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