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 2

대혜종고(大慧宗杲) - 서장(書狀)

1. 증시랑 천유에게 답함 (묻는 글을 실음) ​ 제가 근래에 장사(長沙)에 있으면서 원오(圓悟)선사의 편지를 받아보니 스님을 일컬어 만년(晩年)에 서로 만났으나 얻은 바가 매우 기특하고 훌륭하다고 하셨습니다. 거듭 그 말씀을 생각한지가 지금 8년이 되었습니다만 직접 법문을 듣지 못한 것을 항상 한탄하면서 오직 간절히 사모하여 우러러봅니다. ​ 저는 어릴 때부터 발심(發心)하여 선지식을 찾아뵙고 이 일(일대사인연)을 여쭈었으나 20살 이후에 혼인과 벼슬에 끄달림을 당하여 공부가 순일(純一)하지 못하고 이럭저럭 지금의 늙음에 이르렀습니다. 아직까지 들은 바 없어 항상 스스로 탄식하고 부끄럽게 여기지만 뜻을 세워 발원(發願)함은 진실로 얕은 지견(知見)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 깨닫지 못하면 그만이려니와 ..

서장(書狀) 2023.06.04

대혜 종고(大慧宗杲, 1089~1163) 선사 이야기

중국 송나라시대 선승으로 임제종(臨濟宗) 양기파(楊岐派)에 속하며, 속성은 해씨(奚氏), 대혜(大慧)는 호, 종고(宗杲)는 법명으로, 지금의 중국 안휘성(安徽省-안후이성) 선성시(宣城市)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의 꿈에 신인(神人)이 한 스님을 모시고 오셨는데, 얼굴은 검고 코는 오뚝했다. 침실에 이르렀기에, 그 스님의 거처하는 곳을 물었더니 북악(北岳)이라고 대답했다. 잠을 깨고 보니 태기가 있었다. 아이가 태어나는 날에 찬란한 빛이 방을 비추니, 온 마을 사람들이 놀라면서 기이하게 여겼다. 어린 시절 대혜는 장난을 좋아하는 개구쟁이였던 것 같다. 그가 열두 살 때 하루는 서당에서 친구들과 장난을 치다가 먹물 통을 던졌는데, 그만 선생님의 모자에 맞고 말았다. 먹물을 뒤집어쓴 선생님에게 호된 꾸지람을 들은..

서장(書狀) 2023.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