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흠 5

불교가 꿈꾸는 정의로운 사회

창간 20주년 기념특집 | 불교, 이상사회를 꿈꾸다 1. 머리글 전 세계적으로 불평등이 심화하고 공동체가 해체되고 각자도생이 만연하면서 정의와 공정성에 대한 갈망과 분노가 분출하고 있고, 한국사회는 그 최전선에 있다. 2016년의 촛불항쟁도, 최근에 들끓었던 ‘조국 사태’도 그 심층에는 정의에 대한 분노가 자리하고 있다. 부처님께서 지금 여기에 자리하신다면 어떻게 하셨을까. 당위적인 기술을 넘어서기 위하여 ‘지금 여기의’ 구체적 현실에서 출발하여 모순을 비판하고 불교의 대안을 모색하는 구성을 취한다. 정의를 평등, 공정성, 공동체 윤리로 나누고, 각각에 대하여 경전을 근거로 불교적 해석을 한 후에 이 논리에 따라 현재의 상황을 분석, 비판하면서 비전과 대안을 모색한다. 2. 여법하게 평등한 사회 지금 전..

불교관련 2023.11.05

말이란 무엇인가-그 의미와 해석, 기능과 한계 / 이도흠

특집 | 좋은 말 나쁜 말 그리고 불교 1. 머리말 인류 역사가 600만 년이지만, 인간이 지금과 같은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은 고작 20만 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말을 하면서 사회적 협력을 강화하고 문명을 건설하여 인간보다 강한 생명들을 능가하여 지구 생태계의 지배자가 되었고, 이제 생명을 창조하고 인공지능 로봇을 만드는 시대까지 열고 있다. 말은 의사표현을 하고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진리를 표현하고 문명을 전달한다. 하지만, 말은 인간관계를 악화하고 진리를 왜곡하며 문명을 훼손하기도 한다. 거짓말, 막말, 잘못된 말, 이간질하는 말, 뒷공론, 악담, 발림, 언어폭력, 성희롱, 악성 댓글 등은 인간을 기만하고 상처를 주고 본성을 해치고 심지어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다. 한국사회에서도 이런 나쁜..

불교관련 2023.02.05

불평등에 대한 계급/세대갈등의 교차와 전위 / 이도흠

불평등에 대한 계급/세대갈등의 교차와 전위 / 이도흠 특집 | 한국사회의 갈등, 그 극복을 위한 청문(聽聞) 1. 머리글 21세기에도 세계는 계급, 종교, 인종, 민족, 이념, 지역, 세대, 젠더 사이의 갈등으로 들끓고 있다. 기원전 4,000년 이래로 늘 계급갈등이 치열하였으며, 사회적 영향은 지극히 미미했지만 세대 사이의 충돌 또한 늘 있었다. 20세기에 들어 종교, 인종, 민족, 이념의 갈등은 세계대전과 대량학살을 야기하는 바탕을 형성하였으며, 21세기에는 종교와 인종의 갈등이 곳곳에서 전쟁과 테러의 밑불 구실을 하고 있는데, 젠더갈등도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한국사회에도 계급갈등이 지배적인 가운데 분단 모순과 한국전 경험으로 이념갈등이 치열하게 전개되었고, 압축적 근대화와 독재정권의 분할정책으로..

기타 2021.09.12

한국사회와 분노 그리고 불교/개인적 · 사회적 분노와 치유의 길

1. 머리글 세계 곳곳에서, 그리고 한국사회에서도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테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폭력은 일상이 되었으며, 부당한 권력에 대한 대중의 분노도 자주 표출되고 있다. 한국만으로 국한하여 생각하면, 성인의 절반이 분노조절 장애를 겪고 있고 10명 중 3명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며, 자살률도 세계 최상위권이다. 분노는 개인적인 동시에 사회적이다. 정신적 외상이 있거나 성격이 급하거나 수양이 덜 되어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발끈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회 모순과 부조리가 심하고 유대가 약하고 성과를 강요할수록 구성원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부당함에 대한 불만감이 증대한다. 이에 많은 사람이 개인의 수행과 치유를 강조하는 가운데 몇몇 사람들은 청년과 대중에게 분노하라고 선동하고 ..

기타 2021.08.15

생태이론과 화쟁사상의 종합

교수신문 주최 제1회 학술에세이 최우수상 수상작 생태이론과 화쟁사상의 종합 이도흠(인문대·국문과) 교수 1. 침묵의 누런 봄날 관악에서 : 서양의 생태론은 대안일까? 인류공멸로 가는 완행열차 안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봄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귓볼을 간질간질 스치며 지나가는 바람엔 남국의 화기가 가득하다. 눈부시고 투명한 햇살이 대지로 쏟아진다. 얼었던 땅에 다시 온기가 도는가 했더니 이내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건강하게 살진 보리 잎이 쑥쑥 솟아오르면 종다리는 포로롱 포로롱 날아오르며 노래를 하고 나비는 나풀나풀 수평 곡선을 그리며 향기를 흩뿌린다.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사이로 송사리는 기지개를 켜고 개구린 퐁당퐁당 뛰어들며 파문을 그린다. 그 파문에 버들개지는 움을 틔우고 풀들은 파..

원효스님 2021.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