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택 6

세미나 중계-실천적 무아와 형이상학적 무아*

* 이 논문은 2018년 11월 10일 ‘자아와 무아, 오해와 진실’이라는 주제로 동국대 고순청세미나실에서 개최된 불교학연구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다. ​ 1. 시작하는 말 무아(無我, anattan)란 자아(我, attan)의 부정을 의미한다. 붓다가 이 교설을 내세운 이유는 윤회(輪廻, saṁsāra)가 종식된 해탈(解脫, vimutti)로 이끄는 데 있었다. “아라한에게는 내세울(施設) 윤회가 없다.”라는 경문은 무아를 실현한 아라한의 경지가 과연 어떠한지를 드러낸다. 과거와 미래와 현재는 자아 혹은 ‘나’를 중심으로 인과적 관계로 엮이게 된다고 할 수 있다. ‘나’ 혹은 자아에 매여 있는 한 자신과 타자, 안과 밖, 과거와 미래 등에 대해 초연하기란 불가능하다. 자아 혹은 ‘나’에 대한 집착이..

불교관련 2024.04.07

[무상] 자신과 현실을 변화 시키라는 변혁의 메시지 / 임승택 교수

[임승택의 초기불교순례] 26. 무상(無常)의 가르침 “늘 변한다는”는 변혁의 메시지 무상(無常)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항상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모든 것이 변화의 여정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우리는 나날이 변해가며 또한 새롭게 태어나고 죽어간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르다. 현재의 ‘나’가 10년 후 혹은 100년 후까지 지속되지는 않는다. 불교에서는 바로 이 변화한다는 사실만큼은 고정불변의 진리로 여긴다. 따라서 진리의 인장 즉 법인(法印)이라는 표현으로써 이것을 분명히 한다. 무상의 진리는 삼법인(三法印)의 가르침 가운데 최초의 것에 속한다. 초기불교는 이와 같이 단순하면서도 자명한 진리에 근거한다. 무상의 진리는 결코 난해한 것이 아니다. 사실 변화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

[임승택의 초기불교순례]26. 무상(無常)의 가르침

[임승택의 초기불교순례] 26. 무상(無常)의 가르침 “늘 변한다는”는 변혁의 메시지 무상(無常)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항상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모든 것이 변화의 여정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우리는 나날이 변해가며 또한 새롭게 태어나고 죽어간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르다. 현재의 ‘나’가 10년 후 혹은 100년 후까지 지속되지는 않는다. 불교에서는 바로 이 변화한다는 사실만큼은 고정불변의 진리로 여긴다. 따라서 진리의 인장 즉 법인(法印)이라는 표현으로써 이것을 분명히 한다. 무상의 진리는 삼법인(三法印)의 가르침 가운데 최초의 것에 속한다. 초기불교는 이와 같이 단순하면서도 자명한 진리에 근거한다. 무상의 진리는 결코 난해한 것이 아니다. 사실 변화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

초기불교 경전에 나타난 돈(頓)과 점(漸) / 임승택

초기불교 경전에 나타난 돈(頓)과 점(漸) ( 이 논문은 백련불교문화재단 부설 성철선사상 연구원과 동국대학교 불교학술 원 종학연구소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성철스님 탄신 100주년 기념 5차 학술포 럼(2012년 3월 29일)’에서 발표되었던 내용을 수정·보완한 것임.) 『불교학연구』 제32호(2012. 8.) 임승택/경북대 철학과 교수 Ⅰ. 시작하는 말 Ⅱ. 깨달음의 사전적 의미 Ⅲ. 깨달음의 돈(頓)과 점(漸) Ⅳ. 깨달음의 다양한 양상들 Ⅴ. 사성제의 실천 순서와 돈점 Ⅵ. 마치는 말 [요약문] 이 논문은 초기불교 경전에 나타나는 깨달음의 돈점 문제를 다룬다. 깨달음이란 인식의 전환을 통해 ‘괴로움이 소멸된 상태’에 이르게 해준다. 초기불교에서는 이것이 발현되는 양상에 관해 근기에 따른 차이를 인정한..

[스크랩] 돈오점수와 초기불교의 수행/임승택

돈오점수(頓悟漸修)와 초기불교의 수행 임승택/경북대학교 철학과 교수 * 이 논문은 2010년도 경북대학교 학술연구비지원사업에 의해 작성되었음. 1) Ⅰ 시작하는 말. Ⅱ 돈오점수의 의미. Ⅲ 팔정도의 구조. Ⅳ 돈오점수와 초기불교. Ⅴ 마치는 말. 요약문 지눌의 돈오는 해오로서 이지적인 성격을 지닌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문자적 이해에서 그치지 않으며 본성에 대한 깨달음 자체를 의미한다. 그러한 돈오란 사실상 증오와 동일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지만 개인적인 성향과 습기가 남아있는 한에서 증오와 구분될 뿐이다. 지눌에게서 돈오와 점수는 논리적으로는 선후의 관계에 놓이지만 시간적으로는 동시적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돈오 이후에 별개의 점수를 닦는 것이 아니라, 돈오 자체로써 곧바로 새로운 차원의 닦음이 시..

[임승택의 초기불교순례] 32. 출세간

32. 출세간 출세간 참된 자유는 탐진치 사라진 경지 2011.09.14 18:20 입력 발행호수 : 1112 호 / 발행일 : 2011-09-14 출세간(lokuttara)이란 무엇인가. 일체의 세간적(lokiya) 존재 양태를 벗어난 경지를 가리킨다. 범부 중생들은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갇혀 자신들만의 특정한 존재 방식을 벗어나지 못한다. 지옥·아귀·축생·수라·인간·천상계 등이 그것이다. 육도윤회(六道輪廻)란 이러한 6가지 굴레에 얽매여 맴도는 것을 말한다. 지옥계에 속한 이들은 분노와 공포에 붙잡힌 채 스스로의 존재를 유지하며, 천상계에 속한 이들은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심미적 쾌락에 심취하여 자신을 보존해 나간다. 출세간이란 그러한 일체의 상태로부터 벗어난 열반(nibbāna)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