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의 화엄사상과 통일기 신라사회 정 병 삼 * Ⅰ. 머리말 사상은 시대적 토양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한 사람의 사상은 그가 살던 시대 상황 속에서 형성된 것이다. 동시에 그 시대를 통찰하며 형성된 사상은 시대의식을 이끌어 가기도 한다. 한 사람의 사상 속에서 그가 살았던 시대의 모습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생각을 그려보는 것은 역사적 사상 탐구 작업의 중요한 과제이다. 한국 불교사상의 근간을 이루는 화엄사상을 정립한 義相은 신라 통일기의 변환기를 살았다. 7세기 중반에 등장한 무열왕계는 새로운 신라 中代 왕실 체계를 확립하고 삼국통일로 이룬 확장된 영토와 증대된 민들을 새롭게 편제하는 중앙과 지방의 제도적 개편을 바탕으로 강력한 왕권을 유지해 나갔다. 이러한 사회 변환기에 의상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