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속에서 묵묵히 듣고 있는 그것 ..... 진여의 흐름은 잠시도 머묾 없는 무상 가운데 인연의 총상을 다 드러내기 때문에 기억된 대로 읽혀질 수 없습니다. 흐름을 이해하고 다음을 준비하는 기억은 생명이 살아가는 데는 너무나 중요한 요소였기에 대물림되었겠지만, 기억만으로 현재를 읽는 순간 현재의 무상과 어긋나므로 기억이 망념이 됩니다. 무상한 연기를 새롭게 읽어내지 못하게 하는 기억들의 집합인 업식과 그 활동이 망심이 되는 까닭입니다. 기억은 언어로 된 분별을 집착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의 단어는 다른 것과 상관없이 그 자체가 하나의 이미지나 형상과 상응한다고 여기면서, 그 이미지와 형상을 붙잡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망념의 기억은 실재라는 이미지를 갖는 기억입니다. 이러한 기억들의 모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