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여름, 강남 봉은사 신도 대중들이 사시기도 마치고, 일주문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때 절 스피커를 타고 낯선 염불 소리가 들려왔다. 많은 신도들이 발길을 멈추고 염불에 귀를 기울였다. 일주문까지 왔던 발길을 되돌려 염불 소리를 따라 법당 쪽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염불이 끝나자 법당 안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스님이 나왔다. 화암 스님(64)이었다. 법당 앞뜰에는 수많은 신도들이 합장하고 있었다. 이 장면은 교계에서 하나의 사건이다. 염불 하나로 신도 대중의 마음에 깊은 각인을 심어준 것이다. 이를 계기로 화암 스님은 “염불 잘 하는 스님”으로 불리게 됐다. 1년 후 스님은 교계에서는 최초로 스테레오 기기로 녹음한 염불 테이프 ‘예불 천수경’을 제작했다. 당시 이 테이프는 레코드 업계에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