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스크랩] 증일아함경 : 잠을 없애라.

수선님 2018. 1. 28. 13:20

그 때 계두 범지는 곧 도를 닦게 되어 모든 감각기관이 고요해졌고 스스로 그 뜻을 닦아 잠을 없애버렸다.

 

비록 눈으로 빛깔을 보더라도 생각을 일으키지 않았고, 그 눈도 나쁜 생각이 없어 잡생각으로 치달려가지 않았다. 그래서 눈을 잘 보호하였다. 또 귀로 소리를 듣거나 코로 냄새를 맡거나 혀로 맛을 보아도 그러했으며, 몸으로 보드라운 감촉을 느껴도 보드랍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았고, 뜻으로 법을 알아도 그 또한 그러하였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덮어 지혜 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5결(結)과 5개(蓋)를 곧 없앴다.


  살해할 뜻이 없이 그 마음을 깨끗이 하여 스스로 살생하지 않고, 살생할 생각을 하지 않으며, 남을 시켜 살생하게 하지도 않고, 칼이나 몽둥이를 손에 잡지 않았으며, 인자(仁慈)한 마음을 내어 일체 중생을 대하였다.

 

  또 도둑질을 버리고 도둑질 할 생각을 내지 않아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으며, 항상 모든 중생들에게 보시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또 도둑질하지 못하게 하였다.

 

  또 제 자신이 음행하지 않고 남을 시켜 그로 하여금 음행하지 않게 하였으며, 항상 범행(梵行)을 닦아 깨끗해 더러움이 없었으며 범행 안에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또 제 자신이 거짓말하지 않고 남을 시켜 그로 하여금 거짓말하지 않게 하였으며, 항상 진실만을 생각해 거짓말로 세상 사람을 속이는 일이 없이 그 안에서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또 제 자신이 이간질하지 않고 남을 시켜 그로 하여금 이간질하지 않게 하였으며, 여기서 이 말을 듣더라도 저기 가서 전하지 않고 저기서 저 말을 듣더라도 여기 와서 전하지 않으면서 그 안에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그는 또 음식에 있어서도 만족할 줄을 알아 맛있는 음식에 대해서도 집착하지 않고, 고운 빛깔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기름지고 깨끗한 것에도 집착하지 않았다. 다만 그 몸을 지탱하고 목숨을 보존하며, 묵은 병을 고치고 새 병이 생기지 않게 하며, 도를 닦아 언제나 함이 없는 경지에 머무르려고 할 뿐이었다. 이를 비유하면 마치 남자나 여자가 부스럼에 고약을 바르는 것은 그 부스럼을 고치기 위해서인 것과 같았다. 그도 또한 마찬가지여서 음식에 있어 만족할 줄 알았던 것은 묵은 병을 고치고 새 병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함일 따름이었다.

 

그는 때로는 밤을 세우면서 도를 닦아 때를 놓치지 않고 37품도(品道)의 행을 잃지 않았다.

 

- 앉기도 하고 거닐기도 하면서 수면의 장애[蓋]를 없앴으니,

- 초저녁에는 앉기도 하고 거닐기도 하면서 수면의 장애를 없앴고,

- 한밤중에는 오른쪽으로 누워 다리를 포개고 마음을 밝은 데에 메어두었으며,

- 새벽에는 앉기도 하고 거닐기도 하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그래서 그는 음식에 만족할 줄 알고 경행(經行)함에 있어 때를 놓치지 않았으며 탐욕과 더러운 생각을 버리고 어떤 나쁜 행도 없이 초선(初禪)에 노닐었다. 다시 이전부터 있었던 각(覺)과 관(觀)을 쉬고, 기억[念]과 기쁨과 즐거움으로 제2선(禪)에 노닐었다. 다시 즐거움이 없어지고 평정[護]과 기억[念]과 청정함[淸淨]이 있어 스스로 몸의 즐거움을 느끼며, 성현들이 구하는 평정과 기억과 청정함으로 제3선에 노닐었다. 그는 다시 괴로움과 즐거움이 없어지고 아무 근심도 없으며, 괴로움도 즐거움도 없는 평정과 기억과 청정함으로 제4선에 노닐었다.

 

  그는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는 삼매에 든 마음[三昧心]으로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다시 삼매를 얻어 무수한 세월 동안 겪은 일을 기억하게 되었으니, 그는 과거 1생·2생·3생·4생·5생·10생·20생·30생·40생·50생·1백 생·1천 생·만 생·수천만 생과 이루어지는 겁[成劫]·무너지는 겁[敗劫]·이루어지고 무너지는 겁[成敗劫]에 있었던 일들을 다 기억하였다.

 

  '나는 예전에 어디에 태어났었고, 성(姓)은 무엇이었으며 이름은 무엇이었다. 어떤 음식을 먹었고 어떤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았었다'라고 알았고, 또 수명이 길고 짧았던 것과 저기서 죽어 여기에 태어났고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났다는 그러한 인연의 본말을 모두 다 알았다.

 

  그는 또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는 삼매에 든 마음[三昧心]으로 두려움이 없게 되어, 태어나고 죽는 중생들을 관찰하였다. 그는 또 천안(天眼)으로 태어나고 죽는 중생들을 관찰하여 좋은 세계와 나쁜 세계, 좋은 모양과 나쁜 모양, 예쁜지 추한지 등 그 행에 따른 종류들을 모두 다 알았다.

 

  또 어떤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 나쁜 짓을 저지르고 성현을 비방하며 온갖 삿된 업의 근본을 짓고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지옥에 태어나는 것을 알았고, 또 어떤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 선한 행을 하였고 성현(聖賢)을 비방하지 않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천상의 좋은 곳에 태어났다는 것을 죄다 알았다.

 

  그는 또 청정한 천안으로 중생들을 관찰하여 예쁘고 추함과 좋은 세계와 나쁜 세계, 좋은 모양과 나쁜 모양을 모두 다 알고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또 보시하는 마음이 있고 번뇌가 다한 뒤에는 괴로움을 관찰해 사실 그대로 알았으니, 즉 '이것은 괴로움[苦]이고, 이것은 괴로움의 발생[苦集]이며,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苦盡]이고, 이것은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苦出要]이다'고 사실 그대로 알았다.

 

그는 이렇게 관찰하고는

탐욕의 번뇌[欲漏]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생존의 번뇌[有漏]와 무명의 번뇌[無明漏]에서 마음이 해탈하였다.

 

이렇게 해탈하고 나서는 곧 해탈하였다고 아는 지혜[解脫智]를 얻었다. 그

래서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다시는 태(胎)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았다.

 

 

  그 때 계두 범지는 바로 아라한(阿羅漢)이 되었다.

  그 때 존자 계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출처 : 무인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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