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파나사띠

[스크랩] 아나빠나사띠(Anapana sati)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 - 아나파나사띠

수선님 2018. 2. 25. 12:10



1. 개요

 

아나빠나사띠는 주로 생각이 많은 수행자에게 아주 좋은 방법이지만 성향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수행자에게 적합한 방법이다. 그래서 40가지 선정수행의 주제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기 어려운 사람은 들숨 날숨에 대한 챙김(=ānpānāsati)으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아나(ānā)는 들숨, 빠나(pāna)는 날숨, 사띠(sati)는 잊지 않고 챙김을 뜻한다. 따라서 아나빠나사띠는 한마디로 들숨날숨을 놓치지 않고 항상 챙기는 수행을 의미한다. 그래서 아나빠나사띠를 들숨날숨에 대한 챙김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그러면 이 들숨날숨에 대한 챙김을 어떻게 수행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2. Ānāpānassati (들숨날숨 알아차림)의 수행방법

 

이제 아나빠나사띠 수행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단계별로 설명한다. 먼저 경전의 가르침을 먼저 살펴본다.

붓다께서는 대념처경에서 다음과 같이 아나빠나 사띠를 가르치셨다.

 

“빅쿠들이여, 여기 빅쿠가 숲 속에 가거나 나무 아래에 가거나 빈 방에 가거나 하여 가부좌를 틀고 몸을 곧추 세우고 전면에 챙김을 확립하여 앉는다. 그는 챙기면서 숨을 들이쉬고 챙기면서 숨을 내쉰다.

 

① 들이쉬는 숨이 길면 ‘길게 들이 쉰다’고 꿰뚫어 알고, 내쉬는 숨이 길면 ‘길게 내 쉰다’고 꿰뚫어 안다.

② 들이쉬는 숨이 짧으면 ‘짧게 들이 쉰다’고 꿰뚫어 알고, 내쉬는 숨이 짧으면 ‘짧게 내 쉰다’고 꿰뚫어 안다.

③ ‘호흡의 전 과정을 경험하면서 들이쉬리라’며 공부 짓고 ‘호흡의 전 과정을 경험하면서 내쉬리라’며 공부 짓는다.

④ ‘호흡을 고요히 하면서 들이쉬리라’며 공부 짓고 ‘호흡을 고요히 하면서 내쉬리라’며 공부 짓는다.”

 

이 구절만 가지고 수행을 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주석서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좀 더 자세히 알아본다.

 

 

1) 준비단계

 

올바른 자세

 

몸을 바로세우고 앉는다. 자신이 편안한 자세를 선택하면 된다. 만약 (반)가부좌 자세가 힘들다면 이 자세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 양쪽다리를 가지런히 바닥에 놓는 다리를 압박하지 않는 평좌자세가 좋다. 적당한 두께의 방석을 이용하여 뒤를 받치면 편안하게 앉을 수 있고, 또 상체를 똑바로 세울 수 있다.

 

그런 다음 머리에서 발끝까지 몸의 모든 부분에 긴장을 푼다. 몸의 각 부분이 긴장하지 않도록 한다. 만약 몸에 긴장이 있다면 긴장을 풀고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앉는다. 몸이 긴장하게 되면 불편함과 통증을 야기하게 된다. 그러므로 좌선을 시작하는 매 시간마다 온 몸의 긴장을 풀도록 한다.

 

 

마음 자세

 

모든 걱정과 계획, 생각들을 제쳐놓는다. 그리고 조건 지어진 모든 것들이 무상하다는 사실을 숙고한다. 조건 지어진 모든 것들은 여러분들의 희망에 따르지 않는다. 단지 저 나름의 과정을 따를 뿐이다. 그것들을 붙잡으려고 애쓰는 것은 무익하다. 수행하는 동안에는 모든 것을 멀리 제쳐놓는 것이 유익하다.

 

망상 속에 얽혀들 때는 스스로 지금 걱정을 하는 것이 나에게 유익하지 않다고 자신을 일깨워야 한다. 수행을 할 때는 마음을 명상 주제인 숨에만 두어야 한다.

 

수행 중에 기억해야 할 어떤 중요한 일이 떠올라서 그 일에 대해 거듭 숙고해야 한다고 생각되더라고 수행 중에는 그러지 말아야 한다. 만약 필요하다면 미리 메모 노트를 준비해서, 떠오른 중요한 일을 준비한 노트에 써 놓도록 한다. 그리고 수행하는 시간 동안 그것들을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만약 여러분이 정말로 아나빠나사띠에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다른 모든 생각들을 멀리 제쳐 놓아야 한다. 어떤 수행자들은 집중을 발전시키기를 원하면서도 여러 가지 세상일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항상 들숨 날숨과 여러 세상의 일 사이를 오가면서 언제나 마음이 들떠있게 되어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려고 열심히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한다. 들숨날숨 이외의 다른 일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상일에 대한 집착은 자신의 수행 발전에 큰 장애물이다. 수행하는 동안에 다른 모든 생각을 멈추겠다는 강한 결의가 매우 중요하다.

 

 

2) 첫 번째 두 번째 단계

 

① 들이쉬는 숨이 길면 ‘길게 들이 쉰다’고 꿰뚫어 알고, 내쉬는 숨이 길면 ‘길게 내 쉰다’고 꿰뚫어 안다.

② 들이쉬는 숨이 짧으면 ‘짧게 들이 쉰다’고 꿰뚫어 알고, 내쉬는 숨이 짧으면 ‘짧게 내 쉰다’고 꿰뚫어 안다.

 

 

들숨날숨에 친숙해 지기

 

지금 이 단계에서는 수행을 통해 숨에 친근해져야 한다. 몸의 긴장을 완전히 푼 후 다른 모든 생각들을 멈추리라고 결의하고 들숨과 날숨이 피부에 닿는 지점에 마음을 두어야 한다. 이것을 접촉 지점이라고 합니다. 숨의 접촉 지점은 여러분의 윗 입술이나 콧구멍 주변이 될 것이다.

 

이 두 장소 중의 한 접촉 지점에서 숨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 다음 마음을 숨과 함께 유지하고 모든 시간에 숨과 함께 깨어있도록 한다.

여러분들은 마치 관찰자처럼 객관적으로 자연스러운 숨을 알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연스러운 숨을 조절하거나 호흡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

오직 자연스러운 숨을 알아차리면 된다.

만약 숨을 의도적으로 만들게 되면, 가슴에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 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선택한 숨의 접촉 지점에서 숨을 알아야 하며 몸 안으로 들어가는 숨이나 몸 바깥으로 나가는 숨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몸 안팎으로 들고 나가는 숨을 따라가게 되면 삼매를 완벽하게 계발할 수 없을 것이다.

청정도론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지기의 비유로 설명하고 있다.

 

문지기는 이미 마을 안으로 들어간 사람이나 바깥으로 나간 사람에게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오직 문에 다다른 사람들만을 주의 깊게 볼 뿐이다. 마찬가지로 수행자들은 숨이 몸 안팎으로 들고 나가는 것을 따라가지 않는다.

오직 접촉 지점에 닿은 숨만이 그의 관심사이다.

 

또 다른 중요한 것은 숨에서 4대요소의 특성에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숨에서 땅의 요소나(딱딱함, 거침, 무거움, 말랑말랑함, 부드러움, 가벼움) 물의 요소(흐름과 응집), 불의 요소(따뜻함과 차가움), 혹은 바람의 요소(움직임과 지탱)에 주의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

이러한 네 가지 특성 중 하나에 주의를 기울이면 다른 특성들도 점점 더 뚜렷하게 느껴지게 된다.

이것은 집중에 방해가 될 것이다.

 

수행자가 해야 할 일은 오직 숨을 아는 것뿐이다.

숨을 변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 개념으로서 알아야 한다.

 

때로 호흡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때가 있을 것이다.

이것은 숨이 멈추었기 때문이 아니라 숨이 미세해졌기 때문이다.

 

수행자가 아직 미세한 숨에 익숙하지 않아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침착하게 마음을 챙기고 숨의 접촉 지점에 마음을 두기만 하면 된다.

 

숨을 알아차리는 것이 어려울 때는 숨을 계속 쉬고 있다는 것만 알면 된다.

인내와 마음 챙김을 지니게 되면 점차적으로 미세한 숨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여러분들이 계속적으로 노력한다면 미세한 숨에 집중하는 것에 익숙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삼매를 계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숨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수행자는 중도의 길을 가야 한다.

알맞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과도하게 노력해서는 안 된다.

 

과도하게 노력하면 긴장이나 두통, 그리고 눈의 피로와 같은 문제들이 생긴다.

반면에 너무 적은 노력과 적은 힘을 기울이게 되면 망상에 빠지거나 졸게 된다.

자신의 노력이 항상 숨을 알 수 있기에 충분하면 된다.

 

 

■ 망상이 일어날 때

 

마음에서 망상이 일어날 때마다 그것을 무시하고 마음을 오직 호흡에 두도록 한다.

일어난 생각에 화를 내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여러분 자신에게 화를 내는 것도 무익하다.

 

망상이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망상에 얽혀들지 말아야 한다.

 

망상을 무시하면 망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항상 호흡을 알아 차려서 호흡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것이 망상과 번뇌를 다루는 바른 방법이다.

 

만약 망상이 자주 일어난다면 들숨과 날숨에 ‘들숨-날숨’; ‘들숨-날숨’...하며 마음속으로 이름을 붙이면 호흡을 알아차리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숨을 셀 수도 있다. 이런 방법으로 한다. 숨을 들이쉴 때 들숨으로 알고 날숨은 날숨으로 안다. 그리고 날숨의 끝에 하나라고 수를 센다. ‘들숨-날숨-하나’, ‘들숨-날숨-둘’ 이런 식으로 적어도 다섯은 세어야 하고, 열 이상은 세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만약 여러분이 여덟까지 세기로 정했다면 하나에서 여덟까지 반복해서 숨을 세어야 한다. 하지만 숨을 셀 때 명상 주제는 여전히 호흡이어야 하고 헤아리는 숫자여서는 안 된다. 자신의 마음이 고요하고 안정적으로 될 때까지 계속 숨을 헤아려야 한다. 마음이 고요해지면 헤아리는 것을 멈추고 단지 들숨-날숨을 알아차리면 된다.

 

 

들숨 날숨에만 집중하기

 

호흡에 집중하십시오.

지속적으로 숨에 15-20분까지 깨어있을 수 있다면, 숨에 상당히 익숙해져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호흡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전 단계에서 수행자가 숨을 알아차릴 때 숨의 접촉 지점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 단계에서는 숨의 접촉 지점을 무시하고 오직 숨에만 집중하도록 노력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마음이 숨에 더욱 잘 집중될 것이다.

하지만 숨에 익숙해지기 전에 너무 일찍 숨에만 집중한다면 얼굴에 긴장이 뭉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3) 세 번째 단계

 

③ ‘호흡의 전 과정을 경험하면서 들이쉬리라’며 공부 짓고 ‘호흡의 전 과정을 경험하면서 내쉬리라’며 공부 짓는다.

 

호흡의 전 과정에 집중하기

 

30분 이상 계속 숨에 집중할 수 있다면 집중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제 호흡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호흡의 전 과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즉 하나의 지점에서 들숨의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한 후, 같은 지점에서 날숨의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하도록 한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빈틈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마음이 방황하거나 달아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집중이 점점 더 깊어질 것이다.

 

숨은 때로는 길고 때로는 짧다.

여기에서 길거나 짧은 것은 시간을 말하며 거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숨쉬기가 느릴 때 숨은 길며, 숨쉬기가 빠를 때 숨은 짧다. 호흡은 있는 그대로 두어야 한다.

의도적으로 길거나 짧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숨의 길고 짧음에 상관없이 호흡의 전 과정을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수행을 유지한다면 수행자의 집중은 점점 안정적이 될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한번 좌선시 한시간 이상 숨에 지속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것이 3일 이상 계속 된다면 숨은 니밋따(nimitta) 즉 집중의 표상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4) 네 번째 단계

 

④ ‘호흡을 고요히 하면서 들이쉬리라’며 공부 짓고 ‘호흡을 고요히 하면서 내쉬리라’며 공부 짓는다.”

 

‘숨을 고요히 하겠다.’고 결심하고 끊임없이 숨을 챙겨라.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숨을 고요히 하고 시작에서 끝까지 숨에 대해 깨어있기를 결심해야 한다.

이외에 다른 것을 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집중은 깨어지고 떨어져 나갈 것이다. 청정도론에서는 이것을 먼저 은유적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다.

 

“만일 어떤 사람이 달리기를 한 후나 언덕으로부터 뛰어내려온 후 또는 산꼭대기에서 길로 내려온 후에 서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들숨과 날숨은 거칠고, 콧구멍으로 숨을 쉬기가 부족해서 입으로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그러다가 피곤함을 제거하고, 목욕을 하며, 물을 마시고, 젖은 수건으로 가슴에 얹고, 시원한 그늘에 누워있다. 그러면 들숨과 날숨은 미세하게 되고, 마지막에는 숨이 있는지 없는지 조사하게 된다.”

 

이와 같이 비구의 들숨과 날숨은 처음에는 거칠다가 점점 미세해지고, 마지막에서 숨이 있는지 없는지 조사하게 된다. 비구가 들숨과 날숨을 조사하게 되는 이유를 청정도론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수행자가 들숨과 날숨을 아직 관찰하지 못했을 때에는 ‘나는 몸의 거친 현상(들숨과 날숨)이 점점 고요해지고 있다’라고 알아차리는데 아무런 관심, 반응, 주의력, 반조가 없다. 그러나 일단 들숨과 날숨에 관심을 갖게 되면 관심, 반응, 주의력, 반조가 있다. 그래서 관찰할 때의 몸의 현상(들숨과 날숨)이 관찰하지 못했을 때에 비해서 미세해진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 필요한 모든 것은 ‘숨을 고요히 하겠다.’ 결심하고 끊임없이 숨에 깨어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수행한다면 숨은 점점 고요해지고 니밋따는 떠오를 것이다.

 

니밋따가 나타나기 바로 전에 대부분의 수행자는 어려움을 겪는다. 대부분 숨이 미세해지면서 분명하지 않게 된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숨을 마지막으로 기울였던 그 자리에서 깨어있음을 유지한 채 기다려야 한다.

 

죽은 사람, 자궁 속의 태아, 물에 빠진 사람, 의식불명인 사람, 사선정에 든 사람, 멸진정에 든 사람 그리고 범천 이 7종류의 사람만이 숨을 쉬지 않는다. 당신은 그들 중의 하나가 아니며, 당신은 숨을 쉬고 있고, 단지 숨에 깨어있을 정도로 충분히 마음집중이 되어있지 않을 뿐이라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숨이 미세해질 때 숨을 더 분명하게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 노력은 마음을 동요하게 만들고 집중은 발전하지 않는다. 단지 있는 그대로 숨에 대해 깨어 있어야 한다. 분명하지 않다면, 당신이 마지막으로 주의를 기울였던 그 장소에서 단지 기다려야 한다. 이와 같이 마음 챙김을 하고 있으면 숨은 다시 나타나게 될 것이다.

 

 

■ 행주좌와에서 항상 챙겨라

 

수행자는 앞서 설한 각 단계를 잘 기억하여 그대로 따라서 수행을 하도록 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모든 일상생활 속에서도 반드시 숨을 챙겨야 한다. 좌선 시간을 마치는 것으로 수행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눈을 뜨고 있는 동안이나, 다리를 쉬게 하는 동안에도, 일어서는 기타 등등의 일상의 모든 행위에서 항상 호흡을 챙기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음이 다른 대상으로 옮겨가도록 놓아두어서는 안 된다. 수행의 빈틈을 점점 줄여야 한다. 항상 이렇게 수행한다면 나중에는 수행의 빈틈이 거의 없어질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아침에 깨어나서부터 저녁 잠자리에 들 때까지 성실하고 꾸준하게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가급적 쓸데없는 말을 삼가하고 묵언을 하는 것이 좋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와 법담을 할 때나 스승에게 수행 경험을 보고할 때만 말을 하는 것이 좋다. 위와 같이 수행한다면, 머지않아 선정을 얻는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3. 근접삼매와 본 삼매

 

들숨날숨의 니밋따(=ānāpāna nimitta)

 

아나빠나 사띠의 니밋따는 개인에 따라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어떤 사람에게는 목화 솜 또는 솜으로부터 뽑은 실 뭉치, 움직이는 바람 또는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 새벽별 금성처럼 밝은 빛, 밝은 루비 또는 진주와 같이 순수하고 깨끗하다. 다른 사람에게는 목화 나무의 줄기 또는 날카로운 나무 조각과 같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긴 밧줄이나 끈, 화환, 한줄기 연기, 뻗쳐있는 거미줄, 엷은 안개, 연꽃, 마차의 바퀴, 달, 태양과 같다.

 

대부분의 경우에 목화 솜 같은 순수하고 하얀 니밋따가 익힌 표상(=욱가하 니밋따)이다. 이것은 산뜻하지 않고 흐릿하다. 니밋따가 새벽별처럼 빛나고 찬란하고 반짝일 때가 닮은 표상(=빠띠바가 니밋따)이다. 흐린 루비나 보석 같을 때가 욱가하 니밋따이고, 밝게 빛날 때가 빠띠바가 니밋따이다. 다른 이미지는 이런 식으로 이해하면 된다.

 

아나빠나 사띠는 하나의 명상 주제이지만 니밋따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니밋따는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그리고 이것에 대해 청정도론에서는 니밋따가 지각에 의해서 생성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청정도론 주석서에서도 니밋따가 떠오르기 전에 수행자가 가졌던 지각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와 같이 니밋따는 지각 때문에 다르게 나타난다.

 

그러나 니밋따의 모양이나 색깔이 무엇이든 간에 들숨 날숨의 지각이 무엇이든 간에 니밋따에 주의를 돌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대로 내버려 두어야 한다. 의도적으로 모양이나 형상을 바꾸려고 하지도 말아야 한다. 만약 그렇게 바꾸려고 한다면 집중은 더 이상 발전하지 않을 것이고, 진보는 멈추고, 니밋따는 아마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니밋따가 처음 떠올랐을 때 집중을 호흡에서 니밋따로 옮기면 안 된다. 만약 옮긴다면 니밋따는 사라질 것이다.

 

니밋따가 안정되고 마음이 스스로 고정될 때에도 마음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마음을 억지로 거기를 떠나게 할 때는 아마도 집중을 잃을 것이다.

 

니밋따가 전면에 멀리 떨어져서 나타난다면 무시해야 한다. 그러면 아마 사라질 것이다. 만약 무시하고 단지 호흡이 접촉하는 곳에 집중하면 니밋따는 다시 나타나서 접촉하는 곳에 머무를 것이다.

 

니밋따가 호흡이 접촉하는 바로 그곳에 떠오르고, 안정되며, 호흡 그 자체처럼 나타나고, 호흡도 니밋따처럼 나타나면, 호흡을 잊고 단지 니밋따에 깨어있어도 된다. 이렇게 마음을 호흡에서 니밋따로 옮김으로써 진보를 이룬 것이다. 니밋따에 마음을 계속 유지한다면, 니밋따는 점점 하해지다가 목화솜처럼 하얗게 될 때가 욱가하 니밋따이다.

 

이 하얀 욱가하 니밋따에 1시간, 2시간, 3시간 또는 그 이상 마음을 고정할 것을 결심해야 한다. 이렇게 욱가하 니밋따에 마음을 1시간, 2시간 고정할 수 있다면, 니밋따는 깨끗하고 밝게 빛날 것이다. 이 때가 빠띠바가 니밋따이다. ‘이 빠띠바가 니밋따에 마음을 1시간, 2시간 또는 3시간 유지하겠다’라고 결심하고 성공할 때까지 수행해야 한다.

 

 

■ 근접삼매와 본 삼매

 

이 단계에서 근접삼매나 본 삼매에 도달할 것이다.

선정에 근접해 있거나 선정으로 나아갈 때를 근접삼매라 부르고, 선정에 든 상태를 본삼매라 부른다.

 

이 2가지 삼매는 빠띠바가 니밋따를 대상으로 갖는다. 이 둘 사이의 차이점은 근접삼매에서는 선정의 5요소가 완전히 개발되지 않은 것이다. 이 이유 때문에 근접삼매에서는 바왕가가 여전히 일어나고, 바왕가에 떨어질 수도 있다. 수행자가 이것을 경험하고서 모든 것이 멈췄다라고 말하고 이것이 닙바나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마음은 멈추지 않았고, 다만 수행자가 이것을 구분할 충분한 능력이 없는 것이다. 바왕가는 매우 미세하기 때문이다. 바왕가에 떨어짐을 피하고 본 삼매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제8강에서 다루었던 5가지 조절기능이 필요하다. 5가지 조절기능은 마음을 빠띠바가 니밋따에 밀어 넣고 고정시킨다.

 

 신념, 노력, 마음 챙김, 집중 그리고 지혜의 5가지 조절능력이 충분히 개발되면 삼매는 근접삼매를 넘어서 본삼매로 나아간다. 선정에 도달하면, 마음은 끊어지지 않고 빠띠바가 니밋따에 고정된다. 이 상태는 수 시간 또는 밤새동안 심지어 온종일 지속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본 삼매를 얻은 후에는 제8강에서 설명한 방법대로 나머지 선정을 개발하면 된다.

 

 

 

4. 들숨날숨에 대한 챙김의 이익

 

1) 아나빠나 사띠의 장점

 

사마타(=선정수행)에는 40가지의 명상주제가 있다. 그러나 보통 초보자들에게 아나빠나사띠(Ānāpānassati)를 가르치고 있으며, 대부분의 수행자들은 이 방법으로 성공하고 있다. 상윳따 니까야 (Saṁyutta Nikāya)에서 부처님께서는 아나빠나사띠에 대해 극찬하셨다.

 

“빅쿠들이여, 이 들숨날숨에 마음챙김을 통한 삼매를 닦고 많이 [공부]하면 전적으로 고요하고, 수승하고, 순수하고, 행복하게 머물고, 나쁘고 해로운 법들이 일어나는 족족 즉시에 사라지게 하고 가라앉게 한다.” (S.v.321)

 

또한 청정도론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들숨날숨에 대한 챙김이라는 명상 주제는 부처님의 다양한 명상 주제 중에서 가장 으뜸이며, 몇몇 벽지불과 부처님들과 다른 부처님의 제자들이 특별함을 얻는 것의 가장 가까운 원인이고 명상 주제로 특별함을 얻은 자들이 금생에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의 가까운 원인이다.”

 

부처님과 모든 뛰어난 수행자들이 들숨날숨에 대한 챙김을 통해서 색계 4선정을 얻고 그것을 기초로 삼아 상카라(saṅkhāra)들을 무상(anicca), 고(dukkha), 무아(anatta)로 명상하면서 가장 높은 과위인 아라한에 이르신 것이다. 그러니 수행자는 이 아나빠나사띠 명상 주제에 대해 강한 존경심과 신심을 가지고 수행해야 한다.

 

 

2) 아나빠나 사띠의 특징

 

① 다른 명상주제들은 높은 단계에 이를수록 분명해진다. 그러나 이 들숨날숨은 그와 같지 않다. 이것은 수행이 깊어질수록 미세함에 이른다. 때로는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청정도론 8장 208) 그러므로 여기선 강한 마음 챙김과 통찰지가 요구된다. (청정도론 8장 211)

 

인식(saññā)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명상 주제이지만 니밋따(nimitta)는 다르게 나타난다. 이것은 인식에서 생겼고 인식이 그 원인이고 인식이 그 원천이다. 그러므로 인식이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나타난다고 알아야 한다. (청정도론 8장 217)

 

3) 아나빠나 사띠의 이익

 

① “비구들이여, 참으로 이 들숨날숨에 마음챙김을 통한 삼매를 닦고 많이 [공부]지으면 전적으로 고요하고 수승하고 … ”등의 말씀이 있기 때문에 고요한 상태 등도 이 수행의 큰 이익이다.

 

② 또 일으킨 생각(vitakka)을 끊어버릴 수 있는 능력도 큰 이익이다. 산란하게 움직이는 일으킨 생각은 삼매를 방해한다.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은 일으킨 생각 때문에 마음이 이곳저곳으로 달아나지 못하게 하고, 마음이 오직 들숨날숨이라는 대상에게만 향하게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전적으로 고요하고, 수승하고, 순수하고, 행복하게 머물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하셨다. “일으킨 생각을 끊기 위해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아야 한다.” (A.iv.353)

 

③ 영지와 해탈을 성취하는 근본 원인이 됨도 이것의 큰 이익이다. 세존께서 이와 같이 설하셨기 때문이다. “비구들이여,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열심히 닦고 수행하면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을 완성하고,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을 열심히 닦고 수행하면 일곱 가지 깨달음의 구성요소를 완성하고, 일곱 가지 깨달음의 구성요소를 열심히 닦고 수행하면 영지와 해탈을 성취한다.”(M.iii.82)

 

④ 임종 시의 마지막 들숨날숨을 아는 것도 이것의 큰 이익이다. 세존께서 이와 같이 설하셨기 때문이다. “라훌라야, 이와 같이 들숨과 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열심히 닦고 수행하면 마지막 들숨과 날숨이 소멸할 때에, 멸한다고 안다. 그것을 모른 채 멸하지 않는다.” (M.i.425-426)

 

들숨날숨이 아닌 다른 명상주제를 닦아서 아라한이 된 빅쿠는 그의 수명의 기간을 정확히 재기도 하고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아서 아라한이 된 자는, 그의 수명의 기간을 반드시 정확하게 잰다. 그는 ‘이제 이만큼 나의 수명이 유지될 것이다. 이 이상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알고 자연스럽게 몸을 돌보고 가사를 수하는 등 모든 일을 마치고 눈을 감는다. (청정도론 8장 238-244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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