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

[스크랩] 입법계품 39. 바시라 뱃사공의 법문

수선님 2018. 2. 25. 12:23

연화사 앨범 > 십우도 6. (기우귀가 ...선재동자가 육향장자의 가르침을 받아 다음으로 찾아가는 선지식은 남쪽의 누각(樓閣)이라고 하는 큰 성에 있는 바시라(婆施羅)라고 하는 뱃사공이다.

 

누각성에 이르러서 보니 그 뱃사공은 성문 밖의 바닷가 언덕 위에서 십만이나 되는 장사꾼들과 한량없는 대중에게 둘러싸여서 바다의 법을 말하며, 부처님의 공덕바다를 방편으로 일러주고 있었다.


선재동자가 그 앞에 나아가 예배하고,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는 법을 가르쳐 주기를 청하였다. 이에 바시라 뱃사공은 선재동자가 이미 보리심을 내어서 보살도에 대해 묻는 것을 칭찬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이 성의 바닷가에 있으면서 보살의 ‘크게 가엾이 여김을 으뜸으로 삼는 행[大悲幢行]’을 깨끗하게 닦았다. 나는 염부제에 있는 빈궁한 중생들을 보고 그들을 이익케 하려고 여러가지 고행을 닦으며, 그들의 소원을 모두 만족케 한다. 먼저 세상 물건을 주어 마음을 채우고 다시 법의 재물을 보시하여 환희케 한다. 복덕의 행을 닦게 하고 지혜를 내게 하고 보리심을 일으키게 한다.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견고하게 하고, 생사를 없애는 도를 닦게 하고, 생사를 싫어하지 않는 행을 내게 하여 모든 중생바다를 거둬주게 한다. 모든 공덕바다를 닦게 하고, 모든 부처바다를 보게 하고 온갖 지혜의 바다에 들어가게 한다. 선남자여, 나는 여기에 있으면서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뜻을 가지고 이렇게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한다.


선남자여, 나는 바다에 있는 모든 보배의 섬과 모든 보배의 처소와 모든 보배의 종류를 안다. 나는 모든 용궁의 처소와 모든 야차궁전의 처소와 모든 귀신들의 궁전의 처소를 알고 잘 피하여 그들의 난을 벗어난다.


또한 소용돌이치는 데, 얕은 데, 깊은 데와 파도가 멀고 가까운 것과 물빛이 좋고 나쁜 것 등을 잘 분별하여 안다. 또 일월성신이 돌아가는 도수와 밤과 낮 등의 여러가지 시각과 누수(漏水)가 늦고 빠름을 잘 분별하여 안다. 또 배의 철물과 나무가 굳고 연한 것과 기관이 만만하고 거셈과 물이 많고 적음과 바람이 순하고 거슬림을 잘 안다. 모든 편안하고 위태로운 것을 분명하게 알고서 갈만하면 가고 못갈만하면 가지 않는다. 선남자여, 나는 이런 지혜를 성취하여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한다.


선남자여, 나는 안전한 배로 장사하는 무리들을 태우고 편안한 길을 가게 하며 다시 법을 말하여 기쁘게 하면서 보배 있는 섬으로 인도하여 여러가지 보물을 만족케 한 연후에 그들을 거느리고 염부제로 돌아온다.


선남자여, 나는 큰 배를 가지고 이렇게 다니지만 한 번도 실수한 일이 없다. 어떤 중생이 내 몸을 보거나 내 법을 들은 이는 영원히 나고 죽는 바다를 무서워하지 않고 온갖 지혜의 바다에 들어가서 모든 애욕의 바다를 말리고 지혜의 광명으로 세 세상 바다를 비추며 모든 중생의 고통바다를 끝나게 한다. 모든 중생의 마음바다를 깨끗이 하고 모든 세계바다를 빨리 청정케 한다. 시방의 큰 바다에 두루 가서 모든 중생의 근성바다를 알고 모든 중생의 수행바다를 두루 알고 모든 중생들의 바다를 널리 따른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크게 가엾이 여김을 으뜸으로 삼는 행’을 얻었으므로 만일 나를 보거나 내 음성을 듣거나 나와 함께 있거나 나를 생각하는 이는 하나도 헛되지 않게 한다.”


바시라 선지식은 뱃사공으로서 항해술의 달인이다. 그의 이름이 바시라(자재하다)인 것은 그가 바다에 관해서 모든 것을 잘 알고 또 항해에 필요한 모든 지식과 기술을 잘 알기 때문에 항해에 자유자재한 까닭이다. 바다는 광대무변하면서도 변화무쌍한 곳이다. 그 속에는 무량한 보배가 있지만 무수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그는 이러한 바다에 사람들을 배에 태우고 안전하고 편안하게 길을 가게 하며, 보배가 있는 곳으로 인도하여 이익을 얻게 해주는 것이다.


그는 항해술만 자재한 것이 아니다. 불법의 바다 및 생사(生死)의 바다에 통달해서 중생을 생사의 바다에서 구제해 준다. 바시라 뱃사공의 ‘크게 가엾이 여김을 으뜸으로 삼는 행’은 생사의 바다에서 대비(大悲)로써 중생을 건져내는 보살행을 말하는 것이다. 인생이란 생사의 바다를 헤치면서 나아가는 항해와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생사의 바다를 어떻게 해서 건너가야 하는가 하는 것이 불도(佛道)의 문제이다.


바시라 뱃사공은 대비심이야말로 생사의 바다에서 중생을 건져내는 원동력으로써,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는 우선 생사의 바다 속에 들어가서 생사의 바다에 대해서 모든 것을 밝게 잘 아는 지혜를 갖추어서 그들을 이익되게 해야 한다고 설한다. 그리고 모든 중생들의 바다에 두루 널리 따라가 주면서 그들에게 공덕바다를 닦게 하고 온갖 지혜의 바다에 들어가게 해야 한다고 설하고 있다.


권탄준/금강대 불교문화학부 교수

출처 : 忍土에서 淨土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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