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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철벽(銀山鐵壁)>

은산은산철벽(銀山鐵壁)이든 철벽은산(鐵壁銀山)이든 은과 철은 견고해서 뚫기 어렵고 산과 벽은 높아 오르기 어렵다는 말로서 화두를 참구해서 깨닫는 일이 그와 같이 어렵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은(銀)으로 만든 산이요, 쇠[鐵]로 만든 벽에 사방이 꽉 막힌 것처럼 앞뒤가 다 끊어져버린 절박한 상황에 직면해, 너무도 막막해서 아무 사량분별(思量分別)도 할 수 없는 상황을 말한다. 그러나 수행자에게 이 은산철벽은 내 몸과 목숨을 다해서 뚫고 들어갈 수밖에는 없는 관문(關門)으로, 자기 본참공안(本參公案)에 마치 모기가 쇠로 된 소 등에 올라타고서 그 입부리를 소 등에다가 쑤셔 박는 것처럼, 무조건 여하약하(如何若何)라, 막론(莫論)하고 ― 묻지 말고 입부리와 머리와 몸을 압량해서, 합해서 처박고 돌격을 해 들..

선의 세계 2024.12.01

경허선사 참선곡 (參禪曲)

경허선사 참선곡 (參禪曲)​ 홀연히 생각하니 도시몽중(都是夢中)이로다.천만고(千萬古) 영웅호걸 북망산 무덤이요.부귀문장(富貴文章) 쓸데없다. 황천객을 면할소냐.오호라, 나의 몸이 풀끝에 이슬이요,바람속의 등불이라. 삼계대사(三界大師) 부처님이 정령히 이르기를마음 깨쳐 성불하여 생사윤회 영단(永斷)하고불생불멸 저 국토에 상락아정(常樂我淨) 무위도(無爲道)를사람마다 다할 줄로 팔만장경 유전(遺傳)하니,사람되어 못 닦으면 다시 공부 어려우니 나도 어서 닦아 보세.닦는 길을 말하려면 허다히 많건마는 대강 추려 적어 보세.​ 앉고 서고, 보고 듣고 옷 입고 밥 먹으며사람들과 대화하는 일체처 일체시에소소영영(昭昭靈靈) 지각(知覺)하는 이것이 무엇인고? 몸뚱이는 송장이요, 망상번뇌 본공(本空)하고천진면목(天眞面目) ..

선의 세계 2024.12.01

전강스님 오도송

전강스님 오도송​***​작야월만루(昨夜月滿樓)하더니창외노화추(窓外蘆花秋)로다불조상신명(佛祖喪身命)한데유수과교래(流水過橋來)로구나​어젯밤 달빛은 누(樓)에 가득하더니창 밖은 갈대꽃 가을이로다.부처와 조사도 신명(身命)을 잃었는데흐르는 물은 다리를 지나오는구나.​전강선사의 오도송이다.두두물물(頭頭物物)이 다 묘법이요,온 법계가 원융무애(圓融無碍)하고 일체가 유심조(唯心造)이다.그러나 과거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다.또한 얻을 수 없다는 마음도 없다.​내가 25세 때 덕숭산 금선대에 계신 만공 스님을처음 찾아가서 예배하니 나에게 묻기를"심마물이 임마래오(甚마物 恁마來)?"하시었다.​내가 다시 예배하니또 묻기를 "무슨 물건이 이렇게 왔어?"하시었다.​이번에는 내..

오도송 2024.12.01

증도가(證道歌) / 무비스님 해설

증도가(證道歌) / 무비스님 해설​증도가(證道歌) : 깨달음의 노래는 ... 당나라 승려 현각(玄覺)[665~713]의 오도송(悟道頌)을 인쇄한 책이다. 증(證)이란? 구경(究竟)을 바로 체득(體得)함을 말한다. *증도가(證道歌)는 영가(永嘉)스님이 지었다. 영가(永嘉)스님의 휘(諱)는 현각(玄覺)이요, 자(字)는 도명(道明)이며, 성은 대(戴)씨이며, 절강성 온주부 영가현(浙江省 溫州府 永嘉縣) 사람이다. 어릴 때 출가하여 안으로는 삼장(三臟)을 두루 섭렵하고 밖으로는 외전에도 널리 통달하였다.*증도가는 마음으로써 마음에 전해서 부처님으로부터 달마스님까지 달마스님에서 육조스님까지, 그리하여 오가칠종(五家七宗)으로 내려온 정안종사(正眼宗師)의 증오처(證悟處)를 표방하고 있다. 이(證道歌) 책은 보물 제7..

여실공(如實空) ⋅ 여실불공(如實不空)

​나미비아사막진여(眞如, 산스크리트어 tathta)를 설명함에 나오는 말이다. 여실(如實)은 진여의 다른 이름이다. 진여는 불교에서 진리에 해당하는 말이고, 우주 만유의 실체로서, 현실적이며 평등무차별한 절대 진리를 말한다. 진여(眞如)란 만상(萬象―모든 존재)에 본래 갖추어져있는 본성(本性-근본 뿌리)을 말하며, 이것은 불생불멸(不生不滅)이고 항상 하는 것이다. 진여의 원어는 tath(그와 같이)에 추상명사를 만드는 어미 t를 더한 단어로, 여실(如實)ㆍ여여(如如)라고도 번역한다. 생멸(生滅)에 대칭되는 말이면서도, 불교에서는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을 나타내고 있는, ‘있는 그대로’의 존재양식을 진리로 생각하고, 어떤 특수한 원리에 근거한 진리를 배척한다. 그리하여 진여는 참으로 실재(實在)이며, ..

대승기신론 2024.12.01

불교와 천문학 / 강승환

특집 | 불교로 읽는 과학, 과학으로 읽는 불교 1. 사겁(四劫)《화엄경》의 4겁《화엄경》은 성주괴공(成住壞空)을 이야기한다. 우리 인간이 생로병사(生老病死)로 나고 죽음을 반복하듯이 우주도 성주괴공으로 나고 죽음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우주가 처음 생겨나서는(成) 머물다가(住) 무너져서는(壞) 결국 비게 된다는(空) 것이다. 머문다는 것은 현 상태가 유지된다는 뜻이다. 곧 성주괴공은 우주의 생성과 유지와 소멸을 설명하는 이론이다.이 성주괴공의 온전한 말은 성겁(成劫) 주겁(住劫) 괴겁(壞劫) 공겁(空劫)이다. 성주괴공에 겁을 합친 말이다. 학자에 따라서는 겁(劫)을 계산하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그냥 오랜 기간이라고만 한다.어쨌든 이 성주괴공 넷을 합쳐 4겁이라 한다. 그러나 순서를 바르게 하자면 공을 앞세..

불교관련 2024.12.01

윤편

齊桓公讀書於堂上 輪扁斲輪於堂下, 釋椎鑿而上 問桓公曰 敢問公之所讀者 何言邪公曰 聖人之言也. 曰 聖人在乎 公曰 已死矣. 曰 君之所讀者 古人之糟魄已夫. 桓公曰 寡人讀書 輪人安得議乎 有說則可 無說則死. 마루 아래에서 수레바퀴를 깎던 윤편이란 노인이 환공에게 묻는다.​“환공께서 읽고 계신 책은 무엇에 관한 것입니까?”​환공이 답하길,“성현의 말씀이다”​그러자 윤편이 다시 묻는다.“그 성현은 살아 있습니까?”​환공이 답한다.“아니, 성현은 이미 돌아가셨다.”​그러자 윤편이 환공에게 말한다.“그렇다면 환공께서 읽고 계신 것은 옛사람의 찌꺼기에 불과합니다.”​윤편의 말에 화가 난 환공은“선현이 남긴 말씀을 옛사람의 찌꺼기라니, 이에 합당한 설명을 하지 못하면 네가 성치 못하리라” 輪扁曰 臣也 以臣之事觀之 斲輪徐則甘而不..

기타 2024.12.01

거짓 없는 삶이 깨달음 이르는 지름길 / 완주 송광사 주지 도영 스님

▲도영 스님​멀리 창밖을 바라보니, 곳곳마다 ‘주인’이 나투어 계십니다. 여러분들 역시 ‘주인’입니다. 주인이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임제 선사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수처작주(隨處作主)요, 입처개진(立處皆眞)입니다. 어느 곳을 가든 내가 주인이어야 합니다. 남의 정신에, 남의 행동에 끌려 다니는 삶이 아닌 내가 주인으로서 거듭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1961년에 출가한 소납 역시 늘 화두처럼 생각한 것은 ‘도대체 깨달음을 얻는 삶은 어떤 삶인가’에 관한 자문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상좌들에게는 ‘깨닫기 전에 먼저 참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조석(朝夕)으로 일렀고 그러한 믿음이 확고하였기에 ‘참 진’(眞) 자를 넣어 제자들의 법명을 지었습니다.​​참되지 않은 사람은 그 어떠한 깨달음도 증득할 수 없습니다...

선지식 2024.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