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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몸을 잊고, 마음을 버려라.

수선님 2018. 5. 20. 12:45

[증일아함경] 몸을 잊고, 마음을 버려라.




사리불이 말하였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그리고 잘 생각해 보아라. 내가 너를 위해 자세하게 설명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사리불이시여, 그 가르침을 잘 따르겠습니다."

사리불이 장자에게 말하였다.

 

"장자여, 범부들은 성인을 보지도 않고 성인의 가르침을 받지도 않으며, 그 교훈을 따르지도 않고 착한 벗을 만나지도 않으며, 착한 벗과 같이 일을 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색(色)이 곧 나[我]다. 색은 곧 내 것[我所]이다. 나는 곧 색의 것[色所]이다. 색 안에 내가 있다. 나 안에 색이 있다. 저 색과 이 색이 한곳에 합해져 있다. 저 색과 이 색이 한곳에 모여있다'고 생각하다가 그 색이 갑자기 무너지고 변하여 그대로 있지 않게 되면 그로 인하여 근심·걱정·고통·번민을 일으킨다.

 

또 통(痛 : 受)·상(想)·행(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며, 식(識)에 대해서 '나에게 식이 있다. 식 안에 내가 있다. 나 안에 식이 있다. 저 식과 내 식이 한곳에 합해져 있다. 저 식과 내 식이 한곳에 모여 있다'고 관찰하다가 식이 갑자기 무너지고 변하여 그대로 있지 않게 되면 그로 인하여 근심·걱정·고통·번민을 일으킨다. 장자여, 이것을 일러 '몸에도 근심이 있고 마음에도 근심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장자가 사리불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몸에는 비록 근심이 있지만 마음에는 근심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까?"

 

사리불이 말하였다.

"장자여, 현성의 제자[賢聖弟子]는 성현을 잘 받들어 섬기고 계율을 닦아 실천하며 착한 벗과 일을 같이 하고 착한 벗을 친근히 한다.

 

그러므로 그는 '나에게 색(色)이 있다'고 관찰하지 않고 '색은 내 것이다. 나는 색의 것이다'라고 보지 않는다. 그러므로 색이 자꾸 변해 그대로 있지 않아도 그 때문에 근심·걱정·고통·번민을 일으키지 않는다.

 

또 통(痛 : 受)·상(想)·행(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식(識)을 보지 않으며, '식 안에 내가 있다. 나 안에 식이 있다'고 보지 않고 '식은 내 것이다. 나는 식의 것이다'고 보지 않는다. 또 '저 식과 내 식이 한곳에 모여 있다'고도 보지 않는다.

 

러므로 식이 갑자기 무너져서 사라져도 그 때문에 근심·걱정·고통·번민을 일으키지 않는다. 장자여, 이것이 바로 '몸에는 근심이 있어도 마음에는 근심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자여, 그대는 꼭 이와 같이 익혀서 몸을 잊고 마음을 버려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장자여, 반드시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나우라공 장자는 사리불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