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연기, 연기법

증일아함경 : 12연기 - 6입을 멸하라

수선님 2018. 6. 3. 12:20

증일아함경 : 12연기의 핵심 - 6입을 멸하라.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옛날 깨달음을 얻기 전 보살로 있을 때 이런 생각을 했었다.

 

'이 세상은 너무도 괴롭다.

태어남이 있고 늙음·병듦·죽음이 있으며 이 5성음(盛陰)은 그 근본을 다할 수가 없다.'

 

그 때 나는 다시 생각하였다.

'어떤 인연으로 이 태어남[生]·늙음[老]·병듦[病]·죽음[死]이 있으며,

어떤 인연으로 이런 재앙이 있게 된 걸까?'

 

이렇게 사유했을 때 다시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태어남이 있으면 곧 늙음·병듦·죽음이 있다.'

 

이렇게 사유했을 때 다시

'어떤 인연으로 태어남이 있는 걸까? 이것은 존재[有]에서 생긴 것이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존재는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였고, 이렇게 사유했을 때

 곧 '이 존재는 취함[受 : 取]으로 말미암아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다시 '이 취함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걸까'고 생각하였고,

그 때 지혜로 관찰해보니 애욕[愛]으로 말미암아 취함이 있는 것이었다.

 

다시 '이 애욕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걸까'고 사유하였고,

거듭 관찰해보니 느낌[痛 : 受]으로 말미암아 애욕이 있는 것이었다.

 

다시 '이 느낌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걸까'고 사유하였고,

이렇게 관찰했을 때, 접촉[更樂 : 觸]으로 말미암아 이 느낌이 있는 것이었다.

 

다시 '이 접촉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걸까'고 거듭 사유하였고,

내가 이렇게 생각했을 때, 6입(入)을 인연하여 이 접촉이 있는 것이었다.

 

이 때 나는 '이 6입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걸까'고 거듭 사유하였고,

이렇게 관찰했을 때, 명색(名色)으로 말미암아 6입이 있는 것이었다.

 

이 때 나는 다시 '명색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걸까'고 이렇게 생각하였고,

이렇게 관찰했을 때, 식(識)으로 말미암아 명색이 있는 것이었다.

 

'이 식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걸까'고 이렇게 관찰했을 때,

행(行)으로 말미암아 식이 생기는 것이었다.

 

이 때 나는 다시 '행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걸까' 하고 이렇게 생각하였고,

이렇게 관찰했을 때, 행은 어리석음[癡]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이었다.

 

무명(無明)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하여 식이 있으며,

식을 인연하여 명색이 있고,

명색을 인연하여 6입이 있으며,

6입을 인연하여 접촉이 있고,

접촉을 인연하여 느낌이 있으며,

느낌을 인연하여 애욕이 있고,

애욕을 인연하여 취함이 있으며,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고,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으며,

태어남을 인연하여 죽음이 있고, 죽음을 인연하여 근심·걱정·번민·고통이 헤아릴 수 없게 된다.

이것을 괴로움 무더기의 발생이라 한다.

 

나는 그 때 다시 '어떤 인연으로 말미암아 태어남·늙음·병듦·죽음이 멸하는가'고 이렇게 생각하였고, 내가 그것을 관찰했을 때 태어남이 멸하면 늙음·병듦·죽음이 멸하는 것이었다.

 

그 때 다시 '무엇으로 말미암아 태어남이 없게 되는가' 고 생각하였고,

이 태어남의 근원인 존재가 멸하면 태어남도 곧 멸한다는 것을 관찰하였다.

 

다시 '무엇으로 말미암아 존재가 없어지는가'고 생각하였고,

이 때 '취함이 없으면 존재가 없다'는 이런 생각을 일으켰다.

 

이 때 나는 '무엇으로 말미암아 취함이 멸하는가'라는 이런 생각을 하였고,

이렇게 관찰했을 때, 애욕이 멸하면 취함도 곧 멸하는 것이었다.

 

다시 '무엇으로 말미암아 애욕이 멸하는가'라는 이런 생각을 하였고,

느낌이 멸하면 애욕이 멸한다는 것을 거듭 다시 관찰하였다.

 

다시 '무엇으로 말미암아 느낌이 멸하는가'고 사유하였고,

이렇게 관찰했을 때, 접촉이 멸하면 느낌이 멸하는 것이었다.

 

다시 '접촉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멸하는가'고 사유하였고,

이렇게 관찰했을 때, 6입이 멸하면 접촉이 멸하는 것이었다.

 

다시 '이 6입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멸하는가'고 관찰하였고,

이렇게 관찰했을 때, 명색이 멸하면 6입이 멸하는 것이었다.

 

다시 '명색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멸하는가'고 관찰하였고,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하는 것이었다.

 

다시 '이 식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멸하는가'고 관찰하였고,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하는 것이었다.

 

다시 '이 행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멸하는가'고 관찰하였고,

어리석음이 멸하면 행이 멸하는 것이었다.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하고,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하며, 명색이 멸하면 6입이 멸하고, 6입이 멸하면 접촉이 멸하며, 접촉이 멸하면 느낌이 멸하고, 느낌이 멸하면 애욕이 멸하며, 애욕이 멸하면 취함이 멸하고, 취함이 멸하면 존재가 멸하며, 존재가 멸하면 태어남이 멸하고, 태어남이 멸하면 늙음과 병듦이 멸하며, 늙음과 병듦이 멸하면 죽음이 멸한다. 이것이 이른바 5성음(盛陰)의 소멸이라 하는 것이다.

 

이 때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식이 가장 근본이 되어 사람들에게 태어남·늙음·병듦·죽음이 있게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태어남·늙음·병듦·죽음의 근본 원인을 알지 못한다.

 

마치 어떤 사람이 산 속의 작은 길을 따라 가다가 옛사람들이 다니던 옛날의 큰 길을 발견한 것과 같다. 이 때 그는 그 길을 따라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다가 옛 성곽과 동산과 목욕하는 연못을 발견하였는데 수목이 우거지고 성에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다. 그는 그것을 보고 본국으로 돌아가 왕에게 아뢰었다.

 

'저는 어제 산 속에서 놀다가 아름다운 성을 발견하였는데 수목이 우거지고 그 성에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습니다. 대왕께서는 사람들을 보내어 그 성에서 살게 하소서.'

 

이 때 국왕은 그 사람의 말을 듣고 곧 사람들을 살게 하였다. 그래서 그 성은 옛날과 같이 백성들이 번성하고 즐거움이 견줄 데 없게 되었다.

 

비구들이여, 알라. 나는 옛날 보살이 되기 전에 산중에서 도를 배우다가 옛날의 모든 부처님들이 노니시던 곳을 발견하였고, 그 길을 따라 태어남·늙음·병듦·죽음이 일어나는 근본을 알았으며, 발생이 있고 소멸이 있음을 모두 분별하고, 태어남의 괴로움·태어남의 발생·태어남의 소멸·태어남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모두 알았다. 존재·취함·애욕·느낌·접촉·6입·명색·식·행·어리석음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나이다.

 

무명이 일어나면 행이 일어나고 행이 지은 것은 모두 식을 말미암았다.

나는 이제 이 식을 밝혀 사부대중에게 그 근본을 설명하는 것이다.

 

너희들은 그 근본의 일어남을 알아서 괴로움을 알고 괴로움의 발생·괴로움의 소멸·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알고, 그것을 생각해 분명하게 해야 한다.

 

6입이 있으면 태어남·늙음·병듦·죽음이 있고,

6입이 멸하면 곧 태어남·늙음·병듦·죽음이 멸한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방편을 구해 6입을 멸하도록 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