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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구사론의 법체계(俱舍論의 法體系)

수선님 2018. 6. 3. 13:05

구사론의 법체계(俱舍論의 法體系) - (김태완, 부산대)

차 례

1. 俱舍論 槪觀
2. 諸法의 分類
3. 色法
4. 心法
5. 心所有法
6. 不相應法
7. 無爲法
8. 諸法의 三性
9. 참고문헌

1. 俱舍論 槪觀

{俱舍論}은 산스크리트어로 {Abhidharmakosabhasya} 인데, {아비다르마藏疏}의 뜻이며, {對法藏論}이라고 번역한다. 산스크리트本과 漢譯本, 티벹譯本이 있다. 世親 또는 天親이라고 漢譯되는 바수반두(Vasubandhu)의 저작이다. 바수반두는 5세기경 서북인도에서 활약한 아비다르마論師로서 無著의 동생이기도하며, 소승불교의 학승일 뿐만아니라 대승불교의 학승으로서 瑜伽唯識學의 창도자의 한사람으로서도 이름이 높다. 한역은 玄裝이 651년에 번역한 {阿毘達磨俱舍論} 30권이 있고, 偈頌만을 모은 {阿毘達磨俱舍論本頌} 1권(玄裝 번역)이 있으며, 또 眞諦가 564년에 번역한 {阿毘達磨俱舍釋論} 22권이 있다. {俱舍論}은 인도,중국,티벹,한국,일본에서 널리 연구되어 훌륭한 註釋들이 남아있다. {구사론}에서 세친은 說一切有部의 교학을 표준으로 삼아, 이것을 체계화하면서도 비판적으로 취급하여 經量部나 大衆部 등의 교설을 소개하고, 理에 뛰어남을 宗으로 삼는 입장(理長爲宗)에서 교리해석을 전개하고 있다. 大乘 經典이나 대승의 論書는 有部의 교학을 기초로 하고 혹은 그것을 破斥하기 위하여 작성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번잡한 유부의 교학을 비판적으로 종합한 {구사론}은 널리 대,소승의 학도들에게 귀중한 자료가 되었다.

{구사론}은 교리의 대부분을 {大毘婆沙論}에서 채택하고 있는데, 그것을 다시 정리 하였고, 論의 체계나 교리를 정리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法救의 {雜阿毘曇心論}을 따른 점도 많다. {구사론}의 구성은 九品 三十卷 六百頌으로 되어 있는데, 그 내용은 界品(二卷 四十四頌), 根品(五卷 七十四頌), 世間品(五卷 九十九頌), 業品(六卷 百二十一頌), 隨眠品(三卷 六十九頌), 賢聖品(四卷 八十三頌), 智品(二卷 六十一頌), 定品(二卷 三十九頌), 破我品(一卷)으로 되어있다. 論의 서두에서는 먼저 題號를 해석하고, 이어서 界品과 根品으로 현실세계(물질과 정신계)를 성립시키는 요소적인 法을 설명한다. 예부터 잘 알려져 있는 5位 75法의 체계도 여기에서 제시된다. 다음 世間品에서는 地獄으로부터 天界의 생물세계(有情世界)와 물리적 세계(器世間)를 설명하는데, 여기엔 인도의 宇宙觀이나 地理說이 소개되어 있다. 나아가 12연기를 설하여 윤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이 業感緣起論이다. 다음 業品에서는 윤회의 원인이 되는 業을 여러가지로 분류하여 설명하는데, 表業, 無表業, 善業, 惡業, 身口意의 3業 등을 제시하고 善의 행위로서의 계율을 설명한다. 다음 隨眠品에서는 業이 작용하는 機緣이 되는 번뇌를 밝히는데, 이것을 6大煩惱, 10隨眠, 88使, 108번뇌 등으로 분류하여 서술하며, 아울러 과거, 미래, 현재의 三世實有論을 소개하고 이것을 破斥한다. 이상에서의 3品은 미혹의 세계(有漏)를 나타낸다. 다음 賢聖品에서는 깨달음에 진입하는 단계적 과정을 凡夫位로서는 3賢과 4善根으로, 聖者位로서는 4雙8輩로 제시하고 깨달음을 얻는 觀으로서 4諦 16現觀을 설명하고 있다. 이어 智品에서는 깨달음을 획득하기 위한 지혜를 世俗智, 法智, 類智 등의 10智로서 설명하고, 18不共法 등을 설명한다. 定品은 聖智를 낳는 기초가 되는 禪定을 설명하는데, 4禪, 4無色定, 3解脫門, 4無量心, 그밖의 禪定을 제시한다. 부록인 마지막의 破我品은 이상에서 밝혀진 無我의 입장에 서서 犢子部의 非卽非離蘊我나 勝論 의 我 등을 논파하고 無我의 도리를 밝힌 것이다. 九品三十卷中에서 처음 界根二品은 모두 有漏 無漏 迷悟兩界의 體用을 밝히고, 다음 世間, 業, 隨眠三品은 따로 迷界의 果因緣을 설하고, 뒤의 賢聖, 智, 定三品은 悟界의 果因緣을 밝히고, 마지막 破我一品에서는 諸法無我의 진리를 밝히고 있다. 또 이것을 四諦說의 입장에서 보면 世間品이 苦諦가 되고, 業品과 隨眠品이 集諦가되고,賢聖品이 滅諦가 되고, 智品과 定品이 道諦가 된다.

이 글에서는 界,根 兩品의 法體系 즉 五位七十五法을 정리하였다.



2. 諸法의 分類

경전에서는 諸法을 5蘊, 12處, 18界 등 3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俱舍論}에서는 여기에 더하여 5位75法으로 분류정리하고 있다. 諸法은 크게 나누면 有爲와 無爲의 2종으로 나눌 수 있다. 이렇게 법을 나누는 것은 無常, 苦, 無我라는 불타의 가르침을 체계적 분석적으로 설하기 위한 것이다. 본래 法(Dharma)은 존재, 진리, 교설 등 다양한 의미로 사용된다. 그러나 설일체유부에서 법을 이와같은 75종으로 분류할 때에 법은 특히 존재를 구성하는 존재의 요소라는 의미를 지닌다. 경험의 세계 속에 있는 일체의 것, 존재, 사물, 현상 등은 복잡한 인과관계에 의한 무수한 법의 이합집산에 의해 유동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有部의 법사상의 기본적 사고이다. 이러한 유부의 법사상에서 보면 실재하는 것은 75종의 법뿐이고, 그 이외의 모든 현상적 존재에는 실재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인간의 삶의 본질인 일체의 무상, 고, 무아는 경전에서는 5온, 12처, 18계에 의해 설해지고, 유부에서는 75법에 의해 설해지는데, 이러한 일체는 다양한 인과관계를 기초로 하여 성립되어 있는 有爲의 존재이다. 동시에 이는 범부에 의해 욕망되고 집착되는 有漏의 존재이다. 無常이며 有爲이고 또한 有漏이며 苦인 현실의 삶의 일체는 그 無常을 無常으로 알고 有爲를 有爲로 알 때, 이에 대한 욕망과 집착이 소멸되어 그대로 寂靜하고 안락한 경지인 열반으로 전환된다. 현실의 삶이 有爲이고 有漏임에 대하여, 열반의 경지는 無爲이며 無漏이다. 이들 有爲, 無爲를 합쳐서 일체의 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즉 유루의 법과는 별도로 무루의 법이 있으며, 이들 유루, 무루의 諸法을 합쳐 일체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有爲란 造作이라는 뜻으로 인연따라 생기한다는 의미이다. 무위란 인연따라 생기하지 않고 自體恒存해서 생멸이 없는 상주불변의 진리를 뜻한다. 유루란 六根으로부터 흘러나온다는 의미로 번뇌를 가리킨다. 무루는 번뇌를 벗어난 상태이다. 세속적 인간의 세계, 업과 번뇌의 세계는 유위이며 유루이다. 깨달음의 영역에 속하는 열반은 무위이며 무루이다. 세속적 삶으로부터 깨달음의 영역으로 나아가는 길(道)은 유위이면서도 번뇌를 떠나기 때문에 무루이다. 다시말하여 道는 아직 깨달음에는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유위이며, 동시에 번뇌를 떠나는 길이므로 무루인 것이다. 5蘊에는 어느 것에도 무위인 것이 없으나, 12處와 18界 중의 법에는 무위인 것도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동일하게 일체라고 하여도 5온에 의한 경우는 무위를 제외한 일체의 유위를 위미하지만, 12처와 18계에 의한 경우는 무위 유위를 합친 일체의 법을 의미한다. 5蘊은 色蘊, 受蘊, 想蘊, 行蘊, 識蘊의 다섯이다. 處는 산스크리트어 Ayatana 의 번역어로서 길러 生長시킨다는 뜻이다. 따라서 處는 心과 心所가 일으날 때 그 의지할 곳이 되며 心, 心所는 12처에 의지해서 발생하고 생장하는 것이다. 12처는 眼,耳,鼻,舌,身,意의 六根과, 色,聲,香,味,觸,法의 六境을 가리킨다. 18界는 六根과 六境에 眼識,耳識,鼻識,舌識,身識,意識 등의 六識을 더한 것이다. 5위 75법은 色法(11), 心法(1), 心所有法(46), 不相應法(14), 無爲法(3) 등이다. 5위 75법, 5온, 12처, 18계의 상호관계는 별표 1과 같다. 5위 75법을 모두 분류하면 별표2와 같다.



3. 色法

넓은 의미의 色 즉 물질적 존재에 대해 {구사론}이 부여하고 있는 설명 중 중요한 것은 다음의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1) 파괴되므로 色이라 한다.

(2) 色은 四大와 四大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다.

(3) 色은 五根과 五境과 無表色의 11종의 法이다.

(4) 色은 法處,法界에 포함되어 있는 無表色을 제외하고는 極微의 집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이는 공간을 점유하며, 다른 色이 동일한 공간을 점유하는 것을 방해한다.

(5) 色이 生起할 때에는 반드시 8종류가 俱生한다.

色의 산스크리트어는 Rupa이다. Rupa는 變壞 또는 質碍(걸림)의 의미이다. 일체는 無常하기 때문에 당연히 色도 無常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존재이다. 파괴되는 것이 오직 물질적 존재뿐만은 아니다. 마음도 마음의 작용도 그리고 그 이외의 것, 즉 인과관계를 가지며 존재하는 有爲의 것 중에 파괴되지 않는 것은 없다. 그러므로 '파괴되므로 색이다'라는 정의는 물질적 존재가 갖는 무상성, 유위성을 잘 표현하면서도, 이 정의는 물질적 존재도 포함된 유위의 달마 일반에 공통된 성질을 말하는 것이다.

四大는 地, 水, 火, 風이다. 四大는 자연계의 大地, 흘러가는 물, 타는 불, 부는 바람을 이루는 소재가 아니라, 이들이 대표하는 바의 물질의 물리적 성질 즉 암석에 보이는 것과 같은 견고함, 물에 보이는 것과 같은 濕潤性, 불에 보이는 것과 같은 熱性, 바람에 보이는 것과 같은 유동성이 四大의 본체로 생각되었다. 四大의 본체가 견고함, 습윤성, 열성, 유동성이 되면, 四大가 재료 즉 질료인이 되어 이로부터 물질이 합성된다고는 할 수 없다. 四大는 이제 물질의 근본적 성질인 것이다. 견고함, 습윤성, 열성, 유동성이라는 근본적 성질을 떠나서는 물질적 존재는 파악되지 않는다. 일반의 물질이 '四大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정의도 이러한 의미에서 이야기되는 것이다.

五根은 眼,耳,鼻,舌,身의 다섯가지 감각기관이며, 五境은 그것들의 대상인 色,聲,香,味,觸이다. 色境을 색깔과 모양으로 나누고, 색깔을 靑,黃,赤,白의 4색으로, 모양을 長,短,方,圓,高,下,正,不正의 여덟으로 나눈다. 색깔 중에는 특수한 것을 8종 또는 9종으로 헤아리는 경우도 있다. 聲境 즉 소리는 생물이 발하는 소리와 무생물이 발하는 소리, 의미를 전하는 소리(언어를 이루는 소리)와 그렇지 않은 소리, 즐거운 소리와 즐겁지 않은 소리의 차별에 따라 8종으로 구분한다. 香境은 좋은 냄새와 나쁜 냄새, 적당한 냄새와 지나친 냄새의 차이에 따라 4종으로 나눈다(3종으로 나누는 경우도 있다). 味境에는 달고 시고 짜고 맵고 쓰고 떫은 여섯 가지의 맛이 있다. 觸境 즉 감촉에는 매끄러움, 거침, 무거움, 가벼움, 차거움, 배고픔, 목마름의 7종 외에, 땅,물,불,바람의 四大 즉 견고함, 습윤성, 열성, 유동성이 포함된다. 四大가 觸境에 포함되는 점은 四大가 물질을 구성하는 소재가 아니라 물질의 근본적 성질로 생각되고 있는 사실을 보여준다. 無表色이란 表色에 대응한 명칭이다. 表色이란 우리들의 身語二業을 말하는데, 身語二業은 밖으로 '이것은 선이다' '이것은 악이다' 하고 나타내는 것이므로 이것을 表色 혹은 表業이라 한다. 이 身語二業의 表色이 그 힘이 강한 것은 身語二業과 동시에 그 결과가 특별한 善惡의 功能을 몸에 나타낸다. 이 功能은 無形象해서 밖으로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을 無表色 또는 無表業이라 한다. 이 無表色은 極微의 집합체가 아니므로 變壞가 없고 質碍도 없다. 그러므로 色法이라하기 어려우나 본래 身語二業의 色法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無表지만 色에 귀속시킨 것이다.

無表色을 제외한 色은 極微의 집합으로 이루어진다. 極微란 어떠한 방법으로써도 분할할 수 없는 최소입자를 말한다. 極微는 微粒子이지만 입체적으로 이를 둘러싼 면 즉 표면을 갖지 않는다고 한다. 만약 표면을 갖는다면 이를 더욱 분할할 수 있으며, 그렇게 된다면 이는 정의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極微 한 개를 중심으로 그 전,후,좌,우,상,하에 각각 하나의 極微가 결합되어 합계 7개의 極微가 집합한 것이 두 번째 단위인 微聚가 된다. 微聚가 같은 방법으로 7개 결합하면 세 번째 단위인 하나의 金塵이 된다. 이런 식으로 極微가 모여서 無表色을 제외한 色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극미가 이처럼 집합하여 공간을 차지하는 색법이 되지만, 극미 하나하나는 표면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극미끼리 접촉하여 결합을 이룰 수는 없어서, 극미들은 접촉이 없이 집합하여 경험 가능한 사물로 되는 것이다. 이 극미도 有爲의 法으로서 전혀 시간적 지속성을 갖지 못하며 刹那滅한다. 따라서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사물은 순간적으로 생멸하는 무수한 극미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色法이 생기할 때에는 동시에 色境,香境,味境,觸境과 四大 등의 8종류가 반드시 함께 생기한다. 이는 외계의 현상이 물질적 존재로 파악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을 나타내는 것이다.



4. 心法

心法의 주체를 心王이라고 한다. 心王은 心, 意, 識의 세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心은 산스크리트어로 Citta인데 集起란 뜻이며, 心王의 힘에 의하여 心所 및 일과 행동을 일으킨다는 의미이다. 意는 산스크리트어로 Manas인데 思量혹은 依止란 뜻이며, 깊이 思惟考察하고 능히 다른 心心所를 발생하는 所依止라는 의미이다. 識은 산스크리트어로 Vijnana인데 了別이란 뜻이며, 所緣을 식별하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이다. 六識은 眼識, 耳識, 鼻識, 舌識, 身識, 意識이다. 여기서 第六識 즉 意識은 廣緣의 心王이므로 때로는 色, 聲, 香, 味, 觸까지도 식별하는 수가 있다.

心王의 了別作用에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自性分別로서 현재 直覺하는 작용이며, 둘째는 隨念分別로서 과거를 追想하는 작용이며, 세째는 計度分別로서 과거 현재 미래 三世에 걸쳐 널리 境의 表面을 直覺할 뿐만 아니라 또한 裏面에까지 推及하는 분별작용이다. 六識 중에서 前五識은 自性分別 뿐이므로 無分別이라 하고, 第六識은 세 가지의 분별을 구비해서 넓고 깊이 考察思惟하므로 有分別이라 한다. 六識을 발생하는 緣에 空, 明, 根, 境, 作意등 五種이 있다. 心이 生起할 때는 반드시 作意의 先導를 기다려 根에 의지하며 境에 의탁한다. 그러나 前五識에서는 그 생기하는 緣이 같지 않다. 眼識은 眼根과 色境과의 사이에 空隙과 光線의 緣을 얻어 생기하며, 耳識은 耳根과 聲境과의 사이에 空隙의 緣을 얻어 생기한다. 즉 眼識의 생기는 五緣(空, 明, 根, 境, 作意)에 말미암고, 耳識의 생기는 四緣(空, 根, 境, 作意)에 말미암으며, 鼻舌身三識 및 意識은 三緣(根, 境, 作意)을 갖추어야 생기할 수 있다.



5. 心所有法

心所란 心王에 종속해서 움직이는 心作用이므로 心王의 소유라는 뜻에서 心所라고 한다. 이에 46種이 있는데 크게 나누면 6종이 있다. 大地法(10), 大善地法(10), 大煩惱地法(6), 大不善地法(2), 小煩惱地法(10), 不定地法(8)이다. 心이 생기할 때에는 반드시 心所가 동반한다. 그러므로 마음의 작용을 心相應法이라고도 한다. 마음과 동반하는 법이라는 의미이다.



1). 大地法

大地法이란 생기하는 범위가 큰 法이라는 의미로서, 이 10종의 마음작용은 어떠한 마음과도-선한 마음과도, 악한 마음과도, 선도 악도 아닌 중성의 마음과도-상호 동반하기 때문에 그렇게 불린다. 이 10가지는 受, 想, 思, 觸, 作意, 欲, 勝解, 念, 定, 慧이다. 受, 想, 思는 각각 五蘊의 하나에 상당한다(思가 行蘊임). 受는 苦, 樂, 不苦不樂의 感受, 想은 대상의 모양을 마음으로 파악하는 표상작용, 思는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것, 지향, 의지의 발동을 의미한다. 觸은 根, 境, 識의 접촉 즉 마음이라는 내계가 외계와 접촉하는 것을 말한다. 作意는 대상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 欲은 어떠한 일을 하고자 하는 욕구, 勝解는 대상이 어떠한 것인가를 확인하고 아는 것, 念은 기억작용, 定은 마음을 유동케 하지 않고 어느 한 점에 집중하는 것, 慧는 분별하고 판단하는 작용이다.



2). 大善地法

이 法은 信, 勤, 捨, 慙, 愧, 無貪, 無瞋, 不害, 輕安, 不放逸의 10종이다. 信은 마음의 청정함으로 해석되기도 하며, 불교에서 말하는 四諦, 三寶, 그리고 業과 그 果報 사이의 因果性의 셋에 대한 확신으로도 해석된다. 勤은 마음의 힘씀으로서 선행을 하고자 힘씀을 말한다. 捨는 마음의 평정으로서 치우침이 없는 것이다. 慙과 愧는 각각 두 가지로 이해된다. 첫번째의 이해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덕에 대한 공경이 慙이며, 자신의 죄에 대한 두려움이 愧이다. 두 번째의 이해에 의하면, 스스로를 관찰함으로써 자신의 과실을 부끄러워함이 慙이며, 다른 사람을 관찰함으로써 자신의 과실을 부끄러워함이 愧이다. 無貪은 탐욕이 없는 것, 無瞋은 미움이 없는 것을 의미하지만, 단순히 탐욕과 미움의 비존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욕망의 대상을 厭捨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不害는 비폭력으로 다른 생명을 해치지 않는 것이다. 輕安은 적응성으로서 어떠한 일을 행함에 마음이 안정되는 것이다. 不放逸은 靜慮로서 전념하여 禪을 행하는 것이다.



3). 大不善地法

大不善地法에는 無慙과 無愧의 2종이 있다. 慙과 愧의 반대의 마음작용이다.



4). 大煩惱地法

大煩惱地法은 6종으로서 痴, 放逸, 懈怠, 不信, 昏沈, 掉擧이다. 痴는 無明과도 같은 것으로 어리석음, 무지이다. 放逸은 不放逸의 반대로 마음이 과감하지 않은 것, 태만함을 말한다. 不信은 信의 반대로 마음이 청정하지 않음으로 해석된다. 昏沈은 마음이 침울함이며, 어떠한 일을 행함에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것, 즉 輕安의 반대이다. 掉擧는 마음의 경박하고 초조함, 유동하여 평정함이 없는 것이다.



5). 小煩惱地法

小煩惱地法으로는 10종이 열거된다. 忿, 恨, 稻, 嫉, 惱, 覆, 堅, 狂, 僑, 害가 그것이다. 忿은 성냄, 恨은 원한, 稻는 마음이 비뚤어짐, 嫉은 질투, 惱는 다른 사람의 충고를 듣지 않는 완고하고 우매함, 覆은 자기의 허물을 은폐함, 堅은 인색함, 狂은 기만, 僑는 자기만족이며, 害는 해를 끼치고자 하는 마음 즉 不害의 반대이다. 이들 여섯 가지의 小煩惱地法은 마음이 제6의 意識으로 작용하는 경우에만 이것과 동반한다. 前五識과는 동반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은 각각 개별적으로 생기한다.



6). 不定地法

不定地法은 8종으로서 이는 尋, 伺, 睡眠, 惡作, 貪, 瞋, 慢, 疑이다. 尋은 추론을 통하여 규명하고자 하는 거친 마음의 활동이며, 伺는 관찰적인 미세한 마음의 활동이다. 睡眠은 마음의 무딤, 惡作은 본래는 악한 행위를 의미하지만, 여기에서는 과거의 악행에 대하여 그 과오를 뉘우치는 마음작용을 뜻한다. 貪은 탐욕 즉 마음에 드는 대상의 대한 욕구, 瞋은 미움 즉 마음에 들지 않는 대상에 대한 증오, 慢은 자만심이다. 僑와 여기의 만의 차이는 전자가 자신의 성질(미모와 젊음과 혈통과 학식 등)을 훌륭하다고 생각하여 자신에 집착하는 마음의 교만함임에 대하여, 후자는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훌륭하다고 망상하여 다른 사람에게 과시하는 마음의 교만함을 말한다. 疑는 四諦의 진리에 대하여 여러가지로 생각하는 迷惑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煩惱는 모두 마음의 작용이다. 業도 그 중심이 되는 것은 마음의 業으로서, 결국 마음작용의 일종인 思이다. 煩惱를 끊는 올바른 지혜도 마음작용의 일종인 無漏의 慧이다. 業, 煩惱의 迷惑의 세계도, 이를 초월하여 깨달음의 세계로 들어가고자 하는 道도 모두 이 마음과 마음작용의 俱生의 관계 중의 어떠한 것에 의해 성립된다. 즉 넓은 의미의 마음의 세계 안의 사실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6. 不相應法

不相應法은 갖추어 말하면 不相應行法이다. 色法과心法이 있으면 그 法 위에 특별한 세력이 존재하게 된다. 그런데 이 세력은 心法이 아니므로 心에 相應하지도 않고 色法이 아니므로 色에 相應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不相應이라고 한다. 또 不生不滅의 法도 아니라는 의미에서 行을 붙여 生滅變遷함을 표시한다. 이에는 得, 非得, 命根, 同分, 無想果, 無想定, 滅盡定, 生, 住, 異, 滅, 名, 句, 文 등 14종이 있다.



1). 得

得은 成就라는 뜻으로 有情法에 속하는 諸法이 서로 혼합되지 않고 성립하는 까닭은 오직 이 得이란 세력이 있기 때문이다. 凡과 聖, 漏와 無漏의 구별과 五趣四生이 같지않음이 모두 得의 세력 때문이다. 得에는 法前得, 法後得, 法俱得, 非前後俱得의 4종이 있다.



2). 非得

非得은 不成就라는 뜻으로서 得의 반대이다. 非得도 또한 有情法에 한하되 得이 있을때는 반드시 그 法의 非得이 없고 非得이 일어날 때는 반드시 그 法의 得이 없게된다. 非得에는 法前非得, 法後非得, 非前後非得의 3종만이 있고, 法俱非得은 없다.



3). 命根

命根은 壽라는 뜻이다. 우리들의 身心은 원래 刹那生滅하는 것이나 同類相續해서 수십년 살아가는 까닭은 命根이란 세력이 존재해서 어느 기간동안 이 身心을 계속 보호 유지해서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4). 衆同分

衆同分이란 同類가 되게 하는 원인을 말한다. 개개의 五趣四生들의 果報와 種類가 각각 다르나 서로를 一種一類 가운데 攝入할 수 있는 것은 이 衆同分이 있기 때문이다. 衆同分에는 有情同分과 法同分이 있다. 有情同分이란 有情으로 하여금 同種同類로 되게 하는 원인세력이며, 法同分이란 有情의 신체에서 眼耳鼻舌身의 諸根이 서로 같고, 色聲香味觸의 諸境이 서로 같으며, 法法이 서로 비슷한 것은 모두 이 法同分의 힘이다.



5). 無想定

갖가지 心心所가 끊임없이 이어지며 번뇌를 생기하므로, 번뇌의 근원인 心을 滅却하기 위하여, 想을 떠나서 無心定에 들어갈 때, 이 無心定의 기간동안 心作用의 生起를 저지하는 것이 있어서 心心所로 하여금 生起하지 못하게 한다. 그것을 無想定이라 한다. 이 無心位를 定이라 하는 까닭은 禪定에서 비롯되기 때문인데, 無心에 들어가기 전의 有心定을 따라서 定이라고 한다.그 定의 體는 善性 뿐이다.



6). 無想果



無想果는 無想定을 닦은 因에 말미암는 果로서 無想天에 태어나고, 無想天에 태어난 후에는 앞서 無想定을 닦은 因의 힘으로 미래의 心心所가 일어나지 않게 되는 것을 말한다. 그 體는 無記로서 五百大劫 동안 無心에 머문다고 한다.



7). 滅盡定



滅盡定은 心心所를 모두 단절한 定으로서 無想定과 더불어 二無心定의 하나이다. 無所有處의 번뇌를 떠난 성자가 그 定의 경지를 無餘涅槃의 고요함에 견주어 無心의 寂靜境을 즐기기 위해 들어가는 定이니, 이 定을 닦음으로써 無色界의 第四天인 有頂天에 태어난다.



8). 四相

生住異滅의 四勢力을 四相이라 한다. 生은 有爲의 諸法이 미래에서 현재로 옮기는 것이다. 住는 有爲의 諸法이 한찰라 현재에 安住하는 것이다. 異는 有爲의 諸法이 衰損하는 것이다. 滅은 有爲의 諸法이 현재에서 과거에로 壞滅하는 것이다. 生住異滅의 四相 자체도 또한 生住異滅이라는 四相의 세력에 지배된다. 그래서 四相도 生住異滅한다. 무릇 有爲의 色心諸法이 생멸변천해서 무상한 까닭은 오로지 色心上에 존재하는 四相의 작용에 인한 것이다. 法의 生滅에는 一期生滅과 刹那生滅 두 가지가 있다. 일기생멸이란 보통으로 인식하는 현재의 생활기간을 生이라 하고 죽을 때를 滅이라 한다. 다시 상식으로 알 수 없는 시시각각으로 미세히 생멸변천하는 것을 찰라생멸이라 한다. 찰라란 시간의 단위를 나타내는 말로서 미세하게 시간을 분석해서 극단에 이르러 다시 분석할 수 없는 단위를 말한다. 법이 생할 때는 반드시 인연을 의지하고 멸할 때는 인연을 의지하지 않으므로 法體는 본래부터 壞滅하는 性이므로 자연히 멸하는 것이다. 유위의 제법은 本體와 作用이 있다. 본체는 恒存하지만 작용에는 생멸이 있으므로 三世를 구분한다. 작용이 아직 일어나지 않고 다만 본체만이 있는 位(未作用位)를 미래라 하며, 인연이 무르익어 바야흐로 작용을 일으키는 位(正作用位)를 현재라 하며, 인연이 이미 흩어져 작용이 멸한 位(已作用位)를 과거라 한다. 미래에서 현재에 이르고 현재에서 과거로 들어가는 순서에 따라 찰라생멸의 뜻을 중심으로 해서 四相을 설명한다. 善惡業感의 순서는 과거의 번뇌와 업으로 인해서 현재 五蘊의 身心을 感得하고 현재의 번뇌와 업으로 인해서 미래 五蘊의 身心을 感得한다.



9). 名句文

文이란 音韻屈曲해서 언어를 조직하는 단위로서 가나다라 등과 같은 單音이다. 2文을 文身이라 하고 3文 이상을 多文身이라 한다. 名은 文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간단한 名詞, 動詞혹은 形容詞등을 말함이니 소나무, 대나무, 하늘, 구름등의 낱말이다. 2名을 名身이라 하고 3名 이상을 多名身이라 한다. 句는 두 개 이상의 名을 연결되어서 일종의 의미를 나타내는 언어를 말한 것이니 즉 '산에 오른다' '냇물을 건넌다' '꽃을 본다'는 등과 같은 것이다. 2句를 句身이라 하고 3구 이상을 多句身이라 한다. 이 名句文은 모두 소리 위에 존재해서 이 힘으로 언어를 조직하며 思想을 표시하며 事理를 나타내고 설명한다.



7. 無爲法

無爲法이란 생멸변천함이 없는 常住한 실체를 말한다. 이에 三種이 있으니 虛空無爲, 擇滅無爲, 非擇滅無爲이다.



1). 虛空無爲

虛空無爲란 장애됨이 없음이 本義이어서, 有爲法이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를 막론하고 一切處에 遍滿하며 十方世界에 가득차서, 개개의 법이 서로서로 장애를 받지 않도록하는 常住不動의 體이다. 그러므로 수없는 세계가 동시에 일어나고 혹은 멸하나 虛空無爲는 增減消長하는 일이 없고 그 체는 오직 하나뿐이다.



2). 擇滅無爲

擇滅無爲란 有漏의 諸法에 존재하는 壞滅의 原理이다. 이 原理는 낱낱의 有漏法이 번뇌의 繫縛을 여의었을 때에 나타나는 唯善無漏의 常住法으로서, 오직 有漏와 無漏의 2智로써 證得하는 뛰어난 解脫法이다. 擇이란 簡擇의 뜻으로서 지혜의 작용이다. 이 지혜의 힘으로 인해 번뇌의 繫縛을 벗어났을 때에 나타나는 壞滅의 原理가 擇滅無爲이며 離繫라고도 한다.



3). 非擇滅無爲

이 無爲는 畢竟不生法에서 얻는 불생불멸의 法體이다. 一切法은 본래 미래에 잡다하고 혼란스럽게 있다가 여러가지 인연을 만나면 현재에 나타나고 작용을 마치면 곧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지만, 만약 인연이 없을 때는 그 法이 영원히 미래에 住해서 현재에 생기하지 못하는 것을 畢竟不生法이라 한다. 이 無爲는 지혜에 의해 얻어지는 無爲가 아니라 다만 인연이 없기 때문에 이루어지므로 非擇滅無爲라고 한다.



8. 諸法의 三性

75法의 性에 善, 惡, 無記의 구별이 있다. 인간과 天이라는 즐거운 果를 가져오는 法을 善이라 하고, 三惡趣의 괴로운 果를 초래하는 法을 不善이라고 하며, 果를 가져올 힘이 없는 것을 無記라고 한다. 이 삼성에 따라 諸法을 분류하면 별표3과 같다.



#. 참고문헌

1. 世親 {阿毘達磨俱舍論} 30권, 현장 역, 신수대장경 29.

2. 世親 {俱舍論} 한글대장경 121,122. 동국역경원

3. 梶川乾堂 {俱舍論大綱} 全明星 역, 불광출판부

4. 上山春平,櫻部建 {아비달마의 哲學} 정호영 역, 민족사

5. 테오도르 체르바츠키 {小乘佛敎槪論} 권오민 역, 경서원 

 
출처 : 나 홀로 길을 걷네 ...
글쓴이 : 춘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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