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성은 항상 청정한 것인데
菩提本無樹(보리본무수)
明鏡亦無臺(명경역무대)
佛性常淸淨(불성상청정)
何處有塵埃(하처유진애)
깨달음은 본래 형상이 있는 보리수나무와 같은 것이 아니며
밝은 마음(거울) 또한 경대(鏡臺)와 같은 실제 모양이 없네.
본래마음인 불성은 항상 청정한데
어디에 티끌(번뇌)이 있으리오.
<돈황본 육조법보단경>
<해설>
깨달음은 형상이 있는 사물이 아니다. 따라서 깨달음을 보리수나무에 비유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마음 역시 실체가 없으므로 경대에 비유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깨달음도 마음도 형상이 없는 무상(無相)이다. 공(空)이다.
우리의 본래마음인 불성(자성, 본래심, 진여심, 여래장심)은 항상 공적(空寂)하고 청정하여 번뇌의 티끌이 낄 수가 없다. 번뇌는 본래 그 실체가 없다. 홀연히 텅 빈 하늘에 먹구름처럼 나타났다가 바람이 불면 곧장 사라지는 허망한 것이다. 그래서 내 마음에 나그네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객진번뇌(客塵煩惱)라 하고, 본래 없는 본무번뇌(本無煩惱)라고 한다.
혜능대사의 오도송은 불성이 본래가 청정하고, 더구나 무명번뇌는 실체가 없는 환상(幻相)과 같은 공(空)한 것이므로, 우리의 본래마음은 티끌번뇌에 오염되지 않는다는 마음의 본래자리를 읊은 것이다.
신수대사의 시처럼 시시때때로 닦고 털고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우리의 마음자리인 불성이 본래 청정하고 닦을 것이 없이 부처의 지혜와 덕성(德性)을 모두 갖춘 본래가 부처(本來佛)임을 단번에 깨닫는 것을 돈오(頓悟)라고 주장한다. 이것이 혜능선(禪)의 핵심이다.
<한자풀이>
菩提(보리): 깨달음. 本(본): 본래, 뿌리, 근본. 無(무): 없다, …하지 말라(금지하는 말). 無樹(무수): 나무가 없다. 이 시에서는 직역하면 보리수나무가 없다는 뜻인데 의역하면 나무와 같은 형상이 있는 것이 아니다고 해석해야 의미가 통한다. 明鏡(명경): 밝은 거울, 맑은 마음을 상징. 亦(역): 또, 또한, 역시. 無臺(무대): 받침대가 없다. 이 시에서는 거울의 받침대인 경대(鏡臺)가 없다는 뜻인데 문맥상으로 의역하면 경대와 같은 형상이 없다는 의미이다. 佛(불): 부처님, 진리를 깨달은 분, 性(성): 성품(타고난 본성), 성질. 佛性(불성): 부처의 성품, 부처가 될 수 있는 마음. 본래의 근본마음을 자성(自性)‧ 본심(本心) ․ 진여심(眞如心) ․ 불성이라고 한다. 常(상): 항상, 불변. 淸(청): 깨끗한, 맑다. 淨(정): 깨끗하다, 맑다. 淸淨(청정): 맑고 깨끗하다. 오염되지 않다. 번뇌가 없음을 상징. 何(하): 어찌, 어디에. 무엇, 얼마나. 處(처): 장소(곳), 처소, 살다, 머물러 있다. 塵埃(진애): 티끌, 먼지. 번뇌망상(3독심)을 상징.
'오도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효스님 오도송 - 唯心(유심- 모든 사물의 법칙은 오직 한마음에서) (0) | 2018.07.08 |
---|---|
만공스님 오도송 - “닭은 축시에 울고, 해는 인시에 뜬다” (0) | 2018.07.01 |
[스크랩] 오도송 - 동산양개 (0) | 2018.06.17 |
[스크랩] 禪詩 (선시)모음 (0) | 2018.06.17 |
오도송(悟道頌)-오조법연(五祖法然) (0) | 2018.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