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불교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수선님 2018. 7. 8. 12:56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고락의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실은 어리석은 사람보다 감정적으로 더 예민할 수도 있다.

다만 지혜로운 사람은
즐거움을 만나도 함부로 행동하지 않고
괴로움에 부딪쳐도 그로인해 공연히 근심을 더하지 않아
괴로움과 즐거움의 감정에 구속받지 않고
그 모두를 놓아버릴 줄 알아
감정의 굴레를 벗어나 자유로울 뿐이다.

[잡아함경(雜阿含經)]

지혜로운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의 차이는
괴로움과 즐거움이 왔을 때
그 감정에 얼마나 크게 얽매이고 휘둘리는가의 차이에 있다.

지혜로운 이는 즐거워도 그리 크게 호들갑 떨지 않고,
괴로워도 그리 크게 근심하지 않는다.
즐겁고 괴로운 그 두 가지 극단을 모두 벗어나 자유롭다.

즐거울 때 많이 들떠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괴로울 때도 많이 휩쓸리고 괴로워 하는 법.
즐겁고 괴로운 그 양 극단의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참된 자유가 찾아온다.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깨달음을 얻은 큰스님들이라고
고락의 감정을 전혀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생들보다 아주 작고 여린 손짓 하나 하나에도
더 깊은 즐거움과 아픔을 느낄수도 있다.
정신이 예민하며 명징하게 깨어있기 때문에
아주 작은 아픔에도 내 일처럼 함께 아파하고
아주 작은 기쁨에도 함께 기뻐한다.

그러나 지혜로운 이는 즐거움과 괴로움을 당할지라도
거기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거나,
함부로 행동하거나,
그러한 감정에 구속받지는 않는다.

인연 따라 즐거운 일이 있으면 그 즐거움을 즐거워하고,
아픈 일이 있으면 함께 눈물 흘릴지라도
그 순간이 지나면 모든 감정을 놓아버림으로써
굴레에 갇히지 않고 놓여난다.

지혜로운 이는
그 순간이 괴로우면 오직 그 순간만 괴로울 뿐이고,
그 다음 순간은 다시금 고요한 평화로 돌아오지만,
어리석은 이는 괴로울 때도 괴롭고
괴로움이 지나가도 여전히 괴롭다.

오직 순간 순간에 삶의 의미를 두라.
지난 순간의 흔적과 찌꺼기는
지난 순간이 감과 동시에 함께 던져버리고,
다음 순간은 온전히 그 다음 순간에 완전한 주의를 기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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