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사위국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삼독의 과보에 대해 이렇게 말씀했다.
“세 가지 악한 생각이 있다. 어떤 것이 세 가지 악한 생각인가. 탐내는 생각, 화내는 생각, 남을 해치려는 어리석은 생각이 그것이다. 이것을 중생의 세 가지 악한 생각이라 한다.
그러나 수행자들이여. 잘 알아두어야 한다. 만일 탐내는 생각을 가지면 목숨을 마친 뒤에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만일 화내는 생각을 가지면 목숨을 마친 뒤에 개나 닭이나 뱀이나 지네 따위의 축생으로 태어날 것이다. 만일 남을 해치려는 어리석은 생각을 가지면 목숨을 마친 뒤에 아귀로 태어나 온몸이 불타면서 그 고통은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수행자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중생들이 세 가지 생각을 하게 되면 지옥과 축생과 아귀에 태어나는 이유이니라.
반대로 착한 세 가지 생각이 있다. 어떤 것이 세 가지 착한 생각인가. 탐욕에서 벗어나려는 생각, 화내지 않으려는 생각, 남을 해치려 하지 않는 생각이 그것이다.
만일 어떤 중생이 탐욕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을 하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인간 세상에 태어날 것이다. 만일 어떤 중생이 화내지 않으려는 생각을 하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 만일 어떤 중생이 남을 해치려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그는 목숨을 마칠 때 다섯 가지 결박을 끊고 거기서 반열반할 것이다.
그러므로 수행자들이여. 그대들은 항상 세 가지 악한 생각에서 멀리 떠나 세 가지 착한 생각을 하도록 하라. 그러면 큰 이익이 있을 것이다.”
<증일아함경> 13권 지주품(地主品) 제8,10경
옛날 이스라엘에 두 형제가 살고 있었다. 형은 결혼하여 아내도 있었고 자식도 여러 명 있었으니 동생은 아직 미혼이었다. 부지런히 농사를 짓던 두 사람은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유산을 반씩 나누어가졌다. 사과와 옥수수를 수확하던 날 두 사람은 그것을 똑같이 반으로 나누었다. 각자의 몫은 자기 창고에 따로따로 넣어두었다.
그날 밤 동생은 나누어가진 몫의 상당부분을 형의 창고에 옮겨놓았다. 형은 식구도 많은데 혹시 식량이 모자랄까봐서 염려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한편, 그날 밤 형도 자기의 몫에서 많은 양을 떼어내서 동생의 창고에 옮겨놓았다. 자기는 아내와 자식들도 있으니 노후를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미혼인 동생은 혼자 살고 있으니 많이 힘들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날이 밝자 두 사람은 각자의 창고에 가보고 깜짝 놀랐다. 창고에 있는 물건의 양이 어제와 조금도 달라져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 뒤로도 사흘 동안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 두 형제는 참으로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흘째 되던 날 밤이었다. 형과 아우는 지난 며칠처럼 물건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그만 중간에서 마주치고 말았다. 형과 동생은 그제야 이유를 깨닫고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두 형제가 부둥켜 안고 울었던 곳은 지금도 예루살렘에서 가장 고귀한 장소로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동화보다 더 아름다운 이 이야기는 유태인들이 ‘지혜의 바다’라고 부르는 <탈무드>에 나오는 미담(美談)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런 미담이 발붙일 데가 별로 없다. 부모가 죽으면 재산 때문에 형제끼리 소송하고 얼굴을 붉히며 싸우는 일이 다반사다. 그러나 조금만 서로 양보하면 싸울 일도 없고 소송할 일도 없어진다. 형제끼리 더 화목해질 수도 있다. 욕심을 줄이는 것이 욕심을 늘리는 것보다 얼마나 지혜롭고 아름다운가.
홍사성/불교방송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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