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바라밀2 - 지계바라밀 수행 (2)
이와 같이 지계바라밀은 모든 수행자들을 오직 정진에 몰두할 수 있도록 온갖 유혹을 제어해 주고 정과 혜를 증장하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계를 지키지 않고 정(定)에 들거나, 밝은 지혜(慧)가 생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삼학(三學)에서 계(戒)를 먼저 언급한 연후에 정(定)과 혜(慧)를 얻을 수 있다고 한 바도 그러한 연유인 것입니다.
계는 다만 ‘무엇을 하지 말라’는 금지 규정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행동하라’는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실천의 가르침입니다. 또한 나만 혼자 지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함께 지킬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하는 이타정신이 깃들어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대승계이다. 소승계는 ‘하지 말라’는 금지규정의 성격이 강하며, ‘스스로 잘 지키라’는 수행자 자신을 위한 수행방법입니다. 그렇기에 계 자체에 철저함을 강조합니다.
같은 오계(五戒)일지라도 소승의 계는 절대 어겨서는 안 된다는 철저한 계행을 강조한 반면, 대승계는 형식과 문자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와 올바로 실천하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소승에서는 불망어(不妄語)라고 하면, 절대로 망어나 거짓말 등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만, 대승계는 상황에 따라 선(善)을 위하고 중생(衆生)을 위한다는 이타적인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마음이라면 어쩔 수 없는 경우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지범개차(持犯開遮)의 정신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자신을 위한 것이라면 이것은 지범개차가 아니라 파계(破戒)가 되는 것입니다. 지범개차의 기준은, 바로 일체 중생을 위한 이타적인 동체대비의 마음인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데 있는 것입니다. 바른 수행자는 계를 잘 지킬 줄 알아야 하며, 동시에 잘 파할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대승불교에서는 출가, 재가의 구분 없이 지켜야 할 윤리적이고도 실천적인 계가 있으니, 바로 십선계(十善戒)입니다. 이것은 신, 구, 의로 우리가 저지를 수 있는 일체의 악업을 짓지 않도록 하며, 적극적으로 몸과 입과 생각을 청정히 하여 복덕을 지을 수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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