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되새기기

[스크랩] 나누어 주는 공덕

수선님 2018. 9. 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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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사밧티의 기원정사에 머물고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얼굴이 단정하게 생긴 사람이 부처님을 찾아와 보시의 공덕에 대해 여쭈었다.


“부처님, 저는 보시에 대해 묻고자 합니다. 무엇을 보시해야 큰 힘을 얻고, 무엇을 보시해야 단정한 얼굴을 얻고, 무엇을 보시해야 편안함을 얻고, 무엇을 보시해야 밝은 눈을 얻을 수 있는지요. 또 어떻게 해야 모든 것을 보시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은 그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큰 힘을 얻고자 한다면 음식을 나누어 주라. 단정한 얼굴을 얻고자 한다면 의복을 나누어 주라. 안락을 바란다면 수레를 보시하고, 밝은 눈을 얻고자 한다면 등불을 보시하라. 또한 모든 것을 보시했다고 말하려면 무엇을 얻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을 기다리는 것이다. 아울러 진리를 중생에게 가르쳐 주면 그것이야말로 보시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보시라 할 것이다.”


잡아함 36권 998경 《시하득대력경(施何得大力經)》


보시(布施)란 나누고 베푼다는 말로 불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이다. 보시의 종류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재물을 나누어 주는 재시(財施)요, 둘째는 진리를 가르쳐 주는 법시(法施)요, 셋째는 두려움을 없애 주는 무외시(無畏施)다. 이 중 재시는 재가자가 출가 수행자나 가난한 사람에게 하는 보시이고, 법시는 출가자가 재가자에게 하는 보시다. 무외시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백성에게 베푸는 보시다.


또한 보시는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주는 물건이 모두 깨끗해야 한다. 이를 삼륜청정(三輪淸淨)이라 한다. 예를 들어 주는 사람이 어떤 대가를 바란다면 이는 깨끗한 보시가 아니다. 또 받는 사람이 이로 인해 마음의 부담을 느끼도록 하는 것도 깨끗한 보시가 아니다. 주고받는 물건이 깨끗해야 한다는 것은 예를 들어 뇌물과 같은 것을 주거나 받거나 하는 것은 깨끗한 보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 왜 이렇게 아낌없이 대가를 바라지 말고 깨끗한 보시를 해야 하는가. 그래야만 진정한 보시의 공덕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경전은 그 공덕을 위해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을 집에서 기다리라’고까지 말한다. 이것이 참다운 보시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생들은 한 가지 의문을 갖게 된다. 그렇게 아낌없이 대가 없이 주기만 한다면 ‘나는 어떻게 살란 말이냐’ 하는 반발이다. 출가한 스님들이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반 사회에서 사는 사람이 무조건 베풀기만 하면 거지꼴을 면하기 어렵다. 거지가 되기 위해 불교를 믿는 것이 아니라면 아무래도 좀 무리한 요구가 아닌지 싶기도 하다.


그러나 부처님의 셈법은 우리와 판이하다. 베푼 만큼 공덕이 돌아온다는 것이다. 설사 대가가 없어도 보시로 인해 스스로 기쁘면 그것이 최고의 공덕이라는 것이다. 재가자의 입장에서 보면 참 바보 같은 셈법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부처님은 그렇게 하라고 가르치고 있으니 과연 우리는 이러한 말씀을 따라야 할 것인지, 말아야 할 것인지. 고민 끝에 얻은 결론은 이런 것이다. 지금까지 세속에 사는 사람치고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아온 사람은 거의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살이는 더욱 이악스러워지고 있으며, 부처님은 여전히 남에게 나누어 주어야 공덕을 성취한다고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홍사성/불교방송 상무



출처 : 淨土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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