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소원성취의 비결은 불방일

부처님이 사밧티의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코살라의 파세나디왕이 부처님을 찾아와 물었다.

“사람은 누구나 소원이 있고 그것을 성취하고자 합니다. 어떻게 해야 현세의 소원을 성취하고 후세의 소원을 성취할 수 있겠나이까?”

이에 부처님의 대답은 이러했다.

“그것은 오직 한 가지 게으르지 않는 것입니다. 누구나 방일하지 않고 부지런하면 현세의 소원을 성취하고 후세의 소원을 성취하게 될 것입니다. 비유하면 씨앗을 뿌리거나, 물이 흐르거나, 사자가 집을 짓거나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이 다 대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듯이 현세의 소원과 후세의 소원을 성취하는 것도 불방일(不放逸)의 대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대왕이여, 모든 소원을 성취하고자 한다면 방일에 의지하지 말고 불방일에 의지해야 합니다. 만약 대왕이 먼저 불방일에 의지하면 대왕의 부인이 그것을 따를 것입니다. 부인이 그러하면 대신과 장군과 태자가 불방일에 의지할 것입니다. 또한 온나라 백성도 대왕과 공경대신을 따라 방일하지 않고 불방일에 의지할 것입니다.

대왕께서 불방일에 의지한다면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것이며 부인과 채녀도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창고의 재물도 더욱 늘어나 풍족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지런한 것을 칭찬하고 부지런하지 않은 것을 비난해야 합니다.”

잡아함 46권 1239경 《불방일경(不放逸經)》

사람들은 누구나 여러 가지 소원이 있다. 절이나 교회에 나가서 기도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이 소원을 신불(神佛)의 가피로써 성취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 경에서 부처님의 대답은 냉정하고 단호하다. 현재나 미래에서 소원을 성취하고자 한다면 오직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사람들은 이 같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해 불만도 있고, 아쉬움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치로 따져 보면 이는 부처님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게으르고 성실하지 않은데 신이나 부처님인들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더욱이 부처님의 가르침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업자득(自業自得)이란 원칙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다. 만약 부처님이 초능력을 행사해 중생의 소원을 들어주고 해결해 줄 수 있다면 왜 인간사회에 불행이나 슬픔을 남겨 두고 열반에 들었겠는가. 모르긴 해도 이는 신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만약 자비로운 신이 있어서 절대적 권능을 행사할 수 있다면 수많은 인간의 불행을 방치할 리 없다.

부처님이 어떤 소원이든 성취하려면 게으르지 말고 열심히 정진하라고 가르치는 것은 그분도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진실로 걱정하는 것은 부지런히 노력하지 않으면서 좋은 결과만 바라는 파렴치다. 이 파렴치한 게으름을 제거하지 않으면 인간은 어떤 일도 성취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98 U. S. 오픈 여자골프 대회에서 극적으로 우승한 박세리 선수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감동을 준다. 박세리 선수는 독실한 불자다. 늘 손에 염주를 걸고 다닌다. 하지만 그녀가 우승한 것은 불력(佛力)이기보다는 자신의 실력(實力)이었다. 결승 연장전 마지막 홀에서 공이 러프에 빠졌을 때 그녀는 신발을 벗고 물 속에 들어가 쳐냈다. 그때 인상적인 장면은 그녀의 발이었다. 장단지는 햇볕에 그을려 구리 빛인데 양말을 신은 발은 다른 처녀들처럼 흰 빛이었다. 갤러리들은 그녀의 발이 하얀 것을 보고 신음 같은 탄성을 했다.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으면 장단지와 발의 피부색이 달라졌을까’ 하는 감탄이었다.

그녀의 우승 못지않게 하얀 발이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된 것도 ‘연습벌레’란 말을 들으며 연습에 게으르지 않았던 그녀의 고통이 상상되었기 때문이었다. 불방일이야말로 오늘의 그녀를 세계적인 골프 스타로 만든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그녀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있었다면 그것은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라’는 가르침이다.

임종에 이르러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이런 유훈을 한다.

‘모든 것은 무상하다. 게으르지 말고 정진하라.’

모든 사물이 대지에 근거하고 있듯이 모든 성공은 불방일과 노력이라는 대지에 근거한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성공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오랫동안 기억해야 할 가르침이다.

 

홍사성/불교방송 상무

출처 : 淨土를 그리며...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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