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스크랩] 불교경전요약

수선님 2018. 9. 30. 11:52

우리 한국불교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경전들을 열거하고 그 경전들의 개요를 살펴보기로 하자.

( 1 ) 정토삼부경

=정토삼부경이란 곧≪관무량수경≫≪무량수경≫≪아미타경≫을 통털어 일컫는 말이다. 정토란 깨끗한 환경, 쾌적한 환경을 말한다. 불교는 크게 정토문과 성도문으로 나눈다. 정토문이란 불교를 종교적 측면에서 바라본 가르침이요, 성도문이란 불교를 보다 합리적이고 철학적이며 논리적인 측면에서 바라본 가르침이다. = 정토에는 미타정토, 즉 극락정토가 있는가 하면 미륵정토가 있고 사바정토가 있고 약사정토가 있고 화장장엄국토 등이 있다. 그 숱한 정토 가운데 미타정토와 미륵정토를 대표적으로 들고 있으므로 두 정토에 관한 경전들을 우선 살펴 보기로 한다. 이 정토 삼부경은 미타정토에 관한 것이고 다음의 미륵삼부경은 미륵정토에 관한 경전이다.

=≪관무량수경≫ =이 경은 리우쏭(劉宋)의 지앙리앙예서(畺良耶舍)가 424년에 번역하였다. 그 내용은 라자가하의 한 사건에서부터 시작된다. 라자가하의 왕 빔비사라(Bimbisara)와 왕비 바이데히(Vaidehi)는 아자타사트루(Ajatasatru)라는 태자를 두었다. 그 태자가 장성하여 부왕을 가두고 왕위를 찬탈하려 하자 바이데히 왕비는 부처님께 지성으로 예배하고 왕을 구원해주기를 빌었다. = 이에 부처님은 바히데히 왕비에게 극락정토를 보여주고 열 여섯 가지 극락세계를 관하는 관법을 일러주어 왕비로 하여금 깨달음을 얻게 하고 빔비사라왕도 구원한다. 부처님은 특히 공간적으로 무한한 광명과 시간적으로 영원한 생명을 지니신 아미타불에게 귀의한다는 뜻으로‘나무아미타불’소리내어 염송하도록 가르치신다.

=≪무량수경≫ = 똥진의 쥐에시엔(覺賢)과 빠오윈(寶雲)이 421년에 번역하였다. 이 경은 부처님께서 라자가하의 그라드라쿠타에서 정토를 주제로 설법한 것인데 대체로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 첫째는 극락세계의 건설과 아미타불이 출현하게 된 동기를 밝히는 부분이다. 오랜 옛날 법장비구가 있었는데 부처님이 될 것을 서원함과 동시에 그 조건으로 마흔 여덟 가지의 큰 원을 세운다. 그리하여 오랜 세월 동안 보살행을 쌓은 결과 모든 서원을 성취하여 아미타부처님이 되었고 극락세계를 건설하여 지금도 거기서 법을 설하고 계신다는 내용이다.

= 둘째는 극락세계의 보배로 이루어진 나무 강당 연못 등 훌륭한 모습들과 거기에 살고 있는 보살들의 뛰어난 공덕을 묘사하고 있다. 집 나무 등이 칠보로 꾸며져 있고, 여덟 가지 공덕수가 담겨있는 연못의 바닥은 금모래며, 연꽃들이 아름답게 피어있고 부처님의 화신인 온갖 아름다운 새들이 맑은 소리로 노래한다. 그 곳에 사는 이들은 아미타불과 같은 깨달음을 이룰 수 있고, 한상 착한 일만 하며 원하는 게 있으면 무엇이든 마음대로 얻을 수 있어 더할나위 없는 즐거움과 행복이 가득하므로 극락세계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 세째는 극락에 갈 수 있는 자는 보살행을 닦으며 아미타불을 믿고 귀의하는 자라고 하는 부분이다. 극락왕생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아미타부처님을 생각하고 믿고 그 분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다. 불법을 존중하고 실천해야 하며 살생 도둑질 사음 거짓말 음주 등의 죄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가르친다. 정토삼부경 가운데 가장 길이가 긴 경전으로 매우 체계적이며 정리가 잘된 소중한 경전이다.

=≪아미타경≫ = 한역본에는 세 가지가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주로 많이 읽히는 것은 쿠마라지바의 역이다. 무문자설경, 즉 제자들의 물음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부처님 스스로 설하신 경으로 정토삼부경 가운데 가장 후대에 성립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문장이 매우 간결하여 삼부경 중에서도 제일 많이 읽히는 경이다. = 그 내용은 아미타부처님과 극락정토의 장엄을 설하고 그러한 정토에 왕생하는 길은 일념으로 아미타부처님을 염하는데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었을 때 아미타부처님의 영접을 받아 극락세계에 왕생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그렇다면 극락세계는 어떠한 나라인가. 아미타부처님이 원을 세워 이룩한 극락세계는 우리 평범한 인간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아름다운 세계다. 극락세계의 아름다움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째는 자연미요 둘째는 조형미며 세째는 인간미다.

= 자연미 속에는 국토의 청정함을 비롯하여 오염되지 않은 물, 오염되지 않은 국토, 오염되지 않은 수림과 거기에 깃들어 사는 생명들, 물적자원의 풍부함 등을 들 수가 있다. 조형미란 바로 그러한 자연의 아름다움의 일부가 바로 아미타부처님이 법장비구 시절에 설계하고 시공하여 이룩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보석으로 된 난간과 줄지어 선 가로수, 훌륭한 연못과 누각을 갖춘 정원, 아름다운 건축물, 잘 짜여진 도시, 어느 하나 빈틈이 없는 조형미를 갖추고 있다. = 그리고 인간미란 아미타부처님을 비롯하여 완전한 깨달음을 이룬 수많은 구도자 수행자들에게서 풍기는 아름다움이다. 그러한 까닭에 이처럼 아름답고 장엄스런 극락국토에 태어나고자 원을 세움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 2 ) 미륵삼부경

미륵삼부경이란 ≪미륵상생경≫≪미륵하생경≫≪미륵성불경≫의 셋을 말한다.

=≪미륵상생경≫ = 미륵은 마이트레야(Maitreya)를 음역한 것이며 츠스(慈氏)라 한역한다. 우리말로 번역하면‘사랑을 간직한 분’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번역의 이름을 쓰지 않고 음역의 이름을 쓴다. ≪미륵상생경≫은 본디 ≪관미륵보살상생도솔천경≫ 또는 ≪미륵상생도솔천경≫을 줄여서 일컫는다. 리우쏭의 쥐취징성(沮渠京聲)이 한역하였는데 1권으로 되어있다. 그 내용은 부처님께서 제자인 미륵에게 미래에 성불할 것이라는 수기, 도솔천의 장엄, 미륵신앙의 신앙 이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 미륵은 부처님의 제자다. 부처님이 스라바스티에 계실 때 미륵에 대해 수기하시면서 앞으로 열 두 해 뒤 미륵은 목숨을 마치며 도솔천(Tusitadeva)에 태어날 것이라고 말씀하시고 장차 한 겁이 지나면 성불할 것이라고 예언하신 내용이 첫 부분이다. = 둘째는 도솔천에 대한 장관을 설하신 내용으로 도솔천은 많은 하늘나라 사람들에 의해 칠보로 장식되어 있고 저절로 생긴 악기에서 항상 부처님의 법문을 간직한 음악이 연주되며 여러 신들이 갖가지 법문을 설하는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이 도솔천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계율을 잘 지키고 몸과 마음을 잘 닦아야 하며, 십선법 즉 열 가지 훌륭하고도 올바른 길을 닦고 도솔천의 즐거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 세째는 미륵신앙에 대한 뜻과 미륵보살을 만나기 위한 수행을 설하고 있다.

=≪미륵하생경≫ = 미래에 서가모니부처님의 지위를 계승한다고 하는 보살로서의 미륵은 남인도 바라문의 아들이었으나 석존의 제자가 되고 그후 석존보다 먼저 입멸하여 하늘의 세계인 도솔천에 태어나 현재는 미륵의 정토인 도솔의 내원에서 천인들을 위해 법을 설하고 계신다고 한다. 인간의 평균수명이 팔만세, 석가모니부처님이 입멸한 뒤로 56억7천만년일 때 다시 이 땅에 하생하여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하고 세 번에 걸쳐 법을 설하여 석존의 설법시에 누락된 중생들을 제도한다고 한다.

= 이와 같이 내생에서 서가모니부처님의 지위를 보필하여 부처님의 지위를 계승하기 때문에 일생보처의 보살이라고도 하고 미륵불이라고도 칭한다. = 기원을 전후하여 이세상의 구세주로서 미륵보살의 하생을 염원하고 믿는 미륵신앙이 성행하였고 인도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왔으며 일본에까지 전해지면서 붐을 일으켰다. 예로부터 3--4세기 무렵 인도에서 태어나 유가행을 널리 편 미륵존자와 혼동되어 온 것도 미륵신앙 때문이다. 또 미륵을 팔리어로는 메테야라 하는데 서양의 메시아사상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음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가 막을 내리고 통일신라가 들어서게 된 가장 커다란 힘으로서 신라의 화랑도를 들고 있는데 이 화랑도의 출현도 미륵사상에 기인한다고 하며 나말려초라든가 조선조 말엽처럼 관리가 부패하고 나라가 어지러울 때 미륵신앙이 일어나 그 사회를 개혁하고 바로잡아가려고 했던 점들은 우리가 역사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볼 기회를 가져다 주고 있다.

= 어쨌든 미륵보살은 앞으로 한 겁 뒤인 56억7천만년 뒤 이 땅에 강탄하시어 용화의 세계를 열고 성불하여 교화를 펼치되 서가모니부처님의 회상에서 제도되지 못한 중생을 제도한다고 한다. 그 수는 자그만치 3회의 법회에 걸쳐 295억이나 된다. 현재 도솔천 내원궁에서 장차 성불하여 서가모니부처님의 뒤를 이을 만반의 준비로 대기중이라고 한다. 따라서 미륵보살의 하생을 염원하고 미륵보살이 하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방법을 설한 경전이 이 ≪미륵하생경≫이다. = 우리나라에 유통되고 있는 ≪미륵하생경≫은 따위에스의 주화후(竺法護)가 한역한 것이다. 경의 내용을 분석해보면 미래 용화세계의 상황, 미륵의 탄생과 성장, 미륵의 출가와 성도, 미륵부처님의 설법과 제도 미륵부처님의 장엄한 열반으로 되어 있는데 마치 서가모니부처님의 일생을 그대로 이름만 바꿔 설명한 것 같다.

=≪미륵성불경≫ = ≪미륵대성불경≫이라고도 하며 쿠마라지바의 한역본 1권이 우리나라에서는 널리 유통되었다. 이 경은 ≪미륵하불경≫의 이본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대동소이하다. 미래에 펼쳐질 용화세계의 아름다운 모습을 비롯하여 미륵의 탄생과 성장이 자세히 언급되었고 출가한 뒤 고행을 닦으며 마침내 마구니와의 싸움에서 승리 성불한다고 하고 있다. 이어 부처님이 되신 미륵의 세 번에 걸친 설법과 거의 삼백억에 가까운 중생의 제도, 그리고 미륵부처님의 장엄한 열반으로 이어진다.

( 3 ) ≪금강경≫

= 쿠마라지바가 402년에 한역한 것으로 1권이다. 쉬앤짱이 한역한 ≪대반야경≫600권 가운데 제577권인 능단금강분(能斷金剛分)과 같은 내용으로 대한불교조계종의 소의경전이기도 하며≪천수경≫이나 ≪반야심경≫≪관음경≫≪아미타경≫등과 함께 많이 릭히는 경전 가운데 하나다.

= 불교방송 신행상담 프로그램인 <자비의 전화>를 생방송으로 진행하면서 경전 가운데 가장 많이 질문을 받는 것이 ≪천수경≫다음으로 ≪금강경≫이었다. 경전의 구성은 어떻게 되는가. 경전의 핵심 내용은 무엇인가. ≪금강경≫은 언제 읽어야 하며 읽으면 어떤 공덕이 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금강경≫사경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으냐는 질문 등 실로 다양하다. ≪금강경≫의 구성은 리앙의 자오밍태자(昭明太子)가 분류한 32분을 들어보면 아래와 같다.

01) 법회인유분 ; ≪금강경≫법회가 열리게 되는 실마리

02) 선현기청분 ; 선현 즉 수보리가 부처님께 법을 청하는 부분

03) 대승정종분 ; 대승경전인 이 경의 본내용으로 들어가는 부분

04) 묘행무주분 ; 무주상의 보시는 한없는 공덕이 있음을 =설명하고 있음

05) 여리실견부 ; 실상의 이치에 입각하여 실답게 여래를 =보라고 하는 부분

06) 정신희유분 ; 이 경에 대한 올바른 믿음을 내기가 어렵다는 내용

07) 무득무설분 ; 반야의 진리는 설하기도 터득하기도 어렵다는 내용

08) 의법출생분 ; 모든 불보살과 진리가 바로 이 경에서 =비롯된다는 내용

09) 일상무상분 ; 사과의 성자가 깨달은 진리는 어떤 틀을 벗어났다는 말씀

10) 장엄정토분 ; 반야정토의 장엄을 설명한 부분

11) 무위복승분 ; 이 경의 독송 해설 전법의 뛰어난 공덕을 =설명한 부분

12) 존중정교분 ; 이 경이 있는 곳은 곧 여래가 계시는 곳이라고 한다.

13) 여법수지분 ; 경명의 선언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설명하는 부분

14) 이상적멸분 ; 이 경전의 백미로서 집착으로부터의 =해탈을 말씀한다.

15) 지경공덕분 ; 이 경전을 지니고 말씀대로 실천하는 =공덕에 대한 부분

16) 능정업장분 ; 이 경을 수지독송하므로 업장을 소멸한다는 부분

17) 구경무아분 ; 무아법을 통달해야 비로소 보살임을 설명하는 내용

18) 일체동관분 ; 다섯 가지 눈과 삼세의 시간적 개념에 대한 말씀

19) 법계통화분 ; 복덕의 개념을 초훨할 때 복덕은 크다고 말씀한다.

20) 이색이상분 ; 상호와 모습을 초월할 때 여래를 볼 수 =있다고 말씀한다.

21) 비설소설분 ; 부처님의 설법과 중생의 들음도 상을 떠나 =있다는 부분

22) 무법가득분 ; 진리란 얻음의 대상이 아니라 보유임을 말씀하신 부분

23) 정심행선분 ; 깨끗한 마음으로 선을 행하라는 말씀

24) 복지무비분 ; 경전을 수지하는 복덕과 지혜는 어떤 것으로도 비길 수 없음

25) 화무소화분 ; 중생을 교화하지만 실로 교화하는 바가 없다는 말씀

26) 법신비상분 ; 진리를 바탕으로 한 몸, 즉 법신은 상을  떠났다는 설명

 27) 무단무멸분 ; 반야의 지혜는 완전한 단멸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설명

28) 불수불탐분 ; 지은 바 복덕은 받아지지도 않지만 탐해서도 안되다는 부분

29) 위의적정분 ; 여래는 겉모습으로써 이해될 수 있는 분이 아니라 설명

30) 일합이상분 ; 본질과 현상은 본디 한덩어리임을  설명하는 부분

31) 지견불생분 ; 여래는 네 가지 상을 떠났으므로 상에  집착하지 말라는 부분

32) 응화비진분 ; 마지막으로 응신과 화신은 참된 법신이 아님을 설하시는 부분

( 4 ) ≪관음경≫

= 이 경은 본디 ≪묘법연화경≫제25<관세음보살보문품>의 독립된 경전이다. 그러므로 ≪관음경≫이라고도 하지만 ≪보문품≫이라고도 한다. 관음신앙의 대표적인 경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 내용은 관세음보살의 대자대비에 의지하므로 인해 삼재팔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두 가지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며 열 네 가지 무외력, 즉 불안감을 없애주는 힘으로 말미암아 모든 소원을 성취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관세음보살의 서른 두 가지 응신의 활동이 자세하게 소개되어져 있으며 응송부분은 많은 불자들이 신행생활을 해 나아감에 있어서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 5 ) ≪능엄경≫

=이 경은 본디 이름이≪대불정여래밀인수증료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이며 줄여서 ≪대불정수능엄경≫≪대불정경≫≪수능엄경≫등로로 약칭하며 ≪중인도나란타대도량경≫이라고도 한다. = 중인도 출신의 사문 파라미티(Paramati)가 선롱 원년(705) 꾸앙똥 즈즈쓰(制旨寺)에서 한역하였고, 원링의 카이위앤리엔쓰의 비구 지에후안(戒環)이 해석한 ≪능엄경≫이 특히 유명하며 우리나라 불교계에 유통되고 있다. 특히 전문강원의 사교과 과목으로 채택되어 있는데다 능엄신주라고 하는 다라니가 전10권 가운데 제7권에 들어있고 이 능엄신주는 신행생활에 있어서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

= 이 경은 아난다가 마탕기(Matangi)의 유혹에 빠지게 되자 부처님께서 그를 구원해주는 데서부터 시작이 된다. 마탕기는 주술을 전문으로 하여 살아가는 천민계급의 여인인데 말하자면 무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부처님은 아난다가 유혹에 빠지게 된 동기와 그로부터의 벗어남, 그리고 출가의 동기에 대 물으시고 마음찾는 방법을 말씀하신다. = 그렇다면 과연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신체 내부에 있는가. 신체 외부에 있는가. 감각기관에 숨어 있는가. 어둠에 감춰져 있는가. 생각이 미치는 곳에 따라가며 있는가. 감관과 대상의 중간지점에 있는가. 집착하지 않는 곳에 있는가. 결국 이들 모든 곳에서도 마음은 찾을 수 없음을 말씀하시는데 이것이 바로 저 유명한 칠처증심(七處徵心)이며 여기까지가 제1권의 내용이다.

= 제2권은 깨달음의 본성이 무엇인가를 밝히고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말씀하신다. 결국 물질과 나 몸과 마음 본질과 작용 등은 서로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신체적인 모습과 느낌과 표상과 의지와 인식은 모두 허망한 것이라 가르치신다.

= 제3권에서 제4권까지는 여래장(Tathagata-garbha)에 대한 가르침인데 이 말은 모든 중생에게는 여래가 될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으며 이는 우주의 근본진리이고 여래의 본질을 내재하고 있는 한 마음은 영원히 멸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여래장이란 무엇인가. 나아가서는 중생들이 미혹하게 된 동기와 그릇된 행위를 하게 되는 원인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결국 이는 여래장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이해가 결여되었기 때문이라느 것이다.

= 제5권은 능엄법회에 참석한 제자들 중 스물 다섯 명의 자신이 깨달음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원인을 체험담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를‘스물 다섯 가지의 원통’이라 명명하고 있다. 특히 관세음보살의 이근원통(耳根圓通)은 너무나도 유명하며 따라서 관세음보살을 원통보살이라 하고 이 보살을 모셔놓은 전각을 원통전 또는 원통보전이라고도 한다. 제6권에서는 관세음보살의 이근원통에 대해 밝히고 있는데 이는≪법화경≫의 보문품,≪천수경≫등과 함께 우리나라 관음신앙의 유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 제7권은 이 경전의 백미인 능엄다라니다. 보통 능엄신주, 능엄주라고도 하는데 427구로 이루어져 있고 이 다라니를 일념으로 지송하면 모든 마장을 물리치고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며 모든 소원을 이루고 마침내 최고의 깨달음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나라 불교에서는 ≪천수경≫의 신묘장구대다라니, 일명 대비주와 함께 가장 많이 지송되는 다라니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대비주의 길이가 지송하느데 3분정도 걸린다면 이 능엄주는 약 20분정도 소요된다. 따라서 이 제7권에서는 능엄주를 지송하는 공덕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 제8권은 보살의 수행단계를 쉰 일곱 가지로 설명하고 있는데 쉰 일곱 가지란 믿음의 단계에 열 가지, 안주와 이해에 대한 단계에 열 가지, 실천의 단계에 열 가지, 회향의 단계에 열 가지, 가행의 단계에 네 가지, 보살의 단계에 열 가지, 그리고 금강간혜지와 등각과 묘각을 두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나서 이 경의 이름을 밝히고 육도의 중생이 생겨난 원인과 그 각각의 생존의 실태를 설하고 있다. 제9권과 제10권은 말세의 중생들이 수행하는 도중에 일어나는 쉰 가지 마장에 관해 어떤 것이 마장이고 어떻게 퇴치하는가를 밝히고 있다. 거기서 부처님은 쉰 가지 마장이 오온, 즉 신체적인 모습과 느낌과 표상과 의지와 인식인 다섯 가지를바탕으로 하여 일어난다고 설하시고 경전의 본론을 끝낸 뒤 이 경의 지송공덕과 유통에 대하여 덧붙이고 있다.

( 6 ) ≪반야심경≫

= 이 경은 크게 두 가지 한역본이 전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중국 탕나라 때의 쉬앤짱(600-664)이 번역한 ≪반야바라밀다심경≫이 쿠마라지바(343-413)가 한역한 ≪마하반야바라밀대명주경≫에 비해 많이 유통되고 있다. 범어본은 대본과 소본의 두 종류가 있는데 대본에는 소본에는 없는 서론 부분과 결론 부분이 더 있다. 이 경은 보통 쉬앤짱이 한역한 ≪대반야경≫600권의 내용을 본문 260자의 다이제스트로 묶은 것이라 한다.

= 내용은 다섯 가지 물질적 정신적 요소를 비롯하여 여섯 가지 감관, 여섯 가지 감관의 대상, 거기서 일어나는 여섯 가지 인식기능, 열 두 가지 연기법, 네 가지 인생의 현실태와 열반의 세계, 그리고 그 열반에 이르는 방법론으로서의 여덟 가지 바른 길, 그로부터 생겨난 지혜와 소득에 대해서까지 부정하고 있다. 여기서 부정은 단순히 부정을 위한 부정이 아니라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방편으로서의 부정임을 암시하고 있다. 끝으로 이 경의 말미에 진언을 두고 있는데 그 진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 7 ) ≪밀린다팡하 :Milindapanha)≫

= 이 경의 한역으로는 ≪미란타왕문경≫≪나선비구경≫등이 있다. 이 경은 B.C. 2세기 후반 서북인도를 지배했던 그리스국왕 밀린다와 비구 나가세나(Nagasena)가 불교의 교리에 대해 문답한 뒤 왕이 출가하게 된 과정을 대화형식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이 경은 그리스적 사유와 불교적 사유의 대비라고 하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경전이라 할 수 있으며 특히 불교의 실천을 대승불교 입장에서가 아니라 상좌부 입장에서 다루고 있다.

= 이 경은 불교신자의 입장에서가 아닌 왕이 그리스적 사유방법에 의해 질문을 한다는데 이 경을 읽는 이들에게 매우 가깝게 다가오고 있으며, 여러 가지 난제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 명쾌하게 대답하는데 있어서 나가세나의 지혜가 얼마나 번뜩이는가를 알 수 있다. 내용은 모두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 첫째, 미린다왕과 나가세나의 전생이야기를 기술하는 부분. = 둘째, 사흘간의 대화를 통해 서로 스승과 제자가 되기에 이르는 부분. = 세째, 밀린다가 불교교리에서 어려운 문제들을 묻고 나가세나가 답하는 부분. = 넷째, 수행자가 지켜야 할 규칙들을 비유로써 밝히는 부분. 영혼론을 비롯하여 개체의 구조, 윤회의 주체, 인과응보, 지식론, 심리적 현상의 고찰, 열반에 대한 실천수행론 등 실로 다양한 문제들이 다루어지고 있다. 한 마디로 불교란 무엇이며 어떤 사상을 담고 있고 어떻게 실천수행할 것인가를 가르치는 해박한‘불교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 8 ) ≪백유경≫

= 이 경은 우선 재미있다. 모두 아흔 여덟 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는데 대체로 일반 대중을 위하여 설한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이 경을 대하게 되면 그러한 생각은 씻은 듯이 사라지게 된다. 인도의 비구 상가세나(Sanghasena)가 5세기에 저술하였고 그의 제자 구나브릿디(Gunavrddhi)가 492년에 한역하였다. 이 경과 같은 목적으로 편찬된 경전으로 ≪잡비유경≫≪중경찬잡비유경≫이 전해지고 있다.

( 9 ) ≪법구경≫

= 주제에 따라 스물 여섯 편으로 구성된 이 경에는 423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주로 하나의 시가 하나의 의미를 전하고 있으나 때에 따라서는 여러 편의 시가 하나의 의미를 형성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방대한 불교경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부처님의 참 뜻을 간략한 시의 형식을 빌어 표현하고 있는데다 불교의 입문서로서도 전혀 손색이 없는 실로 가치있는 경전이다.

= 이 경의 범본은 담마파다(Dhamapada)다. 담마는 법 또는 진리란 뜻이고 파다는 귀절 말씀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팔리대장경의 5부 가운데 소부에 포함되어져 있다. 원래 불교교단 내에는 다양한 형태의 시가 전해지고 있었다. 대승불교권에서 전해지고 있는 ≪법화경≫이나 ≪화엄경≫같은 경전에도 많은 시가 나오지만 원시불교의 가르침에도 운문체로 된 경전은 많이 전해지고 있었다. 이 경은 그러한 원시불교의 가르침 가운데서 전해지던 여러 편의 시를 모아 편집한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성립시기는 B.C.4세기 경으로 보고 있다. = ≪법구비유경≫이라는 경전이 있는데 이는 이 경에서 3분의 2가량을 뽑아 그 경의 말씀이 설해지게 된 동기나 인연을 비유로 덧붙인 것이다.

( 10 ) ≪천수경≫

= 현재 우리나라 불교 각 사원에서 독송되고 있는 ≪천수경≫은 지금의 형태로 성립된지가 불과 백 년도 못된다. 그러나 대장경에 수록된 ≪천수경≫은 원래의 이름이≪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 등으로 아주 긴 이름을 갖고 있다. 서인도 출신으로 바가바드다르마(Bhagavad-dharma;가범달마)가 탕나라 때 중국에 들어와 번역하였으며, 보디루치(Bodhiruci 572-727)가 번역한 것도 있다.

= 유통되고 있는 ≪천수경≫의 내용은 어떠한가. 한 마디로 이 경은 관음신앙의 고취에 있어서 ≪관음경≫보다도 더 가치가 있는 경전이다. 정구업진언으로부터 개법장진언까지는 독경의식문인데 정확하게 얘기하면 어느 경전을 읽든지 이 독경의식문을 지송한 다음 경을 읽어야 하므로 꼭 ≪천수경≫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 그리고 경의 이름이 나오는데 즉‘천수천안관자재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대다라니’로 상당히 길다. 게청부분은 이 경의 본문인 다라니를 독송하기 전에 관세음보살을 청하는 의식문으로 관세음보살에 대한 찬탄과 자신의 죄업에 대한 참회가 실려있고 이어 관세음보살에게 귀의한다고 하는 귀의문이 있고, 여섯 가지 회향의 말씀이 나온다. 이를 십원육향 즉 열 가지 귀의의 원력과 여섯 가지 회향의 원력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어 관세음보살의 열 가지 다른 이름에 귀의하는 대목이 나온다.

= 그 다음이 이 경의 본문인 다라니가 나온다. 그 내용은 삼보와 관세음보살에게 귀의하며 관세음보살의 뛰어난 응신력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탐욕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을 그치고 관세음보살에게 귀의하면 엄청난 공덕이 있다는 것이다. 이 다라니 역시 발원문의 일종이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이어 사방찬과 도량찬이 나오는데 이는 이 ≪천수경≫이 밀교의 경전인 만큼 밀교의 호마작법을 표현하고 있는 대목이며 참회게는 화엄경보현행원품에 나오는 게송이다. = 참제업장십이존불과 십악참회는 어떤 사찰에서는 생략한 채 지송하기도 하는데 그 내용은 열 두 분의 부처님을 청하여 참회하는 것이며 십악참회는 글짜 그대로 열 가지 죄업을 참회하는 내용이다.

= 준제보살은 칠억의 부처님을 탄생시킨 위대한 보살인데 관세음보살의 다른 이름으로보면 좋다. 이 보살에게 귀의하면서 준제진언을 염송하고 준제진언을 염하는 신비한 위력을 찬탄하는 게송이 있다. 그 뒤 열 가지 발원문이 나오고 사홍서원과 삼보에 귀의하는 것으로 ≪천수경≫은 끝을 맺는다. 이 경 속에는 고려 때 원나라의 라마교 영향을 받아 전해진 관세음보살의 보호(寶號)로서 육자대명왕다라니인 옴마니파드메훔(om mani padme hum)이 들어 있어 신행의 가치를 높여준다.

( 11 ) ≪지장경≫

=본 이름은 ≪지장보살본원경≫으로 2권으로 되어 있고 쿠스타나(Kustana)출신의 시크사난다(Siksananda 695-710)가 한역하였다. 모두 13품목으로 구승되어 있는데 품목만 열거하면 도리천궁신통품, 분신집회품, 관중생업연품, 염부중생업감품, 지옥명호품, 여래찬탄품, 이익존망품, 염라왕중찬탄품, 칭불명호품, 교량보시공덕연품, 지신호법품, 견문이익품, 촉루인천품이 된다.

= 이 경은 부처님께서 도리천에 올라가 어머니를 위해 설법하시는 것을 시작으로 한다. 그러므로 이 경은 유교의≪효경≫이나 불교의 ≪부모은중경≫처럼 부모의 은혜에 대한 보답을 바탕으로 깔고 있으며 따라서 돌아가신 부모를 위해 많이 독송하고 있다. 이 경에서는 지옥의 모습을 아주 상세하게 그리고 있고 보시하는 방법과 그 공덕에 대해서도 잘 묘사되어 있다. = 또 지장보살을 공양하면 열 가지 공덕이 있다고 한다. 토지가 풍년이 들고, 집안이 영원히 편안하고, 조상들이 하늘에 태어나고, 살아있는 가족들이 수명장수하고, 구하는 것이 뜻대로 이루어지고, 수재나 화재가 없고, 낭비하는 일이 없고, 악몽에 시달림이 없고, 출입할 때 신장들이 보호하고,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나게 된다.

= 만일 지장보살의 이름을 듣고 그 모습을 우러러 보고 공양하고 지장경을 독송하면 여러 가지 이익이 있다고 한다. 천인이 복진타락할 때 다섯 가지 쇠락하는 모습이 나타났다하더라도 공양하는 공덕으로 하늘의 복을 잇는다. 육도중생이 임종할 때 지장보살의 이름을 듣고 그 모습을 우러러 보고 공양하고 지장경을 독송하면 영원히 삼악도를 벗어난다. 수명도 늘어나고 천상락을 받게 된다. 어떤 중생이 유아기에 부모를 잃어 부모의 소생처를 모를 때도 지장보살의 이름을 듣고 그 모습을 우러러 보고 이렛동안 또는 삼칠일 동안 공양하고 지장경을 독송하거나 하루 만 편씩 또는 천 편씩 지장보살의 이름을 염함에 의해 모든 실마리를 풀고 뜻을 이루며 마침내 마정수기를 받게 된다.

= 일제중생을 제도하고자 하거나 무상보리를 이루고자 하는 자는 지장보살의 이름을 듣고 그 모습을 우러러 보고 공양하고 지장경을 독송함에 의해 소원을 이룬다. 선남자 선녀인이 백천가지 소원을 이룬다. 숙세의 업장이 두텁고 기억력이 없는 자도 하루낮 하룻밤이거나 이렛동안이거나 삼칠일 동안 십악과 오신채를 삼가고 지장보살의 이름을 듣고 그 모습을 우러러 보고 공양하고 지장경을 독송함에 의해 총명을 회복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악몽과 가난 질병에 시달리더라도 지장보살의 이름을 듣고 그 모습을 우러러 보고 공양하고 지장경을 독송함에 의해 그러한 것들이 모두 사라진다. 지장보살을 하루 만 번씩 염하므로 어떠한 고난과 독충과 맹수와 삼재로부터도 벗어날 수 있다.

= 하늘과 용들이 보호하고 염려하며, 선의 결과가 날로 늘어나며, 성스럽고 좋은 인들이 모여들며, 보리도에서 물러서지 않으며, 먹고 입을 것이 넉넉하며, 질병이 침범하지 못하며, 수재와 화재가 없으며, 도적의 액난이 없으며, 남들이 보고는 존경하고 흠모하며, 귀신들이 도와주며, 여자는 남자의 몸으로 바뀌며, 왕과 대신의 딸이 되며, 상호가 단정하며, 대부분 하늘에 태어나며, 제왕이 되며, 숙명통의 지혜를 얻으며, 구하는 것은 다 이루어지며, 가족들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온갖 횡액이 소멸하며, 업도가 영원히 없어지며, 가는 곳마다 다 통하며, 밤꿈이 안락하며, 선망부모가 이고득락하며, 숙세의 복을 받아 태어나며, 온갖 성인이 찬탄하며, 총명하고 영리하며, 사랑과 연민이 넉넉하며, 마침내 성불한다.

= 만약 현재와 미래의 하늘과 용과 귀신이 지장보살의 이름을 듣거나 지장보살의 모습에 예배하거나 지장보살의 본원에 관한 일들을 듣고 수행하고 찬탄하며 우러러 예배하면 일곱 가지 이익을 얻는다. 성현의 지위에 속히 오르며, 악업이 소멸하며, 모든 부처님께서 항상 보호하시며, 깨달음에서 물러서지 않으며, 본래의 원력이 늘어나며, 숙명을 모두 통하며, 마침내 성불할 것이다.

( 12 ) ≪범망경≫

= 쿠마라지바가 한역하였는데 상하 두 권으로 되어있다. 불교계율의 근본이 되는 경전이므로 당연히 율장에 포함되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경은 경장에 들어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하권이 널리 유포되고 있고 상권은 연구단계에서나 읽히고 있다. 그러나 실로 상권의 내용은 화엄경의 수행단계와 더불어 연구할 만한 가치있는 경전이다.

= 하권은 <보살계심지법문품>이라 하여 대승보살이 지켜가야 할 열 가지 중요하고 큰 계율과 마흔 여덟 가지 가벼운 계율이 설해져 있다. ≪사분율≫≪오분율≫등에서 말씀하신 게율이 출가한 비구(니)들만이 지켜야 할 계율이며 소승계인데 비해 이 보살계는 출가와 재가를 막론하고 누구나 지켜야 하고 또한 대승계라고 하는 점이 다르다. 이 경을 근거로 하여 수계법회가 개설되고 불교신도의 신행규범이 작성되기도 한 것이다.

= 열 가지 중요하고 큰 계율을‘십중대계’또는‘십중금계’라고 한다. 살생, 훔침, 사음, 거짓말, 술장사 등 기본적인 다섯 가지 계율에다 출가와 재가를 막론하고 불교도의 허물을 말하는 것, 자기를 높이고 남을 비방하는 것, 재물이나 법에 대해 인색한 것, 노여움으로 참회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 부처님과 가르침과 스님네를 비방하는 것의 다섯 가지를 더하여 열 가지로 하고 있고 이를 범하지 말 것을 말씀하신다.

( 13 ) ≪부모은중경≫

=이 경은 불교의 ≪효경≫이라 일컬어지고 있다. ≪효경≫이 부모에게 효도를 강조하며 어머니보다는 아버지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비하여 이 경은 부모의 은혜를 강조하고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이 다르다. 이 경은 인도의 찬술은 아니고 중국의 찬술로 알려지고 있으며 따라서 부처님의 직설이라기보다는 위경(僞經)즉 나중에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경전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경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머니의 은혜를 열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첫째, 해산할 때 고통을 이기시는 은혜. =둘째, 자식을 낳은 뒤에는 해산의 고통을 잊는 은혜. =세째, 쓴 것은 삼키고 단 것은 먹이시는 은혜. =네째,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뉘이시는 은혜. =다섯째, 젖을 먹여서 기르시는 은혜. =여섯째, 어머니가 품에 안고 지켜주시는 은혜. =일곱째, 손발이 닳도록 깨끗이 씻어주시는 은혜. =여덟째, 자식이 먼 길을 갔을 때 걱정하시는 은혜. =아홉째, 자식을 위해 어떠한 어려움도 감당하시는 은혜. =열째, 끝까지 사랑하시는 은혜.

= 그리고 이 경전의 특징이란 어머니가 자식을 잉태하여 열 달이 될 때까지 한 달 단위로 나누어 생리학적으로 고찰하고 있음이 매우 특이하며 후에는 ≪목련경≫또는 ≪우란분경≫과 같이 부모의 은혜를 생각하며 늘 수지독송하면 무거운 죄도 소멸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옛사람들의 해골을 보고 그것이 남자의 뼈인가 여자의 뼈인가를 가려내는 이른바 고고학적 입장에서도 아주 중요한 경전으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어머니가 자식을 낳을 때는 서말 여덟 되의 피를 흘리고 여덟 섬 너 말의 젖을 먹인다고 하고 있어 이 또한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다.

( 14 ) ≪사십이장경≫

=≪사십이장경≫은 경전의 제목이 보여주는 것처럼 모두 마흔 두 단락으로 되어있는 경전이다. 주로 소승불교의 사상을 이어받고 있으며 윤리적이고 실천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 불교의 입문서로서도 전혀 손색이 없는데다 괴로움, 덧없음, 무아의 교리와 애욕의 단절, 자비와 보시 등의 가르침을 여러 가지 비유를 곁들여 퍽 재미있는 경전이다. 중인도 출신의 카사파마탕가(Kasyapa-Matanga;가섭마등)와 주화란이 번역한 것으로 되어 있다.

= 경의 서문에 의하면 1세기 경 허우한의 샤오밍띠(58--75)가 꿈에 황금으로 된 사람의 동상을 보고 나서 서역에 불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사신을 보내어 경을 베껴오게 하였는데 그 때 가지고 온 것이 바로 이 경이며 루어양의 빠이마쓰에서 한역하였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경은 중국에서 최초로 한역된 경이며 따라서 불교의 중국전래도 허우한 샤오밍띠 때로 보고 있는데 여기에 신빙성은 없다고들 한다.

( 15 ) ≪유마경≫

=≪유마경≫의 본 이름은 ≪유마힐소설경≫이며 범어명은 ≪비말라키르티 니르데샤 수트라(Vimalakirti-nirdesa-sutra)≫가 된다. 비말라키르티는 징밍(淨名)이라 한역하는데 깨끗한 명성, 물들지 않은 이름이라는 뜻이다. 니르데샤는 가르침이란 의미고 수트라는 경이라 풀이된다. 유마힐은 비말라키르티를 음역한 것인데 유마라힐 비마라힐이라고도 하지만 가장 많이 알려진 이름이 유마힐이며 줄여서 유마라고도 한다.쿠마라지바가 한역한 것이 널리 유통되고 있다.

= 경전은 모두 열 네 문단으로 되어있는데 불국품, 방편품, 제자품, 보살품, 문수사리문질품, 부사의품, 관중생품, 불도품, 입불이법문품, 향적품, 보살행품, 견아촉불품, 법공양품, 촉루품이다. = 불국품은 서문에 해당하며 보살의 불국토건설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나오는데 여기서 부처님은 한 음성으로 설하시지만 중생들은 각자의 능력과 근기에 따라 여러 가지로 이해한다고 하는 이른바 일음설이 나오고 있다. 방편품은 유마거사가 중생의 이익을 위해 방편으로 병을 앓는다고 하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이 경전의 전개원인이 되고 있고 보살행의 바탕이 되고 있다. 유마의 등장은 방편품에서 시작이 된다.

= 제자품과 보살품은 부처님께서 열 명의 큰 제자들과 많은 보살들에게 유마거사의 병문안을 가도록 권고한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지난날 유마거사로부터 훈계받은 일을 떠올리면서 그의 문병을 감당할 수 없다고 사양한다. 문수보살문질품에서는 문수보살이 마지막으로 부처님의 권고를 더 사양할 수 없어 문병을 가게 되고 거기서 유마거사와 대화를 나누게 된다. 이 대화에서“중생에게 병이 있으므로 나에게도 병이 있고 중생의 병이 나으면 나의 병도 낫는다. 그러므로 보살의 병은 대비심에서 일어난다”라고 하는 유명한 말을 남긴다.

= 부사의품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보살의 활동에 대해 얘기하고 있고 관중생품에서는 중생을 어떻게 관하고 어떠한 자비를 베풀어야 하는가 하는 보살의 마음가지을 설명하고 있고 불도품에서는 지혜는 어머니고 방편은 아버지라고 하여 연꽃이 진흙에서 피어나듯 불도는 번뇌에서 생긴다고 하는 유명한 법문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입물이법문품은 이 경의 백미로서 문수보살을 포함한 서른 두 명의 보살들이 각자 자신이 체험한 경지를 통해 둘이 아닌 절대의 경지에 들어가는 방법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유마의 침묵으로 불이법, 즉 절대의 경지는 극에 이른다.

= 향적불품에서는 사바세계가 아닌 향적불의 나라에서 음식을 가져오게 하는데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향적세계와 사바세계의 중생들의 근기를 서로 대비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관심을 둘 만한 대목이다. 보살행품으로부터 그 아래로는 부처님께서 유마거사의 법문을 다른 측면에서 다시 설하시고 경전의 이름과 함께 경을 지송하거나 유포하는 공덕 등에 대해서 말씀하신다.

( 16 ) ≪원각경≫

= 본디 이름은≪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이며 우리나라 불교전문강원의 사교과 교재로 채택되어 있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경전이다. 북인도 캬슈마르 출신인 붓다트라타(Buddhatrata 618-907)가 탕나라 때 루어양에서 활동하던 중 그의 말년인 693년에 한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이 경은 1권이며 열 두 문단(章)으로 되어 있는데 이 열 두 문단은 부처님께서 열 두명의 보살과 문답한 것을 각각 한 문단으로 하고 있다. 덧붙여 말한다면 이 경은 훌륭한 교리와 실천의 방법에 대해 가르치고도 있지만 그 문체가 매우 부드럽고 문학적이며 알기 쉬운 비유로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불교도들의 사랑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열 두 문단을 살펴 보면 아래와 같다.

=01) 문수보살장 ; 모든 현상은 허공의 꽃이고 꿈인 줄 알라 가르치고 =

02) 보현보살장 ; 원각의 청정한 경지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가르치고 =

03) 보안보살장 ; 어떻게 사유하고 어떻게 가르침을 지닐 것인가를 가르치고 =

04) 금강장보살장 ; 무명과 성불의 관계에 대해 가르치고 =

05) 미륵보살장 ; 윤회를 끊는 방법에 대해 가르치고 =

06) 청정혜보살장 ; 삼승과 여래의 차이에 대해 가르치고 =

07) 위덕자재보살장 ; 중생의 세 가지 근기에 따른 수행방법을 가르치고 =

08) 변음보살장 ; 원각문에 들어가는 수행방법에 대해 가르치고 =

09) 정제업장보살장 ; 말세중생의 미래에 대해 가르치고 =

10) 보각보살장 ; 발심하는 방법과 사견에 떨어지지 않는 법을 가르치고 =

11) 원각보살장 ; 원각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한 안거방법에 대해 가르치고 =

12) 현선수보살장 ; 이 경의 가르침을 믿고 행하는 공덕에 대해 가르친다.

( 17 ) ≪승만경≫

=이 경은 ≪능가경≫≪해심밀경≫등과 같이 특히 여래장사상과 일승사상에 대한 대승불교의 핵심적인 경전으로 꼽힌다. 깨달음이란 출가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실천수행한다면 머리를 깎았거나 말았거나 승봇을 걸쳤거나 말았거나 상관이 없다.≪유마경≫이 남자신도인 유마거사의 말씀을 부처님께서 인가하시고 마침내 경으로 채택되었다면 이≪승만경≫은 여자신도인 승만부인의 말씀을 부처님게서 인가하시고 마침내 경으로 채택된 것이다. 그러므로≪유마경≫과 ≪승만경≫은 깨달음의 세계가 출가자에게만 열려있는 것이 아니라 재가불자에게도 똑같이 열려있음을 증명하는 경전이라 할 수 있다.

= 이 경의 한역본은 중인도 바라문 종족으로 어릴적부터 천문 수학 의술 주술 다섯 가지 인명론 등에 정통했던 구나바드라(Gunabhadra 393-468)가 리우쏭 때 해로를 통해 중국 꾸앙저우에 들어온 이듬해인 436년 원띠의 청으로 지엔캉의 즈후안쓰(祇洹寺)에서 번역한 것으로 본 이름은 ≪승만사자후일승대방편방광경≫이다.

= 이 경의 주인공인 승만부인은 슈라바스티의 왕 프라세나지트의 공주로서 아요드야(Ayodhya)국의 야소미트라(Yasomitra)에게 시집을 간다. 승만부인의 아버지 프라세나지트와 어머니 말리카(MAllika)부인은 자신들이 불교에 귀한 기쁨을 딸 승만에게 전하고 따라서 불교에 귀의할 것을 권고하는 편지를 쓴다. 이것이 직접적인 기연이 되어 승만은 세상의 가장 위대한 스승이시며 어른이신 부처님의 가르침에 젖는다. 그리고 자기가 이해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세존께 피력하고 세존과의 대화 속에서 자기의 신앙을 더욱 확고하게 다져나가는 것이다.

이 경은 모두 열 다섯 문단(章)으로 구성되어 있다.

01), 여래진실의공덕장(탄여래진실제일의공덕)

02), 십수장(부사의대수)

03), 섭수정법장(일체원섭대원)

04), 섭수정법장(설부사의섭수정법)

05), 일승장(설입일승)

06), 무변성제장(설무변성제)

07), 여래장장(설여래장)

08), 법신장(설법신)

09), 공의은부진실장(설공의은부진실)

10), 일제장(설일제)

11), 일의장(설상주안은일의)

12), 전도진실장(설전도진실)

13), 자성청정장(설자성청정심은부) 1

4), 진자장(설여래진자)

15), 승만장(설승만부인사자후)

= 승만부인은 부모님의 편지를 받고 부처님을 향하여 열 가지 서원과 세 가지 큰 서원을 발한다. 이들 큰 서원이란 모든 재가불자들이 본받고 닦아가야 할 가르침이라 할 수 있는데 우선 열 가지 서원은 다음과 같다. = 계를 깨트리지 않겠다. 교만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다.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다. 남의 재산이나 지위에 대하여 질투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인색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다. 나 자신을 위하여 재산을 모으지 않겠다. 남에게 가르침이나 재물을 베풀고 부드럽고 온화한 말을 하며 고락을 함께 나누겠다. 어렵고 의지할 데 없는 사람을 보면 언제든지 구제하는 마음을 내겠다. 살생이나 도둑질 등 계율을 지키지 않는 자를 보면 반드시 모른체 덮어두지 않겠다. 바른 가르침을 잘 지키고 이를 실천하며 잊어버리지 않겠다.

= 세 가지 큰 서원은 어떤 것일까. 바른 가르침을 아는 지혜를 추구하겠다. 모든 중생을 위하여 바른 가르침을 설하겠다. 바른 가르침을 지니게 되면 목숨을 걸고 그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 이 경의 중심사상은 일체의 의심을 끊고 요의를 결정하여 일승도에 들어간다고 하는 것이다.

( 18 ) ≪묘법연화경≫

=이 경은 ≪삿다르마푼다리카수트라(Saddharma-pundarika-sutra)≫가 원전의 명칭이다. 그 의미는‘진실한 가르침이여! 흰 연꽃의 경전이여!’라 풀이될 수 있다. 이 경은 두 가지 한역본이 있는데 다르마락샤가 286년에 번역한 경을 ≪정법화경≫이라 하고 쿠마라지바가 406년에 번역한 것을 ≪묘법연화경≫이라 하며 줄여서 ≪법화경≫이라 한다. = 대체로 우리나라에서는 쿠마라지바가 번역한 ≪묘법연화경≫을 많이 지송하고 있다. 이 경은 기원을 전후하여 진보적이고 신앙심이 두터운 대승불교인들에 의해 편집되기 시작하여 여러 차레에 의해 증보되었다. 따라서 이 경은 대승경전 가운데 꽃이라 할 수 있고 경전중의 왕이라 일컬어진다. 즉 최고의 경전이라는 뜻이다.

= ≪묘법연화경≫은 모두 여덟 권(혹은 일곱 권)에 스물 여덟 편의 문단(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스물 여덟 편 문단의 명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제1권에 서품 방편품이 있고, 제2권에 비유품 신해품이 있고, 제3권에 약초유품 수기품 화성유품이 있고, 제4권에 오백제자수기품 수학무학인기품 법사품 견보탑품이 있고, 제5권에 제바달다품 권지품 안락행품 종지용출품이 있고, 제6권에 여래수량품 분별공덕품 수희공덕품 법사공덕품이 있고, 제7권에 상불경보살품 여래신력품 촉루품 약왕보살본사품 묘음보살품이 있고 제8권에 관세음보살보문품 다라니품 묘장엄왕본사품 보현보살권발품이 있다.

= 이 경의 중심내용은 전반부에서 보살 성문 연각의 삼승을 거두어 일불승의 세계로 돌아간다고 하는 이른바‘회삼귀일’사상이 대두되고 있고 후반부에서는 부처님의 수명이 무량함을 밝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이 경은 크게 일곱 가지 비유를 들어 가르치고자 하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데 이를‘칠유’라 한다.

= 첫째, 불타는 집의 비유로서 화택유, 또는 화택삼거유라고도 한다. 화택삼거유란 불타는 집에서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방편으로 세 종류의 수레를 준비하였다고 하는 비유다. 비유품에 들어있는데 미혹의 세계인 삼계, 즉 욕망의 세계 물질의 세계 비물질의 세계는 다섯 가지 혼탁함과 여덟 가지 고통으로 편히 머물 수 없는 것이 마치 불타는 집과 같다고 하는 데서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삼계에 애착하고 있는 중생을 어린아이에 비유했고 그들을 구해내는 장자를 부처님에 비유하고 있다. 아이들이 놀이에 정신이 팔려있어 집이 불타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자 장자는 방편으로 밖에 나오면 아이들이 평소 갖고 싶어하던 양이 끄는 수레 사슴이 끄는 수레 수레 소가 끄는 수레가 준비되어 있으니 빨리 나오라고 한 뒤 아이들이 불타는 집으로부터 뛰쳐나오자 그들에게 각기 아주 잘 꾸며지고 장엄스러운 크고 흰 소가 끄는 수레를 하나씩 주었다는 비유다.

= 둘째, 궁색한 아들의 비유인데 신해품에 들어있다. 다른 말로는 장자궁자의 비유라고도 한다. 장자궁자란 장자의 궁색한 아들이라는 뜻이다. 이는 원래 장자의 아들로서 어려서부터 거지로 돌아다니며 자기의 신분이 비천하다고 믿고 있는 것을 아버지인 장자가 찾아낸다. 장자는 온갖 방편을 써서 그 아니가 바로 자신의 아들이며 엄청난 가문의 상속자라고 하는 것을 이지시키고 마침내 그에게 유산을 상속한다는 내용이다. 그와 같이 부처님은 스스로 중생이니 성문이니 연각이니 하는 이들에게 방편으로 그들이 본디 위대한 보살이요 부처임을 자각케 하는 비유다.

= 세째, 약초의 비유인데 운우유라고도 한다. 약초유품에 들어있다. 운우유란 구름과 비를 예로 들어 설명하기 때문에 생긴 숙어다. 약초에는 큰 것 중간 것 작은 것의 각기 다른 세 부류가 있어 서로 다르다. 그러나 구름과 비의 영향을 받아 촉촉하게 적셔지면 모두 잘 자라서 약초로써의 효능을 발휘하는 것처럼 중생들이 비록 소질과 능력과 노력의 치이는 있을지라도 부처님의 교화를 받으면 한결같이 깨달음에 들고 위대한 의왕이 되어 중생들의 번뇌ㅇ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하고 있다.

= 네째, 화성의 비유인데 보처화성유라고도 한다. 화성이란 실제 존재하는 성이 아니고 부처님의 능력에 의해 임시로 그렇게 보이도록 꾸민 성이고 보처화성이란 보배가 있는 곳에 가기 위한 방편으로 화성을 설치했다는 뜻이다. 경전의 화성유품에서는 오백 요자나(Yojana), 즉 일 만리 밖에 보배가 있는 곳이 있는데 거리가 너무 멀다보니까 여행자들이 지루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고 중도에 그만두고자 하는 경우가 생겼을 때 훌륭한 지도자는 삼백 요자나, 즉 육 천리 쯤 되는 지점에 방편으로 화성을 나타내어 쉬게 하고 다시 기력을 회복하여 보배가 있는 곳에 이르게 한다고 하고 있다. 여기서 보배가 있는 곳은 실제적 깨달음의 세계이고 화성은 방편적 깨달음의 세계이며 지도자는 부처님이고 여행자는 중생, 또는 삼승의 수행자라고 한다.

= 다섯째, 옷 속에 들어있는 보배구슬의 비유인데 이를 의주유, 또는 계주유라고도 한다. 오백제자수기품에 의하면 어떤 사람이 친구집에 가서 술을 마시고 취하여 잠들어 있었다. 친구는 마침 볼일이 있어 해외에 나가게 되었다. 그러나 취해있는 친구를 깨울 수가 없어서 친구의 옷 속에 값진 보배구슬을 넣고 꿰매어놓았다. 몇 년이 지난 뒤 그가 해외에서 돌아와 보니 아직도 그 친구는 거지꼴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옷 속에 숨겨둔 보배구슬 이야기를 하여 마침내 그 보배구슬로 가난을 면하게 되었다는 얘기다. 이 말은 중생이 본디 불성이라고 하는 값진 보배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욕망과 번뇌의 그늘에 가리워 그 불성을 계발할 줄 모르고 스스로 못난이라고 자책하다가 부처님을 만나 불성을 계발한다고 하는 것을 비유로 설영한 것이다.

= 여섯째, 계주유 또는 정주유라고도 하는데 안락행품에 나온다. 계주유란 상투 속에 숨겨진 보배구슬의 비유라는 뜻이고 정주유란 정수리에 숨겨진 보배구슬의 비유라는 뜻이다. 차크라바르티라쟌(Cakra-varti-rajan), 즉 전륜성왕이 자신의 상투 또는 보관에 가리워져 보이지 않았던 보배구슬을 발견하고 그를 풀어 공신들에게 나누어 준다는 비유를 들고 있다. 부처님은 이 경을 설하여 모든 방편의 가르침을 펼치고 마침내 일승의 실다운 가르침을 보여주므로써 성문이나 연각들도 부처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비유다.

= 일곱째, 의자유 또는 의사유라고도 한다. 의자유란 의사의 아들을 비유로 들었다는 뜻이고 의사유란 부처님은 의사와 같은 분이라는 뜻으로 쓴 말이다. 여래수량품에 나온는 말씀이다. 어떤 장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의사였다 그 의사에게 아이들이 있었는데 잘못하여 한 쪽에 보관해두었던 독약을 마시고 모두 죽게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의사인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해독의 기능을 지니 묘약을 주어 먹게 했으나 자식들은 이미 정신이 헤까닥했기 때문에 아버지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 때 아버지는 방편을 써서 마침내 아이들에게 그 약을 먹게 만들어 죽음으로부터 구원해낸다는 이야기다. 이는 보살 연각 성문들이 이 경이 설해지기 이전까지 설했던 모든 가르침이 방편인 줄 알지 못하고 믿고 있는 것에 대하여 부처님이 방편을 강구하여 일승의 세계에 돌아가게 함을 비유로 말씀하신 것이다.

= ≪묘법연화경≫은 ≪화엄경≫과 더불어 불교 최고의 경전으로 꼽히고 있다. ≪화엄경≫이 새벽 녘 동산 위에 떠오르는 태양이 처음으로 서산마루를 비추는 것과 같다고 한다면 ≪묘법연화경≫은 해질 녘 서산 위로 지는 태양이 마지막으로 동산마루를 비추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러므로 두 경전의 경지는 같다고 한다.

=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직후 ≪화엄경≫을 설하셨지만 아무도 알아듣는 사람이 없어 하는 수 없이 녹야원으로 자리를 옮겨 다섯 비구를 위해 첫법문을 시작, 마흔 다섯 해 동안 중생들의 근기를 서서히 키워나간 뒤 처음에 설했던 최고의 가르침인 화엄의 진리를 이해할 수 있는 경지가 되자 그들에게 ≪묘법연화경≫을 설해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화엄경≫과 ≪묘법연화경≫사이에 설해진 모든 경전은 다만 방편에 지나지 않을 뿐이며 부처님께서 본디 의도했던 바는≪화엄경≫의 진리와 같은≪묘법연화경≫을 설하려는 것이었다고 한다.

( 19 ) ≪화엄경≫

=본 이름은 ≪대방광불화엄경≫이다. 즉‘부처님이 아름다운 꽃으로 장엄하신 크고 방정하고 광대한 가르침’이라는 뜻이다. 원전 이름은≪붓다 아바탐사카 마하바이플랴 수트라(Buddha-avatamsaka-mahavaipulya-sutra)≫가 된다. 이 경은 세 가지 본이 있다. 똥진 때 붓다바드라(Buddha-bhadra)삼장이 한역한 육십권본 화엄이 있고, 쩌티엔우허우 때 시크사난다(Siksananda)삼장이 한역한 팔십권본 화엄이 있으며, 츠옹후우쓰(崇福寺)에서 반야삼장이 한역한 사십권본 화엄이 있다. 육십권본 화엄을 구역이라 하는데 비해 나중에 한역된 팔십권본 화엄을 신역이라 하고, 사십권본 화엄은‘입법계품’만을 한역한 것이다.

= 이 경은 오늘날 전해지고 있는 것처럼 처음부터 종합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품이 독립된 경전으로 성립되어 내려오다가 적어도 4세기 경에 중앙아시아에서 집대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각장 가운데서 가장 오래된 것은 십지품으로 그 성립시기는 1-2세기 경이며 범어 원본이 남아있는 것은 십지품과 입법계품 뿐이다. 이를 구성면에서 볼 때, 육십화엄은 모두 일곱 곳에서 여덟 번의 법회를 통해 화엄의 가르침을 설하셨는데 그 내용을 분류하면 서른 네 가지 문단으로 구분할 수 있고, 팔십화엄은 모두 일곱 곳에서 아홉 번의 법회를 통해 화엄의 가르침을 설하셨는데 그 내용을 분류하면 서른 아홉 가지 문단으로 구분할 수 있다.

= ≪화엄경≫은 방대한 경전이다. 그래서 가끔씩 쓰는 말에“아! 이말은 화엄경 미니수품에 나오는 말씀이야.”라고 한다. 여러 가지 얘기를 하다가 출처를 몰라 궁색해지면 하는 대답이다. 그러나 이 말이 전혀 근거없는 말은 아니다. ≪화엄경≫은 크게 열 가지가 있는데 이 열 가지에 대해서도 시엔서우화창(643-712)의 설과 칭리앙츠엉꾸안(738-839)의 설이 약간 다르다.

= 시엔서우화창의 설을 따르면, 첫째 미세한 먼지 숫자의 몸으로 미세한 먼지 숫자의 세계를 나타내어 미래의 세계가 다할 때까지 쉼없이 계속해서 설하므로 하나로 집대성할 수 없는 항본(恒本)이 있는데 ≪화엄경≫부사의품에 기록되어 있다. 둘째 입법계품의 기록으로 해운비구가 수지한 ≪보안경(普眼經)≫과 같은 것이다. 수미산을 붓으로 삼고 사해를 먹물로 삼아 한 품의 경전을 쓰더라고 다할 수 없으며 그와 같은 품의 수가 헤아릴 수 없고 가없어 패엽에 기록할 수 없다고 하는 대본이 있다.

= 세째 상본과 네째 중본과 다섯째 하본은 이른바‘삼본화엄’으로 ≪서역기≫에서 전하는 설에 의거하고 있고, 여섯째는 약본인데 하본의 십만 게송을 요약하였기 때문에 붙인 이름으로 이는 육십화엄의 산스크리트본으로 삼만 육 천의 게송이다. 일곱째는 논석인데 나가르쥬나가 저술한 ≪대부사의론≫과 바수반두가 쓴 ≪십지경≫등 본경을 해석한 것을 말한다. 여덟째는 번역인데 똥진 때 붓다바드라삼장이 번역한 삼만 육천 게송의 육십권본 화엄을 말하고, 아홉째는 지류인데 ≪도사경≫≪보살본업경≫등은 큰 경에서 지출유행했다는 뜻이며, 열째는 감응인데 경의 이름이나 경전의 내용을 열심히 지송하는 자의 공에 의해 그 화엄경전으로부터 감응이 있는 것을 말한다.

= 칭리앙츠엉꾸안의 설에 따르면 약본경 하본경 중본경 상본경은 시엔서우화창의 설과 같다. 다섯째는 ≪보안경≫인데 이는 시엔서우화창의 대본경과 같고, 여섯째는 동설경인데 헤아릴 수 없고 가없는 부처님께서 항상 같은 법을 설하시기 때문이며, 일곱째는 이설경인데 수많은 차별의 중생 근기를 대하여 온갖 차별법을 설하시는 것이므로 그렇게 부른다. 동설과 이설 이 두 가지는 시엔서우화창의 항본을 개별적으로 나누어 설명한 것이다.

= 여덟째는 주반경인데 모든 부처님께서 서로 주가 되고 반려가 되는 법을 동일하게 설하신 것이고, 아홉째는 권속경인데 화엄의 방편으로 갖가지 경을 설하셨으며 이들 경전은 다름아닌 본경의 권속이라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열째는 원만경인데 앞의 여러 본을 포함하여 일체 모든 법을 원만하게 융해시키고 원만하게 설하신 경이라는 뜻이다. = 그렇다면 ≪화엄경≫에서 내세우고 있는 주요사상은 무엇일까. 그것은 뭐니뭐니해도 대승의 궁극적 이치를 말한 법계설일 것이다. ≪법화경≫의 실상설과 대조를 이루는 설이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이 경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우주의 본체 법계의 이치를 밝혔으므로 이를‘화엄법계’라 하고 이 법계를 네 가지로 나눈다.

= 첫째는 사법계니 우주만유의 개별상과 특수성이다. 곧 차별적 방면인 현상계 경험계를 일컫는 말이다. 둘째는 이법계니 우주만유의 근본인 무차별상 보편성이다. 곧 평등적 방면인 본체계 근본원리를 일컫는 말이다. 세째는 이사무애법계니 현상과 본체는 서로 독립되어 무관한 것이 아니고 서로 융통무애해서 현상이 곧 본체요 본체가 곧 현상이라 일컫는 말이다. 네째는 사사무애법계니 본체계와 현상계만 서로 걸림이 없을 뿐만 아니라 현상계와 현상계간에도 서로 영향을 주면서 걸림이 없다는 것을 일컫는다.

= ≪화엄경≫에서는 우주만유의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모습을 여섯 가지로 크게 나누고 있어 이를 육상이라고 하는데 이를 총상, 별상, 동상, 이상, 성상, 괴상이라고 한다. 총상이란 만유의 일체법을 전체로 관찰하는 평등적 부문이다. 이를테면 자동차 전체를 한 대의 차라고 보는 것과 같다. 별상이란 부분적으로 관찰하는 차별적 부문이다. 이를테면 자동차를 이루고 있는 보디와 샤시, 즉 엔진 바퀴 핸들 등을 따로따로 떼어서 관찰하는 것이다.

= 동상이란 낱낱의 차별상이 상호간에 협력과 조화를 이루어 동일한 목적 아래서 사용되는 것으로 관찰하는 통일적 부문이다. 이를테면 자동차를 이루고 있는 보디와 샤시, 즉 엔진 바퀴 핸들 등 부분이 서로 협력하고 조화를 이루면서 하나의 완전한 자동차의 기능을 발휘하는 것과 같다. 이상이란 낱낱의 차별상이 각기 자기의 본분을 지켜 피차간 고유의 상태를 잃지 않고 서로 다른 점이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네 개의 바퀴는 보디와 샤시 즉 차대를 바치고 있고 차대는 엔진을 실어 힘을 내며 브레이크나 가속패달이나 조향장치들이 각기 제 본본을 지키면서 서로 다른 기능을 발휘하는 것과 같다.

= 성상이란 낱낱의 개체가 서로 의지하여 동일한 형체의 관계를 이룬 것이다. 이를테면 수많은 부품들이 서로 조립되어 한 대의 자동차를 형성함과 같다. 괴상이란 그 하나하나가 관계를 맺어 어떤 동일한 형체를 이루기는 했으나 오히려 각자의 본위를 잃지 않는 것인데 이를테면 마치 엔진과 바퀴와 차체 등이 서로 의지하여 하나의 자동차를 이루면서도 각자의 모양을 지켜 그 부분을 잃지 않는 것과 같다. 이 육상 가운데 총상과 별상은 본체에 속하고 동상과 이상은 모양에 속하며 성상과 괴상은 작용에 속한다.

= 특히 이 경전에서 내세우고 있는 최고의 가르침은‘일체유심조’라고 하여 모든 것이 마음먹은대로 이루어진다는 사상이다. 이 경전에서는 중생이 신앙심을 일으켜 이해와 안정의 단계를 거치고 실천으로 옮긴 뒤 쌓은 공덕을 회향하므로써 보살의 경징에 이르고 마침내 편등한 깨달음을 거쳐 부처님의 경지에 이르기까지를 쉰 두 단계로 설정하고 있음이 매우 체계적이다. 그리고 그러한 부처님의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배움을 중시하고 있는데 그 비유로 선재라고 하는 청년의 구도행각을 통해 일체를 모두 스승으로 삼아 배우라는 가르침을 펼치고 있다.

( 20 ) ≪열반경≫

= 이 경은 구족하게는 ≪대반열반경≫이라 하며, 범본은 ≪마하파리 니르바나 수트라(Mahapari-nirvana-sutra)≫가 된다. 이 경은 부처님께서 쿠시나가라성 아지타바티 강변의 사라나무 숲속에서 열반에 드시기 전 말씀하신 최후의 경전이다. 음력으로 2월 보름날 열반에 드셨는데 이 경은 그 때 하루낮 하룻밤 동안에 말씀하셨다고 한다.

= 서기 418년 똥진의 화시엔이 이 경전 앞부분의 제9권까지를 한역하여 ≪대반니원경≫6권18품이었다. 그리고 421년 뻬이리앙의 다르마라크샤(385-433)가 한역한 ≪대반열반경≫은 40권13품이었다. 이를 북본열반경이라 한다. 이 북본열반경이 한역된지 오래지 않아 뻬이리앙이 멸망하고, 열반학자들은 강남으로 옮겨올 수 밖에 없었다. 강남에서 ≪열반경≫연구가 점점 성해지면서 북본열반경 번역에 대한 의심과 결함이 드러나게 되었다. 그리하여 ≪대반열반경≫ 36권25품이 성립되었으니 이를 남본열반경이라 한다.

= 이 번역에 참여한 사람은 스님으로는 똥안쓰의 후에이옌, 따오츠앙쓰의 후에이꾸안이었고, 거사로는 시에링윈(385-433)이 참가하였다. 시에링윈은 똥진의 화시엔과 생몰년대가 같지만 화시엔이 북본열반경의 기초인 ≪대반니원경≫을 번역한데 대해 그는 남본열반경의 완성본인 ≪대반열반경≫을 함께 번역한 사람이다. 후세의 ≪열반경≫연구는 흔히 남본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남본열반경이 많이 읽히고 있다.

= 이 ≪열반경≫에서 가르치고자 함은‘모든 중생들이 다 불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중생들은 누구나 다 불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 고귀한 불성을 바로 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 경에서는 일곱 가지 쇠망하지 않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첫째 자주 모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의논하고 어른과 젊은이가 서로서로 화목하라. 둘째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공경하고 따르고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사랑하고 보살피라. 세째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기지 말고 잘 준수하라. 네째 덕이 높은 비구들을 존경하라. 다섯째 항상 올바른 생각으로 행동하라. 여섯째 언제나 청정하게 계율을 지니고 수행하라. 일곱째 자신의 이익만을 바라지 말고 서로 화목하라. = 그리고“자신을 등불로 삼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등불로 삼아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라”는 유명한 말씀을 남기고 열반에 드신다는 내용이다.

( 21 ) ≪아함경≫

=≪아함경≫은 아가마(Agama)를 음역한 것이다. 아가마란 전승되어온 가르침이란 뜻이다. 불교 최초의 경전은 팔리어로 된 니카야(Nikaya)였다. 그런데 여기에 해당하는 산스크리트본이 아가마다. ≪아함경≫이란 하나의 경 이름이 아니다. 초기불교시대에 성립된 수많은 경전을 총칭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보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아함경≫이 아니라 <아함부>라고 해야 옳다.

= ≪아함경≫에는 한역된 것으로 네 가지 아함이 있고 팔리어로 된 다섯 가지 니카야가 있다. 한역된 네 가지 아함은 문장의 길이가 긴 경전을 장아함이라 하는데 30종의 경전을 스물 두 권에 담고 있고, 문장의 길이가 중간 정도인 것을 중아함이라 하는데 222종의 경전을 예순 권에 담고 있으며, 중요한 교리가 담겨있으면서도 가장 짧은 경전들을 모은 것을 잡아함이라 하는데 1,362종의 경전을 쉰 권에 수록하고 있다. 그리고 증일아함이 있는데 모두 쉰 한 권이며 그 가운데는 471종의 경전이 수록되어 있다. 이 증일아함은 네 가지 진리, 여섯 가지 바라밀, 여덟 가지 바른 길 등 법수에 관한 것들을 순서대로 엮고 있다.

= 팔리어로 된 다섯 가지 니카야는 다음과 같다.

= 디가 니카야(Digha-nikaya)는 한역 장아함에 해당하는데 내용이 긴 서른 네 가지 경전들을 모은 것으로서 세 편에 분류되어 있다. 마즈히마 니카야(Majjhima-nikaya)는 한역 중아함에 해당하며 중간 정도 길이의 152종 경전을 모아 약 50종의 경전 씩 세 편으로 분류해 묶고 있다. 그리고 다시 각 편은 다섯 품으로 나누고 그 한 편마다 대개 열 가지 안팎의 경전들을 수록하고 있다.

= 다음으로 상유타 니카야(Samyutta-nikaya)는 한역 잡아함에 해당한다. 이 니카야에는 자그만치 2,875종의 아주 짧은 경전들을 모아 다섯 편으로 분류하여 묶고 있고, 앙굿타라 니카야(Anguttara-nikaya)는 한역의 증일아함에 해당하며 여기에도 2,198종의 경전들이 법수에 따라 1법에서 11법까지 순서대로 배열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굿다카 니카야(khuddaka-nikaya)는 법구경, 경집, 본생담 등 열 다섯 가지 경전들로 구성되어 있다.

( 22 ) ≪보현행원품≫

=본디 이 ≪보현행원품≫의 구체적인 경명은 ≪대방광불화엄경입부사의해탈경계보현행원품≫이라고 하는 아주 긴 이름을 갖고 있다. 사십화엄 가운데 보현보살이 선재동자에게 한 법문을 따로 뽑아 하나의 경전으로 한 것이다. 그 내용은 열 가지 크나큰 서원을 세우고 그를 실천하되 중생의 세계가 다하고 중생의 업장이 다하고 중생의 번뇌가 다하더라도 결코 그 원을 실천함에 있어서 싫어하거나 지침이 없게 하라는 말씀이다. 열 가지 행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부처님께 예경하는 것. 둘째 여래를 찬탄하는 것. 세째 공양을 널리 닦는 것. 네째 업장을 참회하는 것. 다섯째 남이 짓는 공덕을 따라서 기뻐하는 것. 여섯째 설법해 주시기를 청하는 것. 일곱째 부처님께서 항상 세상에 머물러 주시기를 청하는 것. 여덟째 항상 부처님을 따라 배우는 것. 아홉째 언제나 중생의 원하는 바를 따라주는 것. 열째 그동안 자신이 쌓아온 공덕을 모두 회향하는 것이다.

= 삼락자 석정큰스님이 옮긴 <보현십대원왕가>를 여기에 소개한다.

 

서): 부처님 공덕바다 성취하려면 ==== 보현보살 십대원이 으뜸이옵기 ==== 올바른 신심과 밝은 지혜로 ==== 중생계가 다하도록 행하오리다.

 

1): 가없는 법게에 많은 부처님 === 눈 앞에 뵈온듯이 깊이 믿삽고 === 이 한 몸 한량없는 몸을 나투어 === 모두 다 빠짐없이 예경하리다.

2): 미진수 부처님의 넓고 큰 공덕 === 끝없는 허공에도 비유 못하니 === 아름다운 음성과 묘한 변재로 === 미래겁이 다하도록 찬탄하리다

3): 향과 꽃을 태산같이 공양 올려도 === 일념 통한 법공양에 견줄 수 없어 === 위없는 보리도와 보살행으로 === 시방삼세 부처님께 공양하리라.

4): 지금껏 지은 허물 모양있다면 === 허공을 채우고도 또한 남으니 === 이 자리서 일념으로 참회하옵고 === 청정게행 길이길이 가지오리다.

5): 부처님이 무량겁을 닦으신 공덕 === 중생들의 털 끝 만한 선근까지도 ===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다 들어 === 무량겁을 쉬지 않고 기뻐하리다.

6): 한량없는 법계의 모든 부처님 === 잇따라 정각을 이루시나니 === 내가 모두 찾아뵙고 정성을 다해 === 미묘법문 굴리시길 청하옵니다.

7): 부처님과 보살들과 모든 선지식 === 열반에 들지 말고 오래 계시사 === 모든 중생 이롭게 하시옵기를 === 무량겁이 다하도록 권청하리다.

8): 부처님이 무량겁을 수행하실 때 === 처음의 발심에서 성불에까지 === 온갖 고통 참으시고 정진했으니 === 내가 모두 빼지 않고 배우오리다.

9): 모든 중생 섬기기를 부처님같이 === 갖가지 방법으로 즐겁게 함이 === 보 리도를 이루는 바른 길이니 === 허공계가 다하도록 수순하리다.

10): 부처님께 예함에서 수순에까지 === 지은 공덕 중생에게 회향하옵되 === 그들이 지은 죄보 내가 다 받고 === 그들은 모두 다 해탈얻어지이다.

결): 십대원왕 외우는 넓고 큰 공덕 === 부처님 한 분 밖에 아는이 없어=== 무량겁 지은 죄 다 없어지고 === 이 자리서 무상정각 이뤄지이다.

출처 : 자수향
글쓴이 : 자수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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