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그대로 모든 것이며 모든 것 그대로 하나다
이것과 저것을 나눌 수 없는
하나의 장(場)에 함께 있습니다.
우주법계(宇宙法界)의 셀 수 없는 많은 것들의 관계(關系)도
이와 같습니다.
그 낱낱이 우주법계를 이루는 원인(原因)이면서
동시에 우주법계의 모든 것이 원인이 되어 그 낱낱의 얼굴이 존재합니다.
일체만물(一切萬物)이 이 연기실상(緣起實相)의 장에서
완전히 동일한 생명을 이루는
전체(全體)이며 부분(部分)이고,
부분이며 전체입니다.
상즉(相卽)의 세계
화엄에서 말하는 연기의 다른 표현 가운데 하나인 상즉의 세계에 들어가 봅시다. 앞 장과 이 장에사 중(中, 相入)과 즉(卽, 相卽)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지만 이 모두가 연기법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연기법의 내용을 서로 다른 측면에서 설명하고자 할 뿐으로 상입과 상즉은 서로가 서로를 성립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다시 이것과 저것의 상관관계(相關關系)를 가지고 이야기해 봅시다. 이것과 저것이 서로 원인과 결과가 되어서 이것과 저것이 있다고 할 때 이것과 저것은 나눌 수 없는 하나된 장에 함께 있습니다. 우주법계의 셀 수 없이 많은 것들의 관계도 이와 같습니다.
그 낱낱이 우주법계를 이루는 원인이면서 동시에 우주법계의 모든 것이 원인이 되어 낱낱의 얼굴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하나가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있고 이들은 인연의 장에서 하나되어 있습니다. 하나가 그대로 모든 것이 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아울러 이 하나는 모든 것이 원인이 되어서 존재하고 있습니다.
앞의 구절에서 말했듯이 결과가 원인을 만들며 결과가 제거될 때 원인도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곧 하나하나가 총체적인 원인이 되어 모든 것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은 하나의 총체적인 원인에 전적으로 의지하게 되어 일체가 그대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만일 하나의 부분이 전체가 되지 않는다거나 전체가 그대로 하나가 되지 않는다고 하면 전체와 부분은 서로서로 독자적인 요소를 갖게 되므로 연기법에 맞지 않습니다. 스렇게 되면 부분 없이도 전체가 있을 수 있으며 전체를 이루지 않고도 부분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되는 모순에 빠지게 되고 맙니다.
나와 너가 서로서로 원인과 결과가 된다는 점에서, 나가 원인이 되어서 네가 있게 됐을 때 너는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나에 의한 결과이기 때문에 너 스스는 공(空)입니다. 이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아가 존재들의 장을 무한히 늘린다고 해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렇다고 보면 모든 존재는 존재하되 공으로 존재하고 잇습니다. 이것을 <반야심경(般若心經)>에서는 색 그대로 공이며, 공 그대로 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모든 존재는 상즉(相卽)으롣 동일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곧 모든 개체는 독립된 실체를 갖지 않고 공(空)인 연기법(緣起法)에서 자신을 나투고 있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일체 만물은 연기실상(緣起實相)의 장에서 완전히 동일한 생명을 이루는 전체이며 부분이고 부분이며 전체임을 자각하고, 수행이 깊어져서 분별된 자아의식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때 깨달음의 장인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 세계가 우리 앞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화엄에서 말하는 연기법의 다른 표현인 상즉상입(相卽相入)의 설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혜와 자비가 완성됐다고 하는 것은 모든 중생이 완전히 부처님의 세계를 구현할 때입니다.
여기에서 보살의 한없는 서원이 있게 되는데 이 서원조차도 동시에 자기 완성의 길입니다. 때문에 보살들께서 모든 중생들이 열반의 세계에 들 때까지 실천하는 멈춤 없는 자비행은 다른 이에 대한 자비만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베푸는 자비로, 이는 온전한 생명의 장을 이루는 바탕입니다.
正和
-마음 하나에 펼쳐진 우주
출처 : 淨土를 그리며...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메모 :
'법성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제10구 一切塵中亦如是 (0) | 2018.11.18 |
---|---|
[스크랩] 제9구 一微塵中含十方 (0) | 2018.11.18 |
[스크랩] 제7구 一中一切多中一 (0) | 2018.11.11 |
[스크랩] 제6구 不守自性隨緣成 (0) | 2018.11.11 |
[스크랩] 제5구 眞性甚深極微妙 (0) | 2018.10.28 |